처음 이 '오아시스' 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는 장애우(뇌성마비) 와 덜떨어진, 우리가 흔히 부르는 '바보'랑 사랑하는 이야기라고 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갔을 때 '뇌성마비 장애우' 이란 문구가 생각나서 - 뇌성마비인 사람을 실제로 보아올 때마다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 보려고 하지 않았다. 영화관에서의 상영이 끝이 날 때쯤에 영화 시상식에 많은 상을 받는 장면을 TV를 통해 보고서는
"아~ 그때 한번 볼걸~... "
이라며 후회했고,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봐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때마침 위대하신 '김'교수님께서 기회를 주셨다. 내리신 고민의 일부분에 '오아시스와 관계맺음' 이라는 고민을 하나 던지신 것이었다. 말도 하지 않았는데 기회를 주시니 그 얼마나 위대하신가. 기회를 주심에 감사히 생각하고 고민을 한번 해결해 보고자한다.
하지만 이 고민 감사히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만치 않은 고민이다. 비디오방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쉬엄쉬엄 보고는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한번 더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그때서야 비로소 고민이 대략 무엇인지 알 수가 있었다.
먼저 앞에서 말한 덜떨어진 우리가 흔히 부르는 바보라고 말했던 사람 '종두' 와 뇌성마비 장애우 '공주'와의 사랑이야기다.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별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사랑이다.
종두가 뺑소니 형 대신 감옥살이하고 나왔을 땐 이미 이사를 가고 난 후였고 이런저런 일로 하여금 결국엔 집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종두를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이 그리 반가워하지 않은 눈초리다. 그렇지만 착한 종두는 그런 것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아마 이러한 장면에서 일반 사람들이 사회 적응을 못하는 사람... 혹은 장애우들을 일반인들을 보는 편견 따위를 나타내려고 한 것 같다. 그리고 종두의 순수한 마음도 나타내려고 한 것 같다.
종두가 뺑소니 당한 집에 무슨 생각으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공주'를 만나게 되고 맘에 들어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부터 종두는 공주 집 앞을 서성이며 공주가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공주의 젖가슴을 만지고 어느 누가 보아도 강간이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 연출된다. 공주가 기절을 하자 종두는 하던 짓(?)을 그만 두고 기절한 공주를 물을 끼얹어 깨어나게 하고는 급히 집을 나오게 된다. 여기서 강간이다 아니다 라는 주장이 나올법하다. 내가 보아서는 아니... 아마도 다른 누가 보아도 강간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종두가 처음 공주를 보았을 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성욕이 생겨 강간을 했다 치더라도, 그리고 기절했을 때 하던 짓(?)을 멈추었더라 하더라도 공주의 의사가 없었기에 분명 강간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영화가 끝나면... 큰일날 일이다. 시상식 때 받은 상을 전부 반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기에 계속 뒤의 상황을 알아본다.
상황이 그렇게 된 후에 종두는 공주에게 꽃도 선물하고 계속 적으로 관심을 보인다. 아마 정상적인 여자였으면 그 일이 있은 즉시 종두를 신고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관심을 보인다 치더라도 상대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인들, 정상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신고하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공주'처럼 외로이 있는 사람들, 장애우들의 입장에서는 아마 종두의 그런 조그마한 관심, 정 등이 매우 그리웠을 것이고, 아주 고마웠을 것이며, 감동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공주'가 종두에게 전화를 한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남들이 자신을 무시, 편견 하는 것 따위 보다 자신을 강간하려고 한 '종두'지만 그가 보여준 관심, 정 등이 더 필요로 했기 때문에 종두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나 싶다.
그 후, '종두'와 '공주'는 서로 만나 데이트도 하면서 둘 사이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긴다. 서로 사랑하여 나중에는 SEX를 한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공주'의 오빠가 오게되어 SEX 중에 날리가 난다. 종두는 강간으로 경찰서로 잡혀가게 된다. '공주'의 오빠가 신고를 하였던 것은 당연하다. 뇌성마비인 동생이 사랑해서 종두와 SEX를 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터이니 말이다.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쓸 때 종두가 서로 사랑해서 SEX를 했다고 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왜 종두가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말해봤자 입만 아프기 때문에..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종두는 먼저 몇 개의 사건을 터트렸던 기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믿을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 역시 피해자의 대답은 충분히 듣지 않고 사건을 처리하는 점이 문제시된다. 피해를 당한 사람은 '공주'인데 대답은 그 오빠의 부인이 해주니... 참 어이가 없었다. 일을 너무 대충대충 처리하는 모습... 장애우가 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잠시나마 해보게 하는 장면이였다.
종두의 형과 동생 그리고, 공주의 오빠의 대화 속에서 보면, 동생의 사건으로 합의금을 타내려는... 합의금을 줄 수 없다는 대화를 한다. 여기서 종두와 공주는 이들과 무슨 관계인가?? 아마 필요 할 때마다 사용하는 연장 같은 존재이지 않나 싶다. 종두의 형은 뺑소니사건을 종두에게 뒤집어씌우고... 공주의 오빠는 공주의 장애우 이점을 이용하여 아파트를 얻어 살고...
경찰서에서 종두는 도망을 나오게되고 공주가 무서워하는 그림자의 주인인 공주 아파트 앞의 나뭇가지를 톱으로 다 잘라 버린다. 아마 이것이 표현하고 자 하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주가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무서워하듯이 사람들의 장애우애 대한 편견, 무관심을 무서워하는 것일 것이다. 이 편견, 무관심이 싫은 종두는 나뭇가지를 잘라버리게 되는 것이다.
종두와 공주는 서로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SEX를 하다 들켜 강간을 당한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바로 사람들이 장애우들을 보는... 전과자들을 보는 시선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사랑할 수 없다, 관계를 가질 수 없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이 철창을 이루어 장애우 들의 관계맺음을 어렵게 만든다.
다시 말해서... 관계맺음... 일반인들의 관계맺음은 서로 사랑하던 하지 않던 마음만 맞으면 서로 SEX하고 같이 살려면 살고 말려면 즐기는 SEX로 끝을 생각해도 별 큰 충격이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장애우인 공주와 전과범인 종두와 비슷한 관계맺음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잘못된 시선과 편견, 무관심 등으로 인해 더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사람들이 장애우와 관계를 맺어 살아가는 것 자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만 계속 바라보기 때문에 장애우들의 관계맺음은 현실적으로 지랄 같은 것이다.
으아~ 역시 고민거리 해결하기는 힘들다. 문제의 요지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오아시스를 보면서 느낀점, 오아시스와 관계맺음을 장애우들의 SEX로 생각하며 글을 썼다. 시간은 충~분히 주어 졌으나... 제출일이 다가오면 그때서야 시작하니 시간을 아무리 많이 주어도 늘 충분하지 않다.
레포트 때문에 오아시스란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정말 괜찮은 영화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름 데로 몇 자 써 보았지만 내가 쓰고도 무슨 내용인지...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오아시스와 관계맺음 고민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 솔직히 매번 빠지지 않고 교수님의 정열적인 강의를 들었지만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네요...-
-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머리 속에 뭐가 남아있는 것보다는 조금은 굵어진 머리, 팍팍하고 탄탄하게 느껴지는 가슴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겠어요. 장애우... 그렇죠. 우리는 늘 보여지는 것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는 듯 해요. 보는 것 말고... 우리에겐 그 뭔가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