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인 딸의 학교에서 금년 4월, 두발자율이 이루어지면서 그간의 말많았던 사연들은 묻혀가고 있었는데, 그동안 학교에서 두발자율의 모습을 지켜본 결과 무엇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주말 새로운 규제를 전달받았다고 딸이 전하는 내용입니다. "짧은 머리는 상관없고 어깨아래까지 기른 머리는 풀지말고 하나로 묶어야하고 묶는 고무줄은 반드시 검은색고무줄을 사용하라고 했어요.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것, 양말색깔을 월요일부터 검사하는데 흰색, 검은색, 회색외의 양말은 안된다고 하네요^^" "뭐라고?" 놀라서 목소리가 갑자기 커진 어미의 말에 더 놀란 딸, "아무튼 학교에서 그렇게 지시했어요." "그게 가능하니? 양말색 규제라 우째 좀 황당한 느낌이야. 긴머리를 묶어야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양말색검사라니?!?!"
(한군데 매장에서만 찍은 운동화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교복입던 학창시절에는 단순한 색상의 운동화와 양말뿐이었지만, 요즘은 운동화도, 양말도, 더불어 머리고무줄까지 매우 다양한 색깔로 알록달록 섞인것들이 많습니다. 운동화색을 단속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텐데, 운동화 속에 감춰진 양말의 색상을 단속하겠다니~! 어떻게 검사하겠다는 것인지... 교문앞의 그 모양새를 상상하노라니 더 황당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이 신고 다니는 양말도 유행따라서 우리때와는 그 모양새가 다르지 않습니까?
(흰색바탕의 양말만 찍었습니다만 딸의 말에 의하면 친구들은 훨씬 더 개성있어 보이는 양말을 신는다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가 신던 양말은 발목위로 올라오는 양말로 아이들에게는 구식이 되었고, 요즘은 덧버선보다 약간 더 올라오지만 발목까지는 올라오지도 않는 양말로 운동화의 높이랑 거의 같아서 양말을 신었는지 안신었는지 유심히 봐야만 겨우 알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양말색깔 단속을 하겠노라고 전달했다니 좀 어처구니가 없어서 양말길이에 대해서 물어 보았습니다. "혹시 너네들 양말이 짧아졌다고 양말길이 단속한 적은 없었니?" 하고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ㅋㅋ "하하하^^ 예전에 한번 양말길이 단속도 한 적이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흐지부지 사라졌어요." "그럼 그렇지. 세상에... 보이는 부분인 두발자율을 어렵사리 결정해놓고 이제는 양말색깔단속이라니... 그것도 양말길이 제한으로 흐지부지된 상황에 네앞에서 할 소리는 아니지만 말이 좀 안되는거 같아^^" 모범생인 착한 딸앞에서 날라리 어미인 제가 흥분을 하는 못난 모습입니다.
짧아진 작은 양말도 예전같지 않게 무늬와 색상도 참으로 다양해졌으며 캐릭터가 그려져 있음은 기본으로 태극기, 화투 등... 무늬도 다양하고 색배합도 무척이나 다양하게 섞여있습니다. 학교의 방침이라 해서 구입하다 보니 딸이 신는 짧은 양말에서는 단색을 찾을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식으로 발목으로 올라오는 구식양말을 구입했더니 딸은 아줌마 양말같다고 무지 싫어하면서 색상규제도 어느날 슬그머니 사라질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예전 우리의 학창시절에는 흰운동화나 검은색구두에 발목까지 오는 흰색양말을 접어서 신도록 했던 교칙도 있었지만 요즘 아이들이 신는 양말의 길이를 생각해 볼때에 교실에서 실내화를 신었을 때만 볼수 있는 양말색상에 대한 규제를 한다는 소식이 억지같아서 차라리 알록달록한 운동화색상 규제를 하는 것이 더 옳지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노라니... '아참~!! 운동화는 가격이 비싸니까 양말색상을 규제로 묶으려고 하는군' 이같은 생각이 뒤따릅니다. 우리 나라 학교는 사소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아이들을 학교라는 구속력으로 감싸고 싶어하는 이 같은 조치를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으로 받아들이라고 딸에게 조언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정리를 마쳐놓고 혼자의 생각에 잠겨봅니다.
색상에 대한 고정관념-서민들의 흰색 한복에서 검정물을 들인 색이 나오더니 이젠 두가지색을 합친 회색까지 등장하여 우리시절때보다는 한가지 색상이 더 늘어나긴 했지만 하고많은 예쁘고 아름다운 색상을 두고 무채색으로 이끌며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 취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모르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현재 상황에 따라서는 대부분 지나치지 않을만큼의 두발자율화가 시행되고 큰도시의 경우, 학교에 따라 사복이 된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곳 지방에는 아직도 엄한 선생님(물론 이런 분들이 말썽있는 학생들을 지도 하고 계시는 수고는 알고 있지만), 그분들이 겪었던 학창시절의 엄한 규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학생품위에 대해서 고집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상황인지라 울아들 고3시절엔 교복바지에 벨트안하고 다니는 것조차 검사하고 벌을 줘서 비만으로 배가 나와서 불편하다고 벨트착용을 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바지벗고 서있기를 벌로 시도하여 아이들의 원성을 샀던 일도 있었습니다. 단정한 옷차림은 그사람을 나타내는 첫인상의 척도가 되므로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너무 지나친 면도 없잖아 있음도 엿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교복이 불편해서 학교 체육복을 학교에서 교복처럼 입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제 체육복도 체육시간외에는 착용하지 말라는 부칙까지 뒤따랐다니 아이들의 교복이 좀 더 편안한 활동복으로 인식될 날은 영영 오지 않을련지... 딸이 다니는 학교소식의 긴글을 맺으며 끝까지 읽어주신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행복한 시간과 많이 웃는 날 되십시요^^
토토올림
글이 미숙했던 관계로 조금 덧붙여야겠습니다. 그 학교만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인식되도록 신입생시절부터 유행하고는 관계없이 꾸준히 지켜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고자 했으며 제 학창시절, 머리카락 길이와 교복, 그리고 양말색과 운동화 색상까지 다 정해졌던 우리때와는 시대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어미였던 관계로 이런 저런 생각을 표현해 본것이며, 학부모인 제가 아무리 흥분해서 날라리엄마인양 했더라도 딸은 학교의 규칙대로 따라야 하는 학생이며 저는 또 그것을 도와줘야하는 엄마일 따름입니다.
한학급 학생의 반이상이 착용하고 있는 안경테 색상 규제이야기도 멀지않아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 보게 됩니다. 무테에서→반테로 발전하던 안경이 요즘에는→뿔테로 우리 학창시절때 착용하던 것으로 유행이 새로 돌아왔는데 그 시절하고 다르게 색상들이 다양해져서 아이들 얼굴에서 색깔별로 수를 놓고 있는 실정이기에 조금 앞선 추측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