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21C 인류를 괴롭힐 10대 질병” |
국민의 8% 약 320만명 우울증에 시달려...‘현대인의 역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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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팜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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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자가진단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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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은주씨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넷을 통해 자가진단을 해 본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우울증의 구체적인 증상과 우울증임을 알 수 있는 자가진단법은 다음과 같다.
1. 계속되는 우울, 불안, 혹은 공허감
2. 절망적인 느낌, 염세적 사고
3. 죄책감, 무가치 혹은 무기력감
4. 성생활을 포함해 즐거웠던 일이나 취미생활에서의 의욕 및 흥미상실
5. 불면, 아침에 일찍 깨거나 과다한 수면
6. 식욕감소나 체중감소, 과식이나 체중증가
7. 힘이 없고 피로하며 몸이 쳐지는 기분
8.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자살기도
9. 초조감, 쉽게 짜증이 남
10.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려움
위 증상은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이 제시한 것으로 4~5개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우울증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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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도 21세기에 인류를 괴롭히는 10대 질병 중 하나로 우울증을 지적했으며, 2020년에는 우울증이 심장병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질병이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현재 국민의 8%인 약 320만 명이 매년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우울증은 ‘현대인의 역병’이다.
지난 22일 배우로써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자살을 했다. 그녀의 자살 원인은 우울증으로 밝혀졌고 유서로 추정되는 편지 한 통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배우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울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살로 직결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특별하고 주목받는 삶을 살고 있는 한 여배우를 죽음까지 몰고 간 우울증은 분명한 ‘질병’이다.
최근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정신과적 질병 중 하나가 바로 ‘우울증’ 이다. 여성은 약 10∼25%, 남자는 약 5∼12%가 일생 중 최소 한번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여성인구의 5~9%, 남성의 2~3%가 우울증 환자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울증을 병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단지 어떤 충격으로 생긴 일시적 현상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생활에 흥미를 잃고, 때론 자살로 이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당뇨병 심장병 암, 심지어 골다공증과 같은 기존질환에 영향을 미치고 악화시킬 분 아니라 이런 질병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의 신경내분비학(Neuroendocrinology) 임상연구 책임자 필립골드 박사는 “우울증은 신체의 거의 모든 질병에 영향을 미치고 복잡하게 만드는 유일한 전신성 질환(全身性 疾患)이라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울증은 이미 공중보건상의 큰 문제로 자리잡았고 최근들어 더 심각한 질환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우울증은 1,800만명 이상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전체 여성수의 거의 1/4인 25%, 그리고 모든 남성의 열 명 중 한 명 꼴인 10%가 임상학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체험을 한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그렇다면 우울증은 어떤 증상이 있을까?
우울증이라고 할 때는 우울한 기분, 흥미와 즐거움 상실, 기운이 없으며 매우 피곤하고 활동 감소성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 잠깐의 기분침체나 평상시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일시적이고 일과적인 우울한 기분은 우울증이라고 하지 않는다.
최소한 우울증의 상태가 2주간 지속돼야 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증상이 있어야 우울증으로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또, 우울증이란 신체, 기분, 생각이나 행동 모든 면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은 입맛이 떨어져서 식사를 못하거나, 수면에 영향을 미쳐서 불면증이 오거나 새벽에 일찍 깨고, 자신에 대한 느낌도 변해서 자신을 아무런 쓸모가 없는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기도 한다.
사물이나 외부환경을 보는 시각도 변해서 모든 일을 불길한 쪽으로 생각해서 전화가 와도 끔찍한 소식이 전해 질까봐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아무 일에도 관심이 없으며 재미나 즐거움도 없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어지며, 심하면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보아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등 매사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故이은주씨가 호소했던 것처럼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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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우울증 자가진단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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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은 사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매우 민감할 때이다. 따라서 성인들의 자가진단법과는 조금 다른 진단법으로 알아보게 된다.
1. 민감해지고 화를 잘 낸다.
2. 쉽게 지루해 한다.
3. 지나치게 죄의식을 갖는다.
4. 돌연 소리를 지른다.
5. 불만을 토로하며 가출하겠다는 말을 한다.
6. 식습관이나 식욕, 체중이 변한다.
7. 잠을 못 이루거나 지나치게 많이 잔다.
8. 항상 비애감에 빠져 있다.
9. 지나치게 활력이 줄고 무기력해 있다.
10.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11.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말을 자주 한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4~5개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우울증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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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 병원의 조사 결과, 우울증 환자의 40%가 머리가 아프다고 답했고, 몸의 일부가 저리다는 사람이 48%, 숨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하는 응답이 39%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노인 우울증 환자에 두드러져 70-80%는 우울하다는 말 대신 몸이 아프다고 말한다. 나이에 따라 관계 맺는 사람이 달라 표출 상대도 다른데, 어린이들은 부모에게 반항적이 되기도 하고 지나치게 매달리기도 한다.
청소년의 경우 또래를 찾는데, 그러다 보니 결석이나 가출,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생활 양상의 급격한 변화가 2주 이상 간다든지, 죽고싶다는 말을 할 때, 행동이 공격적으로 변할 때 전문의의 진단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
현대인들은 잦은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스스로 우울증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울증 증상이 심각한 경우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그만큼 자가진단이 어려운 질병 중 하나가 우울증이라는 것.
한편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체질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생물학적 원인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원인, 또는 심각한 상실, 만성질환, 대인관계의 어려움, 경제적 문제 혹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좋지 않은 변화 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인 원인이 있다.
결국 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우울증의 유발에 관련된다는 것.
최근 연구에서 이러한 사람들의 뇌 안에 뇌활성 물질(특히 세로토닌)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즉, 이는 우울증이 본인의 의지 박약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질환으로서 그 치료는 의학적인 방법으로 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 유병율이 남성의 2배에 이르고 통계에 따르면 여자의 자살 시도율은 남자보다 4배 정도 많다. 그러나 자살 성공률은 남자가 오히려 여자보다 4배나 높다.
우울증은 여성에서 두 배나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1)호르몬 분비의 차이 2)출산의 영향 3)정신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의 차이 4)관습에 의한 학습된 무력감을 들 수 있다.
즉 매달 겪는 생리, 임신, 출산, 폐경 등 여성들만이 겪어야 하는 특별한 스트레스 요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성들의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은 남성과 달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혹은 어떤 관계가 종결되었을 때 유달리 큰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이에 비해 남성들은 자기 자신의 사회적 지위 또는 직업과 관련된 문제가 주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남녀 차이는 여성의 가임 기간인 20∼50세에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 전체 여성 인구의 5∼9%(남자는 2∼3%)가 우울증 환자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시기에는 산후우울증, 폐경기우울증, 빈둥지 증후군, 고부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등 우울증 유병률이 급속히 높아진다. 즉, 임신과 출산, 육아, 부부문제, 고부갈등 등과 연관이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들은 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일까?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이나 슬픔과는 다르다. 환자 스스로 노력해서 좋아지기가 쉽지 않고 방치하면 증상은 수주에서 몇 달 심하면 몇 년씩 계속되고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15-20%가 자살을 시도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2003년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1천명으로, 하루 평균 30명씩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은 24명으로 전년보다 4.9명이나 늘었다.
자살로 인한 조(粗)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은 98년 IMF 외환위기때 19.9명까지 치솟았다가 하락한 뒤 2001년부터 3년째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자살은 20∼30대 사망원인 1위이며, 자살한 사람의 절반 가량이 2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통계결과는 이젠 자살의 주요 원인중 하나인 우울증이나 조울병 등 정신적 질환에도 암이나 혈관질환과 같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특히 조울병은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우울증에 비해 2배나 높고 실제 자살로 사망하는 경우는 정상인에 비해 15배나 높을 정도로 위험한 병이다.
이처럼 우울증은 자살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터키를 제외한 OECD 국가 중 4위, 연평균 자살률 1위의 ‘자살왕국’이라는 부끄러운 별명을 얻게 됐다.
최근 들어 자살상담전화 등 국가적 차원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충동적 선택이라기보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보유하고 있던 환자” 라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충동적 자살을 예방하기 위함보다 우울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사회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흔히 암, 백혈병과 같은 외관상 보이는 질병을 위험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정신적인 암세포를 유발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무서운 질환이 바로 우울증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우울증을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회인식 자체에 문제를 지적하며 “의심이 갈 경우 전문가와 상담을 해 빠른 치유를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자살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깊이 인식해서 정부도 “자살예방과 함께 우울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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