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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수요일로 시작되는 사순시기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어내신 그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하는 은총이 풍부한 시기이다. 사진은 재 바르는 예식 모습. |
재 바르는 예식통해 회개의 삶 요청
재의수요일은 사순 제1주일
전(前) 수요일로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이다. 이날부터 교회는 대축일을 제외한 모든 미사중에 「대영광송」과 복음환호송인 「알렐루야」를 노래하지
않고 사제는 통회와 보속의 표시인 자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한다.
재의수요일이란 이름은 이날 교회가 미사 중에 참회의 상징으로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행하는 데서 생겨났다. 즉 이 날은 지난해 주님수난성지주일에 사용했던 성지(聖枝)를 모아 불에 태워서 만든
재를 사제가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 위에 얹거나 이마에 십자모양으로 바르는 예식을 갖는다. 사제는 신자들에게 재를 바르며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창세 3, 19)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5)고 말하며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삶과 죽음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일깨워준다. 즉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어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하라는
회개의 호소인 것이다.
여기서 교회가 재라는 상징물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는 여러가지다. 먼저 재란 불로
태워진 것, 즉 불로 시련과 단련을 받은 것으로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열망과 열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태워버리고 살아야 함을 뜻한다. 또한 재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타버린 존재, 더 이상 태울 것이 없는 존재로 자신을 깨끗하고 순수한 본래의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일깨워준다. 또
재는 생명과 새로운 성장을 위한 거름이요 가장 좋은 비료이다. 따라서 재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는 사순시기동안 새로운 각오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축제를 준비하며 부활이라는 새 생명을 향해 밑거름과 같은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교회는
재의수요일에 금식과 금육을 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사목지침서 136조). 이는 단순히 음식과 고기를 절제하라는 표면적인 의미보다는 금식재와 금육제를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세속적인 유혹으로 잃기 쉬운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찾을 수 있도록 요청받고 있다. 또 이날 절약된 몫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꺼이 베푸는 나눔의 실천도 따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사순시기는 참으로 은총이 풍부한 시기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어내신 그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하는 사랑이 충만한 시기이다. 이 은총과 사랑이 충만한 사순시기, 나와 이웃을 되돌아보며 거룩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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