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을 가진 가을이 왔습니다.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면 길가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와 아침이슬 머금고 수줍게 매달린 나팔꽃도 곧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분위기 있는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색깔 있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가수 이지상씨와 함께 하는 강좌입니다. 이지상씨는 대학시절 노래패에서 활동했고, 시노래 동인 [나팔꽃]의 멤버이고, 지금까지 4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인권과 평화, 환경 또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포크음률에 실어 전해왔습니다. 특히 현대사의 아픈 기억들을 노래로 만드는 일에 몰두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지상씨의 노래는 늘 우리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곤 합니다.
이번 강좌에서 이지상씨는 한국현대사의 질곡과 아픔을 노래와 이야기로 전해주실 계획입니다. 이미 성공회대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강의를 일반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주최: 인권연대 교육센터 ○ 일시: 2006년 10월 27일부터 11월 17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 11월 25일(토)은 ‘더불어숲학교’가 열리는 미산 개인산방에서 야외 강좌가 이어집니다. ○ 장소: 인권연대 교육장(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 3분 거리) ○ 대상: 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나 ○ 수강료: 25,000원(CMS회원, 활동가, 학생 20% 할인) - 11월 25일 프로그램은 별도로 비용을 받습니다. 어른 30,000원/ 아이 15,000원 ○ 신청 및 문의: 02-3672-9443, hrights@chol.com, www.hrights.or.kr ○ 입금계좌: 국민은행 003-21-0712-089(예금주: 오창익)
○ 프로그램
일 정 |
장 소 |
내 용 |
10/27(금) |
인권연대 교육장 |
순종이든 저항이든 어쨌든 질긴 음악의 길 - 부당한 사회에서 명멸해간 노래들 |
11/ 3(금) |
인권연대 교육장 |
전쟁을 멈추라. 이 해가 가기 전에 - 평화의 길, 평화의 노래 |
11/10(금) |
인권연대 교육장 |
내 대신 매를 맞아 아픈 사람들 - “40년 에다가와, 88년 상계동, 2000년 난곡” |
11/17(금) |
인권연대 교육장 |
함께하는 걸음이 소중한 이유 - 오창익과 함께하는 인권 이야기 |
11/25(토) |
인제 미산 개인산방 |
대자연의 품에서 청춘을 노래하자 - 함께 엮는 미산 음악회 |
* 가수 이지상 소개
가수겸 작곡가. 시노래 운동 나팔꽃 동인.성공회대 외래교수 전대협노래단 준비위. 조국과 청춘 창단.노래마을 음악감독.민족음악인 협회 연주분과장
98년 1집 사람이 사는 마을 2000년 2집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 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기억과 상상 발매
* 가수 이지상 홈페이지 - 사람이 사는 마을(http://poemsong.pe.kr)
가벼운 노래 하기엔 여전히 무거운 세상 민중가수 이지상 4집 ‘기억과 상상’
김기태 기자
민중가수 이지상의 노래는 묵직하다. 그는 노래를 통해 당대의 아픔을 거짓 없이 직시한다.
‘비주류’인 민중음악계의 한몫을 10여년 동안 지키면서 그는 일본군 위안부나 베트남 양민 학살, 일본의 민족학교와 같은 굵직한 사회문제를 꼼꼼히 기록했다. 그가 4집 음반 〈기억과 상상〉을 내놓았다. 두 개의 시디에 각각 아홉곡과 열곡을 담았다. 포크의 형식에 담긴 감수성은 진솔하다.
첫번째 시디 ‘기억’ 편에서 역시 그는 세상에 대한 예민한 촉수를 들이민다. 세번째 노래 ‘해빙기’는, 그가 직접 경험한 난곡 판자촌의 마지막 성탄 예배 광경을 그렸다. “돌계단 틈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어느새 묵었던 잔설이 녹고/ 무너진 예배당 십자가 위엔/ 또 다른 햇살이 비칠테지.” 네번째 노래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 담긴 반전의 메시지는 듣는 이의 가슴을 두드린다. “저 총탄이 아이와 군인을/ 구별한단 얘기를 난 듣지 못했네/ 저 총탄이 우유공장과 탱크를/ 구별한단 얘기를 난 듣지 못했네.” 그 밖에 ‘오늘도 한 아이가’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편지’에서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억한다.
두번째 시디 ‘상상’에서 이지상은 모순과 아픔을 넘어선 사랑의 세상을 떠올렸다. 정양, 도종환, 김경환의 시에 곡을 입힌 노래들은 뚝배기처럼 질박하다. “썰물 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대문짝만한 큼직한 글짜엔/ 시리디시린 통증이 몸에 감긴다/ “정순아 보구자퍼 죽것다 씨벌””(토막말·정양 시)
음반의 마지막 곡 ‘12월 이야기’는 이채롭게도 소설가 한강이 노랫말과 곡을 만들었다. 그는 이지상과 함께 직접 노래도 불러서, 소설가와 가수가 부르는 보기 드문 이중창을 들려준다.
이지상은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 사회노래패 ‘노래마을’, ‘민족음악인협회’를 거치며 민중음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가수. 90년대 초반에 대학가에서 즐겨 불리던 ‘통일은 됐어’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 등이 그의 작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