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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립은 경상도 사람으로 일찌기 비범함과 장래성을 엿본 권율에 눈에 띄어 사위가 되었다.
어느날 신립은 고향에 갔다오는 중 문경새재를 지나게 되었다. 허나 길을 잃고 날은 어두워져 어느 양반댁으로 보이는 집에서 하루 묵어가기를 청하였다.
'이 집은 소녀 혼자여서 재워 줄수 없으니 다른 집에서 묵고 가시라'고 말한다. 처자에게 간청하여 사랑방에 들어 그 사연을 듣게 되었다. 사연인즉, 어느날부터 집안의 식구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더니 자신 홀로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날마다 귀신인지, 도깨비인지, 망나니인지 알 수 없는 자가 나타나 자신의 몸을 달라고 협박을 한다는 것이었다. 허락하지 않으면 오늘밤 처자를 죽인다고 하였다.
이에 신립은 그 도깨비의 정체를 알고자 처자에게 청하여 집에 묵으면서 그 도깨비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타나 처자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신립은 무과에 붙은 실력으로 괴한을 내동이를 쳐 탈을 벗겼다. 처자에게 물으니 이 집 노비라 한다. 노비를 취조하니 자신은 노비고 아가씨는 양반인지라 반상의 법도상 자신의 여자로 만들수 없어 가족들을 하나씩 죽였다한다. 홀로 남은 처자는 의지할 데 없어 자신에게 올 것이라 생각하여 그런 짓을 하였다 한다.
처자에게 처리를 물어 노비를 죽이고 다음날 시신을 찾아 장사를 치루었다. 일을 다 마치고 한양으로 출발하려 하니 처자 또한 신립을 따라가게 할 것을 요구하였다. 신립은 장인권율의 사위로서 혼인한지 얼마 안되어 이름모를 처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안된다고 거절하였다.
그러자 처자는 다시 첩이라도 좋고 노비라도 좋으니 데려갈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신립은 첩이라는 소리에 장인이 오해할 것을 걱정하였고, 노비로 양반의 처자를 들일수 없다고 생각하여 일언 거절하고 길을 떠났다.
고개를 넘으려는 순간 뒤 멀리서 처자의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용마루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더니 바로 낭떠러지 아래로 투신하는 것이었다.
한양에 올라와 장인 권율을 만나니 권율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신립의 얼굴에 액이 드리워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신립이 자초지종을 고하자 권율은 사위의 좁은 속을 한탄하며 '나라의 큰 인물이 못될 것이다.'하며 탄식하였다.
세월이 흘러 임진왜란이 터지고 말았다. 그때 예전의 처자가 나타나 " 장군님, 거기는 안됩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뒤로 물리기를 반복하였다. 진을 치는 곳마다 죽은 처자의 혼이 나타나 극구 거기는 안된다고 하였기때문이다.
후퇴를 거듭하여 탄금대에 이르자 신립은 정신을 차리고 한낱 귀신의 말에 홀려 탄금대에 이른 자신을 한탄하였다. 허나 이미 돌이킬수 없는 일이고, 장군은 어쩔수 없이 비장한 각오로 배수진을 치기로 한 것이다.
패장이라는 오점으로 역사에 남느니 차라리 죽음으로써 명예를 지키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신립장군과 병사들은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적과 싸우다 모두 장렬히 전사하고 만다. ***************** 아무래도 설화이다보니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읍니다. 신립은 경상도 사람이 아니라 황해도 평산사람 입니다.
권율의 사위가 아닙니다. 신립의 장인은 무인(武人) 최필신이라는 사람입니다. 경상도사람이라 한 것은 신립이 문경새재를 넘게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꾸며진 것이고, 권율의 사위라고 한 것은 신립의 비범성을 나타내어 임진왜란때 큰 공적을 쌓을 것을 기대하고 임진때 공이 많은 권율을 내세운 것이라 합니다.
(출처 : '재미있는 우리의 민속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