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년 전 사건도 포착
감마선 폭발은 밝기 뿐 아니라 시간의 기록도 갖고 있다.
현재 우주의 나이는 137억 살로 추정된다. 빅뱅 이후 137억 년이 흘렀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측하는 빛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얼마나 됐고 어떤 천체에서 나왔을까.
2009년 4월 23일 역시 스위프트가 관측한 감마선 폭발(GRB 090423)은 무려 약 130억 년 전 일어난 사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빅뱅이 일어난 뒤 6억 3000만 년이 지난 시점이다.
GRB 090423은 관측 당시만 해도 우주에서 가장 오래 전 사건으로 우주 극한 현상의 시간 종목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허블우주망원경이 131억 광년 전 은하(UDFy-38135539로 명명)의 빛을 관측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자리를 내줬다.
그 뒤 감마선 폭발과 은하에서 각각 나이가 좀 더 많은 천체가 관측됐으나 아직은 확증이 안 된 상태다.
GRB 090423의 폭발이 일어났던 빅뱅 이후 6억 3000만 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주의 크기는 오늘날의 9분의 1에 불과했고
은하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임명신 교수는 “감마선 폭발은 초기우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언젠가는 빅뱅 후 3억 년 쯤 뒤에 일어난 감마선 폭발을 관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팀은 GRB 071025라는 또 다른 감마선 폭발의 후광을 관측해 분석한 결과
초기 우주에 있었던 우주먼지의 기원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GRB 071025 폭발 역시 지구에서 120억 광년 떨어진 상당히 오래된 사건이다.
임 교수는 “후광의 스펙트럼이 매끄럽지 않고 붉은색을 많이 띠고 있다”며 “이는 감마선 폭발 주변에 먼지가 많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빛이 먼지에 흡수돼 약해진 패턴을 분석한 결과 먼지의 기원은 초신성 폭발로 추정됐다.
태양보다 큰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 폭발이 초기 우주에서 이미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한편 감마선 폭발은 우주 초기부터 전 영역에 걸쳐 관측되고 있는데 80억 년 전 부근이 피크다.
즉 우주의 진화에서 별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던 시기(50억 살 전후)에 감마선 폭발도 가장 많이 일어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