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택과 선택받은 자들
칼빈의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선택"이나 "예정"이라고 하면,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은 구원에 이르도록 선택하고, 어떤 이는 멸망에 이르도록 미리 정해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선택"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를 미리 선택하여 그 사람에게만 구원을 주기로 정해놓은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성경 말씀에서 하나님의 선택이란 그 선택받은 대상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거나 특별한 사역을 맡기기 위한 것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존재들이 여러 부류 나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자들에 대한 말씀들을 찾아 읽으면서 선택이 무엇인지, 선택받은 자란 누구를 말하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예수 그리스도
“내가 떠받쳐 주는 나의 종, 내 혼이 기뻐하는 자 곧 내가 선택한 자(mine elect)를 보라. 내가 내 영을 그 위에 두었으니 그가 이방인들에게 판단의 공의를 베풀리라”(사 42:1)
“그러므로 성경 기록에, 보라, 내가 선택한(elect) 보배로운 으뜸 모퉁잇돌을 시온에 두노니 그를 믿는 자는 당황하지 아니하리라, 하시는 말씀이 또한 들어 있느니라.”(벧전 2:6)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사람들의 구원자로, 이방인들에게 판단의 공의를 베푸는 자로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아무런 죄가 없으신 분이기 때문에 구원을 받으실 필요가 없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하기 위해서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께 사람들을 구원하는 구속자로서의 사역을 맡기기 위해서 선택하셨습니다.
2. 천사들
“내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선택 받은 천사들(the elect angels) 앞에서 네게 명하노니 너는 어떤 것도 편파적으로 행하지 말고 편견 없이 이것들을 준수하라”(딤전 5:21)
성경은 하나님을 섬기는 천사들을 가리켜서 "선택받은 천사들"이라고 합니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은 루시퍼가 하나님께 반역할 때에 그의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원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범죄한 천사들은 각기 자신의 죄를 담당하여 영원한 멸망으로 들어가게 될 존재로서 구원을 받을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의 죄를 속하기 위해서 오셨지 천사들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닙니다(히 2:14~16). 즉, 천사들은 구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적 존재들입니다. 천사들은 구원받은 사람들을 섬기기 위한 영들입니다.
“7 또 천사들에 관하여는 이르시기를, 그분께서 자신의 천사들을 영들로 삼으시고 자신의 사역자들을 불꽃으로 삼으시느니라, 하시되
...
14 그들은 다 구원의 상속자가 될 자들을 위해 섬기라고 보내어진 섬기는 영들이 아니냐?”(히 1:7,14)
여기에서 사용된 "선택"이라는 단어 역시 구원과는 관계가 없고, 천사들의 섬기는 사역과 관련된 것입니다.
3. 이스라엘 민족
“너는 주 네 하나님께 거룩한 백성이니라. 주 네 하나님께서 너를 택하사(has chosen) 자신을 위한 특별한 백성 즉 지면 위의 모든 백성들 위에 있는 백성으로 삼으셨는데”(신 7:6)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특별한 백성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을 믿음과 상관없이 그들의 혈통을 보고 죄에서 구원하겠다고 약속하신 적은 없습니다. 구약 성경을 읽어보면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고 그분께 반역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신약 시대에도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고 그분의 왕국을 거부했습니다. 지금도 이스라엘 민족 중에는 정통 유대교를 고집하는 이들도 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율법의 의를 덧붙이려고 하는 자들(Messianic Jews)도 있고, 아예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자들도 많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자기 백성으로 택하셨지만 그 선택받은 백성들이 모두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칼빈주의에서 주장하는 "하나님의 선택이 인간의 구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운명론적 사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선택이 이스라엘 백성 각 개인의 구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한데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택하신 목적은 무엇입니까? 신명기 7장 6절은 그들을 특별한 백성으로 택하셨다고 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출애굽기 19장 5~6절에 나옵니다.
“5 그러므로 이제 너희가 참으로 내 목소리에 순종하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내게 모든 백성들보다 뛰어난 특별 소유 보물이 되리니 이는 온 땅이 내 것이기 때문이라.
6 또 너희는 내게 제사장 왕국이 되며 거룩한 민족이 되리라. 네가 이스라엘의 자손에게 고할 말들이 이러하니라, 하시니라.”(출 19:5,6)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거룩한 민족으로, 제사장 왕국으로, 하나님의 특별 소유 보물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들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고,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희생제사 제도와 성결하게 하는 규례를 통해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교제를 나눌 수 있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은 제사장 왕국으로서 이방인들을 하나님께로 이끌고 그분의 말씀을 온 세상에 전하고 가르치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선택은 이스라엘 민족을 혈통에 따라 집단으로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복을 주고 특별한 사명을 맡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4. 신약교회 성도들
“하나님께서 자신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예정하사(predestinate) 자신의 아들의 형상과 같은 모습이 되게 하셨나니 이것은 그분이 많은 형제들 가운데서 처음 난 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롬 8:29)
성경은 신약교회 성도들에 대해서도 택함받은 자들이라고 표현합니다. 먼저 로마서 8장 29절을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미리 아신 자들을 예정하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예정은 칼빈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세상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구는 영원한 멸망에 처하도록 정해두고, 누구는 구원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미리 정해두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정하다”(predestinate)라는 단어는 한 번도 불신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이 단어는 아직 믿지 않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 "당신은 믿게 되도록 예정되었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적도 없습니다. 이 단어는 오직 이미 믿고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믿는 자들에게는 앞으로 영원한 영광과 상속 유업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할 때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예정은 어떤 사람을 구원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운명을 미리 정해두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예정의 전제가 되는 것은 그분의 미리 아심(foreknowledge)입니다. 미리 아심은 글자 그대로 전지하신 하나님께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고 계시는 것을 말합니다. 미리 아심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젊은이가 차를 운전하며 복잡한 주택가 골목으로 무리하게 진입합니다. 그 동네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그 길은 막다른 길이니 들어가지 말라고 일러줍니다. 하지만 그는 그 경고를 무시하고 얼마 후에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습니다. 그 청년은 인상을 쓰고 투덜대며 천천히 차를 후진시키고 나오면서, 엉뚱하게도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그 할아버지를 비난합니다. 만약 그 청년이 할아버지에게 "당신이 나를 막다른 골목에 들어가게 만들었다"고 불평을 한다면 누가 보더라도 그런 비난은 옳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그 할아버지가 욕을 먹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청년이 그 길로 계속 가면 길이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 뿐, 청년에게 그 길로 가라고 시키거나 강제로 몰아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자기를 세 번 부인할 것을 미리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것은 베드로 자신이 선택한 결과였지 예수님께서 그가 주님을 부인하도록 미리 정해두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칼빈주의자들은 하나님의 미리 아심이 곧 미리 정하심(predetermination)이라고 주장합니다. 칼빈은 성경에 기록된 "미리 아심"을 "미리 정하심"으로 바꾸어 버리기 위해서 "하나님은 자기가 미리 정해두신 것만 알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이 미리 아셨다는 것은 그분이 미리 정해놓은 것이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합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하나님은 그분이 정해두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결코 알 수 없다는 뜻이며, 이것은 하나님의 전지하심을 부인하는 것이 됩니다.
하나님의 미리 아심은 하나님께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것을 아신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에 기초하여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신 믿는 자들(하나님의 선택에 의해 강제로 믿게 된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통해 구원받은 자들을 말함)이 장차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형상과 같은 모습이 되도록 예정하셨습니다. 그들(이미 구원받은 자들)이 구원을 받도록 예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이해하신 다음에 데살로니가전서 1장 4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형제들아, 하나님께서 너희를 선택하셨음(election of God)을 우리가 아노라.”(살전 1:4)
만약 성경이 말하는 선택이 어떤 이는 영원한 멸망으로 어떤 이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작정이라면, 사람은 누가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자인지를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자들인 줄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이어서 나오는 5~6절을 보면 바울이 그렇게 확신하는 근거는 그들이 복음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믿어 주를 따르는 자들이 된 것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믿게 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께서 은혜의 선물로 주신 구원을 믿음을 통하여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들이 선택된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선택된 자는 믿게 되고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된 자(이미 믿어서 구원받은 자를 말함)는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과 같은 모습이 되며(롬 8:29), 영광에 이르게 되며(롬 8:30), 하나님께 입양되어 그 은혜의 영광을 찬양하는 자가 되며(엡 1:5,6), 상속 유업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엡 1:11).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 택함을 받았습니다(chosen). 이것은 그가 구원을 받도록 선택되었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복음의 사역자로 쓰기 위해 그를 선택하셨다는 것을 말합니다(행 9:15). 믿는 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선정된(chosen) 세대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그분의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신 분께 대한 찬양을 전하기 위해 선택하셨다는 뜻입니다(벧전 2:9).
“그러나 주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길로 가라. 그는 이방인들과 왕들과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내 이름을 전하기 위해 내가 택한(chosen) 그릇이니라.”(행 9:15)
“그러나 너희는 선정된(chosen) 세대요 왕가의 제사장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특별 소유 백성이니 이것은 너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신의 놀라운 빛으로 들어가게 하신 분에 대한 찬양을 너희가 전하게 하려 함이라”(벧전 2:9)
그러므로 하나님의 선택이란, 하나님이 어떤 사람들만 구원을 받도록 사전에 결정해 둔 것이 아니라, 믿는 자들을 그분의 형상과 영원한 영광과 상속 유산에 이르도록 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사명을 맡기시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선택은 칼빈주의 예정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누구는 구원에 이르게 하고, 누구는 영원한 멸망에 처하도록 미리 결정해 두었다는 뜻이 아니라, 믿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누리도록 하시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하여 사역을 맡기셨다는 뜻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성경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자들이 네 부류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천사들, 이스라엘 민족, 신약 교회 성도들. 그러므로 성경에 나오는 선택받은 자들이라는 단어를 보고 이것을 무작정 "신약교회 성도들"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선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르게 이해하고, 그들은 무엇을 위해 선택된 자들인지, 그 선택받은 자들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성경 말씀을 통해서 잘 분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 마태복음 24장의 선택받은 자들은 구원받은 신약교회 성도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말합니다.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대언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들과 이적들을 보여 할 수만 있으면 바로 그 선택 받은 자들을 속이리라.”(마 24:24)
“그가 큰 나팔 소리와 함께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이 그의 선택 받은 자들을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사방에서 함께 모으리라.”(마 24:31)
칼빈주의에서는 "선택받은 자들"이라는 말씀을 구원받기로 예정된 자들 혹은 하나님의 예정에 의해 구원받은 교회 성도들로 이해하기 때문에 마태복음 24장을 신약교회에 대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 결과 신약교회 성도들이 마지막 날들의 환난을 통과해야 한다는 환난 통과설 교리를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나누지 않으면 이런 교리적 오류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형제자매님들이 바른 성경 말씀에 믿음의 기초를 두고, 열심히 성경 말씀을 공부하여 진리 가운데 견고히 서시기를 바랍니다.
“너는 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나누어 너 자신을 하나님께 인정받은 자로,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나타내도록 연구하라(study).”(딤후 2:15)
[출처] 하나님의 선택과 선택받은 자들 (킹제임스흠정역을 사모하는 모임 (킹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