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번도 풀코스를 뛰어보지도 못하고 울트라에 도전이라니...
걱정이 앞섰지만 완주의 꿈을 안고 영등포역에서 영동행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역에서 먼저 출발한 곰탱이를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오랜만에 차창밖으로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이어폰으로 노래 몇곡 듣다보니 벌써 영동역이란다.
곰탱이와 점심식사로 염소탕을 먹고 있는데, 옆에 곰탱이도 인정한 울트라의 지존 김종훈씨가 앉는게 아닌가
나는 얼굴을 처음보지만 곰탱인 금방 알아보고 인사한다. 지존과 악수 하고 운동장으로 고고씽~
운동화를 두켤레 준비를 해갔었는데,하나는 쿠숀이 있으면서 약간 무거운 트레일러화고 하나는 볼이 넓어 편안한 운동화다.
한참을 고민하다 지존과 곰탱이가 추천한 운동화를 신기로 한다. 곰탱이와 사진 한방 박고 후미에서 출발하는데 성윤이를 만나 인사하고 성윤인 젊은이 페메한다고 앞으로 간다.
영동군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읍내를 벗어나니 청명한 가을 날씨와 황금빛 들녘이 나를 반긴다.
하늘을 보니 비가 올 먹구름은 보이지 않고 뭉게구름만 조금 떠있을 뿐 전혀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는데 후미그룹에서 나와 비슷한 페이스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는 엉덩이가 쬐끔은 이쁘보이는 여자분과 인사를 나눈다.
배번에 이름은 적혀있으니 통성명은 필요없고 서로 울트라가 처음이니 꼭 같이 완주하자며 약속하고 가벼운 농담과 함께 서로의 신상파악을 마치고 인연이 어쩌고 하룻밤 만리장성이 저쩌고 하면서 1cp를 기분 좋게 통과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비치고 점점 굵어진다.
준비해간 비옷을 꺼내입는데 이 여자 준비는 했는데 안가져왔단다. 일단 바람막이 옷을 꺼내 입히고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2cp에 도착하니 공교롭게도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퍼붓는다.
금방 어두워져 날은 어둡고 비는 억수같이 오는데 이 여동생(내가 오빠 67 양띠라네) 비옷은 없고 후미라 빨리 출발은 해야겠고 환장하겠구먼....
궁하면 통한다고 마침 자원봉사자 중에 한사람에게 비옷을 빌렸다.
아! 하늘이 우리를 돕는다 어쩐다 하면서 세찬 비바람 속을 헤치며 기분 좋게 출발한다.
비 때문에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몇km지점인진 모르지만 해운이가 이야기한 첫번째 고개를 만났다.
해운이 얘기로는 오르막은 빨리 걷고 내리막은 쉬지않고 내려가면 컷오프에 안걸리고 한시간전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런데, 이 여동상 자기는 오르막이 약하다면서 빨리 걷지를 못하네. 더군다나 자기는 야맹증이 있어서 어두우면 못뛴다나 어쩐다나....쩝
후레쉬도 하나라 내가 들고 앞을 비추고 같이 나란히 가야 된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좀 여유가 있을 것 같아 참고 정상을 올랐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니까 쉬지말고 내리막 끝까지 뛰자고 다짐을 받고 뛰어내려간다.
하지만, 이 여자 자기 클럽에 선배들이 내리막길에서 부상을 많이 입으니까 내리막길을 조심하랬다고 가다 서다 가다 서다 스트레칭을 하질않나 뛰다가 무릅 아프다면서 걷질않나 심지어 애들한테 전화도하고 내가 보거나말거나 물빼야된다면서 망좀 보라질않나 나 원 참 이 여자 참 털털하다....ㅋ 자기 입으로 물뺀다면서 외간남자 앞에서 엉덩이를 까고(어두어 잘 안보였지만...ㅎ)
그렇게 어찌어찌 근근히 30분을 남기고 5cp에 도착한다.
미지근한 미역국을 털어넣고 왼쪽 발등이 쓸려서 따갑고 종아리가 아파서 응급처치를 받고 진통제 두알을 먹고 빨리 출발하려는데
이 여자 무릎 아프다면서 의료진에게 무릎 마사지 받으면서 시간보내고 춥다고 난로 좀 쬐다간다고 늦장을 부린다.
5cp를 출발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되었는데 처음에는 이것이 도마령인줄 몰랐다.
우의는 입었다 벗다 하다보니 너덜너덜 제 구실을 못하지요 새벽1시가 넘어가니 비바람은 더욱더 기승을 부리는데 추워서 턱은 감각이 없고 와중에 이 여자 춥다춥다 하면서 빨리 따라오질 않지 오르막은 왜 그렇게 긴지 굽이굽이 끝이 안보인다.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6cp 60km지점이란다. 지금부터는 내리막인데 다 내려가면 7cp 75km 지점이라면서 따뜻한 꿀차와 콜라를 권한다.
현재시간 새벽1시50분 내리막길이니까 쉬지않고 달리면 15km를 2시간10분에 주파하여 4시까지 7cp에 도착하자. 그러면 골인지점까지26km가 남으니까 26km면 제한시간까지 4시간이면 들어갈 수 있지않겠느냐 그러면 완주할 수 있다면서 그녀와 다시한번 다짐을 하고 파이팅을 외치면서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아프던 종아리와 발등이 감각이 없어지면서 추위도 어느정도 가시면서 컨디션이 좋아진다.
이게 뭐지? 내가 60km 이상을 달린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몸이 가볍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그녀가 손이 시럽다며 내 손을 잡는다. 한손에 후레쉬 한손은 그녀를 잡고 뛰자니 속도가 안난다.
그때부터 또 시작이다. 무릎이 아프다. 물 좀 빼고 가자. 허리가 아프다는 둥 자꾸 붙들어 세운다. 문득 해운이 말이 떠오른다. 도마령 내리막길을 걷지만않고 내려가면 완주할 수 있다고 한 말이....
시간은 새벽3시를 넘어가니 비는 그치고 간간히 별이 보였다 숨었다 한다. 진통제의 영향인지 졸음까지 밀려온다.
아! 이래선 안되는데...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마침 뒤를 보니 불빛이 보이길래 후레쉬를 그녀 손에 들려주고 7cp거의 다 왔으니까 천천히 따라오라하고 냅다 앞서가는 주자를 따라 붙었다. 그래도 불안해서 간간히 뒤돌아보았더니 잘 따라온다.
어느듯 7cp에 도착하니 4시30분 예상보다 30분이나 오바다.
[1편은 여기까지 2편을 기대하시라!!!!]
첫댓글 ㅋㅋ 1편까지 잘 마무리~~
100키로니 후기가 다소 길어도 됩니다,
후기를 다 쓴다음에 읽은 소감 평가 합니다,
2부 기대 합니다
탁츄리 수고혔다.
미리
풀 2~3번 뛰어주고 울트라
나가면 100프로 완주한다.
비싼 경험했네
물빼는거 구경하느라 늦었구먼
다음에도 그아줌마랑같이가
혹시 아나
그녀만 아니었음 시간외 아닌데

그래도 멋진 데이트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