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거주하며, 누구보다 GTX 판교역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사항을 지켜보는 판교 입주민입니다. 매번 눈팅만 하다가 현재 GTX 판교역과 관련하여 진행되는 사항에 대해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몇가지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KTX 수서-평택 수도권 고속철도는 국가 철도망으로 지정고시되었고 이미 사업이 착수되어 2014년 완공예정입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정부예산사업이 그러하듯 목표년도에 완공개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KTX 경부고속철도도 상당기일 연기되어 개통했고, 신분당선도 두번의 연기끝에 내년 9월에나 개통됩니다. KTX 수서-평택 고속철도도 2016년 경에 개통하지 않을까하고 개인적으로 예측해 봅니다.
중요한건 판교에서의 정차여부와 GTX와의 연계, 그리고 신분당선 판교역과의 연결 여부 등일텐데요.
우선 전제로 할것은 정황상 GTX 정차역은 판교와 구성, 동탄이 될듯합니다. 아래글에서 말했듯이 KTX 는 분당-수서 도로 지하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뿐만아니라 그 이전의 문건에서 수서-평택간 노선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즉 GTX와 노선 공용사용을 전제로 KTX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전체 GTX사업이 무산되더라도 최소한 수서-판교-기흥-동탄간 GTX는 시행된다고 봐야 합니다. 경기도가 제안한 중간역이 판교이고 판교는 동-서축과 남-북축이 만나는 교통 요충지이므로 GTX정차의 명분이 확실합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12월말 고시되는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배경하에 이번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주목할 만한것은 판교 통과 노선이 분당-수서 도로 지하로 추진된다는 것이고 이것 때문에 판교역에 GTX정차하지 않는다는 추측은 무리가 있습니다. 초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검토 1안이 채택되면서 "GTX 추가 중간역 설치가능한 종단기울기 적용", "GTX 추가 중간역 설치를 고려한 종단 및 평면선형 적용"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미 판교에서의 GTX 정차역 설치를 감안해 둔것입니다.
철도차량의 정차를 위한 적정 종단 기울기는 ±3퍼밀(‰)이하 입니다. 이는 100미터 직진시 0.3미터의 높이차가 발생하는 기울기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교 통과 구간에서 종단경사가 5퍼밀에서 8퍼밀로 계획된 구간은 철도차량이 정차하지 못하는 지역입니다. 이를 통해 3퍼밀이하인 구간을 보면 이지더원에서 부터 시작해서 백현 2단지 까지의 구간입니다. 즉, 벌말사거리에서 매송사거리 까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안 대로라면 이 구간 사이에 GTX 정차역이 지하에 건설됩니다. 신분당선 판교역과의 연계를 고려한다면 봇들9단지 금호어울림 동측 구간 지하에 플랫폼이 건설될 개연성이 높을듯합니다. 그리고 거리가 멀긴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신분당선 판교역과 연결통로를 만들듯하구요.
덧붙여 말씀드릴 사항은 모든 GTX와 KTX 수서-평택 역사는 지하에 건설된다는 것입니다. 아래 글을 읽다보니 지상에 역사가 생기는것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신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당초 수서역사는 지상에 계획하였으나 강남구청의 요청으로 이번에 지하에 건설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고로 수서-평택간 KTX의 모든 역(수서, 동탄)은 지하에 건설됩니다.
그러면 왜 굳이 노선은 판교역과 직접 연계가 가능하도록 녹색 검토안을 결정하지 않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가장 큰이유는 민원 문제와 사업시행자의 이원화 문제 입니다. 도심공사구간에서 민원 문제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기관이나 건설업계에 근무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민원 문제는 모든 건설공사의 처음부터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집 지하에 땅굴파고
기차가 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가만히 계시겠습니까? 난리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라는 강력한 법이 있어서 구분 지상권인 지하의 공간도 지주에게 보상하고 강제적으로 취득이 가능합니다만, 더큰 문제는 시공과정에 있습니다. 시행자나 시공사는 혹시나 시공과정에서 상부 구조물에 균열이 생기거나 만에 하나 굴착면 붕괴로 상부구조물이 전도 파괴되는 상황이 생기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재산상의 피해와 함께 인명사고 발생의 위험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건설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이런 사고가 흔치 않지만, 상부 구조물이 고층 아파트나 건축물이고 정수장과 같은 대규모 공공 시설인 경우에는 사업 시행자 입장에서 보통 부담스러운 문제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용가능한 도로하부공간이 있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녹색 노선을 선택 하진 않을겁니다. 이에 더하여 KTX사업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와 관련하여 협의할 대상조차 없습니다. GTX사업시행자는 정해지지도 않았고 협의의 대상은 인허가 권자인 경기도와 지자체 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원래 계획인 안전한 도로하부 공간이 있는 상황에서 위험하게 성남 정수장 및 민간 건축물 하부로 노선을 통과시키지는 못하겠죠. 제가 담당자라도 녹색선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 노선의 95%이상이 도로하부공간을 이용하는 이유는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보상비를 최소화하고, 민원과 위험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게다가 노선을 녹색선으로 우회할 경우 노선 연장이 길어져 사업비도 추가로 소요됩니다. GTX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할 돈을 KTX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꼴이 되버리는 거죠.
이런저런 판단하에 결국 붉은 색이 낙점되었으나 결국 신분당선 판교역과는 연계될것이라는 것이 제생각이고 연결통로에는 무빙워크 등을 설치하겠죠. 그리고 지하 정차역 건설에 큰 면적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수서와 같은 시발역은 몰라도 정차역은 양측 플랫폼 건설을 위해 폭 30 미터 정도를 노선폭외에 추가로 확보하면 되는데, 현재 분당수서 도로와 양측 완충녹지를 포함한 폭이 약 60m 정도이므로 지하 정차 플랫폼 건설에 충분한 여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면상에 보시면 여주-판교 노선과 KTX노선의 높이차는 12m로 높이차가 크지 않습니다. 판교역과의 연계를 위해 노선을 상부로 끌어 올린 점도 초안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입니다. 당초 노선은 판교역과의 연계를 고려치 않아서 분당 초입부분의 종단선형을 위로 올리지 않았으나 이번 초안에서는 종단을 위로 올린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이렇게 변경된사항이 GTX연계를 위해서라는 설명까지 영향평가서 초안에 작성되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꼼꼼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12월 국가철도계획이 고시되면 GTX가 반영이 될것이고 내년 상반기 중 경기도와 각 지자체가 GTX사업시행자 선정에 들어갈 것입니다. GTX 사업시행자가 정해지면 중간 정차역을 정하게 될것입니다. (물론 국가철도 계획 고시시 발표할수도 있으나, 공공 조직의 특성상 민원 때문에 중간역 까지 발표하진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판교가 정해져 있는듯하고요. GTX 사업시행자가 중간역사를 설치공사하고 수서-삼성간 노선 공사를 시행해 나갈것입니다.
(참고로 GTX는 민자사업으로 추진중이며, 몇몇 민간 사업자들은 삼성-동탄구간에 대해 매우 타당성이 높은것으로 평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전체 GTX사업이 무산되더라도 삼성-동탄 구간은 시행되리라는 것이구요.)
그런데 추후 선정된 GTX사업시행자가 부분적으로 신분당선 판교역 정차를 위해 녹색 검토안과 같이 노선을 신설할수도 있을것입니다. 그래서 KTX는 그대로 분당-수서 도로를 통과하고, GTX는 신분당선 판교역과 직접 연결되는 노선이 생길수도 있을듯하구요. 사업비 절감을 위해서는 다소 거리가 멀더라도(약 700m) 분당-수서 지하에 플랫폼을 만들고 연결통로를 건설하는 것이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생리이긴 합니다. 실제로 청담역 지하 연결통로가 700m에 이르기도 하므로,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의 관심사항은 그러면 분당수서 도로 지하에 건설되는 GTX 판교 정차역 접근교통인데요. 우선은 신분당선 판교역을 통해 접근할수 있고, 두번째는 GTX판교 정차역에 근접하여 도보로 접근 가능한 출입구가 생길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만약 생긴다면 좁게는 봇들 5단지, 9단지, 백현 2단지와 이매동 삼호, 풍림, 선경 아파트가 직접적인 수혜대상이 될듯합니다. 간접적으로는 주변반경 500m이내 단지들이 새로운 역세권이 되겠죠. 문제는 차량접근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저류지 공원에 수직구가 설치되는데, 수직구는 통상적으로 정차 플랫폼 가까이에 설치 합니다. 분당수서 곧바로 대중교통이 접근하기 힘들기도 하고, 주변에 큰 도로가 없어서 도보접근만 가능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안대로라면 원거리의 GTX 판교역 이용자는 대중교통 등을 통해 신분당선 판교역에 도착한후 700m를 무빙워크 등으로 이동하여야 합니다. 당초 원칙은 환승시 300m이내 라는 문구를 어디서 본듯한데, 이러한 원칙과 상충되긴 합니다. 현재안으로 설명될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가 최선인듯 합니다.
추가적으로 KTX 수서-평택 사업과 분당-수서도로 지하화 사업이 연계되어 있는데 이건 어떻게 풀어갈지 저도 궁금합니다. 성남시에서 지하도로 건설사업의 의지가 의심되지만 언젠가는 되는 사업입니다. 보통 말나오고 사업완료되기 까지는 10년정도로 보는데(이매역도 말나오고 10년만에 역사가 건설되었더군요), 지하화 사업 이야기 나온지 5년정도 되었으니 앞으로 5년후에 되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은 합니다. KTX 수서평택 사업 관련 어떤 문건에서도 분당-수서도로 지하화사업과의 연계언급은 안되어 있는데, 지하화 사업시 저류지공원과 운중천 지하공간에 차량 정차시설을 건설하여 분당수서도로에서 접근하는 차량이 GTX 판교 정차역을 직접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댓글 '정황상 GTX 정차역은 판교와 구성, 동탄이 될듯합니다' 라는 판교주민분의 원글에 동의...
청원서보다 훨씬 타당하고 논리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