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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대구 공방전] 11
S#1. 펜 션 /(N1)
10부 엔딩 연결로......
도진 : (핸드폰 꺼내며) 어머니한테 전화 해놓을게. 지금 너 데리고 간다고. (버튼 누르는데)
대구 : 형! 전화하지 마.
도진 : 왜.
대구 : 나 황메리 좋아하는 것 같아.
세 사람 모두 얼음.....
소란은 슬픈 충격.
도진도 싸늘하게 얼굴이 굳는다.
대구 : ......... 그러니까 어머니한테 전화하지 마.
메리 : ..................
대구 : 미안해 형.......
도진 : ............대구야, 방금 그 말 못 들은 걸로 할게.
대구 : 내가 메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어. 형도 들었어. 많이 좋아해, 황메리
소란 : ............(울컥)..........
메리 :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도진 : 너....... 그렇게 잔인한 애였어? 내가 메리한테 어떻게 하는 지 보고도 그런 말을 해?
나처럼 딱딱하고 꽉 막힌 남자가, 반지 사다가 아이스크림에 숨기고 난리치는 걸 보고도 니가 그런 말을 해?
대구 : ...................
소란 : (슬픈).........
도진 : 못 들은 걸로 하자.
대구 : 나도 이런 말하기 미안하고 힘들어, 형.
형이 메리랑 사귀는 걸 보는 것도 힘들고, 메리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는 것도 힘들어.
소란 : 대구씨! 이건 안 당해 본 사람은 몰라요. 대구씨가 지금 얼마나 못된 짓을 하는 건지 알아요?
도진씨한테나, 나한테나!
도진 : 대구야, 너랑 같이 있는 게 불편하다. 서울 가면 잠깐 다른 데서 지내줬으면 해.
메리 : 도진아!
소란 : 대구씨. 아빠 자서전이고 뭐고 다 없던 일로 해요.
대구씨처럼 이기적인 남자한테 우리 아빠 인생을 써달라고 할 순 없어!
메리 : (밝게 원래 메리 톤으로) 잠깐! 지금 심각할 상황이 전혀 아니야.
아까 사람들이랑 싸우면서 강대구 엄청 얻어 터졌어.... 특히 (대구 머리통을 잡으며) 이 머리 부분,
여기를 사정없이 맞았다니까. 지금 이 사람 제 정신 아니예요. 아이큐 찍어보면 30도 안 나와.
침팬지 보다 못한 상태야. 그러니까 우리 침팬지한테 화내지 말자구.
도진 : 메리야, 조용히 해.
메리 : 아까 얻어터진데다 지금 술 들어가서 정신없는 거라니까.
도진 : 넌 왜 그렇게 대구 편을 드는거야?
메리 :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하는거야. 여러분의 뜻대로 나 내일 서울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 이제 그만... 워이!
대구 : 황메리, 당신도 피하지 말고 대답해!
메리 : ....................내가 뭘?
대구 : 내가 당신 좋아하는 것 같다고..... 아니 좋아한다고 그래서 이 촌구석까지 당신 구하러 달려왔다고 말했잖아.
그러니까 황메리 당신도 이제 피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메리 : ........................
도진 : 그래 메리야, 나도 니 생각이 듣고 싶다.
메리 : ..............난.................
도진과 소란, 메리에게 집중.
메리의 대답이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두 사람.
대구, 도진, 소란..........긴장으로....
메리 : 난..... 솔직히... 대답하기 힘들어....
대구 : 야! 황메리!
소란 : (좋아서) !
도진 : (삐져나오는 미소 숨기는)
메리 : 강대구, 물론 고맙지. 고맙고 좋아. 같은 백수로 동지애도 느꼈고, 맨날 치고 받으면서 정도 많이 들었지....
하지만......
대구 : 하지만 뭐!
소란 : 하지만 남자로선 아니라잖아요. 대구씨도 이제 그만 마음 접어요.
대구, 메리를 쳐다보면 메리 시선 피하고 딴 짓.
소란 : 자..... 어쨌든 황메리씨 대답을 들었으니까 됐구요. 우리는 그만 잡시다.
S#2. 펜션 침실 /(N1)
들어와 침대에 털썩 앉는 메리. 머리가 복잡한 듯 머리를 막 긁적긁적 하는데 문이 열리고 소란이 들어온다.
소란 : ...................
메리 : (천천히 일어나 비켜주며) 눈 좀 붙여요.
소란 : ................(분이 발칵 올라온다) 당신 같음 잠이 오겠어?
메리 : ...............
소란 : 황메리, 지금 속으론 즐거워 죽겠지?
두 남자는 다 당신 좋다 그러구 나보다 훨씬 이쁘고 옷도 잘 입는 저 여자는 아이구 불쌍해라... 속으로 그러지, 지금?
메리 : .............나 오늘 무지 힘들고 피곤한 하루였걸랑요. 건들지마요.
소란 : (옆에 있던 베개와 쿠션 메리에게 집어던지며) 끝까지 잘난 척이야!
메리 : (베개가 머리를 강타)............ 내가 건들지 말라고 경고했을텐데.
소란 : 니가 뭔데! 니가 뭔데! 너는 되고 왜 나는 안 되는데! (옆에 보이는 대로 다 집어던진다. 베개 쿳션 담요 이불 등등....)
나는 왜 안 돼? 이뻐서 안 돼? 부자라서 안 돼? 노력했는데 왜 안돼, 나는?
메리, 날아논 이불에 묻힌다. 발끈! 소란이 던진 베개와 쿳션을 도로 던진다.
소란은 다시 던지고.
메리 : 이게 진짜....
소란 : 너 오늘 죽었어!
메리는 오늘 꿈이 깨지고, 소란은 사랑이 깨지고.....
상처받은 두 여자의 독하고도 코믹한 싸움 시작된다.
두 사람, 침대에 엉겨붙어 엎어치고 메치고 베개로 때리고....... 난투극을 벌인다.
목을 조르고 팔꿈치를 깨물고, 깨물린 팔꿈치로 머리통을 찍고....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두 여자의 싸움.....
소란, 메리의 머리를 잡아 박치기 한판.
소란 : 흡! (메리를 들이 받는다)
메리, 기절하듯 콰당 침대로 쓰러진다.
S#3. 펜션 밖 /(N1)
대구, 서 있다. 밤하늘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
돌아보면 도진 서 있다.
대구 : .....................형!
도진, 대구에게 주먹을 날린다. 퍽!
대구, 맞고 비틀.
비틀하는 대구의 멱살을 잡고 한번 더 퍽! 주먹을 날리는 도진.
대구, 맞고 쓰러진다.
도진 : ............미안하다 대구야. 이렇게 한 대라도 치지 않으면 널 계속 미워하게 될 것 같아서.....
대구 : ........ 나도 미안해.....
도진 : 난 지금이라도 니가......... 오늘 너무 정신없던 날이어서.... 술마시고 생각 없이 한 말이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대구 : ..................
도진 : 널 친동생 이상으로 아꼈어. 너랑 이런 일로 의 상하고 싶지 않다.
아까 내가 한 말 맘에 담아두지마. 나도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실수 했다. 미안해.
대구 : ........................
도진 : 먼저 잘게.
S#4. 펜션 침실 /(N1)
메리는 침대에 눈감고 뻗어있고
소란 : (숨 찬 듯 식식거리며) 어디서 감히.... 헉헉.....
메리 : ..............(눈 감고 기절).............
소란 : ..............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메리 : ........................
소란 : ..............황메리..............
메리 : ..................
소란 : .............황! 정신 차려 봐. (메리의 눈을 손가락으로 열어보는데)
메리 : (벌떡 일어나 소란의 머리채를 잡고 메친다)
소란 : 으악!
산발이 된 머리로 앉아있는 두 사람.
메리, 수퍼 봉지(네 사람이 펜션으로 들어올 때 사온 설정)에서 주섬주섬 오징어와 캔 맥주, 팩 소주등등을 꺼낸다.
메리 : (팩 소주 던지며) 한잔 하슈.
소란 : ...............나 이거 싫어. 샴페인 줘.
메리 : 지금 여기 삼페인이 어딨어. 그냥 이거 마셔요.
소란 : 외로운 날 팩 소주마시면 팩 돌아버린단 말야.
메리 : 마시던지 말던지........... (오징어 북북 찢는다)
소란 : ............... 인생은.... 참 힘들어.
메리 : .......... 댁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놀고먹는 주제에!
소란 : 놀고 먹는 대신 날 사랑해주는 남자가 없잖아. 지옥 같은 외로움속에서 헤메고 있잖아.
메리 : (캔 맥주 따주며) 이거라도 마셔.
소란 : ............무슨 매력이 있는거야, 당신은?
메리 : 난 꿈이 있잖아!.....(하다가 울적해지는).......아니 있었지...
소란 : 지금은 없어?
메리 : 없애야 할 것 같아....
소란 : 약장사한테 팔려가서 원숭이랑 춤이라도 췄어요?
메리 : (주먹 쥐며) 한 판 더 하고 싶나?
소란 : 어떻게 제대로 된 공연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해보고 덥썩 내려와?
메리 : 간절했으니까!! 내 인생을 확 걸고 싶을만큼 간절했으니까! 배부르고 등 따신 이소란은 모를꺼야.
소란 : 메리씨... 부탁이 있는데요.... 옷 좀 벗어봐.
메리 : ........ (두 팔로 몸을 감싸며) 왜 이래!
소란 : 좀 벗어봐!
소란, 메리의 바지와 후줄근한 셔츠를 입고 머리를 메리처럼 양갈래로 묶고 거울 앞에 서 있다.
메리, 이불로 벗은 몸 감싸고 소란을 보고 있다.
소란, 찬찬히 위 아래로 자신의 모습 뜯어본다.
소란 : 이래야 남자들이 좋아하는거야? 이렇게 후지고 빈티나야 좋아하는 거야?
메리 : .........댁두 참 보기 딱하네..... 옷이나 내 놔.
소란 : 쉬 마려. (나간다)
메리 : 이 봐! 화장실 여기도 있어!
펜션의 밤.
곳곳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네 사람.
소란과 메리는 방에서.... 각자의 옷으로 다시 입고 있는 중.
도진은 혼자 다른 방에서.
대구는 밖에 서 있다.
대구 : .................
메리, 나온다.
대구 : ..................
메리 : ..................
들어가려는데 대구가 메리의 팔을 거칠게 잡는다.
대구 : 그것 밖에 안 돼?
메리 : .............
대구 : 눈에 이렇게 다 써 있는데 아니란 이유가 뭐야?
메리 :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한 마디로 설명해?
대구 : 나 혼자 오바한거야?
메리 : ............뭐가.
대구 : 당신 좋아하는 거.
메리 : ..........응. 혼자 오바한거야.
대구 : ........... 내 눈을 보고 말해. 나 혼자 설친 거라구. (메리의 얼굴을 잡고 눈을 똑바로 본다)
메리 : .............
대구 : 말하라니까.
메리 : ............도진이한테 연락했는데 당신이 온 것 뿐이야. 대구씨 한텐 도와 달라는 연락 안했어요.
대구 : ...........(눈물이 핑글)......<음악시작>
메리 : ..........자요.
메리, 들어와서 문 닫고 서 있다.
플래쉬 백 _
8회 천고마비 옥상 소란
소란 : 메리씨, 나는 강대구를 키워줄 수가 있어. 오늘도 봐! 얼마나 좋아하는지.
메리 : 돈이면 다야?
소란 : 당신은 너무 후져.
문 밖의 대구, 멍하니 서 있다.
대구 : ..................
플래쉬 백 --
1부 라면으로 싸우던 육교.......
2부 피자쿠폰 실랑이하던 공원.
4부 죽음의 고스톱 바지잡고 매달리는 메리를 떼놓는 대구.
7부 셔츠에 커피 쏟고 사진 찍으려던 공원의 실랑이...........
대구 : ............. 나는 왜 원수같은 널 좋아하게 됐을까.....
메리(E) : (백발광녀 웃음 소리) 아하하하하...... 인생이 어디 뜻대로 된답니까.
대구 : ................백발광녀에게 무공을 전수해 준 무림의 고수는, 어느 날 자신을 배반하고 떠난 백발광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백발광녀전 제4권, 골 때리는 사랑 편. . . . 이 와중에도 영감이 떠오르다니....
난 작가가 분명해... 펜! (뛰어 들어가며) 볼펜!
S#5. 펜션 /(D2)
벽에 걸린 달력을 뜯어 뒷장에 가득 소설을 적은 대구, 지우고 다시 쓰고 화살표 치고.... 그림도 그려놓았다.
백말마녀 앞에 하트도 그리고....
대구, 엎드려 잠들어 있다.
대구 : ...........(일어난다).......
적막감..... 조용하다.
메리(E) : (트럭 마이크 소리) 왕따시만한 계란이 왔어요, 아싸 달걀!
대구, 창밖을 내다본다. 조용하다. 아무도 없다.
대구 : ............
테이블에 놓인 쪽지를 본다.
메리(E) : 꼬집고 걷어차고 때려도 안 일어나서 우리 먼저 떠나요. 서울 와서 만나요. 예전처럼 다시. 원수같은 동네 친구로.
대구 : ..........친구?
대구, 쪽지를 박박 찢는다. <음악끝>
S#6. 거 리 /(D2)
도진이 운전하는 차. 조수석엔 메리, 뒤에는 소란이 타고 있다.
세 사람 말 없다.
소란 : .................
메리 : .................
도진 : ..................
소란 : 좀 더 깨워서 같이 오는 게 나을뻔 했어요.
도진 : ..............깊이 잠들면 업어가도 몰라요.
소란 : (메리에게) 메리씬 이제 어쩔 꺼예요? 집에 가서 뭐라고 할꺼야?
메리 : ............죽으란 법 있나요.
소란 : 그래두 황메리씨가 어제 선도진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어제 확인해 줘서 난 참 흐믓하더라구요. 모든 일이 잘될꺼야!
S#7. 메리네 마루 /(D2)
성자에게 거짓말로 뻥치는 메리. 신난 척 호들갑스럽게
메리 : 거기 음악감독이 날 딱 보더니, 이렇게 함부로 구를 사람이 아니다.
여긴 내가 알아서 정리해 줄테니 일단 올라가자. 더 큰 무대에 서도록 다시 준비를 하자.
성자 : 그럼 돈은?
메리 : 돈은......... 조금만 돌려주면 되지. 어쨌든 공연을 한번 했으니까.
성자 : 박수 많이 받았어?
메리 : 말도 못해! 내가 그렇게 감격적인 무대는 또 처음이었다니까.
성자 : 잘 됐다. 지금 이런 때 니가 성공한 모습을 보여줘서 얼마나 다행인 지 몰라.
메리 : 지금 이런 때라니?
성자 : 저 분 계시는동안 너 좀 이쁘게 하고 있어. 니가 이렇게 잘나가니까 내가 으쓱하다.
메리 : .............엄마.....
성자 : 왜?
메리 : 저 아저씨한테 내가 잘 나가는 것 처럼 보여야하는 이유가 있어?
성자 : 있지.
메리 : 뭔데?
성자 : ............ 딸을 참 잘 키웠구나... 생각하겠지.
메리 : ...........나 혹시 저 아저씨 딸이야?
성자 : .............뭐?
메리 : 그래서 저 아저씨가 불쑥 이 집에 나타난 거야? 나 찾으러?
엄마는 지금까지 아빠 아닌 사람의 딸을 아빠의 딸인 양 속여 온 거야?
성자 : (메리 입술 잡으며) 한 마디만 더해 봐. 석 달 동안 출근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메리 : .................(일어서며) 나 출근합니다.
S#8. 수 퍼 앞 / (D2)
'황제수퍼가 낳은 스타 황메리' 사다리에 올라가 걸려있던 플래카드 떼는 메리.
메리, 울적하다.
황재 : 그건 왜 떼요. 얼마 있다 더 큰 무대에서 공연할꺼라며?
메리 : 일단 뗐다가 그 때 다시 붙일려구요.
황재 : 겸손하기는.... 그거 붙이고 나서 우리 매상이 확 올랐었는데....
메리 : 걱정마세요. 하반기엔 흑자 경영, 굿!
황제 : 황메리, 굿! 나 외출이요!
메리, 땅바닥에 내려진 플래카드 말고 있다.
동파, 걸어온다. 화가 나 있다.
동파 : (소리 버럭) 야!
메리 : ...................
동파 : 너 가서 무슨 사고를 쳐놨길래 나한테 손해배상 어쩌구 하는 전화가 걸려와.
메리 : 경찰 부르기 전에 얼른 꺼져.
동파 : 지방 행사 무대가 다 그렇구 그렇치, 그럼 처음부터 비욘세 공연처럼 호화판 일 줄 알았냐.
메리 : 지방 행사? 야! 노인들 등쳐먹는 사기 장사꾼들이더라. 너 어떻게 그런데 날 넘기니?
동파 : 사기 장사꾼?
메리 : 넌 친구도 아냐.
동파 : 몰랐어, 진짜! 2백 주는 지방 공연 껀이 있다길래 바로 너한테 물어다 준거야.
메리 : 꺼져!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S#9. 수퍼 안 /(D2)
메리, 들어온다.
동파 따라 들어오며
동파 : 야!
메리 : (빵 집어던지며) 가! 가라구!
동파 : (얼굴에 빵을 맞자 분이 버럭) 너한테 그럼 어떤 공연을 소개해 줘야 하는데?
니가 어떤 뮤지컬에서 무슨 역을 할 수 있냐구.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 헤드윅의 이츠학?
메리야, 꿈이 큰 건 좋은데 너도 좀 주제 파악을 해라.
메리 : ......
동파 : 같은 길을 가는 친구로서 내가 그동안 말 안하고 있었는데 넌 왜 허구 헌날 오디션에 떨어지는 것 같니?
너도 이유를 알지?
메리 : 운이 안 따랐어.
동파 : 너보다 이쁘고 노래 잘하는 애들 자고나면 쏟아져 나와.
유학가서 성학 공부한 애들, 국내 무대 서겠다고 들어오는 판국이야.
메리 : 난 재능있어. 노력하면 될꺼야.
동파 : 메리야, 그건 말이다... 천재들이 혼자 잘나기 미안하니까 억지로 지어낸 구차한 위로야.
메리 : 노력이 좀 부족했을 뿐이야. 아직 내 때가 안된 것 뿐이야.
동파 : 니가 동네 수퍼 알바나 하는 백수란 걸 인정하기 싫지? 그래서 뮤지컬 배우가 꿈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거 아냐?
그래야 좀 덜 초라해지니까, 그래야 폼 나 보이니까.
메리 : 그건 니 경우겠지. 맨날 코러스 아님 동네 사람 1, 2, 3만 하면서 왜 이 바닥을 못 떠나니?
나 같음 자존심 상해서라도 안하고 말겠다.
동파 : (기분 확 상한다. 갈 데 까지 가는) 그러는 너는 오디션 1차에 통과해 본 게 몇 번이나 되니?
메리 : 난 할 수 있어, 너보다 잘 될 수 있어.
동파 : 저 저...... 스스로에게 거는 저 파멸의 주문!
메리 : 야!
동파 : 황메리, 진심으로 충고한다. 너는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없어.
너한텐 지금 이게 딱 맞아. 수퍼에서 라면이나 팔고, 손님 없을 땐 졸아!
메리, 눈물이 터진다. 동파에게 식빵을 던진다.
동파도 열 받아 잡히는 대로 이것저것 던진다.
두 사람, 수퍼를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싸우는데 들어오던 성자가 날아온 강냉이 봉지를 맞는다.
성자 : 에그머니!
동파 : 2백만 원이나 빨리 갚어! (소리 버럭 지르고 나간다)
메리 : .................
S#10. 수퍼 앞 /(D2)
파라솔에 앉아 하드 먹는 성자와 메리.
메리, 힘들고 우울하다.
성자는 화나고 허탈하고.
성자 : ................
메리 : .................
성자 : 이번엔 또 언제까지 속일 생각이었니.
메리 : ................
성자 : H그룹도 놀라웠는데 이젠 출세한 것처럼 사기를 치고.....
메리 : 나 가져서 뭐 먹었어, 엄마.
성자 : 사람이 먹는 거 똑같이 먹었다.
메리 : 미안해 엄마.
성자 : 시집이나 가.
메리 : .............누가 날 데려 가.
성자 : 도진이 있잖아. 니 마지막 희망, 선도진.
메리 : ..................
성자 : 너도 이제 버티기 미안하지? 우리한테나 니 자신한테나.
메리 : 응.
성자 : 현실에 눈을 떴으니 다행이다. 선도진 잡아서 가을에 시집가.
수퍼 아르바이트 갖곤 이불 한 채도 못 사니까 취직자리 알아봐.
메리 : ........그게 좋겠지?
성자 : 그럼!
메리 : ............그럴게.
S#11. 펜션 /(D2)
컵 라면 먹으며 전화하는 대구.
대구 : 형, 나 며칠만 글쓰다 갈게. 회장님 자서전은 올라가서 계속 취재할께....
응 지금 미모의 백발광녀 4권 째 쓰고 있어. 어젯밤부터 갑자기 영감이 미칠 듯이 솟아올라.
이 리듬을 끊을 수가 없어. 전화 끊는다. (끊고)
<시간경과>
대구, 달력종이 놓고 앉아있다. 펜만 돌리고 앉아있는 대구.
대구 : ...............안 떠오르네.......
대구, 요가자세로 스트레칭 해보고..... 벽에 기대 물구나무 선다.
대구 : 펜도 있고 볼펜도 있는데...... 안 떠올라.... 뭐가 문제지.....
대구, 물구나무에서 내려온다.
대구 : 좀 더 깊은 산 속으로 가자. 자연의 기운을 받으면 글이 풀릴꺼야.
S#12. 시골 길 /(D2)
<음악시작>
달력 종이 둘둘 말아 쥐고 걷는 대구. 지나가는 차를 히치하이크하기도 하고.
달리는 트럭. 트럭 뒤에 타고 가는 대구.
서울과 반대 방향으로 다리는 트럭.
펜을 들고 달력 종이 한 쪽을 잡고 있는 대구. 백지다.
대구 : ..................
트럭 한 쪽을 응시하는 대구. 백발 마녀가 뒤돌아 앉아있다. 바람에 머리칼 흩날린다.
대구 : 백발마녀야!
마녀, 돌아본다. 은색 가발의 비단이다.
비단 : 싸부! 이 변절자.
대구 : 너 말고.
아문(E) : 그럼 나?
대구, 트럭의 다른 쪽 모서리를 보면 역시 은빛가발의 아문이 앉아있다.
대구 : 니들 잔챙이 말고... 나의 왕거니는 어디에 있는 거냐.
비단 : 황제 슈퍼로 가요.
아문 : 남산으로 가요.
대구 : ........그녀가 없는 곳에선 글을 쓸 수 없구나......
트럭, 끼이익 선다.
내려서 오던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는 대구.
S#13. 메리 방 /(D2)
메리, 주섬주섬 뭔가 챙기고 있다.
뮤지컬 팜플렛과 티켓들... 서랍과 책장 사이에서 다 걷어내는 메리.
S#14. 오피스텔 /(D2)
도진, 거실에 앉아있다. 대구의 노트북을 만져본다. 쓸쓸.... 문열리는 소리 난다.
달력종이 말아 쥔 대구, 들어온다.
<음악끝>
도진 : 뭐하다 이제 와...밥은 먹었니?
대구 : ...오는 길에 대충....
도진 : 씻고 자라. (방으로 들어간다)
대구 : ...................
대구, 말없이 있다가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도진, 블라인드 너모로 보다 후다닥 나온다.
도진 : 뭐하는거야?
대구 : 형, 그동안 신세 많이 졌어요.
도진 : .......나갔겠다는거야? 내가 홧김에 한 말이라고 사과했잖아.
대구 : 나 메리 포기 못해. 그런데 어떻게 형네 집에 얹혀살아.
도진 : 너 진심으로 메리를 사랑해? 그럼 넌 메리를 위해서 뭘 해줄 수 있을 것 같니?
대구 : ........ 형은 나한테 고마운 형이자, 학교 선배이자, 이젠 연적이야.
도진 : 좋다. 그럼 우리 연적으로 정정당당히 겨루어 보자.
대구 : 책들은 차차 가져갈께요.
도진 : 대구야, 나 너 절대 안 봐준다.
대구 : 나도 형이라고 안 봐줍니다.
도진 : .......음.....(자기 방으로 들어온다)
(핸드폰 들어) 소란씨? 대구가 나한테 연적관계를 선포했어요. 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예요.
소란 : 걱정마세요. 제가 이론상으론 연애 백단이예요.
도진 :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소란 : 가볍게 꽃부터 시작하세요.
도진 : 메리한테 일단 꽃부터 보내라?
소란 : 노노! 그건 하수들의 방법이구요.
도진 : ??
<소란방과 교차편집>
S#15. 공 원 /(N2)
뮤지컬 팜플렛과 티켓을 잔뜩 들고 온 메리. 주머니에서 라이타를 꺼낸다.
마음 한 구석이 울컥.... 한 쪽에 쭈그리고 앉아 불을 붙이는데
대구(E) : 다 큰 여자가 왜 불장난이야!
메리, 돌아보면 커다란 가방과 노트북을 옆에 둔 대구 피자 먹으며 앉아있다.
메리 : ...............(놀라움과 반가움)............
대구 : 음............ 역시 공원에서 먹는 피자가 맛있긴 맛있구나. 두 판도 먹을 수 있겠어.
메리 : ..............
대구 : 오늘은 쿠폰 아니고 내 돈 주고 시켰어요. 한 쪽 드실라우?
메리 : 뭐하다 이제 온 거야?
대구 : 알 꺼 없잖아.
메리 : 집에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해요.
대구 : 내 맘이요.
메리 : 잘 됐네...내가 노래 한 곡 불러줄까?
대구 : ?
S#16. 노 래 방 /(N2)
음악 흐르고 메리, 노래한다.
메리는 진지하고 서글픈 마음. 꿈과 작별하는 의식같은 시간이다.
최고의 스타로 최고의 무대에 선 것처럼 정열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눈물이 쭉 빠질 만큼.
(지킬 앤 하이드 "지금 이 순간' 'Once upon a dream' 한때는 꿈에...........중 에 부르기 좋은 걸로)
메리 : (노래)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이 순간 나만의 꿈이 나만의 소원 이뤄질지 몰라
여기 바로 오늘....
대구 : ..........와.... 쫌 하네.
메리 : 지금 이 순간....지금 여기.... 말로는 뭐라 할 수 없는 이 순간... 참아 온 나날....
(눈물 핑글) 힘겹던 날... 다 사라져간다... 연기처럼 멀리....
대구 : ........ (이 여자 왜 이러지.....)
메리 :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 뿐.
대구 : ......... 왜 그래? 다시 내가 좋아진거야?
메리 : (리사이틀 하듯 노래방을 휘젓고 다니며) 그 많았던 비난과 고난을 떨치고 일어서 세상으로 부딪혀 맞설 뿐....
대구 : .........................
메리 :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대구 : ....... (눈물이 핑글.... 나지막한 소리로) 눈물도 나고...... 영감도 떠오른다..... 펜.... 볼펜....
메리 : 지금 이 순간 나만의 길 당신이 날 버리고 저주하여도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간절한 기도 절실한 기도...
신이여 허락하소서...
대구 : ..........(기립 박수) 브라보!
메리 : ........ (눈물 핑글 웃는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으로서 마지막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어. 나 포기했어요. 이제 편해!
대구 : 포기라니?
메리 : 꿈을 접었다구. 내일부턴 취직자리 알아볼꺼야.
대구 : 영혼을 버렸군! 영혼을 내팽개쳤어!
메리 : 당신은 꼭 꿈을 이뤄! 난 재능이 없는 것 같아.
대구 : 황메리, 그것 밖에 안 돼?
메리 : 이제서야 정신 차린거야.
대구 :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버럭) 황메리!
메리 : (귀를 막는)
대구 : 나를 믿는 것도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거야.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 버티기가 싫어진거야.
메리 : 그래 이젠 싫고 무서워.
대구 : 어우동 모자쓰고 노래 한번 불렀다고 꿈을 포기해?
그럼 거기까지 내려가서 열라 얻어터지면서 당신을 구한 나는 뭐가 돼?
메리 : 아르바이트로 돈 좀 모아서 선도진한테 시집갈꺼야.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야.
대구 : 그랬었군...그래서 사람이 그렇게 희미해진거로군.
메리 : 그래... 이젠 그냥 물결따라 순리대로 살고 싶은 생각 뿐이야.
대구 : 황메리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야. 내가 당신을 보고 작품의 영감을 얻잖아. 당신 때문에 지금 내가
미모의 백발광녀 4권을 쓰고 있어. 노벨 문학상 시상식 때 내가 황메리에게 감사한다고 말할꺼야.
메리 : ...................
대구 : ...................
메리 : ..........뽀뽀해 줄까?
대구 : ..........도진이 형한테 시집간다는 마음인 채로?
메리 : 응.
대구 : (문 열고 나간다)
메리 : .......................
S#17. 효창공원 앞길/ (N2)
메리와 대구, 걷고 있다.
대구, 화난 발거음으로 퍽퍽 걸어간다.
메리는 좀 뒤에서 거리를 두고 말없이.
대구, 옆길로 간다.
메리 : .................집으로 안가요?
대구 : .........................
메리 : ..... 강대구리! (가서 잡는) 이 시간에 집에 안 가고 어딜 가.
대구 : 무슨 참견이야? 가서 시집갈 준비나 하시지.
메리 : 유치뽕짝이야.
대구 : 날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야!
메리 : 왜 우리 동네로 이사는 와서 내속을 발칵 뒤집어 놔!
대구 : 당신은 왜 이 동네에 살면서 날 기다린거야?
메리 : 내가 언제 기다려? 당신이 왔지.
풍운, 오다 멈춰 선다. 몸을 숨기고 본다.
대구 : 이런 속물! 여자들은 다 똑같아. (간다)
메리 : (대구와 반대길로 걸어가는데)
대구 : (멀리서 소리친다) 나 황메리 포기 안해! 그러니까 당신도 자신을 포기하지 마!
메리 : ................. (찡).................
두 사람, 갈라져 간다.
풍운 : ....................
S#18. 메리네 마당 /(N2)
메리, 들어와 마루에 털썩 앉는다.
풍운, 따라 들어온다.
풍운 : 울적해 보이네.
메리 : 이제 오세요?
풍운 : 사자머리 애인이랑은 잘 지내구?
메리 : 애인 아니거든요.
풍운 : 인생 안 길다니까. 그렇게 따지고 재고 하다 소중한 걸 놓칠라.
메리 : 소중한 건 벌써 버렸어요. 전 이제 껍데기예요. (방으로 올라간다)
풍운 : 쯔쯔쯔....
도철, 부엌에서 마루로 나온다.
도철 : 왜 남의 딸 인생에 참견하는거요?
풍운 : 나도 메리만한 자식이 있어요. 남같지가 않아서 하는 말입이다.
도철 : (버럭) 이 사람이! 메리가 남이지. 왜 남이 아니야!
성자 : (부엌에서 나오며) 왜 이래 진짜 동네 챙피하게... 선생님 죄송합니다.
풍운 : 비주얼과는 다르게 엄청 예민하시군요.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방으로)
성자 : 당신 병 있어? 왜 이래 허구 헌 날.
도철 : 남들한테 물어봐. 당신은 제 정신인가.
성자 : 난 떳떳해! 아무 사이도 아니었단 거 잘 알잖아.
도철 : 그래서 더 못 잊고 있었겠지. 이쉬움이 남아서.
성자 : (버럭) 황도철! 오늘 한번 해 볼래?
도철 : 당장 무릎 꿇고 싹싹 빌지 못해!
성자 : 나가!
S#19. 찜질방 /(N2)
대구, 가방을 메고 노트북을 들고 찜질방으로 들어온다.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누워있던 도철, 대구를 본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탈의실로 향하는 대구.
도철 : ??
찜방 옷으로 갈아입은 대구, 귀에 볼펜을 꽂고 책을 든 채 나와 어느 곳에 가 엎드린다.
도철, 대구에게 간다.
도철 : 여기서 자게?
대구 : (벌떡 얼어나 앉으며) 아버님! 아버님은 이 시간에 웬일이십니까?
도철 : 메리 엄마와 약간의 의견차이로 고성이 오간 후, 이곳을 찾게 됐다네.
대구 : 주무실 겁니까?
도철 : 자네도?
누워있는 도철.
옆에서 운동하는 대구. 푸쉬 업, 다리 들었다 놨다...
도철 : 같이 사는 형이랑은 왜 다투고 여기 나와서 자?
대구 : 황메리양을 두고 연적관계가 됐기 때문이죠.
도철 : 우리 메리 어디가 그렇게 좋아?
대구 : (운동하다 멈추고).........처음엔 머리 이렇게 묶고 다니는 것도 이상하고, 많이 먹는 것도 이상하고,
말투도 이상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그 모든 게 다 이쁩니다.
도철 : 나는 자네 편인거 알지? 내가 팍팍 밀어줄게.
대구 : 감사합니다. (신나서 일어나 돌려차기 하고 뛰고) 아자!
도철 : 기럭지 자랑 그만하고 얼른 와서 자.
대구 : 너무 기뻐서 그럽니다 아버님.
도철 : 아! 이럴 게 아니라 우리 집에서 지내면 어때?
대구 : 네?
S#20. 메리네 마당 /(M3)
메리, 수건 걸고 나오며
메리 : 아......상쾌하지 않은 아침.
세숫대야에 물을 퍼 담는 메리. 칫솔에 치약도 짜고
(E) : 호박빵.... 따끈따끈 영양 만점 호박 빵! 안 나오면 쳐들어 간다 호박빵!
메리 : 태양은 어제와 똑같고, 동네 트럭의 내 목소리도 똑같은데... 세상이 달라 보인다. 왜냐, 난 꿈을 버렸으니까!
방문 벌컥 열리는 소리와 함께
대구 : 그게 자랑입니까?
메리 : (화들짝 놀라) 헉! 당신 남의 집에서 뭐하는거야.
대구 : (나오며) 아........몸이 개운하네. 역시 한옥이 왔다야!
메리 : (바가지 겨누며) 왜 거기서 기어 나와?
대구 : 어젯밤 찜질방에서 만난 아버님의 배려로 잠시 이곳에 머물게 된 강대구라고 합니다.
메리 : 아빠가요?
풍운, 자기 방에서 벌떡 일어나 상하방문을 열고
풍운 : (놀라서) 아니, 자네가 여기 웬일인가?
대구 : 댁이 이 집 식구들한테 사기칠까봐 내 감시하러 왔소.
풍운 : 버릇없는 녀석.
대구 : 당신! 이세도 회장한텐 또 무슨 사기를 칠려고 접근한거야.
풍운 : 니가 이세도를 어떻게 아니?
대구 : 나를 작가로 인정하고 돈도 주신 분이요. 그 분 건들면 가만안 둬.
풍운 : ....................
S#21. 메리네 식탁 /(M3)
도철 성자 풍운 대구 메리 앉아있다.
대구 : (열심히 맛나게 잘 먹는다)
성자 : (미운)..........여기 손님으로 들 때는 내 허락이 있어야하는데.....
도철 : 이 집 주인은 나요. 내 허락이면 됐지.
성자 : (일부러) 메리야, 오늘 저녁에 도진이 떡볶이 먹으러 온댄다. 아까 나한테 문자 보냈더라. 너도 오늘 일찍 와.
메리 : ............응.
도철 : 자네도 오늘 일찍 오게. 애 엄마가 떡볶이 하나는 기가 막혀.
대구 : 다른 것도 다 맛있습니다. 장모님, 왔다예요!
성자 : 이사람 보게! 누구더러 장모님이래! 큰일 날 소리하고 있어.
도철 : 장모님 싫다네. 이 사람도 그냥 아버님이라고 부르게.
성자 : 저기요...... 이번 주 내로 지낼 데를 다시 알아봐줄래요?
여기서 있는 거 보고 우리 사윗감 후보 도진이가 오해라도 하면 어떡해.
풍운 : 보아하니 두 청년이 말하자면 연적인데.... 원래 경쟁이 있어야 더 튼실해지는 것 아닙니까.
꽃바구니를 든 택배직원, 들어선다.
택배 : 오성자씨 댁 맞습니까?
성자 : 네, 제가 오성잔데요.
택배 : 여기 싸인 좀 해주십시오.
도철 : 누가 당신한테 꽃을 보낸거야. 꼭두새벽부터.
성자 : 어머! 내 사윗감 후보 선도진이 보냈네.
대구 : ....................!
도철 : 하여간 그 녀석 낯간지러운 짓도 잘해.
대구 : 메리씨, 우리 점심에 영화 한 편 같이 볼까요?
메리 : 나 오늘부터 아주 바빠요.
S#22. 학교 운동장 /(D3)
아문이 손흔들고 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차에 타는 소란과 대구.
소란 : 대구씨 덕분에 요즘은 우리 아문이 학교폭력에 시달리지도 않고 너무 좋아요.
대구 : 회장님과 인터뷰 까지 시간이 넉넉하죠?
소란 : 왜요? 같이 놀이공원이라도 갈까요?
대구 : 집에가서 옷이라도 좀 갈아입고 갈까... 해서요.
소란 : 참, 선도진 선생님 집에서 나오셨다면서요. 어젠 어디서 잤어요?
대구 : (출발하려는)........황메리씨네 집에서요.
소란 : 차 세워요 당장!
대구, 차를 세운다.
소란 : 대구씨는 벨도 없어요? 펜션에서 하는 말 똑똑히 들었잖아요. 그런데 그 집엔 왜 들어가요?
대구 : 상황이 좀 그렇게 됐어요.
소란 : 먼저 가세요. 이따 집에서 봐요. (하며 내리는)
S#23. 연극부실 /(D3)
도진, 책 보고 앉아있다.
소란, 뛰어 들어온다.
소란 : 아세요? 대구씨가 황메리씨 집에서 지낸다는거?
도진 : 예?
소란 : 이러구 있을 때가 아니예요. 오늘밤에 당장 청혼하세요!
S#24. 정수기 교육장 /(D3)
'깨끗한 물 최고의 물' '렌탈회원 100% 증가 목표' '이 달의 렌탈왕 나용자'
메리, 앉아서 설명을 듣고 있다. 시무룩한 얼굴.
설명 듣던 주부들 일어나서 구호 외친다. 메리도.
일동 : 오늘은 한 집, 내일은 두 집, 모레는 열 집! 일등이 되자! 왕이 되자! 나는 할 수 있다!
S#25. 부띠끄 / (D3)
메리, 들어온다.
메리 : 사랑하는 은자야.... 너무나도 얼굴이 까칠하구나....
은다 : 그치? 나도 요즘 느끼는건데....
메리 : 널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주겠어! (카타로그를 꺼내며) 믿을 수 있는 맑은 물 정수기, 여기 한 대 들여놓고 써봐.
한 달 이용료, 3만 5천원인데 내가 3만 2천원에 해줄께. 일 년 후엔 더 깍아주고.
은자 : 됐구! 오늘 고찾사 모임엔 갈꺼니?
메리 : 고찾사? 오늘 모인대?
은자 : 응, 그리고 그 때 그 시삽.... 이혼남 아니래. 총각이래. 그 때 농담한 거였어. 게시판에 들어가니까 리플이 장난 아냐.
어머 어머 재벌 총각이예요. 이혼남 아니예여.
메리 : 아, 그럼 거기 가서 영업 뛰면 딱이네.
은자 : 고맙다고 해.
메리 : 너두 여기다 정수기 들여놓고 고찾사 가면 딱이네. 자, 계약서 한 장 써라.
은자 : (밖에 부르는) 여기요! 잡상인 좀 처리해 주세요.
S#26. 수퍼 /(D3)
정수기 카타로그 놓고 설명하는 메리.
메리 : 우리 수퍼엔 이 정도가 있으면 딱 이죠. 월 사용료 만8천원.
황제 : 메리양은 지금 어디 소속이예요?
메리 : 저야 자랑스러운 황제 수퍼 소속이죠.
황제 : 냉장고 문만 열면 생수가 가득인데 이걸 왜 들여놔.
메리 : 비즈니스엔 냉정하시네..... 쓰바뚜두 하실 땐 예술가시면서.
황제 : 정수기 영업은 근무시간 끝나고 해요.
메리 : (시계보며) 영업시간 끝!
S#27.수퍼 앞 /(D3)
메리, 아줌마들에게 열심히 설명중, 수퍼 아저씨 나와서 바람 잡이 해주고.
메리 : 필터 관리 제가 매주 해드린다니까요.
황제 : 이거 써보니까 너무 좋더라....
메리 : 피곤할 때 이 물 받아 세수해 부세요. 얼굴이 확 달라져. 자, 카타로그 보시고 맘에 드는 것 찍어보세요.
아줌마들 점점 늘어난다. 카타로그 보고 물어보고.....
메리 : ........
황제 : (툭 치며) 뭐해! 사람들 몰려드는데.
메리 : 사장님 나 어떡해요......
황제 : 왜?
메리 :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노래를 하고 싶어요. 정수기 설명은 하기 싫고.
황제 : 그럼 노래해요. 나는 춤을 출테니.
메리 : .............(울적)...........
아줌마들 사라진 테이블.
메리, 앉아있다.
대구의 차, 오다가 선다.
메리 : ............
대구 : 벌써 더위 먹었나? 왜 그렇게 넋을 놓고 앉아 있어요?
메리 : ............. 참 웃긴다...... 꿈을 포기하기 전에는 수퍼에서 일하는 게 하나도 짜증나지 않고 부끄럽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내가 너무 싫고 동창이 지나다 날 볼까봐 두려워....
대구 : .......... 답이 딱 나오네. 포기하지 않음 되잖아. 당신 노래 잘 하더만.
메리 : 정수기 한 대 할래요? 이달 말까지 하면 한 달 사용료 20퍼센트 할인. 계약서 하나 써요. (계약서 주며) 자!
대구 : ............(계약서 물끄러미 보다가) 아차, 이거 늦겠다.
S#28. 소란네 부척 /(N3)
소란, 부길, 아문 커다란 양푼에 밥 비벼 셋이 떠먹고 있다.
부길 : 이상하게 이 시간만 되면 참을 수 없이 배가 고파져....
소란 : (밥 먹으면서 생각에 빠진)..........
부길 : 넌 밥 비벼 먹으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니?
아문 : 내가 한 번 떠먹을 때 엄마랑 동생은 숟가락질 몇 번 하나...
소란 : 엄마, 우리 집은 데릴 사위도 괜찮지?
부길 : 사람만 괜찮으면 우리야 좋지.
소란 : 나 대구씨랑 결혼할래.
부길 : (밥에 숟가락을 팍 꽂는다)
소란 : 아빠도 사람이 싫으면 대구씨한테 일을 맡겼겠어?
부길 : 너 니 아빠를 아직도 모르니? 니 아빠가 왜 우리나라 좋은 출판사 다 놔두고 사무실도 없고 작가도 무명인데
일을 줬겠어. 돈만 후하게 주면 편하게 부릴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냐.
그럴듯하게 자기를 포장하면서 써달라는 대로 써주길 바라니까.
소란 : 나 대구씨랑 결혼할꺼야.
부길 : 아빠 앞에선 입도 뻥긋하지 마.
아문 : 난 대구 오빠 좋은데.
소란 : 그치? 너두 좋지?
아문 : 응, 나도 한번 사귀어 보고 싶더라.
소란 : 이게 언니의 남자를 넘봐.
S#29. 세도 서재 /(D4)
대구는 열심히 메모하고 있다.
세도, 웅변이라도 하듯 제스쳐 크게 써가며 지나온 세월들을 혼자 감상적이 돼 얘기한다.
세도 : 고생만 하다 약 한번 못 써 보고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를 생각하면 난 못할 것이 없었어....
대구 : ....................
세도 : 그래서 드디어 내 집 한 칸을 처음 장만하던 날 우리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셨어..... 그리곤 웃으셨어....
(하다가 대구를 보며)...왜 안 적나?
대구 : ..... 눈물이 나서 펜을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세도 : 자네는 감수성이 예민한건가 아니면 슬픈 사연이 있는 건가.
대구 : 죄송합니다. 회장님....
세도 : 그러구보니 자네 부모님에 대해선 내가 물어본 적이 없군 그래. 부모님은 뭘 하시나?
대구 : 어머니는 제가 대학 다닐 때 돌아가셨고...
세도 : 아버지는?
대구 : ..........모릅니다.
세도 : 모르다니?
대구 : 돌아가셨는 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말씀해 주셨어요. 아버진 돌아가신 게 아니라구요.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그냥 어디론가 떠나셨답니다.
(풍운이 떠났던 이유는 나중에 설명) 전 아버지의 얼굴도 모릅니다...
세도 : 아버지를 찾아 보세 그럼. 내 도와주지.
대구 : ....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세도 : 만나서 왜 떠났냐고는 물어봐야 하지 않아.
대구 : ...................
세도 : 사람 하나 찾는 거 요즘 세상에 일도 아냐. 아버님 함자가 어떻게 되시나.
대구 : ..........찾아도 만나는 건 제 자유로 하게 해주십시오. 그냥 어떤 사람인 지 멀리서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세도 : 그래 그건 자네 자유야.
대구 : 박자 흥자 복자를 쓴다고 들었습니다.
세도 : .............박흥복? !!!!
대구 : 나이는 53년 생이고 일가친척이 하나도 없다고...
세도 : ....(물잔을 떨어뜨린다)
플래쉬 백 -- 9부
풍운 : 난 당분간 이 곳에서 지내야 해. 여기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왔어.
대구 : 회장님....
세도 : 응... 내 알아봐 주지.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세. 수고했어.
대구 : 예, 쉬십시오. (일어나 나간다)
세도 : .................
대구 : (나오면서) 소란씨.... 어디 계세요.
세 모녀, 화들짝 하며 양푼을 치운다. ............
대구 들어서면 쿠키와 샌드위치 놓여있고 우아한 홍차 놓여있다.
부길 : 오후 세시는 우리집 티 타임이라.... 대구씨도 티 한잔 하시죠.
대구, 앉아서 티를 마신다.
대구 : 이 홍자, 어떤 물로 우린겁니까? 물 맛이 좀 그런데요...
부길 : 비싼 생수사다 먹는데 우리집....
대구 : 그 집 우물의 물맛이 안 좋으면 집에 우환이 생긴다는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소란 : 그럼 어떡해요?
대구 : 정수기를 바꾸시면 됩니다. (카탈로그 꺼내들고 설명시작하는)
세도, 집무실 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세도 : 설마... (고개 젓다가)........만에 하나 리키박의 아들이라면.... 게임이 점점 재밌어지겠는 걸... (부르는) 꽁치야!
S#30. 연극부실 /(D4)
도진, 메리에게 뮤지컬 대본들을 내민다. Singing in the rain, West side story....
도진 : 기말고사 끝나면 조촐하게 뮤지컬 한 편을 올려볼까 하거든.
메리 : ................(쓸쓸) 뮤지컬을?
도진 : 응, 유명한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들을 열곡 정도 뽑아서 가사를 바꾸고 극 줄거리는 내가 만들어 볼려고.
메리 : 근사한데.
도진 : 줄거리야 뭐 별 거 있나, 우리 모두 꿈을 잃지 말자. 언젠간 이루어 진다.
메리 : ..............좋네.
도진 : 곡이랑 가사가 정해지면 노래 지도는 니가 좀 해줄래?
메리 : 내가 무슨....
도진 : 니가 딱인데 내가 보기엔.
메리 : 자신 없어.
도진 : ......알았어. 그럼 자신있어 질 때까지 기다려줄게.
메리 : .............
도진 : 오늘 저녁에 어머니가 만든 떡볶이 먹으러 가기로 했어. 집에 있을꺼지?
메리 : 응? 응..... 나는 잠깐 일 때문에 들러야 할데가 있는데 나도 금방 집으로 갈게 집에서 보자.
도진 : 그래.
S#31. 삼룡빌딩 앞 /(D4)
대구, 걸어 나오면서 통화중.
대구 : 아버님, 오늘 제가 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얼굴도장만 찍고 바로 갈테니 그동안 분위기 흐트러지지 않게 부탁드립니다.
도철(F) : 걱정 말게. 너무 늦지 않게 오구.
대구 : 그럼요. 제 불타는 진심을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도철(F) : 겉모습 뺀질한 남자만이 여자의 마음을 얻는 건 아니야. 자네가 이기길 바라네.
대구 : 감사합니다. 아버님은 진정한 사랑을 아는 분입니다.
대구, 하하하 웃으며 전화 끊는데 소란의 스포츠카가 와서 끼익선다.
소란 : 어머! 아직 안가셨네요 대구씨.... 그럼 그냥 같이 갈까요?
대구 : ........어딜요?
소란 : 고찾사요. 가서 극적으로 마주칠까 했는데 여기서 만나는 걸 보니 우린 인연이 특별한가 봐요.
대구 : ......아직 갈지 안 갈지 결정 못했는데....
소란 : 오늘 꼭 참석한다고 리플 단거 봤어요. 얼른 타요.
S#32. 고찾사 고기집 /(N4)
'고찾사 6월 모임 - 막창과 곱창을 찾아서--'
은자와 메리, 미리 도착해 있고.
시삽, 사람들 사이 돌아다니며 인사하고 있다.
메리 : 사람들이 빨리 모여야 비즈니스를 할텐데....
시삽 : 이번 모임에도 예외없이 참석해주셨군요. 당신을 우리 고찾사의 열혈 회원으로 인정합니다.
은자 : 근데 정말 총각 맞으세요?
시삽 : 예. 맞습니다.
은다 : 근데 저번에는 왜...
시삽 : 하하하. 이놈의 인기는 식을 날이 없어요. 간혹 가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분들이 신지라.
저보다는 고기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은자 : 어?? (어디로 시선)
대구와 소란, 다정히 들어선다.
은자 : 소란씨....
소란 : 어머, 은자씨! 어? 황메리씬 어떻게 왔어요?
메리 : 나야 여기 멤버죠.
시삽 : 어서오세요......야...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오늘은 또 새로운 파트너와........
대구 : 제 주변에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소란 : (대구의 팔짱을 기고 보란 듯이) 여기 앉아도 되나요?
메리 : 흥. 앉든지 말든지. (메리, 대구를 노려본다.)
대구 : (시선 돌리고)
S#33. 메리네 마루 /(N4)
도진, 성자와 떡볶이 먹는 중.
성자 : (꽃바구니르 보며) 아이구, 이런 꽃바구니는 태어나서 처음 받아 봐....
도진 : 어머니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참 맛있는 거 같아요.
성자 : 그래, 많이 먹어. 도진이가 해달라믄 내가 꼭두새벽에도 일어나 만들어 줄테니까.
도진 : 어머니 근데 대구가 여기서 지낸다면서요?
성자 : (당황) 으응...
(E) 전화벨
도진 : 여보세요.
소란(F) : 도대체 어디서 뭘하세요? 오늘 고찾사 모임에 오셨어야죠. 그 쪽에서 메리씨를 카바해주셔야 제가 대구씨를...
도진 : 고찾사요? 지금 메리 거기 있습니까?
S#34. 고찾사 고기집 /(N4)
도진, 들어서다 보면 메리, 사람들 붙잡고 늘어지며 정수기 설명.
메리 : (페트병에 담아온 물, 소주잔에 따라주며) 자자 한잔씩들 드셔보세요.
이 물 한잔만 마셔도 그냥 소화가 다 된다니까요. 숙변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그냥 직빵이예요.
소란 : 아까 우리집에서 물 맛 얘기하면서 정수기 판 것도 메리씨 때문이었어요?
대구 : 이왕이면 아는 사람한테 계약하는 게 좋죠.
소란 : 물이 먼저예요, 황메리가 먼저예요?
대구 : (모른척) 어? 도진이 형도 왔네.
도진 : (다가온다) 메리야.
메리 : 어? 도진아!
소란 : 어서 와요 도진씨. 잘 오셨어요.
은자, 떨어진 곳에서 시삽과 함께 다정히 앉아 있다가 도진을 본다.
은자 : 어! 저 사람은... 그때 그 반지?
시삽 : 야... 오늘은 신입회원이 정말 많으시네...
은자 : 기가 막혀... 그 반지가 그럼....
도진 소란 메리 대구 네 사람 한 테이블에 앉는다.
도진 : 대구 너, 집 나가서도 먹을 건 잘 먹고 다니는구나.
대구 : 일단 먹어요 형. 여기선 시간이 생명이야.
소란 : 그런데 뭐 이래.... 느끼하고 냄새도 이상해요.... 꽃등심 없어요?
메리 : 오늘은 곱창하고 막창 먹는 날이예요.
소란 : 그럼 우리 테이블만 시켜요, 돈은 내가 낼께요.
메리 : 정말 개념없네 이 사람.... 곱창 못 먹으면 집에 가요.
도진 : 메리야, 아까 넌 아까 왜 고찾사 온다는 말 안했니?
소란 : 남자친구 보는 앞에서 정수기 모집을 하고 싶진 않았겠죠. 도진씨가 이해하세요.
네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도는데 시삽이 다가오며 사진 한 장 내민다. 메리와 대구가 뽀뽀한 사진이다.
네 사람 모두 표정이 안 좋다.
시삽 : 퀵으로 보내드릴까 하다가 그냥 오늘 모임에서 한번 그 광경을 보면서 전해 드릴까하고 관뒀습니다.
이거 저희 카페 사진방에 올려도 되겠죠?
도진과 소란, 신경질적으로 사진을 뺏다가 사진이 쭉 찢어진다.
소란 : 그런데 이 두분은 왜 고기먹다 뽀뽀를 한건데요?
시삽 : 아.... 뽀뽀를 하면 회비를 면제해 주겠다고 했었거든요.
소란 : 그래요? 그럼 저도 오늘 할래요.
대구 : !!
메리 : !!
도진 : ??
소란 : 강대구씨랑!
시삽 : 자, 친애하는 고찾사 여러분. 오늘도 다시 한번 키스에 도전하는 분이 계십니다. (소란에게) 성함이....?
소란 : 이소란.
시삽 : 오늘 처음 오신 이소란씨와 지난 번 모임에 키스에 이어 오늘 또 다른 분과 키스에 도전하시는 복많은 남자 강대구씨.
일동 : 뽀뽀해! 뽀뽀해!
대구 : 소란씨..... 이건 좋지 않은 생각이예요.
메리 : ...........(긴장으로 노려보는)
도진 : (소란을 응원의 눈으로 보는)
대구 : (메리와 눈 마주친다) 좀 말려줘요!
메리 : 하세요. 난 상관없어요.
대구 : 정말 상관없어, 당신?
메리 : 해! 나랑 무슨 상관이야?
대구 : 정말이지?
메리 : 정말이야!
대구 : 좋아. 그럼 한다?
메리 : 하라니까. (그러면서도 불안한)
소란 : (팍 달려들어 뽀뽀)
사람들 우,.... 환호! 사진 찰칵 찰칵.
대구 : (입 막 닦으며) 왜이래요 진짜!
도진 : (헤벌쭉 좋아) 굿!
은자 : (와 박수치고) 최고다 최고야.
메리 갑자기 주먹을 꽉 쥐더니, 대구와 소란의 머리를 동시에 잡고 박차기를 날린다.
소란과 대구, 훌렁 나가 뻗는다.
메리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린다.
도진 : 메리야! (따라나가며)
S#35. 거리 /(N4)
대구, 건물 밖으로 막 뛰쳐나와 메리, 찾으면.
메리와 도진, 이미 택시를 타고 있다. 떠나는 택시.
대구, 택시 놓치고.
S#36. 메리네 마당 /(N4)
화난 표정으로 들어오는 메리, 쫓아 들어오는 도진.
도진 : 메리야, 너 왜 그래?
메리 : 거긴 왜 따라왔어? 내가 뮤지컬 배우 꿈을 접고 정수기 팔고 있다고 꼭 너한테 알려줘야해?
도진 : 나랑 결혼해. 내가 벌어다 주는 거 쓰면서 넌 다시 오디션에 도전하면 되잖아.
메리 : 나 지금 기분 안 좋아. 나중에 얘기하자.
도진 : (버럭) 메리야!
성자와 도철, 마루로 나온다.
풍운도 건넌방에서 방문을 연다.
성자 : 금방 왔네. 어서 올라와.
도진 : 어머님! 아버님! (무릎 꿇으며) 메리를 저한테 주십시오. 평생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습니다.
메리 : !!
도철 :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게 무슨 소리야.
도진 : 메리를 사랑합니다.
성자 : 부모님께 연락해. 상견례 날짜 잡자.
메리 : 엄마!
도진 : (미소 짓는데)
대구 : 잠깐!!!
마당으로 들어서는 대구.
대구 : (마당에 무릎 꿇으며) 저도 황메리를 사랑합니다! 황메리... 저한테 주세요!
메리, 꿇어앉은 두 남자 사이에서 어벙..........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