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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9경
제1경 고석정(孤石亭)
제2경 삼부연폭포(三釜淵瀑布)
제3경 직탕폭포(直湯瀑布)
제4경 매월대폭포(梅月臺瀑布)
제5경 순담(蓴潭)
제6경 소이산(所伊山) 재송평(裁松坪)
제7경 용암(熔岩)늪
제8경 송대소(松臺沼) 주상절리
제9경 학저수지 여명(黎明)
출처; 철원군 관광문화. 원래 8경인데, 2017년 9경으로 다시 선정했다.
1. 고석정
굽이친 한탄강에 외롭게 버틴 바위
솔향에 취해 졸다 미끄러진 물그림자
짓누른 세월 무게로 임꺽정도 못 건져
* 고석정은 한탄강(漢灘江) 제1의 명소이다. 물에 드리운 기암(奇巖)과 노송(老松)의 그림자를 보라! 임꺽정의 활동무대인 이곳은 그의 동상(銅像)에서 느끼듯 꿈틀댄 강한 근육질이 물위에도 어린다. 사철이 다 좋지만, 특히 설경이 아름답다.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의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었다.
* 《좋은 문학》 시낭송원고 2004년 2월. 중장 후구수정.
* 미리 지어둔 단독시조라, 새로 짓는 명승시조와 맛과 흥이 다르다. 당시는 몇 경이라는 전제나, 기속범주(羈束範疇)가 없었기에, 관점과 어휘선택 기준이 지금과 달랐다. 편의상 산가 12-29 ‘고석정의 물그림자’를 그대로 이기(移記)했다. 이하 제3경, 제5경도 마찬가지다.
2. 삼부연폭포
바위를 뚫고 올라 이무기 승천했지
세 폭포 물길 따라 무지개 어룽질 제
생고민(生苦悶) 가마솥에 쪄 푹 익은 선(禪) 맛보리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삼부연로에 있는 폭포다.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주위 환경이 매우 청결하다. 철원군청 소재지에서 동남 방향 1.5㎞ 지점, 명성산(921m) 기슭에 있다. 이 폭포에는 궁예가 철원을 태봉의 도읍으로 삼을 때, 소에 살던 이무기 3마리가 폭포의 바위를 뚫고 승천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이때 만들어진 바위의 구덩이 세 개가 가마솥(釜) 모양과 닮았다 하여 '삼부연(三釜淵)'이라 이름 붙여졌다. 실제로 폭포는 20m 높이에서 세 번 꺾인 후 떨어진다. 폭포수에 의해 만들어진 기묘한 물구덩이 세 개는 위에서부터 노귀탕, 솥탕, 가마탕으로 불린다. 1,000년 동안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말라본 적이 없어, 기우제를 지내왔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폭포 건너편에 ‘부연사’라는 암자가, 약 500m되는 곳에는 ‘오룡굴’이 있다. 동네 이름을 ‘용화동’이라고 부르며, 상류 3km 지점에 ‘용화저수지’가 있다. 신철원리를 지나, 철원-포천을 잇는 국도에서 이곳까지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다음 백과 수정 보완)
3. 직탕폭포
일자(一字)로 걸린 은한 피안(彼岸)엔 다각도장
거품 인 소용돌이 흑빵인양 이끼 강돌
직폭(直瀑)은 혜성이 되어 샹그릴라 관류(貫流)해
* 직탕폭포; 한탄강 하류에 형성된 폭포로 ‘철원 8경’의 하나로 꼽히며, 본명은 직탄폭포(直灘瀑布)이다.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한 형태의 '一'자형 폭포로, 높이 3.5~5m, 길이 80m의 거대한 암반을 넘어, 강 전체가 폭포를 이루며 쏟아져 내린다. 직강(直降)한 물은 승일교 아래에서 다시 남동쪽으로 꺾어지면서, 2km 밑 고석정을 휘감아 흐르고, 그기서 1.5㎞ 떨어진 ‘순담계곡’에 이르러 일대 절경을 빚는다. 여기 강안(江岸)의 움푹 파인 곳에는 주상절리(柱狀節理)가 보이며, 물거품은 현무암 강 바위들과 어울려 멋진 여울을 만든다. 한탄강은 시쳇말로 한탄(恨歎)하는 강이 아니라, 은하수(漢)와 여울(灘)이 조화롭게 흐르는 참 아름다운 강이다.(다음백과 발췌 수정)
* 샹그릴라((Shangri-La); 1933년 영국 작가 제임스 힐턴(James Hilton)이 발표한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등장하는 가상의 장소이다. 소설 속에서는 티베트 쿤룬산맥(崑崙山脈)에 있는 라마교 사원 공동체로 신비스런 이상향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며, 두 차례에 걸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그 후, 이 말은 지상낙원(地上樂園)이나, 유토피아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다.(다음 백과 수정)
* 종심을 넘기니, 정신적으로 피폐한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들다. 배고픔의 상징 곰팡이(이끼) 낀 흑빵(강돌)이 먹고 싶다. 우리는 왜 그 시절이 그리울까? 풍요는 ‘인간이 저지른 죄’인 것이다.
* 졸작 미음완보 제 151번 ‘직탕폭포’ 시조 이기함.
4. 매월대폭포
벼랑 위 너럭바위 바둑 둔 아홉 은사(隱士)
궁중은 사슴 쫓나 여기 돌은 오불관언(吾不關焉)
쏟아진 폭포수 아래 임의 비창(悲愴) 애달파
*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매월동길. 매월대는 생육신의 한사람인 김시습 선생과, 8명의 의사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에 비분한 나머지 관직을 버리고, 이 일대 산촌으로 은거해 소일하던 곳이다. 복계산(福桂山1,057m) 기슭 표고 595m에 위치한, 깎아 세운 듯 40m 높이의 층암절벽(일명 선암)을 말한다. 전설에 따르면, 아홉 선비는 이 암반에 바둑판을 새겨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했다고 한다. 그 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매월대라 부른다. 여기서 동쪽 1km 정도에 ‘매월대폭포’가 있는데, 사계절 장관을 이룬다. TV 드라마 임꺽정, 덕이의 촬영장소로 세트를 잘 보존해, 관광객의 볼거리로 제공된다. 이곳으로 통하는 등산로를 따라, 산 정상까지 등산할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SBS 오락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외눈박이 개 ‘덕구’의 길 안내도 받을 수 있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수정)
* 중원축록(中原逐鹿); 중원에서 사슴을 쫓다. 제위(帝位)나 정권 따위를 얻으려고 다투는 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고사성어대사전)
* 비창;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콥스키(Chaikovskii, P.I. 1840~1893)가 1893년 8~9월 작곡한 교향곡 제6번. 세계적 명곡의 하나로, 절망적이고 비통한 감정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5. 순담
순채(蓴菜)가 뜨는 청류 래프팅 신나는데
어영차 노(櫓) 소리에 꺽지는 경기(驚氣) 들고
베짱이 능금 깨문 채 공후인(箜篌引)을 뜯느니
* 순담계곡; 철원군청에서 북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다. 조선 정조 때 김관주(金觀柱 1743~1806)가 거문고 모양의 연못을 파고서, 순(蓴)이라는 약초를 제천 의림지에서 구해다 심었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기묘한 바위와 깎아 내린 벼랑, 연못 등 볼거리가 풍성하며, 수량이 풍부하고, 강변에는 보기 드문 하얀 모래밭이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계곡 뒤편으로는 래프팅 최적지인 뒷강이 위치,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다음백과 발췌 수정). 인제 내린천, 영월 동강, 산청 경호강과 함께 이름을 떨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고석정을 왕래하는 유람선이 등장해 일반 관광객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 관군에 쫓긴 임꺽정은 고석정에 숨어살다, 물고기인 ‘꺽지’ 혹은 ‘꺽저기’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 공후인: 고조선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가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를 악곡(樂曲)으로 이르는 말이다. 백수 광부(白首狂夫)가 험한 강물을 건너다 익사하자, 그를 만류하지 못한 그의 아내가 공후(箜篌)를 타면서, 이 노래를 지어 슬픔을 나타낸 뒤에, 남편의 뒤를 좇아 강물에 빠져 죽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곽리자고(藿里子高)가 집으로 돌아와, 아내 여옥(麗玉)에게 목격담을 이야기하자, 여옥이 공후를 타면서 그것을 노래로 옮겨 불렀다고 한다.(어학사전)
* 공무도하가; 公無渡河(공무도하) 公竟渡河(공경도하) 墮下而死(타하이사) 當奈公何(당내공하) 진(晉) 나라 최표(崔豹)가 엮은 [고금주(古今注)]에 관련 설화와 함께 전해진 내용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소 /임은 끝내 그 강을 건너셨네 /건너다 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아, 님이시여! 이 일을 어찌하리까]. 시제(詩題)는 [공후인을 타면서]로 번역된다. 원래 가사는 전하지 않으며, 한역(漢譯)된 가사가 전한데서 비롯되었다.(출처 문우이자 시조인인 장희구의 ‘한시 머금은 번안시 5’에서)
* 이승하의 시 ‘한탄강에서 공후인을 듣다’. “나 반드시 썩을 것이니(중략) 내 이 머리 누구처럼 하얗게 세기 전에”
* 순채; 연못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한다. 근경이 옆으로 가지를 치면서 자라고 원줄기는 수면을 향해 길게 자라며 드문드문 가지를 친다. 잎은 어긋나고 잎이 피려고 할 때, 어린줄기와 더불어 점질의 투명체로 덮인다. 완전히 자란 잎은 수면에 뜨며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길이 6~10cm, 너비 4~6cm 정도이다. 6~7월에 개화한다. 꽃은 검은 홍자색이며, 물에 약간 잠긴 채로 핀다. 열매는 난형으로 물속에서 익고 꽃받침과 암술대가 달려 있다. ‘연꽃’과 달리 꽃과 잎이 소형이며, 꽃받침조각과 꽃밥이 각 3개이고 수술은 12~18개이다. 봄과 여름에 어린 싹이 점액으로 덮여 있을 때, 채취하여 묵나물, 무침, 맑은장국, 양념장국을 넣어 소면처럼 먹는다. 식용이나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사순(絲蓴, Si-Chun), 순(蓴, Chun), 순채(舜菜·蒓菜 Chun-Cai)로도 표기한다. 이상은 필자와 대구상고 동기이자, 우리나라 들꽃 식물학계의 권위자인 전 강병화(姜炳華 1947.2.26~) 교수가 저술한, ‘우리주변식물생태도감’에서 발췌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작물재배학을 전공하고, 독일 호헨하임(Hohenheim) 대학교에서 ‘잡초방제에 관한 논문’으로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재배환경, 잡초방제, 야생식물, 자원식물 등에 관한 강의를 하였다, 한편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지금 한탄강은 수질이 나빠 사라졌다. 충북(忠北) 제천(堤川) 의림지(義林池)에서 군락을 이뤘는데, 요즘도 잘 자라는지는 알 수 없다.
* 졸작 미음완보 제152번 ‘순담계곡’ 시조 이기함.
6. 소이산 재송평
얕아도 당찬 저〔伊〕 산 북녘 땅 훤한 조망
평야는 광활하고 시원스레 펼친 풍광
숲속은 지뢰 묻혀도 백패킹은 신나요
* 소이산(362m)은 노동당사 건너편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이지만, 광활한 철원평야를 볼 수 있다. 위쪽으로 보이는 산이 북녘 땅이다. 아직 지뢰가 묻혀있긴 하나, 아이러니 하게도 백패킹(배낭도보여행)의 명소가 되었다. 때 묻지 않은 숲과, 산정상의 모습이 정취 있다. 매년 10월 태봉제례(泰封祭禮)가 열리면, 복사꽃 오선녀(五仙女)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춘다.
7. 용암늪
닳다니 출렁다리 보(洑)에 뜬 부평초여
헤어진 노병 군화 녹내 난 지뢰꽃향
개구리 뛰논 늪에는 구름 한 점 빠지네
* 금강산 철도를 막아 만든 보로, DMZ남방 한계선 내에 조성된 농업용 저수지다. 전쟁 후 그 지역 경계근무를 섰던 병사들이 지나다니던 출렁다리는 수많은 세월 속에 낡고 닳은 흔적이 느껴지며, 60년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 유지 되었다.(네이버 블로그 ‘여행은 파랑새투어’ 인용)
8. 송대소 주상절리
비취빛 명경소(明鏡沼)를 호반새가 깨트리니
촘촘한 육면체(六面體)옥 돌단풍 향긋하고
어름치 산란할 적엔 만강홍(滿江紅)도 짙어져
* 한탄강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주상절리(柱狀節理)는 장송 송대소이다. 용암이 냉각 응고함에 따라 부피가 수축하여 생기는 다각형 기둥모양을 뜻한다. 이곳은 한여울 중에서 상당히 깊은 곳에 해당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 깊이가 명주실 한 타래가 들어가던 곳이다. 제주도 자삿개 절리와 비슷하다.
* 어름치; 임진강·한강·금강에서만 분포가 보고되고 있다. 금강에 서식하는 것은 천연기념물 제238호로 지정되어 있으나, 근래에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어름치 종(種) 자체도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했다.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하고, 전반부는 굵으며, 후반부는 가늘다. 주둥이는 길지만 뾰족하지 않고, 입술은 두껍지 않으며, 1쌍의 입수염이 있다. 옆줄의 전반부는 배쪽으로 휘어 있지만, 후반부는 중앙에 직선으로 나있다. 등쪽은 암갈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다. 몸의 옆면에는 눈보다 크지 않은 7~8줄의 흑점열(黑點列)이 세로로 나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담색이고,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는 지느러미살을 가로지르는 흑색 줄무늬가 3줄 이상씩 있다. 체장은 12~40cm이다.(다음 백과)
* 만강홍(滿江紅); 중국 북송 때의 명장 악비(岳飛 1103~1141)가, 우국충절을 비장하게 읊은 유명한 사(詞)이다. 흔히 물개구리밥(꽃말 나그네, 떠돌이), 붉은개구리밥 등을 지칭하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붉은 색을 띠는 데, 강이 온통 홍색으로 가득 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충렬단심(忠烈丹心)을 뜻한다.
* 호반새; 국내에서는 드물게 찾아오는 여름철새다. 5월 초순에 도래하며, 9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전체적으로 진한 주황색이다. 암수 구별이 힘들다. 허리에 폭 좁은 푸른색 세로 줄무늬가 있지만, 야외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몸 아랫면은 몸 윗면보다 색이 연하다. 붉은색 부리는 크고 굵다. 다리는 매우 짧다.
9. 학저수지 여명
학 떼가 날아온 못 배스는 잠영(潛泳)하고
아득히 노을 지면 출사(出寫)꾼 앵글 돌아
여명(黎明)이 밝아올 때쯤 힘찬 비상(飛翔) 눈부셔
*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에 위치한다. 현 강산리, 중강리, 하갈리 등의 협곡에서 유입하는 수자원으로, 1921년 일제가 설비하였다가 광복 후, 중앙농지개량조합이 보수 확장한 인공저수지다. 일명 ‘학지’(鶴池)라 한다. 여기서 바라보는 노을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출사를 오는 장소이기도 하다. 근방에는 도피안사(到彼岸寺)가 있다.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신라 경문왕 5년(865)에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출처; 강원도청)
* 배스; 몸길이는 약 25~60cm이다. 몸 등쪽은 짙은 푸른색을 띠고, 배쪽은 노란색을 띠며, 몸 가운데에는 진한 색 줄무늬가 길게 있다. 전국의 주요 강과 하천, 댐, 저수지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원산지는 미국의 남부와 동부지역이지만, 북아메리카 전역과 양식 및 낚시 대용으로 전 세계로 이식되고 있다. 외래종으로, 생태계교란야생동물로 분류한다. 학명은 Micropterus salmoides(Lacepède, 1802)이다 (담수어류도감). 이 저수지는 배스가 많아 낚시꾼도 즐겨 찾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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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山》 제86호(2017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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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만합니다
잘 감상해주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