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니스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서는 2023년도에 참가 슬롯을 먼저 따야한다.
하지만 30%이내의 나의 실력으로는 슬롯(최소한 3등안에는 들어야 가능성이 있음)을 따기가 쉽지 않다. 2023년 구례대회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해는 수온이 너무 높아 슬롯 및 순위에 들기 위해서는 노슈트로 수영해야만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노슈트로 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모두 똑같은 상황이고 완주만 한다면 슬롯 획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용기를 내어 노슈트로 완주하고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니스 자전거 코스는 고도 1,200m, 획득고도 2,427m로 철인대회 코스 중 가장 힘든 코스로 악명이 높다.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컷지만 “기회가 왔을 때 가자” 싶어 덜컥 등록했다. 구레대회에서는 총 8명이 니스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니스 대회 완주를 위한 가장 큰 문제는 싸이클이다.
국내대회 오르막이 많이 없는 곳에서도 6시간30분~7시 이내가 내 기록인데
과연 컷어프 당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을지는 내 자신도 의문이었다.
겨울에는 싸이클파크에서 즈위프트로 훈련하였고 봄이 오자 야외에서 자전거 타기를 병행했다. 평소 평지훈련 위주에서 오르막 훈련으로 시작하자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오르막 훈련을 하니 거리를 채울 수 없었다.
오르막도 몇 번이나 쉬면서 고개를 넘어야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거리를 늘여갈 수 있었다.
야외 자전거 훈련은 양산 황산공원에서 출발해서 원동 2,3고개~천태호~천왕재 갔다가 자전거 도로로 복귀하는 180km였다. 처음에는 7~80km로 시작해서 점점 거리를 늘여서 대회전까지 180km(획득고도 1,600m)를 5번 정도 탈 수 있었다.
7~8월 한여름의 훈련은 많이 힘들었지만 니스대회 자전거 코스를 생각하면 게으름을 피울수 없었다.
프랑스 니스대회는 8명이 같이 가기로 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와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국내에서 4명, 미국거주 한인1명 총5명이 참여하게 되었다.
3명은 니스에서 합류하였고 나는 제주거주 김춘화언니와 프랑스 일정을 같이 하게 되었다. 김춘화님은 딸2명과 사위2명의 호위를 받으며 왔고 덕택에 나는 숙소 및 이동, 여행까지 꽉 짜진 일정에 무임승차해서 편하게 잘 다녀올 수 있었다.
대회 후에는 힘들어 여행하기 쉽지 않다고 해서 대회전에 일찍 프랑스에 도착해서 올림픽의 여운이 남아있는 에펠탑, 개선문 ,세느강, 루부르 박물관, 베르사유궁전등을 구경하고, 대회4일전 니스에 도착하여 관광, 니스해변에서 수영연습, 싸이클 코스 답사등 으로 일정을 채웠다.
싸이클 코스 답사는 생각보다 길고 높은 고도와 내리막에서의 좁은 길로 인하여 앞이 깜깜하였다. 오르막에서 손해본 시간을 내리막에서 만회하려고 하였는데 차량으로 답사시에는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는 구간으로만 보였던 것이다.
니스의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작년에는 노슈트였고 올해도 계속 기온이 높아 노슈트의 가능성이 높았으나 대회 몇일전부터 기온이 내려가서 하루 전까지 예측하기 힘들었으나 결국 슈트을 입고 진행되었다.
국내 대회와는 달리 부표는 있으나 줄이 없어 수영을 직선으로 하기기 쉽지 않았고 대회 당일 높은 파도로 인하여 부표가 보이지 않아 앞사람을 보고 갈 수밖에 없었고 부표 근처에 와서야 부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줄이 없어 계속해서 전방주시로 사람들과 부표를 번갈아 보면서 턴지점과 피니쉬 지점을 확인하며 늦더라도 단거리로 가자는 전략은 잘 맞은 것 같다.
싸이클은 10km까지는 평지, 그 이후부터 60km까지 1,200m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프로선수들은 벌써 사라져 보이지 않고 초반부터 오르막이 시작되자 덩치 좋은 서양 선수들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오르막은 최대한 편하게 해서 내리막에서 시간을 줄이자는 전략이었으나 생각보다 오르막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였다.
이런 속도로 가다가는 싸이클 컷어프로 대회 완주가 힘들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든다. 120km에서 계속 내리막이라고 생각했던 자전거 코스는 간간히 긴 오르막이 몇 번이나 나타났고 경사가 급한 턴지점 3~4곳은 정확한 위치를 몰라 몇 번이고 속도를 줄여야 했다. 선수들이 계속 시계를 보기 시작한다. 이 속도로 가면 싸이클 컷어프 시간안에 들지 못한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다들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보급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보급 시간도 아끼고 힘껏 패달을 밟아
평소 내 파워보다 높게 오버해서 속도를 내어 본다. 내리막에서도 가시 거리가 확보되면 속도를 내어 아슬아슬하게 컷어프를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싸이클에서 보급도 없이 너무 무리한 패달링을 한 탓인지 런에서는 이미 다리가 굳어 도저히 달리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초반 오르막에서 속도를 좀 더 내고 후반에서 다리를 풀어주어야 하는데 계산 착오다.
이제 남은건 런이다.
6시간 이내 런을 뛰어야 17시간 제한시간안에 들어와서 완주할 수 있다.
분명 싸이클 오르막 지점에서 덩치좋은 선수들을 제법 따라 잡기도 했고 내리막이나 평지에서도 선수들을 뒤로 하고 골인해서 런을 시작하는데 생각보다 내 뒤에 선수들이 많이 없다. 싸이클 컷어프 10분전에 들어와서 10분 이후의 사람들은 컷어프라 런을 뛰지 못한 것이다. 니스대회의 24%정도가 DNF. 헉....
총 4랩인데 첫바퀴부터 속도가 좀처름 나지 않는다. 월드챔피언선수들인 만큼 나이가 많아 보이는 선수들도 뛰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그래도 국내 대회에서는 런에서 따라 잡는 묘미가 있었는데 같은 속도는 커녕 계속 처진다. 내 뒤로 뛰던 선수들도 하나 둘 보이지 않는다. 걷지 않고 뛰면 완주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힘겹게 2랩, 3랩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 4랩에서는 주로에 20명 정도가 보였다. 이제 걷는 사람도 보이고 배우자로 보이는 분이 같이 손을 잡고 부축해서 뒤뚱이며 걷는 분도 보이고 마지막 힘을 내어 달리는 사람들이 서로 응원하며 지나친다.
런 주로에서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걷지 않고 뛰다 보니 드디어 결승점이 보인다. 완주시간은 제한시간을 10여분 남겨둔 16:45:23분. 늦은 시간까지 골인 지점에는 많은 관중들과 아이언맨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켜 주었고 춘화언니 딸이 전해준 태극기를 들고 피니쉬 라인을 들어가는데 “코리아 수미강” 이라고 아나운서가 이야기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이 대회를 위해 준비한 지나간 시간들과 감사한 사람들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같이 훈련한 서부산철인클럽 회원들, 싸이클파크 오상환 코치님 및 회원들, 해외 출전하는 한국선수들을 위해 매년 유니폼 및 단체티를 제공해주신 신현두님, 니스대회를 위해 여행 및 대회일정을 완벽하게 준비해준 제주 김춘화 언니, 와이프 운동 응원해준 남편과 가족들 모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첫댓글 누나 후기 읽으면서 눈물이 나네요.
가슴도 먹먹하고 감동의 물결이~~~
수미누나 소중한 추억 평생 간직 하시고 앞으로 그 어떤 역경과 어려움도 수미누나 를 가로 막지 못할듯요.
서부산 철인클럽의 자랑이자
대한민국 철인중 최강! 임을 인정합니다. 강수미 철인님 진심으로 리스팩♡ 합니다.
깜짝이야...지금 새벽 1시16분인데...안자나? ㅎㅎ
나두 눈물나네요
여름언덕장거리 혼자서 묵묵히해내시고
니스가 사람을 잡네요.
남은대회는 무리하지마시고 여유있게
즐기셨음 좋겠어요
이제 목표한것 끝났으니 즐기고 와야지..ㅎㅎ
와우!
태극기들고 들어오는 모습 너무 멋집니다.
태극기 땜에 더 맘이 찡힌듯...
사진을보니 너무 멋지고 부럽네요
끝까지 굴하지않고 힘듦을 참아내며 뛰어준 수미가 월드챔피언입니다~
그런 깡은 어디서 나옵니까 ㅋ
언니 보다 많이 부족해요..ㅎㅎ
최고다!!
감사합니당
수미강 서방 잘 만나 말년에 꽃이 피네.
멋지다.푸하하하
네..서방님 덕분입니다.
멋져요. 누구나 생각은 하는데, 하지 못하는걸, 완주 축하드립니다.
언니야
너무 대단해~~
코리아 수미강에 나도 코끝이 찡해지네~
축하하고
코나대회 출전도 축하하고
내일 출국하는 랑카위 대회도
무사완주 응원한데이~~화이팅!!^^
선배님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많은 노력을 해서 서부산을 더 빛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후기 너무 잘 읽었고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충성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획득고도 어마어마하네요 ㅎㅎ
사진도 멋지게 나오고 축하 축하 드립니다👏👏👏👏👏
언니야. 너무 멋지다. 축하해!!!!
이렇게 긴 후기는 정말 오랫만이네.
얼마나 힘들고 긴 여운이 남았을지 짐작이 간다.
이번주 랑카위 대회도 무사완주 하고 온나~~~~
화이팅!!!
누님은 다~계획이 있었군요^^
멋지게 잘 해내신 대단한 도전..
축하드립니다~
멋진 피니쉬 사진 넘 좋은데요^^
월클등극 너무 멋집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저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역시 깡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