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를 주님께로 이끌어주소서”
루이즈 드 마리약 성녀는 하느님 아버지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받으시는 영광을 이야기하는 요한복음의 다음 구절(12장 28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소명 그리고 병자와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수녀회의 소명의 본질은 모두 사랑에 있다고 말한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그러자 하늘에서 '나는 이미 그것을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다시 영광스럽게 하겠다.'는 소리가 들려왔다.”(요한 12, 28)
그리고 루이즈 드 마리약 성녀가 생전에 수녀회의 딸들에게 남긴 말들에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랑하는 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용기를 냅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성자께 하신 말씀, 곧 당신 이름을 거룩하게 하겠다 하신 말씀을 이루도록 합시다.
당신이 올라가시면 모든 것을 당신께로 모아들이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가진 힘이 바로 이것입니다. 만물의 창조주에게 모든 통치가 주어지는 것이 올바른 일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어찌 영광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사랑하는 그분의 뜻을 따르고, 주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빛을 발하게 합시다.”
“주님께서 우리를 끌어당기기 위해 영광 받으시는 것을 볼 때, 그러나 우리가 가진 악한 습성과 우리를 내리누르는 힘이 하늘로 끌어올리는 주님 사랑의 힘보다 더 세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오, 주님, 저희를 주님께로 끌어주소서. 저희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주님의 향유 내음을 맡고 달려가게 하소서. (아가 1, 3)주님 사랑에서 떨어지지 못하도록 저희를 붙잡아주십시오.
진실로 주님은 저희를 불러들이길 원하십니다. 우리 모두 이 말씀을 깊이 묵상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주님 것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이 땅에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정결한 사랑의 법 가운데 하찮은 규정 하나라도 거스르거나 나를 내 마음대로 쓰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도둑질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의 삶은 사랑의 주님께서 이 땅에서 영광 받으시고 돌아가실 때까지 가르치신 계명을 지키고, 언제나 ‘예'라는 응답을 통해, 거룩하고 정결한 사랑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이 정결한 사랑의 불을 사랑하고 꺼뜨리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이 사랑은 우리에게서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주님께서 사랑으로 하신 모든 일을 기억 속에 잘 간직하고 본받도록 하십시오. 주님은 모든 영혼들에게 보편적으로 주시는 사랑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십니다.
주님은 당신의 정결한 사랑을 통해, 그중에서도 어떤 영혼들을 들어 높이시고 특별히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어 하십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길 바라십니다. 당신의 옛 계약과 새 계약이 모두 우리에게 그것을 명령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을 약속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그분은 아버지와 함께 우리에게 내려오시고 우리 안에 거하실 것입니다.”
“곤경에 처한 이들에게 힘이 되고 그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이는 오직 선하신 당신 한 분뿐이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우리 시대의 하느님께서는 특별히 여자들을 당신 섭리의 도구로 뽑으십니다.”
“온유한 마음을 가지십시오. 본성적인 욕구와 습관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보면, 그래서 거기서 자유로운 인간은 솔직히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여러분은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상이 가장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하느님에게서는 가장 큰 사랑을 받습니다."
루이즈 드 마리약 성녀(St. Louise de Marillac)는 1591년 8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혼외자로 태어났기에 생모가 누군지 평생 몰랐지만, 귀족인 아버지 가문의 일원으로 도미니코 수녀원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열세 살에 파리의 어느 빈민구호소에서 사람들을 가르칠 정도로 학식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러나 그 무렵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육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중에 수도자의 삶을 동경했지만 여러 이유로 거부되고, 1613년 당시 프랑스 여왕의 비서였던 앙투안 르 그라 백작과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았다. 그 평온한 결혼생활도 12년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건강이 안 좋았던 남편이 1625년 사망했기 때문이다.
다시금 직면한 고난과 고통의 한가운데서 기도하던 중 공동체 안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며 살게 될 것이라는 주님의 뜻을 들었다. 그 주님의 뜻대로 당시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돌보고 있던 성 빈첸시오 드 폴 신부(축일 9월 27일)를 만나게 되었다. 이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의 활동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는데,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본당 단위의 애덕회가 조직되었고, 루이즈 드 마리약을 초대 원장으로 하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가 1633년 창설되었다. 공동창설자인 성 빈첸시오 드 폴 신부가 선종하기 몇 달 전인 1660년 3월 15일, 루이즈 드 마리약이 세상을 떠날 때 프랑스 내에는 이미 40개의 이 수도원이 있었고, 병자와 가난한 이를 돕는 구호소는 수없이 많았다.
1934년에 시성되었으며(축일 3월 15일), 1960년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사회복지사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박규희 옮김
(마리아지 2024년 3•4월호 통권 244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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