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네에서 앤디워홀 까지 ]
'7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5호선 광화문역 9번출구'
오늘의 첫 번째 미션이다. 야간형인 나의 생활 패턴에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아닌 나이에
하루7~ 8시간은 자 줘야 머리가 개운하게 윤활유 잘 먹인 기계처럼 매끄럽게 움직인다 해도 최소한 오전 8시에는 기상해야
무난한 미션클리어 인데 어렴풋한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오전 9시 이게 뭐니...날씨만큼이나 덥다
베란다에서는 내가 뿌려줄 물줄기만을 기다리는
예쁘기만 한 나무며 꽃은, 또 꽃단장은 언제 하고...아니 이럴 시간 없어 30분 만에 시속 200KM 달려 볼까? 초록초록 핑크 화이트
방긋 웃는 붉은 장미
'오늘은 좀 거칠어 참을 수 있지? ' 시원하게 물 뿌려주고 양치하고 세수하고 머리 감기 패스 어젯밤 코디해둔 옷 슉슉 걸치고 정수기 콕 눌러 텀블러에 물 담고 바깥 기온 37도 견디려면 선글라스 양산은 필수템 가방 번쩍 들고 신발은 그래도 유럽인들 만나려면 KNOU여학생 품위를 지켜 힐은 신어줘야지 구두 후쿠는 엘베에서 잠그고 달려라 하니~ 아니 숙재야~ 헉헉 숨찬 것도 모르겠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고 고 고 마곡역 지하도가 이렇게 기이 ㄹ ㄹㄹ 줄이야
에고 학우님들은 이미 도착 완료 문자 숑숑 올라오네! 흐흐흐
무려 10분 지각 평안한 미소로 맞아 주시는 어여쁘신 학우님들 어디 숨을 곳이라도 엄마 치마폭에 얼굴이라도 묻었으면
머쓱하게 인사하고 오늘 첫 번째 미션은 이렇게 엉망진창 클리어했다.
25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