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to Face展을 개최하며
확실히 봄은 우리들 마음을 조금 들뜨게 합니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게 만들기도 하고 지난날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산성에도 봄을 찾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활짝 핀 꽃들과 싱그러운 바람은 막걸리와 파전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봄날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그 따뜻한 봄바람에 기대어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신과 달리 불안전한 존재라서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드러냅니다. 당연히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이를 이어주는 끈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 왔습니다. 어린시절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TV를 보았던 기억이나 수줍은 사연을 보내 방송이 되기를 기다렸던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제 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디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Face to Face전은 SNS의 시스템을 이용한 전시입니다. 기획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전시가 아니라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시가 기획되는 방식입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지만 미술관의 사정상 일정기간동안 추천된 작가들로 한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전시는 작가들에 의한 작가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전시의 개념이나 주제에 맞는 작가들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가가 이유를 밝히고 작가를 추천하면 그 작가가 다시 다른 작가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추천된 55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참여하는 작가들은 다양한 세대를 망라하고 있으며 작업의 스타일이나 내용도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Face to Face”라는 말은 “대면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숙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1인 미디어시대를 가능하게 했던 Facebook이라는 매체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합니다. 네트워크의 확장에 염두를 두었던 Facebook은 이전의 매체와는 새로운 소통수단으로 인정되면서 전 세계 7억 이상이 가입되어있는 SNS입니다. 이번전시는 작가가 작가를 큐레이팅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작가의 인적 네트워크를 전시기획의 개념으로 끌어들인데 의미가 있습니다. 미디어가 쌍방향으로 작동되는 시대에 전시기획이 그렇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또한 작가가 생각하는 작가를 통해 기획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새로운 작가들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보자는 것도 이번전시의 또 다른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킴스아트필드미술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에 부치는 일도 많고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상처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미술관이 성장해 나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위대한 미술관 보다는 사람의 마음속에 남을 수 있는 미술관을 꿈꾸어 봅니다.
이번전시를 위해 노력해주신 미술관 자문위원과 스탭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작가여러분에게는 더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참여한 작가여러분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4월, 봄꽃 만연한 산성에 위치한 킴스아트필드미술관에서 개최하는 Face to Face전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