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최영주 입니다.
서론는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에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
아버님 전 상서
저는 지금 자식을 위해 모진 생을 살다 가셨던 아버님의 영전에 이 글을 바칩니다.
1. 아버지! 아버지는 근면 그 자체였습니다.
언제나 말 한마디 없이 오로지 농부로서 삶의 그날까지 일에만 열중하셨던 아버지, 가난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김치와 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채우시고 새벽같이 들녘으로 일하로 나가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지금도 두 눈에 아물거립니다.
매일같이 새벽 일찍 일어나 지개를 지고 먼 산에가 땔감을 하여 오시면 땔감에 묻어온 진달래 잎을 따먹던 그때의 아버지의 지친 모습이 지금도 저의 눈에 선합니다.
이제 환갑이 넘어 3자녀의 가장인 저도 아버지의 근면을 본받아 직장에서 부지런히 일해 남보다 우수한 사원으로 30년간을 일하였으며 사회에 나와서도 밤을 낮 삼아 일해 지금은 상당한 재산을 모아 어려운 사람에게 저의 도움을 베풀어 주는 당신의 아들이 되었답니다.
2. 아버지! 아버지는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아침밥상의 조그마한 굴비 한 마리를 당신은 머리를 뜯으면서 나에게는 살을 발라 숟갈에 얻어주시던 아버지, 고등학교 시절 대구의 삼촌댁에서 공부 할 때 돼지고기를 구워 혹시라도 식을까봐 전대를 만들어 가슴에 두르시고 3시간이 걸리는 버스를 타고와 중국집에서 당신은 자장면을 드시면서 나에게는 그 많은 돼지고기를 다 먹도록 입에 넣어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 환갑이 넘은 저의 가슴을 찡하게 하는 아버지의 참사랑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은 오래참고, 온유하며,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불의에 기뻐하지 아니하며 믿음과,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이라고 한 성경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아버지 저도 두 딸과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성인의 말씀과 제가 겪은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참사랑을 저의 자식에게도 아버님을 따라가는 그때까지 무한정 베푸는 당신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3. 아버지! 아버지는 도덕 교과서이자 성인이셨습니다.
언젠가 메마른 논에 물을 대면서 욕심 많은 박씨 아저씨가 우리논의 물길을 막고 자기 논으로 물을 대던 것을 보시면서도 당신의 화나는 모습을 자재하며 박씨를 설득시키셨던 아버지, 이웃의 애경사에 언재나 남보다 먼저 가셔서 그 집안을 돌보아주던 아버지의 모습, 어렵게 살면서도 남의 물건을 탐내거나 남에게 신세질 일을 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당신의 고단한 육체로서 모든 것을 행동으로 저이에게 보여 주셨던 흰 광목 바지에 누런 베적삼을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분명 성인이셨습니다.
저도 6.25 전쟁 후 초근목피로 끼니를 때워오던 그 시절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이웃 종찬이네 오이밭에서 오이를 훔쳐 점심끼니를 때우고, 책 살돈이 없어 용진이의 전과지도서를 훔쳐보든 그때가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자력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도록 일러주는 좋은 아빠가 되었답니다.
아버지!
이제 큰딸 혜정이는 배필을 찾는 중이나 둘째 혜원이는 12월 중순에 결혼을 하게 되며 막내 종훈이도 얼마 전에 좋은 회사에 취직이 되었답니다. 자식들 모두 있으면서도 없는 듯이 조용히 착하게 성장하여 아침저녁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여간 대견스럽지 않습니다. 아내 안순자는 내년에 환갑을 맞이하나 오늘도 가계에 나가 종업원들과 같이 왕십리역사 푸드코트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 오므라이스를 만드느라고 분주하답니다.
아버지를 부르면 어머니 생각이 절로 떠오르며 거미처럼 자신의 몸을 자식을 위해 희생하셨던 아버지 어머니가 지금도 두 눈에 선합니다. 이승에서 그토록 고생하셨던 아버님 어머님 두분의 영혼이 저승에서는 편안히 계시는 지요. 이제 인생의 2/3를 지내온 당신의 아들 영주는 가족에게 근면과, 사랑과, 착하게 살아 갈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이 세상을 떠나 저승에서 부모님을 다시뵈올 때 가족에게 멋진 아빠였던 너는 나보다 더 훌륭한 가장이였노라고 아버님의 칭찬을 받는 수줍은 아들이 되겠습니다.
아버님을 생각하며 눈물속에 글을 쓰는 막둥이 영주가..
2009년 11월 14일
보내는이
이승주소: 서울시 송파구 잠살동 44번지
레이크팰리스아파트 134동 1102호
최영주 올림
받는이
저승주소: 천국 사랑시 행복구 즐거움동 1번지
저승낙원 아파트 1976년 1월 12일 입주자동
최 경 진 귀하
첫댓글 영주친구야 가슴이찡하구먼 지금까지 어머님전상서는 많았지만 아버님전상서는 ..그것도 저승에계신아버님께..
지금부터라도 후일자식들이보기에 좋은아버지가되도록 매사에신경더쓰야겠구먼 친구야고마워,
훌륭하신 부모님을 기억 할 수 있는 아들도 많지 않지요.천국에 가서 아버지께 칭찬 받는 아들이 되고 싶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