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도 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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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에도 퍼 전쟁
올 겨울에도 치열한 퍼(fur)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백화점 세일에서 모피 기획전이 펼쳐지고, TV 등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행사장 및 공항패션에 연이어 퍼가 등장해 본격적인 퍼 시즌에 접어들었음을 체감하는 요즘 대부분의 브랜드가 퍼 아이템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예년보다 물량을 10~20% 늘리고 스타일을 다양화했으며, 퍼 사용에 소극적이던 브랜드들까지 관련 아이템을 구성해 판촉전에 돌입하고 있다.
올 추동 시즌 나온 퍼 아이템들은 털 길이가 짧은 퍼부터 풍부하고 탐스러운 와일드 퍼까지 다양하며, 여러 가지 퍼를 믹스매치하거나 가죽과 함께 활용한 아이템, 스커트, 재킷 등에 포인트로 활용한 것까지 여러 제품들이 준비돼 있다.
이중 전체를 퍼로 활용한 제품 중에는 호피나 얼룩무늬 등 화려한 스타일이 이전보다 많이 보인다.
실용적이고 저렴한 가격의 합성 퍼가 많이 나오고 부분 포인트로 사용된 제품들이 많아 20~30대 젊은 고객들의 구매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패션 업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퍼 아이템 전개가 가장 활발한 여성복은 최근 2~3년간 계속 물량을 늘려왔으며, 올 추동에도 10% 내외 더 준비했다.
중가 브랜드들의 경우 여름부터 모피 판매에 들어갔고, 고가 브랜드들은 최근 판매가 시작됐는데 혼수 시즌까지 겹치면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고가 브랜드 대부분이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보다 고급화시켜 100만 원대 후반 수준으로 제품을 내놨다.
스포츠 계열에서는 골프웨어가 적극적이다.
아우터에 포인트로 활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전체가 퍼로 이뤄진 모피 아이템을 대폭 선보이며 매출상승을 꾀하고 있다.
지난 겨울 모피 특화전략으로 매출활성화가 이뤄진 여미지의 ‘마코’는 올해 시즌을 더욱 앞당겨 빠르게 영업에 돌입, 전속모델 김남주 씨의 럭셔리하고 도시적인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모피 룩을 제안하며 품질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 임정식 부장은 “다양한 스타일의 모피로 점주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판매초기임에도 반응이 오고 있어 올 겨울에도 매출을 지키는 효자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페리어의 ‘슈페리어’, ‘임페리얼’, 동일레나운의 ‘아놀드파마’ 등도 10~15% 늘리고 전체를 퍼를 활용한 코트류와 베스트 스타일 수를 확대했으며, 한국월드패션의 ‘아다바트’도 이미 지난달 초부터 일본에서 매해 20~30대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인기를 끌어온 블루 폭스 퍼 베스트 판매를 시작, 퍼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아다바트’는 고급화에 초점을 두고 폭스 중 최상인 블루 폭스의 복부 털만을 사용하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슬림핏, 베스트뿐 아니라 스타일리시한 머플러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활용도를 높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엠유에스앤씨의 ‘엠유스포츠’도 올 추동 처음으로 퍼 아이템을 기획, 지난달 초부터 제품을 매장에 입고시켰다.
이렇듯 경쟁적인 출시로 너무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무리한 생산비용을 들여 늘린 퍼 아이템이 근심거리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장 내 다른 아이템보다 객단가가 훨씬 높아 겨울 매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는데 도움이 되지만 수요가 그만큼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날씨도 오락가락하고 전월세 대란, 교통비, 공공요금 및 세금 증가 등 환경적인 여건도 좋지 않아 무리하게 늘린 곳에 타격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