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돌아보며
언제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고 한 해의 끝자락이다. 70대 한가운데, 내년은 후반기 첫 해이다. 2019년 7월 31일 칠순을 맞아 이벤트도 하고, 색다른 식사를 한지 벌써 5년이 지나갔다. 가족 기념사진도 찍고, 생일상도 받고, 야구장 파티플로어석에서 11명이 식사하며 야구도 보았다. 한화에 역전 승 해서 생일 분위기를 돋우었다. 하나뿐인 누나가 함께 했는데,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난지 1년이 넘었다.
나이는 속일 수 없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할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저녁 식사도 개별 약속과 모임이 이어질 때는 정기적인 만남은 안 가는 경우가 많다. 술은 물 반, 소주 반으로 먹거나 맥주를 마시며 절제를 하지만 과유불급을 잊어버릴 적이 있어 고쳐야 할 일 중에 하나다.
올 해는 아내가 고희를 맞았고, 아들도 결혼을 했고, 코로나로 하지 못했던 국내여행도 했다. 4월 27일 목요일은 결혼기념일이고 아내의 생일이다. 생일 이벤트도 하고, 수성구 고급 한식당에서 식사하며 축하했다. 저녁에는 발렌타인 30년 산을 마시며, 아들이 가족 사진을 모아 만든 동영상을 보고 웃기도 울기도 했다. 마음 속에는 있지만 사랑한다는 말 자주 못하고, 특별한 생일에 선물 하나 주지 못한 게 내내 가슴 아프다.
10월 21일 토요일 1시 웨딩비엔나 4층 컨벤션홀에서 아들이 결혼식을 했다. 신랑 신부 보다 양가 부모가 먼저 아내와 손잡고 입장하는 경험도 했다. 신랑은 엄정화의 Festival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입장해 하객의 환호를 받았다. 부모님께 드리는 영상 편지를 왁스의 황혼의 문턱을 배경음악으로 띄워 눈물 지었다. 허례허식과 절차를 생략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진행했다. 예쁜 며느리 가영이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고, 인디밴드 가을정원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아내와 가족, 지인, 친구와 여행도 다녀왔다. 아내와 2박 3일 백령도를 갈 계획으로 인천 연안여객선 터미널에 갔으나 안개 때문에 배가 출항하지 못해 인천 소래포구, 차이나타운, 강화도 일원을 둘러보고 왔으며, 경주 양남 주상절리 펜션에서 숙박하며 1박 2일을 보냈다. 서울 딸이 10년 전에 지나가며 본 영덕 어느 바닷가를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영덕을 다녀오고, 초등학교 3학년 손자 역사 공부를 위해 경주 대능원, 첨성대, 안압지, 국립박물관을 갔다가 왔다. 이종사촌들과 달성군 비슬산 아젤리아호텔에서 자고 송해공원을 보고 사문진 주막촌에서 유람선도 탔다. 만난 지 57년 된 친구들과 4월에는 울산 간절곶, 대왕암, 십리대숲을 보고, 10월에는 부산 해운대 동백섬, 광안리 해변을 거쳐 태종대 유람선을 타고 하루를 놀다가 왔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째깍째깍 초침은 돌아간다. 몇 시간 후면 해가 바뀌고 새날이 밝아온다. 알 수는 없지만 70대 후반기 마지막 해 세모에는 80대로 살아야 할 생활이 눈앞에 있으니 더욱 특별한 상념에 잠길 것이다. 올 한 해 많은 일이 있었고, 무탈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새로운 식구가 된 나의 예쁜 며느리 가영이 사랑한다.
(2023년 12월 31일)
첫댓글 좋은글 이네용~ 이제 서투른 인생이 아니네요~👍
세월이 흘러흘러
나이 타령하는 것 입니다
오~~~ 많은 일들이 지나간 2023년도 였네요 ㅎ 마지막은 러브레터 ㅋㅋㅋ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게
참 행복입니다 ㅎㅎ
맘에 와닿는 좋은글
늘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네
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