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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 봄, 여름, 가을, 겨울 )
글쓴이: 문창배
가을이 이쁘다고 해서 며칠 전에
또 정처없이 산으로 단풍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하산길 너무 단풍이 좋아 빨려들듯 오솔길로 내려오다
그만 길을 잃어 무척 고생을 했습니다만.
"불이야……" 소리를 치겠금
나무마다 불을 놓고 있었습니다.

콕~찌르면 푸른 물이 주루룩~쏟아져 내릴 것 같은
하늘 열두폭 단풍 병풍을 두른 곳…….
점심 후 난 오후에 오랜만에 대자연에 모든 것을
다 잊어 버리고 한가로이 산책도 했습니다.
가을 숲이 내준 가르마처럼 갈라 놓은
예쁜 오솔길을 따라…….

땅에 떨어진 누운 낙엽의 모습이
너무 고와 그만 처연해지기도 했답니다.
나도 마지막 이 낙엽들처럼 눕는 날,
저렇게 맑고 고운 모습일 수 있었으면 하고
부러운 눈길을 주기도 했습니다.

울긋 불긋 장막을 친 투명한 가을 숲에선
숲의 요정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와
나를 맞아 줄 것 같아 자꾸 뒤를 돌아 보게 합니다.
나무들의 등걸이 까지도
단풍 불에 붉게 물들은 계절입니다.

고운 색 단풍은 커녕, 말라 시든 잎새처럼
요사이 자꾸만 매사에 의욕을 잃어 버리는 나,
저 나무들 아래 서 있으면
나도 저렇게 아름답게 물들 수 있을까?
저렇게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을까?
자꾸 물어 보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생의 마지막 까지
뜨겁게 사르고 가는 단풍이 부럽기만 한 계절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Claude Choe - Blue Autumn |
첫댓글 L.A. 文昌培 동문의 창작 수필, 제1편 #178 "한 老夫의 短想", 제2편 #188 "꽃의 향기(삶)", 이번에 제3편 #192 "단풍", 반갑습니다. 제가 Seoul에서 문창배의 "단풍"을 약간만 교정하여 보낸지 미쳐 1시간도 안 되었는데, San Francisco의 유샤인은 읽기 좋은 궁서체 글씨, 멋진 단풍사진들과 배경음악을 곁들여 위와 같이 그럴듯한 종합예술작품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