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
혀는 늘 통(通)하고자합니다.
내밀고 끌어당기고 감각의 손이고.
쫓아가고 내달리는 욕망의 발이기 때문입니다.
물고 뜯고 맛보고 그리고 말하는,
인간의 모든 본능적 행위가 이 세치 혀로 시작됩니다.
주지육림에 산혜진미, 대화방에 키스방에 립카페,
아니아니 아부아부어에 이전투구어에 아귀다툼어...
온갖 종류의 립서비스를 위해 혀를 빌려드립니다.
만원에 혀를 팝니다!!
미국의 일부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이 돈을 내면
깨끗한 개인 감방으로 옮겨 갈 수 있다합니다.
일부 도시에선 나홀로 운전자도 돈만 지불하면
`카풀 차로`로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합니다.
`전담 진료`의사들은 연회비 1.500달러만 내면
직통 전화를 알려주고 전화한 당일 진료해준다합니다.
유니버셜스튜디오 같은 테마파크에서 줄 서기를 피하고
싶은 사람은 비싼 입장권을 싸면됩니다.
샌델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부지불식간에 전 세계가 시장경제에서
시장사회(market society)로 옮겨갔다고 말합니다.
‘도구’에 불과하던 시장이 ‘삶의 방식’으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시장사회의 징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이는 곳은
항공기일 듯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지불한 돈에 따라.
대놓고 사람을 차별하기 때문입니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
승객은 공항에 들어서는 순간 계급이 달라집니다.
티케팅카운터부터 구분돼있고 탑승통로.탑승 순서에서도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탑승한 뒤에는 좌석의 안락함은 기본이고
기내식과 승무원의 서비스 등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석과 일반석의 중간인 ‘이코노미 컴포트’
‘프리미엄 이코너미’같은 좌석까지 생겨났습니다.
좌석 등급이 세분화할수록 기내 계급도 세분화합니다.
3등석이던 일반석은 이제 4등석 취급을 받게 됩니다.
등급세분화 마케팅이 계속되면 ‘그냥 일반석’은 언젠가
<설국 열차>의 꼬리칸 신세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5.000원을 더 지불하면
옆좌석을 비워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합니다.
3석이 붙어있는 비행기의 경우 1만원을 더내면
좌우좌석을 모두 비운채 편안하게 여행 할 수있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같은 좌석등급 내에서는 차별적 요소가 거의 없었는데
앞으로는 같은 등급 안에서도 차별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당장은 국내선에 한해 소액의 추가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국제선까지 확대될 경우 차별은 뚜 렸 해질 것입니다.
‘옆자리’ 까지 구매할 수 있는 승객과 ‘내 자리’밖에
구매할 수 없는 승객은 같은 계급일 수 없습니다.
샌델교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팔면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잊어 버릴 수 있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