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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딘 sardine
사르딘은 지중해 사르디니아(Sardinia) 섬 이름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섬에서는 정어리가 많이 잡혔고, 이 섬은 잡은 정어리를 수출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것 같다. 그리스어로 사르디네(sardine) 또는 사르디노스(sardinos)라고 했고, 라틴어로 사르디나(sardina)라고 했는데, 이 말들은 모두 ‘사르디니아 섬의 (물고기)’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사시미
사시미는 ‘찌르다’라는 뜻의 사시(sashi)와 ‘살’이라는 뜻의 미(mi)를 합쳐 만든 일본어다. 1880년 ‘살아있는 생선의 얇게 썬 조각’이라는 의미로 영어에 들어왔다. 기록에 의하면, 이 단어는 1399년 『영록가기(鈴鹿家記)』라는 책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간장이 일본에 보급되기 전에는, 생강으로 만든 식초, 매실 장아찌 등을 넣고 끓인 술에다 생선회를 찍어 먹었다고 한다. ‘자른 살’이라는 뜻의 기리미(切り身)가 아니라 ‘찌른 살’이라는 뜻의 사시미(刺身)라고 부르게 된 것은 생선의 살을 자르면 무슨 생선인지 알 수 없게 되어 꼬리지느러미를 회에 꽂아 무슨 생선인지를 알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자르다’는 뜻을 가진 키루(切る)라는 말이 어감이 좋지 않아서 ‘찌르다’라는 사수(刺す)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사우어크라우트 sauerkraut
시큼한 독일 김치를 가리키는 이 독어는 ‘시큼한’이란 뜻을 가진 사우어(sauer)와 ‘배추’란 뜻을 가
진 크라우트(Kraut)의 합성어다. 이 단어를 불어로는 슈크루뜨(choucroute)라고 하는데, 1768년에는 슈-크루뜨(chou-croute)라고 하다가 20년 후인 1786년에는 지금처럼 슈크루뜨(choucroute)로 적기 시작하였다. 여기에서 슈(chou)는 불어로 ‘배추’라는 뜻이다.
사이다 cider
11세기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ie) 사람들은 사과즙으로 술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 제조법을 영
국으로 가져갔고, 이 제조법은 영국의 남부와 서부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노르망디 사람들은 이 술
과 함께 그 명칭도 가져갔다. 사이더(cider)의 어원은 구약 성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히브리어의 동사 사카르(sakar)는 ‘병에 걸릴 정도로 과하게 마시다’라는 뜻이었고, 이 동사로부터 ‘매우 독한 술’이라는 뜻의 명사 세카르(sekar)가 생겼고, 여기에서 그리스어 시케라(sikera), 라틴어 시케라(sicera)가 생겼다. 고대 불어에서는 시즈러(sizre)라고 하다가 12세기 초 시드르(cidre)가 되었고, 13세기 후반에 영어로 들어가 사이더(cider)가 되었다. ‘독한 술’이라는 성서적 의미는 성경 번역에 한정되었고, 12세기부터 이 단어는 노르망디(Normandie)에서 ‘사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음료’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사카린 saccharin
사카린의 어원은 인도 팔리(Pali)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팔리에서 자생하는 대나무의 마디마디에
는 규토를 함유한 결정체가 생겼는데, 서양 사람들은 이것을 수입하여 약재로 사용하였다. 팔리어
로는 사카하라(sakhara)라고 했는데, 그것을 그리스 사람들은 사카하론(sakkaharon), 로마 사람들은 사카룸(saccharum)이라고 불렀다. 사카린(saccharin)은 설탕의 본질이나 설탕과 관련된 것을 가리키는 형용사로 사용되었고, 19세기부터 많은 화학자들이 자신들의 용어를 만들 때 즐겨 사용하였다.
사케
사케는 일본어로 ‘술’이라는 뜻이다. 1687년 영어는 ‘쌀로 만든 일본 술’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받
아들였고, 지금처럼 sake라고 적기 시작하였다. 사케는 술의 총칭이지만 주로 청주를 가리킨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사카에루)라는 의미에서 사케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밥의 국물’(시루케, 汁食)이라는 의미에서 사케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폭음을 하면 사람들이 ‘멀리한다’(도오사케루, 遠)라는 의미에서 사케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새몬 salmon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바다를 떠나 강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이 물고기의 이름을 강 이름과 관련해
서 지은 것도 바로 이런 특이한 습성 때문인 것 같다. 새몬(salmon)은 골어에서 유래했는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젤(Moselle) 강의 지류인 살모나(Salmona)가 그 어원이다. 살모나에서 라틴어 살모넴(salmonem)이 나오고 여기서 1138년 고대 불어 살멍(salmun), 1165년 사우몽(saumon)이 나왔다. 1205년 고대 불어 살멍(salmun)은 영어로 들어가 새몬(salmon)이 되었다.
샌드위치 sandwich
몬태구(J. Montagu)는 샌드위치(Sandwich) 백작 4세로, 생전에 보여준 여러 가지 기행으로 영국 내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 기행 중 하나가 도박이었는데, 몬태구는 도박판에 24시간 앉아 있을 정도로 도박에 심취해 있던 사람이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도박을 즐길 때면 식사가 늘 문제였는데, 그는 두 조각의 빵 사이에 식은 소고기를 끼운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사실 빵 사이에 무엇을 끼워 먹는 것은 전혀 새로운 식습관이 아니었다. 이런 식습관은 빵의 역사와 거의 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어를 처음으로 기록한 사람은 1762년 역사학자 깁본(E. Gibbon)으로, 그는 “왕국의 첫 20, 30명은… 차가운 쇠고기 또는 샌드위치를… 작은 식탁에서 먹는다”고 적고 있다. 한편, 샌드위치라는 말 자체는 영국 켄트(Kent) 지방의 샌드비캐(Sandwicæ)라는 지명에서 유래했는데, 샌드비캐는 ‘모래가 많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샐러드 salad
샐러드의 어원은 라틴어 살(sal)이다. 이 라틴어에서 ‘소금을 치다’라는 동사 살라레(salare)가 나왔다. 살라레의 과거분사 여성형은 살라타(salata)였는데, 본래는 헤르바 살라타(herba salata), 즉 ‘소금 친 야채’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헤르바는 생략하고 그냥 살라타라고 하게 되었다. 이 살라타는 14세기에 고대 불어 살라더(salade)가 되었고, 14세기 말 영어로 들어가 샐러드(salad)가 되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로마인들은 샐러드를 즐겨 먹었다. 상추, 오이와 같은 야채에다 식초, 소금물 등을 섞어 먹었다. 로마인들은 이 샐러드를 영국 등 유럽에 소개하였는데, 처음에는 별로 유행하지 않다가 중세에 다시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진정한 샐러드의 시기는 17세기다. 당시 화려한 샐러드가 상류층의 식탁에 놓여졌고, 찬 고기가 식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한편 샐러드 바(salad bar)라는 표현은 1976년 미국 사람들이 처음 쓴 표현이다.
샐러리 celery
샐러리는 야생 파슬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그 어원은 그리스어 셀리논(selinon)까지 거슬러 올라간
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이 그리스어를 그대로 사용하였고, 롬바르디(Lombardy)어는 이 라틴어를
셀러리(seleri)라는 형태로 받아들였다. 프랑스인들은 이 단어의 철자를 약간 바꾸어 셀러리(céleri)라고 적었고, 1664년 영국인들은 그것을 지금의 형태인 셀러리(celery)라고 표기하였다. 일반적으로 샐러리는 두 가지 용도로 재배되는데 하나는 그 잎을 얻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그 뿌리를 얻기 위해서다.
샤베트 sherbet
고전 아랍어 사랍(sarab)에서 방언 아랍어 수르바(surba)가 나왔는데, 이 둘은 모두 ‘음료’라는 의미로 쓰였다. 고전 아랍어 사랍은 오늘날 시럽(sirop)의 형태로 남아있다. 어쨌든 이 두 단어는 터키어 세르베(serbet)를 거쳐 이탈리아어 소르베토(sorbetto)가 되었고, 1544년에는 불어로 들어가 소르베(sorbet)가 되었으며, 17세기 초에는 마침내 영어 샤베트(sherbet)가 되었다. 샤베트는 처음에는 ‘과일즙과 물을 섞어 차게 만든 음료’라는 의미로 쓰였으나, 18세기 후반부터는 과일즙과 물을 넣고 얼린 과즙 아이스크림을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세기 후반에 가서는 중요한 후식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샤브샤브
샤브샤브는 얇게 썬 고기를 끓는 물에 넣어 살짝 데친 후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로 중국 요리 쇄양
육(涮羊肉)이 그 원조다. 샤브샤브란 이름은 고기를 데칠 때 샤부샤부(참방참방)라는 소리가 난다
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일본어 위키페디아에 의하면, 샤브샤브라는 명칭은 1952년 오사카의 스에
히로라는 음식점에서 이 요리를 출시하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 음식점의 사장은 여름에는 쇠고기 요리가 잘 안 팔리는 것을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샤브샤브를 고안했다고 한다. 샤브
샤브용 냄비 가운데에는 원통형 구멍이 있는데 이것은 이 음식점에서 샤브샤브를 출시할 때 거기에
숯불을 넣어 가열한 것에서 유래한다.
샥스핀 shark’s fin
중화요리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예는 매우 드물다. 샥스핀은 그 드문 예 중 하나다. 샥스핀은 글자
그대로 상어 지느러미를 뜻한다. 중국어로 위츠(魚翅)라고 부르는 이 상어 지느러미는 전복, 제비집과 함께 고급 연회에 자주 등장하는 귀한 식재료다. 이 요리가 중국어 발음인 위츠도 아니고, 한국어 발음인 어시도 아닌 영어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이 요리의 주요 소비층이 외국인, 특히 한국전쟁 이후에 주둔한 미군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알고 있던 이들의 요청으로 메뉴에 처음 오르게 되었으나 한국인 가운데는 찾는 이가 거의 없었으므로 아예 영어 이름이 통용”되었던 것 같다.
샴페인 champagne
샴페인의 어원은 라틴어 캄푸스(campu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캄푸스는 평원을 가리키는 말이었
고, 여기서 ‘평원의’라는 형용사 캄파니우스(campanius)가 나왔고, 이 형용사의 여성 명사형이 캄파니아(campania)다. 프랑스의 북동부 지방은 높은 산이 거의 없는 평원 지대인데, 이 지방을 샹빠뉴(Champagne)라고 부른 것은 바로 이런 연유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벵드 샹빠뉴(vin de Champagne)라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이 명칭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고 앞의 두 단어는 생략하고 그냥 샹빠뉴라고 불렀다. 오늘날과 같은 샴페인을 만든 주인공은 17세기 초 이 지방 수도사였던 뻬리뇽(Pérignon)이다. 뻬리뇽은 이 지방 고유의 백포도주를 2차 발효시킴으로써 기포가 강하게 이는 오늘날 샴페인을 개발하였다. 불어 샹빠뉴는 17세기 중반 영어로 들어가 샴페인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서빙 serving
서빙은 음식을 차리고 음식 시중을 드는 것을 말한다. 어원상으로 볼 때 이 단어는 고대 서양의 노
예와 관련이 있다. 라틴어로 세르부스(servus)는 노예라는 뜻이었고, 여기서 노예제도, 노예상태라
는 뜻의 세르비티움(servitium)이 파생했다. 이 라틴어로부터 고대 불어 세르비저(servise)가 나왔고, 1100년경 이 고대 불어로부터 영어 서비스(service)가 나왔다. 당시에 서비스는 ‘교외 예배식의 찬양’을 지칭하는 종교 관련 용어였다. 그 흔적은 ‘주일 예배’를 지칭하는 오늘날 선데이 서비스(Sunday service)에 남아있다. 16세기 말에는 ‘군인의 의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식사를 도움’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중엽부터다.
소다 soda
1802년 나트륨 화합물이 들어가 있는 물을 소다 워터(soda water)라고 했고, 1842년 이것을 줄여 오늘날처럼 그냥 소다(soda)라고 하였다. 소다(soda)는 아라비아어 수와드(suwwad)에서 온 것 같다. 북부 아프리카에 살던 아랍인들은 해안에서 자라는 솔장다리라는 검은색 식물을 태워 많은 소다회(灰)를 얻었는데, 중세 시대에 이것을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으로 수출하면서 그 이름도 함께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소믈리에 sommelier
프랑스 고급 식당에는 소믈리에라고 부르는 포도주 전문가가 따로 있다. 이 단어의 어원은 고대
불어 소미에(somier)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불어 소미에(somier)는 짐바리 짐승을 모는 사람을 지칭했다. 이 소미에로부터 소므리에(sommerier)가 나왔고 13세기 중반 소믈리에(sommelier)가 나왔다. 소믈리에는 14세기 초에는 왕족의 여행 시 짐들을 나르는 관리, 수도원에서 옷, 식기, 식량 등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을 지칭하였다. 17세기 소믈리에는 식탁을 차리고 포도주를 준비하는 관리도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기능이 점차 확대되자 이전의 다른 기능들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18세기 초반에는 오늘날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소믈리에가 생겼다.
소바 soba
소바는 메밀을 뜻하는 일본어 소바무기(蕎麦)의 약칭으로, 원래는 식물 이름이었다. 메밀가루를 물
로 반죽하여 국수로 만들어 이를 삶아 가다랑어 국물과 간장을 섞은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을 가
리켰다. 소바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밭의 구석(소바, 旁)에 메밀을 심었다고 해서 소
바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 열매에 각이 져 있다고 해서 소바(倰)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그 대
표적인 설이다.
소스 sauce
라틴어 살(sal)은 소금이라는 뜻이다. 이 명사로부터 동사 살라레(sallare)가 나왔고, 살라레의 과거
분사가 살수스(salsus)다. 이 살수스의 여성형은 살사(salsa)였고,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소스(sauce)다. 따라서 소스는 ‘소금에 절인’이란 의미를 가진 형용사다. 소스는 처음에는 ‘바닷물’과 관련해 쓰였지만, 12세기 후반에는 소금이 들어간 각종 양념을 지칭하였다. 그리고 14세기 이후 소스 뒤에 형용사를 붙여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쏘쓰 베르뜨(sauce verte, ‘녹색 쏘쓰’), 쏘쓰 블랑슈(sauce blanche, ‘백색 쏘쓰’)와 같이 색깔과 관련된 형용사를 붙이기도 하고, 쏘쓰 이딸리엔(sauce italienne, ‘이탈리아 쏘쓰’), 쏘쓰 엥디엔(sauce indienne, ‘인도 쏘쓰’)과 같이 국명과 관련된 형용사를 붙이기도 하였다.
소시지 sausage
소시지는 소스와 어원이 같다. ‘소금에 절인’이라는 라틴어 살수스(salsus)에서 ‘소금으로 양념을 한’
이라는 속어 라틴어 살시쿠스(salsicus)가 나왔고, 이 살시쿠스에서 속어 라틴어 살시카(salsica)가 나왔다. 이 살시카는 고대 노르만 불어에서 사우시츄(saussiche)가 되었고, 이 사우시츄에서 소시지(sawsyge)가 나왔으며, 15세기 중반 마침내 소시지(sausage)가 나왔다. 소시지는 인류 최초의 즉석 요리 중 하나다. 로마인들은 잘게 썬 고기를 동물의 창자에 넣고 만든 소시지를 유럽의 북쪽과 서쪽에 전파시켰다. 일반적으로 소시지에는 마른 소시지와 축축한 소시지가 있는데, 사람들은 전자를 쏘씨쏭(saucisson)이라고 하고, 후자를 쏘씨쓰(saucisse)라고 한다.
소테 sauté
흔히 적은 기름이나 버터에 살짝 튀긴 요리를 소테라고 한다. 이 단어는 불어인 만큼 정확하게 발음
하려면 쏘떼라고 발음해야 한다. 쏘떼의 어원은 ‘춤추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살타레(saltare)까
지 거슬러 올라간다. 살타레로부터 불어 쏘떼(sauter)가 나왔고, 이 동사의 과거분사가 바로 쏘떼다. 그리고 이 쏘떼는 1813년 영어로 들어갔다. 이 단어는 적은 기름이나 버터에 살짝 튀기는 동작과 춤추듯 가볍게 뛰어오르는 행동 사이의 유사성에 착안하여 만든 것 같다.
솔트 salt
소금은 인간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사람들은 적어도 신석기부터 바닷물을 끓
이든, 염전에서 만들든, 아니면 광산에서 캐든 간에 많은 양의 소금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인간 생활에서 이렇게 중요한 소금은 음식뿐만 아니라 단어에도 많이 들어갔다. 영어 샐러리(salary)는 로마 병사들에게 수당으로 주던 소금에서 유래한 말이며, 영어 표현 salt of the earth는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성경 마태복음에서 유래한 말이다. 솔트는 게르만어 살톰(saltom)을 거치고 고대 영어 세알트(sealt)를 거쳐 오늘날의 솔트가 되었다. 불어로는 쎌(sel), 이탈리아어로는 살레(sale), 에스파냐어로는 살(sal), 독일어로는 잘츠(salz), 러시아어로는 솔(sol)이라고 한다.
수프 soup
수프의 어원은 후기 라틴어 수파레(suppare)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수파레는 ‘적시다’라는 뜻의 동사였다. 이 수파레에서 6세기경 수파(suppa)라는 명사가 파생했는데, 당시의 수파는 원래 고기와 야채로 만든 육즙이나 포도주에 적신 빵을 가리키던 말이다. 수파는 불어로 들어가 수프(soupe)가 되었고, 이것이 1653년 영어로 들어가 수프(soup)가 되었다. 서양에는 고기와 야채로 만든 육즙을 빵에다 부어 먹는 전통이 있었는데, 18세기 초에는 액상의 육즙만 먹는 풍습이 생겼고 그것이 서서히 서양 식사의 첫 번째 요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수플레 soufflé
수플레의 어원은 라틴어 동사 수플라레(soufflare)다. 이 동사는 ‘아래로부터’라는 수브(sub-)와 ‘불
다’라는 플라레(flare)를 합쳐 만든 말이므로, 그 원래 뜻은 ‘아래로부터 바람을 불어넣다’다. 이 수플라레의 과거분사인 수플레(soufflé)는 처음에는 형용사로서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1798년에는 오믈레뜨 수플레(omelette soufflée)라는 표현을 썼고, 1835년에는 베녜 수플레(beignet souflé)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다가 19세기 초에는 ‘굽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는 요리’를 지칭하기 시작하였다.
슈가 sugar
사람들이 유럽 대륙에 정착했을 때 그들에게 단 음식이라고는 꿀밖에 없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의
인도에는 크고 견고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고 이 식물로부터 설탕을 만들어 먹었다. 이 식물로부터
정제한 설탕을 산스크리트어로 샤르카라(sharkara)라고 했는데, 이것은 정제한 설탕이 마치 잔 모래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설탕에 대한 소문은 그리스에까지 퍼지게 되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휘하 장군 네아르쿠스(Nearchus)는 인도 사람들이 ‘벌 없는 꿀’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어쨌든 산스크리트어 샤르카라는 페르시아어 샤카르(shakar)가 되었고, 아라비아어 슈카르(sukkar)가 되었으며, 중세 라틴어 수카룸(succarum)이 되었고, 12세기에 고대 불어 쉬크러(sucre)가 되었고, 13세기 말 영어 슈가(sugar)가 되었다. 그런데 13세기 당시의 설탕은 매우 희귀했고 따라서 고가의 식재료였다. 1540년대 런던에는 두 개의 설탕 정제소가 있었지만 여전히 고가의 물건이었고, 너무나 많은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들만이 접할 수 있었다. 1874년 이 관세가 없어지고 나서야 영국인의 찻잔 속에 설탕이 큰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슈크림 chou cream
슈크림은 크림을 속에 넣어 만든 서양과자다. 그 부풀어 오른 모양이 마치 양배추 꽃과 같아서 16
세기 중반부터 양배추를 뜻하는 슈(chou)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원명은 슈 알 라 크렘(chou à la crème)인데, 이것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크림을 바른 양배추’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크림 퍼프(cream puff)라고 한다. 어원상으로 슈(chou)는 12세기에 라틴어 카울리스(caulis)에서 생긴 말이다.
스낵 snack
스낵의 어원은 중세 독어 스낵켄(snacken)이다. 스낵켄은 14세기에 개의 이빨이 부딪칠 때 나는 소리를 듣고 만든 의성어인 것 같다. 17세기 후반 이것은 ‘(개에게) 일부가 물어뜯긴’, 따라서 ‘소량의’라는 뜻으로 변했고, 18세기 중반에는 푸짐한 정찬과는 대조적인 소량의 음식을 가리키게 되었다. 한 편, 스낵 바(snack bar)라는 표현은 1930년에 처음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스낵 바를 줄여 그냥 스낵이라고 쓰게 되었다.
스뫼르가스보르드 smörgåsbord
스뫼르가스보르드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사이 스웨덴 상류층에서 즐겨 먹던 요리였다. 유래에 대해서는 스웨덴 농가에서 시작되었다는 설과 바이킹의 식사법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후자가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바이킹들은 한번 출항하면 오랫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돌아 올 때는 늘 허기진 상태로 돌아왔는데, 이때 여러 가지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덜어 먹도록 한 것이 오늘날 뷔페(bu_et)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어원상으로 보면, 스뫼르(smör)는 ‘버터’를 의미하고, 가스(gås)는 ‘거위’를 의미하며, 보르드(bord)는 식탁을 의미한다. 1930년대 미국에서는 50센트만 내면 자기가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형태의 식당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스시
927년에 완성된 궁중의 의식을 담은 엔기시키(延喜式)에 의하면 스시는 어패류를 소금에 담가 발효시킨 것을 가리켰다. 그 후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밥을 사용한 것은 16세기 후반부터다. 에도 시대에는 밥에 식초를 넣어 발효를 촉진시켜 만든 하야즈시(早鮨)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제조법은 지금의 오시즈시(押し鮨) 혹은 하코즈시(箱鮨)라고 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어패류를 담글 때 사용하는 식초 밥이 주재료가 된 이이즈시(飯鮨)가 에도 시대 말기에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초밥에 어패류를 얹어 놓은 지라시즈시(散らし鮨)나 초밥에 어패류를 얹어 손으로 주물러 초밥을 만든 니기리즈시(握り鮨)와 같은 현재의 초밥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스시는 빨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에도 시대에는 포장마차에서 주로 판매되는 음식이었다.
스카치 scotch
영국에서 스카치라고 하면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스카치위스키(Scotch whisky)를 가리킨다.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에서 제조된 위스키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1855년에는 스카치위스키라고 표기하였으나, 100여 년 정도가 지난 1954년에는 위스키는 생략하고 그냥 스카치라고 부르게 되었다. 스카치위스키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 둘 만한데, 그것은 위스키를 영국 영어에서는 whisky라고 적고 미국 영어에서는 whiskey라고 적는다는 사실과 스카치는 스코티쉬(scottish)의 변이형으로 영국 사람들이 스코틀랜드 사람들을 약간 멸시하면서 만든 말이라는 사실이다.
스키야키
스키야키(すき-やき)는 일종의 냄비 찌개다. 일본은 불교의 영향으로 개항 전까지는 쇠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했다. 그러나 ‘스키야키’라고 불리는 요리는 이미 존재했었다. 1643년에 간행된 요리책
『요리물어(料理物語)』에는 스기야키(杉やき)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이 단어는 어패류와 채소를
전나무 통에 넣어 된장을 넣어 끓이는 요리를 가리켰다. 1801년에 나온 요리책 『요리조지남(料理早指南)』에는 스키야키(鋤やき)를 “가래(鋤) 위에 새 고기를 얹어서 굽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런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옛날에는 오리나 닭고기, 혹은 고래 고기를 가래 위에 놓고 구워 먹었음을 알수 있다. 이 두 가지 요리가 오늘날 스키야키의 기원이 된 것 같다. 1859년 요코하마가 서구에 문호를 열면서 일본으로 들어온 외국인들은 쇠고기를 먹기 시작하였고, 1862년 요코하마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던 이세쿠마라는 사람이 쇠고기 집을 열게 된다. 이것을 시작으로 도쿄에서도 쇠고기를 파는 음식점이 유행하면서 쇠고기 요리는 문명개화를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초기의 스키야키는 지금과 같이 간장이 아니라 된장을 끓인 것을 사용하였다. 또한 쇠고기도 현재와 같이 얇은 것이 아니라 사각형으로 자른 것을 사용하였다.
스태미나 stamina
스태미나의 어원은 ‘실’ 또는 ‘수술’을 뜻하는 라틴어 스타멘(stamen)이다. 스태미나는 이 스타멘의
복수형이다. 실제로 1세기 로마 학자인 플리니우스는 그의 『자연사』(Historia Naturalis)에서 꽃의 수술이 실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스타멘이라 불렀다. 그런데 스타멘은 인간의 수명이라는 은유
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어서, 스태미나 음식이라고 하면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음식을 가리켰다. 스태미나를 견디거나 회복하는 힘, 지구력 등의 의미로 처음 사용한 것은 1726년이다.
스테이크 steak
이 단어는 지금은 주로 명사로 사용하지만 어원상으로는 동사다. 가장 오래된 형태인 스테이키아
(steikja)는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굽다’라는 뜻의 동사였다. 이 동사는 ‘꿰찌르다’라는 뜻의 동사 스
티카(stika)와 관련이 있다. 여기에서 ‘구운 고기’라는 뜻의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스테이크(steik)가 파생하였고, 15세기에 이 명사로부터 스테이크(steak)가 생겼다. 당시에는 모든 동물의 고깃조각을 지칭했으나 서서히 소의 뒷다리와 엉덩이 일부로 한정하게 되었다.
스튜 stew
스튜(stew)는 본래 ‘약한 불로 끓이다’라는 동사였으나, 14세기 초에는 ‘요리를 위한 그릇’이라는 명
사로 사용되었다. 14세기 후반에는 ‘데운 방’도 스튜라고 지칭했다. ‘야채를 넣고 끓인 고기’라는 의
미로 처음 기록된 것은 1756년이다.
스파게티 spaghetti
스파게티의 어원은 멀리는 그리스어까지 올라간다. 그리스어 스페코스(sphekos)는 줄, 끈이라는
뜻의 명사였는데, 이것이 라틴어로 들어가 스파쿠스(spacus)가 되었고, 여기서 이탈리아어 스파고
(spago)가 생겼다. 스파고는 식용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가락을 지칭했다. 이 명사의 축소어는 스
파게토(spaghetto)고 스파게티(spaghetti)는 이것의 복수형이다. 이 단어는 19세기 중반 영어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스파게티는 액톤(Eliza Acton)이 1849년 그의 저서 『현대 요리』(Modern Cooker y)에서 스파게티를 sparghetti라고 잘못 쓸 정도로 당시에 그리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다. 이 단어는 19세기 후반에 불어로 들어갔는데, 당시에는 단수형으로 들어갔고, 복수형으로 들어간 것은 30년 후인 1923년이었다.
스파이스 spice
후기 라틴어 스페치에스(species)는 단지 ‘물품’, ‘제품’을 의미했다. 이 단어는 고대 불어에 에스피처(espice)라는 형태로 들어갔다. 당시에는 그 의미가 축소되어 요리에서 사용되는 것, 예를 들어 꿀, 설탕, 잼, 파슬리, 허브 등과 같은 것을 지칭하였다. 이 에스피스는 1225년경 영어로 들어가 스파이스(spice)가 되었다. 이렇게 중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스파이스는 주로 열대 지방의 자극적이거나 향이 강한 야채를 지칭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음식에 스파이스(spice)를 넣는 습관 그 자체는 이미 고대 로마나 비잔티움에서 널리 유행하였고, 중세에는 그 전통이 그대로 이어졌을 뿐이다. 향신료는 고기와 생선 요리뿐만 아니라 푸딩과 다른 후식을 만들 때도 많이 쓰였다. 특히 향이 강한 향신료는 고기의 변질된 맛을 감추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스팸 spam
스팸은 1937년에 등록된 돼지 가공육의 상표다. 이것은 1937년 5월 호르멜(Hormel) 사가 시판하기 시작하였으며, 20세기 후반까지 약 50억 개가 팔렸다. 스팸의 어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스파이스드(spiced, ‘양념된’)와 햄(ham)을 섞어 만들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뉴욕의 한 연예인이 별다른 뜻 없이 쓴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는 스팸을 진짜 고기 대신 식탁에 올렸지만 1950, 60년대까지는 별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 이후 스팸이라는 단어는 진부하거나 개성이 없는 것을 은유적으로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스푼 spoon
스푼은 고대 영어 스폰(spon)에서 유래한 말인데, 이 단어는 원래 나무토막, 깎아 냄 등을 지칭하던
말이다. 식사 도구의 일부가 된 것은 1300년경 영어에서부터였다. 그것은 아마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스폰(sponn)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이 스폰은 나무토막과 동시에 숟가락을 지칭하던 말이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볼 때 스푼은 본래 나무를 깎아 만든 것이었던 것 같다.
시럽 syrop
시럽의 어원은 아라비아어 사랍(sarap) 또는 샤랍(charab)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랍은 아라비아에서 사용된 다양한 유형의 물약을 가리키던 말이다. 이 사랍은 중세 라틴어로 들어가 시루푸스(syrupus, sirupus)가 되었고, 이것이 12세기 후반 불어로 들어가 시롭(sirop)이 되었다. 당시 시롭은 설탕을 물이나 과일즙에 녹인 후 약재료를 첨가해 만든 액체를 지칭하였다. 나중에는 액상의 잼도 시롭이라고 지칭하였다.
시리얼 cereal
기원전 496년 로마 농촌이 심각한 가뭄을 겪자 당시의 성직자들은 시빌라인(Sibylline) 신탁으로 몰려가 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결과 케레스(Ceres)라는 새로운 여신을 받아들이고 제물을 바쳐 이 여신을 기쁘게 하면 비를 내려줄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이렇게 하여 케레스는 곡물의 여신, 풍년의 여신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곡물의 첫 번째 자른 부분을 이 여신에게 바쳤다. 라틴어로 케레알리스(cerealis)는 ‘케레스의’라는 형용사였고, 영어 시리얼(cereal)은 이 형용사에서 나왔다.
아라카르트 alacarte
아라카르트는 불어로 정확하게 표기하자면 à la carte고, 불어식으로 발음하자면 알 라 까르뜨다.
여기서 아(à)는 전치사고, 라(la)는 단수 여성명사 앞에 붙이는 정관사다. 따라서 그 의미는 ‘까르뜨
를 가지고’ 또는 ‘까르뜨로’라는 뜻이다. 까르뜨(carte)의 어원은 라틴어 카르타(charta)인데, 카르타는 처음에는 종이를 지칭하다가 점차 문서, 편지 등을 지칭하였다. 카르타의 어원을 그리스어에서 찾자면 카르테스(khartes)라고 할 수 있다. 이 카르테스는 파피루스 뭉치를 지칭하던 말인데, 그 어원은 명확치 않다. 많은 사람들은 파피루스가 이집트에서 전래된 만큼 이집트어에서 차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사각형의 두꺼운 종이는 여러 가지 용도로 쓰였는데, 그중 하나가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의 목록을 적어 두는 것이었다. 머뉘(menu)가 한정된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면, 까르뜨(carte)는 모든 선택을 가능케 하는 것이었다. 알 라 까르뜨라는 표현은 1813년 처음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리시 커피 Irish co_ee
아이리시 커피는 항공 역사와 관련이 있다. ‘아이리시 커피’라는 표현은 1950년 아일랜드의 서쪽 해안에 있던 쉐논(Shannon) 공항에서 생겼다. 그 당시의 비행기는 성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해, 대서양을 건너는 경우 탑재할 수 있는 연료량은 미국과 아일랜드 서쪽 해안 사이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미국에서 오는 모든 비행기는 아일랜드 쉐논 공항에 착륙하여 연료를 보충하고 다시 최종 목적지로 가야만 했다. 이 공항의 바맨(barman)으로 일하던 쉐리단(J. Sheridan)은 비행기 승무원과 탑승객들에게 강한 커피를 제공하여 장시간 비행으로 쌓인 그들의 여독을 풀어주었다. 그 커피를 좀 더 강하게 만들 필요성을 느낀 그는 커피에 위스키를 조금 넣고 그 위에다 크림을 추가했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아이리시 커피가 탄생한 것이다. 1970년대 요식업자들은 이 커피에 큰 관심을 가졌으며, 다른 종류의 술을 곁들인 커피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럼(rum)을 넣은 캐러비언 커피도 그 중 하나다.
아이스크림 ice cream
아이스크림은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적어도 13세기 이전까지는 유럽에 전래되지 않았다. 이때까지 유럽에는 얼음으로 만든 후식은 오직 소르베(sorbet)밖에 없었다. 중세 유럽에 아이스크림이 소개된 후 이탈리아는 그 중심에 있었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 아이스크림을 전한 사람도 바로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아이스크림과 관련해 영국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1688년 『런던 가젯트』(London Gazette)에 나오는 기록으로, 이 책에는 “모든 과일, 아이스크림, 그리고 다른 것들을 이번 계절에는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물론 당시에는 아이스크림(ice cream)이 아니라 아이스드 크림(iced cream)이라고 적었다. 아이스크림(ice cream)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1688년으로 알려져 있다.
아페리티프 apéritif
서양 사람에게 아페리티프는 식사를 시작하는 술이다. 이런 의미는 그 어원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열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아페리레(aperire)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아페리레에서 파생한 형용사가 아페리티부스(aperitivus)고, 아페리티프(apéritif )는 13세기에 이 형용사로부터 생긴 말이다. 이 단어는 원래 의학 용어로, 발한, 이뇨, 하제와 같이 배출구를 열어주는 약을 지칭하던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의학적인 의미는 서서히 사라지고, 1850년대부터는 ‘식욕을 자극하는’ 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세기 후반에는 다시 ‘식전에 먹는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가리켰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단어가 너무 길다고 생각했던지 1901년부터는 이 단어를 줄여 그냥 아뻬로(apéro)라고 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정확한 불어 발음은 아뻬리띠프다.
알레르기 allergie
사람들 중에는 음식을 잘못 먹으면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 단어는 1906년
오스트리아 생물학자 피르케(Clemens E. von Pirquet)가 그리스어 알로스(allos)와 에르게이아(ergeia)를 조합해 만든 독어다. 알로스는 ‘다른’이라는 뜻의 형용사고, 에르게이아는 ‘행동’, ‘일’, ‘작품’을 뜻하는 파생한 명사다. 이 둘을 합하면 예상과는 ‘다른 행동’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피르케는 이 의학적 개념을 ‘변질되고 과도한 반응’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개념은 곧바로 널리 퍼져 1909년에 불어로, 1911년에 영어로 들어갔다.
알코올 alcohol
알코올의 어원은 아랍어 알쿠훌(alkuhul)이다. 여기서 알(al)은 정관사고, 쿠훌(kuhul)은 고운 안티몬 가루를 가리키는 명사다. 아랍 사람들은 눈꺼풀을 검게 만들기 위해 이 미세한 가루를 사용하였다. 알쿠훌은 16세기 라틴어로 들어가 알코올(alcohol)이 되었고, 16세기 중엽 동일한 형태로 영어로 들어갔다. 불어의 경우, 1586년 빠레(A. Paré)가 이 단어를 소개했을 때는 라틴어, 영어와 똑같은 형태였으나, 얼마 후 알코올(alcool)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썼다. 원래 고운 안티몬 가루를 지칭하던 이 단어는 점차 ‘파쇄와 승화를 통해 얻은 가루’를 일반적으로 지칭하게 되었다. 그리고 1594년에는 비니 알코올(vini alcohol), 즉 ‘승화를 통해 얻은 포도 주정(酒精)’까지도 지칭하게 되었다. 이 단어는 17세기까지 드물게 사용된 전문적 용어였지만, 18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알코올’하면 바로 포도 주정을 떠올릴 정도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앙트레 entrée
서양 요리에서 식사 처음에 먹는 요리를 앙트레라고 한다. 앙트레(entrée)는 ‘들어가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앙트레(entrer)의 과거분사를 명사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본래의 뜻이 ‘건물이나 방에 들어가다’였으니 이 단어는 당연히 공간적인 의미로 쓰인 단어였다. 그러나 17세기 전반에는 시간적인 의미로도 쓰여 ‘식사 처음에 먹는 요리’를 지칭하게 되었다. 보통 식사에서 앙트레는 수프나 전채(hors-d’oeuvre) 다음에 바로 나오지만 종종 그것들을 대신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앙트레는 전채보다 좀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격식을 갖춘 식사에서는 앙트레를 여러 요리 다음에 내올 수도 있지만, 반드시 구운 요리 이전에는 내와야 한다.
앙트르메 entremets
앙트르메는 전치사 앙트르(entre)와 명사 메(mets)의 합성어다. 앙트르는 ‘사이’라는 뜻이고, 메는 ‘요리’라는 뜻이니, 앙트르메는 요리와 요리 사이에 먹는 음식, 즉 구이와 후식 사이에 먹는 음식을 말한다. 어원상으로 보면 앙트르메는 본래 막간(幕間)의 유흥거리를 지칭하던 말이다. 이런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메(mets)의 어원상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메는 ‘보내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미테레(mittere)에서 나온 말이다. 미테레의 과거분사를 명사화한 것이 미수스(missus)고 이 미수수의 대격(對格)이 미숨(missum)인데, 메는 12세기 중반 이 미숨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메는 ‘보내진 것’이라는 의미의 명사고, ‘사이’라는 뜻의 전치사와 같이 쓰이면 ‘사이에 보내진 것’이라는 뜻이 되니까 막간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이다. 13세기부터 앙트르메는 주요리 사이에 나오는 막간 요리를 지칭하게 되었고, 17세기에는 ‘치즈와 후식 사이에 나오는 단맛의 요리’를 특별히 지칭하게 되었다.
어니언 onion
양파는 선사시대부터 먹기 시작했지만, 그 어원은 분명치 않다. 옛 앵글로색슨 족들은 양파를 키
페(cipe)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라틴어 케파(cepa)에서 유래한 것 같다. 이 케파에서 나온 말로는 스페인어 케볼라(cebolla)나 이탈리아어 키폴라(cipolla)가 있다. 어니언(onion)이란 단어 자체는 라틴어 동사 우니오(unio)에서 비롯되었다. 우니오는 ‘하나’를 뜻하는 우누스(unus)에서 파생했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것은 원래 하나의 큰 진주를 상징한 것으로 보인다. 양파를 ‘하나’를 뜻하는 말로 지칭한 것은 아마도 양파의 껍질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데에서 착안한 것 같다. 어쨌든 우니오에서 우니오넴(unionem)이 나오고, 여기서 고대 불어 오이뇽(oignon)이 나왔고, 다시 여기서 앵글로-불어 유니온(union)이 나왔다. 오늘날의 어니언(onion)은 12세기에 유니온에서 나온 말이다. 한편, 양파 링(onion ring)이라는 표현은 1952년에 처음 쓰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얼 그레이 Earl Grey
얼 그레이 차(Earl Grey tea)는 주로 베르가모트 오렌지의 껍질로부터 추출한 기름을 홍차 잎에 첨가함으로써 특이한 향을 내도록 한 차다. 이 차의 이름은 베르가모트 기름의 향이 첨가된 차를 선물받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찰스 그레이 백작(1764-1845)의 이름을 본 따 지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중국 사람들이 홍차를 별로 즐겨 마시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얼 그레이 홍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의 상급 관리로부터의 선물이 아니라 인도 홍차 잎과 스리랑카 홍차 잎으로부터 우려낸 것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에그 egg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새의 알을 많이 먹어왔다. 그런데 달걀을 얻기 위해 닭을 기른 것은 인도 정글
속이라고 알려져 있다. 로마인들은 달걀을 영국으로 가지고 들어왔고, 그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그
것을 많이 먹게 되었다. 에그의 어원은 ‘새’다. 고대 영어 아에그(aeg)는 중세 영어 에이(ey)가 되었다. 이 에이의 복수형은 에이런(eyren)이었다. 에이런과는 별도로 14세기경 고대 스칸디나비아어에서 유래한 에그(egg)란 단어가 있었다. 이 두 단어는 오랫동안 경쟁하였는데, 칵스톤(William Caxton)은 1490년 그의 책 Book of Eneydos에서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은 egg와 eyren 중 어느 것을 써야 할 것인가? 그 어느 것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에이런(eyren)은 에그에 밀려 16세기 말경에는 거의 사라졌다.
에스카르고 escargot
에스카르고는 ‘먹을 수 있는 조개’라는 뜻의 라틴어 콘킬리움(conchylium)과 그리스어 카클락스
(kachlax)를 합쳐 만든 형태로부터 유래한 것 같다. 이 형태의 변이형으로는 카가롤(cagarol), 카카라우(cacalau) 등이 있었는데, 이것들로부터 프로방스어 에스카라골(escaragol)이 나왔고, 14세기 말 이 에스카라골에서 고대 불어 에스카르골(escargol)이 나왔다. 지금의 형태인 에스카르고(escargot)는 16세기 중반 접미사를 다시 붙이면서 생겼다. 한편, 에스카르고를 먹는 풍습은 랑그독(Languedoc) 지방과 까따로뉴(Catalogne) 지방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내려온 풍습이다. 그 요리법과 함께 이 지방의 단어가 불어로 유입되었다.
에스프레소 espresso
이 단어의 어원은 ‘눌러 짜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엑스프리메레(exprimere)다. 에스프레소
(espresso)는 이 동사의 과거분사로, 커피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까페(ca_e) 뒤에 놓여 ‘눌러 짠 커피’라는 뜻이었다. 까페 에스프레소(ca_e espresso)는 1945년 까페를 생략한 형태로 영어로 들어갔다.
에이프런 apron
에이프런은 ‘수건’, 특히 ‘원형경기장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기 위해 흔드는 천’을 뜻하는 라틴어 마파
(mappa)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이 마파로부터 ‘천’을 뜻하는 나페(nappe)가 나왔고, 이 나페의 작은 말이 바로 고대 불어 나페롱(naperon)이다. 마파(mappa)에서 m이 n으로 된 것은 다음에 오는 p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페의 경우 처음에는 p가 하나인 상태인 나페(nape)로 쓰였으나 15세기 중반 어원과 일치시킨다는 이유로 p를 두 번 쓰게 되었다. 한편 에이프런(apron)은 나페론(naperon)을 실수로 잘못 끊어 쓰면서 생긴 영어 단어다.
에티켓 etiquette
1387년 에티켓은 ‘말뚝에 고정된 표지판’을 지칭했다. 그리고 점차 ‘재판이 진행 중인 주머니 위에 놓인 글자판’도 가리키게 되었는데 이런 관행은 19세기까지도 이어졌다. 그리고 ‘증인의 목록’ 역시 에티켓이라 불렀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에티켓이라는 말은 처음에는 법률과 관련해서 쓰였음
을 알 수 있다. ‘궁정에서의 의례’라는 의미는 부르고뉴(Bourgogne) 궁정에서 비롯되었다. 왕위에 오르는 데 실패한 필립 르 봉(Philippe le Bon)은 자신의 궁전에 매우 엄숙한 의례를 강요하였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종이 위에다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을 일일이 적어두어야 할 정도였다. 이런 관행은 그 단어와 함께 마리 드 부르고뉴(Marie de Bourgogne)와 막시밀리언 도트리슈(Maximilien d’Autriche)의 결혼식을 계기로 플랑드르에서 비엔나로, 나중에는 비엔나에서 마드리드로 전해지게 되었다. 이런 의미의 에티켓은 1607년 처음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은 비엔나 궁전과 관련해서였다. 그리고 1700년경에는 마드리드 궁전과 관련해서도 나타난다. 이 단어가 일반화된 것은 18세기 중엽이다. 어원상으로 보면, ‘붙이다’라는 뜻의 프랑크어 동사 스티칸(stikkan)에서 고대 불어 에스티퀴에(estiquier)가 나왔고, 1387년 이 동사로부터 에스티켓(estiquette)이 나왔다. 이 에스티켓이 에티켓(étiquette)이 되었고, 이것이 영어로 들어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에피타이저 appetizer
에피타이저의 어원은 라틴어 아페테레(appetere)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아(a)는 ‘쪽으로’라는 뜻의 접두사고, 페테레(petere)는 ‘-로 가다’, ‘-를 찾다’라는 의미의 동사다. 따라서 아페테레는 ‘-를 갈망하다’라는 뜻이고, 여기서 명사 아페티투스(appetitus)가 나왔다. 아페티투스는 고대 불어로 들어가 아페티트(apetit)가 되었고, 다시 앵글로-불어로 들어가 아페티트(appetit)가 되었으며, 14세기 초에 애피타이저가 되었다. 이 단어는 일반적인 ‘갈망’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다가, 17세기에 특히 ‘먹고자 하는 갈망’, 즉 ‘식욕’을 지칭하게 되었다. 프랑스인들이 식사를 시작할 때 늘 하는 인사말인 보나뻬띠(Bon appétit)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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