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상임이사 제도는 자산규모 1500억원 규모이상 지역농축협에 전문경영인을 채용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부실경영을 방지해 농민지원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의무적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지역농축협에서 상임이사 채용을 기피하고 있어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충북 남보은농협은 농협법을 2년 이상 위반하면서 상임이사 선출을 기피했고, 충남의 서산축협도 1년 넘게 상임이사가 공석이다.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이용희전농 충북도연맹 전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상임이사는 있으나 마나한 자리로서 비상임조합장들의 책임면피용이고 직원들의 퇴임 후 일자리 마련”이라며, “상임이사가 전무 역할 말고는 인사권 등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충남 당진의 현직 농협간부 노모씨는 “상임이사 인사추천위원7명 중 2명을 조합장이 결정하니 들러리가 되고 있다. 상임이사에 인사권 등 법적지위를 보장 해야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인 직무를 수행 할 수 있는데 오히려 현직 조합장이 경쟁후보를 제거시키는데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협법45조2항]의 “조합원이 아닌 이사 중 1명을 상임이사로 둔다”는 조문 때문에 직원 출신의 유력 조합장 후보 중 상당수가 상임이사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주감귤농협 신용사업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전정택씨는 “선출과정에서 인사추천위가 추천했는데도 또다시 대의원총회에서 찬반을 묻은 것이 문제고 책임경영도 2년으로 어려워 다른 이사들처럼 4년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농축협의 상임이사 장기 공석에 대해 백동진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 차장은 “법적으로 상임이사를 선출 하거나 직무대행을 즉시 선임했어야 한다”며 “선출이행문서를 분기별로 보냈지만 농협법에는 상임이사 선출이 법적 의무사항이나 벌칙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다”고 밝혔다.
또 상임이사 선출과정에서 부정선거 시비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충남 k농협에선 지난 2015년 상임이사 선출과정에서 금품선거로 수사를 받는가 하면 지나 7월에는 경북의 p농협 상임이사도 개표부정 시비로 법정에 서게 됐다.
또 올해 초 인천의 k농협도 상임이사로 당선된 현직 지점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사퇴하고 다시 원직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
농민들은 “지역농축협 상임이사제도가 말로만 전문경영이고 책임경영”이라며 “국회에서 이를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