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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산행기
-언제:2014.01.29
-산행코스:원효사->무등산 옛길->제철유적지->
치마바위->서석대->입석대->장불재->중봉->원효지구
(약12km,5시간 소요)
높이를 헤아리기 어렵고
견줄상대가 없어 등급조차 매길 수 없다는 산,
무등산!!
무등(無等)은 말그대로 평등한 산입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학식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앞머리카락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배나온 뚱뚱한 사람이나 날씬한 사람이나
무등산은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입니다.
무등산은 빛고을 광주를 대표하는 명산입니다.
2013년 3월 4일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
광주는 7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국립공원이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명 이상이 사는 도시 안에
해발 1000m가 넘는 산은 무등산 하나뿐이라고 하니
정말 특별한 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광주는 동고서저의 지형으로 서쪽은 평야이고 동쪽은 산간지역으로
동쪽의 진산인 무등산이 시가지를 에워싸고
그 아래 분지에 광주광역시가 터잡았는데
해발 1187m로 비교적 높은 산에 속하지만,산세가 온화하고
광주 시내 어디에서나 잘보이는 산으로
광주사람들은 '어머니의 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설 연휴,고향가는 길에
모세가 시나이산으로 들어간 그 간절한 심정으로
나홀로 무등산에 들었습니다.
무등산은 삶속에 살아있는 산입니다.
옛 선조들이 올랐던 길을 그대로 복원한 무등산 옛길 2구간길은
서석대까지 최단 거리(약4.2km)로 무등산 초보 산행 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높은 길입니다.
무등산 옛길은 옛 선비들이 실제로 무등산 정상으로
올랐던 길입니다.
반대편 증심사 코스가 늘 붐빈다고 하는데 이 길은 한적했습니다.
무등산 옛길은 삼나무 숲 울창한 길로 이어집니다.
무등산 옛길 2구간의 제철유적지에서
꼬막재로 방향으로 오르는 갈림길인 무등산 의병길을 만납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꼬막재로 해서
천왕봉과 서석대 입석대로 오르는 길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옛부터 돌에서 실제 철을 제조했다는 유적지입니다.
제철 유적지를 지나자 길은 곧바로 원시림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정표에 '무아지경의 길'로 명명해놓은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소나무,참나무,삼나무와 산죽이 무성했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만이 청아하게 들려와
오감을 열고 자연과 소통하며 걷기 좋은 길이 이어졌습니다.
치마바위
날씨가 포근한 탓인지 원효계곡의 물소리가 얼음장 속에서 우렁차게 들려왔습니다.
무등산 옛길의 산허리에 오르자 '하늘이 열리는 길'이 나오더니
시야는 금새 이렇게 탁트입니다.
산 아래 화순 일대가 시원스럽게 조망됩니다.
서석대로 오르는 길에 본 중봉 가는 길
옛길의 이곳부터 서석대까지는 500m정도,
바로 무등산의 하이라이트 구간입니다.
택리지에
“광주의 무등산(無等山)은
산 위에 긴 바위가 가지처럼 뻗은 것이 수십 개나 공중에 배열되어 있어
훌륭한 홀 같고(입석대를 말함), 산세가 지극히 준엄하여 온 도를 위압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무등산은 광주광역시 북구와 화순군 이서면 및
담양군 남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해발1187m에 달합니다.
서석대 가는길에 올려다본 천왕봉.
돌은 말이없으나
철학자에겐 철학으로
음악가에겐 음악으로
예술가에겐 예술로
종교가에겐 종교로
시인에겐 시로
삶, 그 존재의 진리로 있나니
아! 그렇게 돌은 천년 만년 억년 수억년
세월없이 놓여있는 그 자리에서
침묵으로 깊은 침묵으로
삶, 그 존재의 말로 있나니...
-조병화,<돌>
서석대로 오르는 길에 내려다본 나주 일대
서석대 전망대에 서면 중봉과 그 아래 광주시내가 손에 잡힐 듯 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광주의 랜드마크 서석대의 위용입니다.
검게 빛나는 주상절리대가 병풍처럼 늘어선 풍광에
저절로 탄성을 터트리게 됩니다.
저녁 노을빛이 저 바위에 반사되어 광주 시내를 물들여
빛고을 광주가 유래된 풍경입니다.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큰 주상절리대로
백악기에 화산활동으로 솟은 용암이 순신간에 식으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 따로 없습니다.
무등산 정상은 바로 앞에 보이는 천왕봉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재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상태로
국가안보 차원에서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곳에서 바라만봐야 하는건지 답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빨리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면서 장불재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내 아픔이고
절망이고
고통이고
부끄러움이고
웃음이고
한이고
증오이고
사랑이고
끝끝내
치유할 수 없는 상처이고
-유용주,<전라도>
어느 집 굴뚝이 풀어놓았을까
소매 놓친 연기 등성일 감고 맴돌지만
살얼음이 잠근 무논 속의 산 마을
건널 수 없어
이쯤에서 스치며 지나가는데
-김명인,<산 아래> 중
서석대에서 바라본 장불재와 나주 일대
서석대에서 바라 본 광주댐
무등산이 사람들에게 아름답다고 알려진 이유는
무등산이 펑퍼짐한 육산이면서도
산등성이 곳곳에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천왕봉 남동쪽의 규봉과 남쪽의 입석대와서석대,
이 세 암봉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비경입니다.
장불재 북쪽 약 800미터 지점에 솟아 있는 서석은 저녁노을이 물들 때면
수정처럼 반짝인다 하여 수정병풍이라고도 불립니다.
서석대에서 내려다 본 광주
서석대
무등산 입석대
약 4500만~8500만 년 전에 벌어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주상절리
제봉 고경명은 벼슬 높은 신하가 관을 쓰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무등산 정상은 ‘정상 3대’라 불리는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세 개의 바위봉으로 이루어집니다.
천왕봉에 올라서면 무등산의 최고봉답게 전라북도 순창뿐 아니라
광주, 담양, 영암, 나주 등 호남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며
맑은 날엔 지리산까지도 조망된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군부대가 주둔하여 오를 수 없습니다.
서석대 전망대에서 숨을 고르고 다시 200m쯤 오르면
마침내 2구간 종점인 이곳 서석대 표지석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 서면 발아래 광주 시내가 지척이고
멀리 화순과 나주방면등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습니다.
무등산의 웅장한 자태에서 생겨나는 정기는
광주학생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을 뿐 아니라,
독재 정권에 분연히 맞선 저 5.18 광주 정신의 모태가 되었으며
수많은 애국지사,문인,예술가 등을 배출시키는 근간이 되었습니다.
서석대에 오르면 중봉과 그 너머 광주 시내가 품안에 들어옵니다.
걸어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개로 다는 날 수 없는 곳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꿈으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세월이 있었습니다.
아, 나의 세월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내일이 있었습니다.
-조병화,<내일>
서석대에서 장불재로 내려와 이곳 옛 군부대 보급로인 임도로 내려서면
중봉과 누에봉,장불재,서석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여러갈래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봉과 그 너머 광주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이 시작되고
그 풍경에 기운을 얻어 갑자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중봉으로 가는 길 옆으로 저 광할한 억새 평원은
한 때 군부대가 주둔한 곳이었으나 광주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운동을 전개하여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새롭게 복원된 곳입니다.
중봉으로 가는 억색 평원에서 올려다본 무등산 천왕봉과 서석대
인간의 그리움처럼
길이 고개를 넘어간다
길 따라 나선 몸
한없는 그리움
저 고개를 넘으면
이 그리움 재워줄 마을 있을까
아,영원은 고독한 거
넘어도 넘어도
고개 또 꼬개
고개/조병화
무등산 중봉
무등산 중봉에서 올려다 본 서석대의 위용
무등산 중봉에서 올려다 본 천왕봉
방송 중계탑
산세는 웅대하지만 산정 부근의 암석노출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식생의 밀도가 높은
토산(土山)이어서 믿음직하고 덕이 있는 느낌을 풍기고 있는 무등산.
중봉에서 원효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임도에서 바라본 무등산은
잔재주를 부리지 않은 완만한 능선이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히 다가왔습니다.
원효사로 내려가는 임도에서 올려다본 천왕봉
하산길
방송 중계차와 군부대 보급로를 따라 원효사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하산길에 본 북봉과 꼬막재
하산길에 본 원효사
원효사 대웅전
원효사 경내의 호랑이상
산을 내려와 들른 개장을 앞둔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위용입니다.
올 시즌부터 기아 타이거즈 홈구장으로 사용됩니다.
올 시즌은 원효사 호랑이상의 저 늠름한 기상으로
V11을 달성하길 기대해봅니다.기아 타이거즈 홧팅!!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외야 바베큐석입니다.
내 고향 인근에 있는 산이지만
객지에 나와 살다보니 좀체 찾아갈 기회가 없었던 산, 무등산!
그 산으로 난
'길 위에서 나를 찾는다'는 무등산 옛길을 따라 직접 무등산에 오르다보니
돌을 그냥 돌이라 부르지 않고 상서롭게(서석) 여긴
옛 호남 선비들의 기상이 오랜 여운으로 남습니다.
2014년 청말의 해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끝.
-무등산 가는 길.
자가용: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로 나와 제2순환도로를 이용합니다.
제2순환도로 두암IC로 진출해 산수오거리 방향으로 가다 지산유원지로 좌회전,
제2순환도로 밑 굴다리를 지나면 옛길 1구간이 시작되는 수지사 입구가 나옵니다.
그 길을 따라 원효사 이정표를 보고 계속 달리면
무등산 원효사지구 주차장이 나옵니다.
대중교통:원효사행 1187번 버스를 이용.(무등산 높이1187M)
배차 간격은 넉넉하게 20분, 광주역을 비롯한 시내 주요 구간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버스터미널이나 공항에서는 도심행 버스를 이용한 후 갈아타는 게 좋습니다.
글,사진:윤선한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1-5)
배경음악: Dela Dela/ Sacred Spirits
첫댓글 무등산행 사진,글 너무 잘 보았습니다~
40년전에 광주에서 학교다닐때 한번 올라 가보았는데...
너무 너무 잘보구 갑니다~
이십년 전쯤인가 무등산 초입에서 백숙시켜 맛나게 먹은 기억말고는..,
실제 사진으로 보니 웅장 합니다. 지리산 멘치럼 깊은 맛은 아니어도
이모 저모 볼때가 많네욤 올려주신 글 사진 감명깊게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올한해 대박 나세요 ^-^
작년,올해 모두 눈이 크게 안와서 못갓습니다.안그러면 무슨일이 있서도 꼭 오르는 산인데...참 조은 산입니다.원효사로는 안가봤는데 담엔 저도 글로 가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