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r, erbarme dich
안녕하세요. 유준 요한세례자 입니다.
20날 금요일 12시 50분 인철발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8000Km가 넘게 날아와서 안착하였습니다.(Local Tm:1800)
독일에서는 공항으로 이승환 루카 신부님과 정진만 안젤로 신부님께서 픽업을 나와주셨습니다.
AutoBahn을 약 3시간 쯤 달려 이곳 신학교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마침 오늘(주일) 이곳 뮌스터 교구의 신학생 8명이 부제품을 받기에
저희가 도착했을 당시에 서품피정과 연수 등의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이곳의 모든 신학생들과 한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누며
역시 독일인답게 독일맥주를 마시며 소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날(토요일)은 아침기도-미사- 생필품구입-박물관 관람-낮기도(육시경)-중식-신학원(기숙사)탐방-뮌스터 교구장 주교님과 인사- 저녁기도- 석식- 휴식- 성체현시 및 조배-끝기도- 묵상- 샤워 후 기절하였습니다.
시차적응도 안되고 이틀 밤을 새우탓인지 기절하여 일어난 후로
오늘은 좀 나은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럽 신학교는 자유로이 기도하고 외출도 자유로운데
이곳은 시간기도를 공동으로 그리고 노래로 바치는 편이라 좀 정신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배운 독일어로는 기도나 전례를 따라가기는 커녕
식탁에서 30초 이상 말하기도 힘이 든 처지입니다.
영어를 제법 하는 친구들이 있으나
신학원장 신부님께서 "한국친구들이 빨리 독일어를 배울 수 있도록 영어는 쓰지 맙시다."라고 권고하셨기에
이 친구들이 당췌 독일어만 해대니 미칠 지경입니다.
길가는 개도 "이리와 저리와"를 알아듣고 그대로 하는데
그런 말도 당췌 못 알아 들어서 여기저기 해메는 상황이 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음식은 워낙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이지만 며칠 째 쌀밥을 못 먹으니..
왠지 간식만 계속 먹고 있는 거 같습니다.
밥이 양식으로 잘 나오지만..(삼시 세끼를 매일 vips가서 먹는다면 좋으시겠어요?ㅡㅜ)
그래도...수입과 지출이 정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여기와서 말을 못하니 자연스레 침묵 가운데 머물게 되고
침묵 가운데 지난 본당생활을 많이 성찰하게 됩니다.
참 감사하고 죄송한 일들 뿐인거 같습니다.
존경하는 방글방글 김태규 신부님과 사랑하는 신자분들 모두...
5월1일까지는 이곳 뮌스터의 신학교에서 생활하고
2일부터는 뮌스터 교구에서 운영하는 Language School에 다니게 되어
60KM떨어진 곳에서 학교를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4개월을 공부하고 9월 학기에 진학하게 되면 정말 기적인 것이고..
보통 1년여 가량 언어공부를 하고 국가시험을 치룬 후에 입학하는 것이 현지 상황인듯 합니다.
날씨는 4월 초 날씨아 비슷하여 5도에서 10도 사이정도되는 것 같습니다.
숙소는 신학생들만 따로 사는 기숙사로
함께온 동기의 말을 빌리자면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기숙사'를 온 것 같다고 합니다.
여기서 마법 많이 배워가서
여러 신자분들 앞에서
제병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심지어 물을 그리스도의 피로
변화시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한참이나 모자란 저의 성격과 나약함과 단점들을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바꿔보도록 하겠습니다.
종이가 비둘기로 변하는 마술보다
하나의 사람이 하나의 올바른 인격체로 변화하는 마술은
더 어렵고 신비할 것 같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찍은 제 방 사진입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살다와야 해서
아직 짐을 풀지 않은 상태지만..방은 제법 좋은 것 같습니다.
혼자사는 남자에게는 딱 좋은 사이즈입니다.(신부님 제방은 비동 싸이즈고 용기는 에이동 싸이즈입니다.)

이 동네 양반들은 자전거를 주로 이용합니다. 베트남과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모습입니다.
칫솔 사러 가다 한 장 찍었습니다.

신학원을 나오자 마자 있는 길가입니다.
독일은 한 마을이 주교좌 성당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주교좌 성당 옆에는 주교좌 설립 신학교가 먼저 설립되므로
신학교가 결국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하게 됩니다.
여기도 문 밖을 나서면 바로 번화가 입니다.


신학교 성당에서도 미사를 하지만 가끔 주변에 있는 세개의 성당을 돌아가면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크기만 크고 겉만 화려하지..
우리 성당만한 성당이 없습니다.
(죽전 하늘의문 성당 참 잘 졌네!!!!!!ㅋㅋㅋ)

말씀드린 호그와트 마술학교같은
저희 신학원 입니다.
수업은 뮌스터 일반대학으로 가서 하고
신학생 부제 성직자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물론 60,70,80연세의 수녀님 세분이 계십니다.
(지도 신부님은 원장 신부님 한 분, 영성지도 한분, 부원장 신부님 이렇게 세분입니다.)
여기 형제들은 저희 두명이 들어오게 되어
총 28명입니다.
말이 안 통해서 특히 싸울 일은 없겠지만..
독일인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잇도록..
한국 천주교회의 사람으로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히 즐겁고 기쁘게 계세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기도 중에 기억할 수 있기를 청하며..
조만간 다시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Hier bin ich, sende mich!" (이사6,8)
첫댓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오" 그래서 니가 갔구나! 부디 건강하고, 너무 무리하지 말기바래...
주일미사 강론때는 너와 진해로 엠마오 갔던 일과 동기신부님과의 하룻밤을 이야기하고, 진해를 떠나올때 차 안에서 함께 들었던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들었다. 나는 엠마오 가서 두 분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
이제는 우리가 떨어져지내야 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어야 할때인것 같다. 다시한번 말하는데, 부디 건강해라!!
학사님!! 독일에서의 유학생활, 빨리 적응하시고 독일말 유창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 5년전 서유럽으로 여행갔을 때, 독일에 잠깐 들렀는데 고성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저도 젊다면 낮선 나라에서 몇년쯤 살아보고 싶네요.ㅋㅋ 언어습득도 하고... 여행도 실컷하고... 암튼 영육간 건강하시고 늘 평안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안녕히...... (가끔 독일소식 전해주세요~ 아예 성당카페에 일기를 쓰시던지요 ㅋㅋ ^___^)
아직까지 독일로 가신거 실감 안납니다만 이렇게 사진으로 독일 신학원 모습을 볼수있으니 가신게 분명하네요.^^
이곳저곳 참으로 꼼꼼하게 살피시던 학사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우리 본당 신자들은 덕분에 처음으로 학사님과 함께하는 호강을 누렸지요.
부디 건강도 챙기시며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본당신자들은 학사님을 위해서 기도할것입니다..
또 소식 전해주세요^^
4개월을 4년동안,같이 있었던것처럼, 단기간에 깊이 정이 들었던것 같네요! 특히 우리신부님이요!! 새성전 오르겐올때 먼지펄펄 날릴때 처음 본학사님! 이국 멀리에서도 임마누엘 하느님이 항상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교장 쌤은 덤블도어겠군요. 그럼 학사님은 해리 포터? 스네이프를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