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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학생영어말하기 대회 휩쓴 두메산골 초등학교 꼬마 숙녀들 함양 서상초 허한올·김민지·전수빈 양 회화 위주 수업으로 '말하기' 자신감 학교 교육만으로 출전, 최고·최우수상
지난 19일 서울 세종대 광개토관(광진구 능동)에서 열린 ‘제17회 대한민국학생영어말하기대회’ 현장. 발표를 앞둔 ‘산골 초등생’ 허한올(경남 함양 서상초 6년)·김민지·전수빈(경남 함양 서상초·이상 5년)양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순서가 다가오자 심장 소리도 심하게 요동쳤다. 세 어린이는 긴장을 풀기 위해 애썼다. 약속이나 한 듯 자신의 발표 대본을 곱씹었다.
드디어 차례가 됐다. 세 어린이는 각각 다른 발표 주제를 가지고 한명씩 단상에 올랐다. 표정은 사뭇 달라졌다. 무대 밖에서 긴장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자신감과 여유도 넘쳤다. 민지는 “무대체질인지도 모르겠다. 무대에 올라가니 오히려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발표는 성공적이었다. 좋은 성적도 거뒀다. 민지는 대회 2등 상 격인 최고상을, 한올이와 수빈이는 각각 3등 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윤정미 서상초 선생님(교무 담당)은 “사교육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참가한 세 어린이 모두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수상 비결은 ‘서상초표 사교육’
- '대한민국학생영어말하기대회'에서 최고상과 최우수상 휩쓴 경남 함양 서상초 허한올·김민지·전수빈 양.(왼쪽부터)/ 서상초 제공.
서상초는 그야말로 ‘두메산골’에 자리해 있다. 덕유산 자락 400m 고지, 함양읍내에선 무려 30㎞나 떨어져 있는 곳이다. 당연히 사교육 시설은 없다. 윤정미 선생님은 “전교생 66명의 어린이에겐 방과후 수업이 곧 ‘사교육’”이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 수상자 어린이들은 ‘서상초표 사교육’의 수혜자들이다. 세 어린이는 지난해 3월부터 방과 후 수업인 ‘영어 영재반’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영어 담당 구희선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았다. 수업 진행은 의외로 단순했다. 짧은 이론 수업에 이은 질문과 대화 위주의 방식이었다. 덕분에 수업은 항상 시끌벅적했다.
“전 4학년 때까지 학교를 부산에서 다녔어요. 도시에선 너나 할 것 없이 사교육을 받잖아요? 저도 일주일 내내 학원에 다녔어요. 영어 학원은 5일이나 갔죠. 당시 영어 학원에선 문법 위주로 공부했어요. 스스로 문제를 풀고 학원 선생님에게 검사받고 그랬죠. 솔직히 말하면 따분했어요. 하지만 여기는 달라요. 수업이 거의 회화 위주예요. 원어민 선생님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거죠. 정말 놀면서 공부하는 것 같아요. 자연스레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영어가 재밌어지기 시작했어요.”(허한올 양)
수빈이는 “3학년 때까지 ‘ABC’만 알았던 내가 1년 만에 영어 실력이 쑥쑥 자랐던 건 바로 질문과 대화 덕분이었던 것 같다.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곧바로 손을 들어 질문했고, 아주 사소한 이야기도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말문이 트였다”라고 말했다.
◇즐겁게 영어 배우고, 대회 수상하고… 자신감이 ‘두 배’
- 김민지 양이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했습니다'란 주제로 발표 시연을 하고 있다.
영어에 자신감이 붙은 세 어린이는 도전에 나섰다. 대한민국학생영어말하기대회에 신청서를 냈다. 세계예능교류협회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한국의 문화·예술·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영어로 발표하는 대회다. 최고상 이상 수상자에겐 대한민국 문화홍보 대표단원으로 선발되는 특전도 주어진다.
세 어린이는 먼저 발표 주제를 정했다. 한올이는 ‘한복의 아름다움’, 민지는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했습니다’, 수빈이는 ‘삼겹살 드실래요’를 각각 주제로 삼았다. 수빈이는 “주제를 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곧바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이 떠올랐다. 삼겹살은 우리나라 대표 먹을거리 중 하나여서 대회가 요구하는 주제와도 딱 맞아떨어졌다”라며 웃었다.
연습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실전 대회에선 대본을 볼 수 없어 통째로 외워야 했기 때문. 민지는 “다들 특정 부분에서 더듬거려 애를 먹었다. 여러 번 수정된 대본을 다시 외우는 것도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힘든 과정에서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민지는 “연습이 힘들어질 때쯤 한번씩 폭소를 터트릴만한 일들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대회 일주일을 앞두고 전교생 앞에서 발표 예행연습을 했어요. 당시엔 연습을 정말 많이 한 상태였어요. 서로 대본을 거의 외우다시피 했죠. 예행연습엔 수빈이가 가장 먼저 나섰어요. 그런데 수빈이가 시작하자마자 제 대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발표하는 게 아니겠어요? 이름도 제 이름으로 말했다니까요. (웃음) 이런 에피소드에 한바탕 웃으면서 힘든 과정을 이겨냈던 것 같아요.”
세 어린이는 “영어를 배우고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얻은 게 많다”라고 입을 모았다. “영어 영재반 수업을 들으면서 ‘아,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수상을 통해선 ‘하니까 정말로 되네’란 생각을 갖게 됐죠. 영어를 배우면서 자신감이 두 배로 커진 느낌이랍니다. 이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각자 가진 꿈도 꼭 이뤄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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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빌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뇌"가 깨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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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울딸 나중에 대회 출전시켜볼랍니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