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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1007 (월)
- 가마솥에 누룽지, 천자문(千字文) 이야기 ①
- 문화, 여행 (43)
오늘 미국 Major League LA Dodgers의 류현진선수가 비록 Atlanta Braves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패전투수도 면하고 2승1패로 앞서면서
St. Louis Cardinals 또는 Pittsburgh Pirates와의 National League
Championship Series에 나갈 가능성이 무척 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가 응원하고 있는 프로야구팀인 <넥센히어로즈>가 드디어 3위에
올라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삼미슈퍼스타즈-청보핀토즈-태평양돌핀즈-
현대유니콘즈-넥센히어로즈)를 주욱 이어서 응원해왔는데, 이름이야 바뀌었지만
위의 팀들과 동일한 팀인 <넥센히어로즈>는 다른 팀들처럼 모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구단의 재정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데, 그동안 쟁쟁한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꾸준히 이어오더니 드디어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그 팀에서도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차고
지금도 여러 부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어찌 보면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격적인데, 왜 그 팀을 응원하는가라고 물어보시면
그냥 제 체질과 분위기에 맞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아하는 스포츠 팀이나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삶의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래서 야구뿐만 아니라 남녀축구-남녀농구-남녀배구-남녀핸드볼 그리고
육상경기 등 다른 경기에서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 스포츠 팀이나 선수들
중에서도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들이 있습니다.
<넥센히어로즈>가 비록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몇 되지 않지만도
준플레이오프를 넘어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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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아침마다 낙엽이 수북이 쌓이고 또 상큼하게 단풍놀이하러 나가는 계절인
가을날에 <천자문>이라니 무슨 이야기인가 하시겠지만, 이런 날들에 <천자문>을
들여다보노라면 새록새록 머리에도 잘 들어오고 또 잠도 잘 와서 아주 개운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교육계에서 오래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오는 것이 있습니다.
즉 한자(漢字)교육 문제인데, 우리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선정한
가장 우수한 언어이면서 또 배우고 쓰기가 쉬운 훌륭한 언어이며
그리고 또한 모양도 아름다워서 보기가 좋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글이 아무리 우수하다 해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들의
상당수가 한자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 최소한의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기도 하고 또 한자를 공통으로 쓰고 있는 한(韓)-중(中)-일(日)의
관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더욱 큰 이슈입니다.
이 문제는 워낙 전문적이고 또 규모도 크기 때문에 나중에 별도로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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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TV 예능프로그램을 그리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한참 전의 지난 2011년 “러닝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북경 레이스”라는 제목으로
중국 만리장성을 달리며 문제를 푸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천자문(千字文)>을 외는 것으로, 출연자 대부분이
“하늘 천(天) 따지(地) 검을 현(玄) 누루 황(黃)~~~” 하다가 막히곤 하는데,
유재석씨가 여기에 “~~~ 집 우(宇) 집 주(宙) 넓을 홍(洪) 거칠 황(荒) 날 일(日)
달 월(月) 찰 영(盈) 기울 측(昃)”까지 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래봐야 한자로 따지면 12글자 밖에는 되지 않지만, 요즘 그 정도까지 외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니 참으로 굉장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가르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 <천자문>을 왼다는 것이 실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저희 어릴 적에는 꽤나 여러 줄까지 외웠었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천자문>에 대하여 조금 알아봅니다.
< 만리장성의 길이 >
- 그런데 위의 “러닝맨” 프로그램 제작진이 큰 실수를 한 것이 있는데,
즉 당초의 “만리장성(萬里長城 = The Great Wall)"은 서쪽의
“감숙성(甘肅省 - 간쑤성) 가욕관(嘉峪關 - 자위관)”에서부터 동쪽의
“하북성(河北省 - 허베이성) 산해관(山海關 - 산하이관)”까지의 2,700km에
중간에서 갈라진 지선(支線)들을 합하여 총 6,350km라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8,851.8km라고 최근 중국의 주장을 그대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 이는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요녕성(遼寧省) - 랴오닝성)
단동(丹東 - 단둥)” 인근의 “호산산성(虎山山城)”이라고 주장하면서
“만리장성”의 총길이를 8,851.8km라고 고쳤는데,
이는 바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의한 왜곡(歪曲)인 것입니다.
- “호산산성(虎山山城)”은 바로 우리 고구려의 “박작성(泊灼城)”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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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에 대하여 어릴 적에 부르던 노래가 생각납니다. 즉,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딸딸 긁어서 선생님은 한 바가지 나는 한 숟갈...”
또는 “하늘 천 따 지 깜 밥 눌은 밥”하며 놀곤 했는데, 옛날 서당(書堂)에서는
이렇게 노래 부르면 엉터리라고 하여 훈장(訓長)에게 회초리를 맞곤 했다더군요.
* 처음 제목의 “가마솥에 누룽지 ~~”는 여기서 따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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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자문(千字文)이란 ?
* 참고로 <천자문>은 영어로 <the Thousand-Character Classic Text>라고
하더군요.
- <천자문>은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에 남조(南朝)에 속하는
양(梁)나라 때인 6세기 경, 주흥사(周興嗣 : 470? ~ 521)가 무제(武帝)의
명으로 1구(句) 4자(字)로 사언고시(四言古詩) 250구(句), 모두 1,000자(字)로
지은 책인데, 왕희지(王羲之)의 글자 중에서 해당되는 글자를 모아 하룻밤 사이에
이 글을 만들고 머리가 허옇게 세었다고 하여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합니다.
- 내용은 ‘천지현황(天地玄黃) 우주홍황(宇宙洪荒)’으로 시작하여
‘위어조자(謂語助者) 언재호야(焉哉乎也)’로 끝나는데,
- 그 내용은 중국의 신화, 역사, 문명은 물론 유교적 윤리, 도덕, 처세 등의
덕목들이 망라되어 있다고 합니다.
- 또한 예전에는 문서나 책의 순서를 정할 때 천자문의 순서로 정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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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처음 4글자 >
* 하늘 천(天)-땅 지(地)-검을 현(玄)-누를 황(黃)
= 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르다.
* 집 우(宇)-집 주(宙)-넓을 홍(洪)-거칠 황(荒)
= 하늘과 땅 사이는 넓고 커서 끝이 없다. 즉 세상의 넓음을 말한다.
<천자문 마지막 4글자 >
* 이를 위(謂)-말씀 어(語)-도울 조(助)-놈 자(者)
= 어조(語助)라 함은 한문의 조사(助詞), 즉 다음의 글자이다.
* 어찌 언(焉)-어조사 재(哉)-어조사 호(乎)-어조사 야(也)
= “언재호야” 이 네 글자는 어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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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문>이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일본서기(日本書紀)>에 285년 백제의 왕인(王仁)이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자문>은
양(梁)나라 시대인 6세기경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연대에 전해졌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데, 아마도 여기서의 <천자문>은 우리가 말하는 책과는
다른 것이 아니었나 하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천자문>이 한자(漢字)를 배우는 입문서(入門書)로
널리 사용되어왔는데, 그리하여 이 책에 ‘天 하
읽게 되었고 이 석음(釋音)을 단 책이 간행되었습니다.
- 석음(釋音)이 있는<천자문>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랜 책은
1575년(선조 8) 광주(光州)에서 간행된 것인데, 맨 끝에 “만력3년월일광주간상
(萬曆三年月日光州刊上)“이라는 간기(刊記)가 있는 책으로, 현재 일본 동경대학
(東京大學) 중앙도서관 소장본이 알려져 있는데 <광주판 천자문>이라 합니다.
- 이와 비슷한 책이 일본의 “오히가시하야루기념문고(大東急紀念文庫)”에 소장되어
있음이 최근에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간기가 없어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위에서 말한 <광주판 천자문>보다 조금 뒤에 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천자문>은 명필 “한호(韓濩, 호(號)는 석봉
-石峯)”의 글씨로 1583년 서울에서 간행된 <석봉천자문(石峰千字文)>입니다.
이 책의 현재 전하는 책들 중에서는 경상북도 영주의 박찬성(朴賛成) 소장본과
일본 나이카쿠문고(内閣文庫) 소장본이 원간본(原刊本) 또는 이에 가까운 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석봉천자문>은 임진왜란 뒤에도 여러 차례 중간되어 우리나라에서
<천자문>이라면 이 책을 연상하리만큼 일반화되었습니다.
- 그 이외에도 18세기에 들어 홍성원(洪聖源)이 편찬한 <주해천자문(註解千字文)>
등등 여러 종류의 <천자문>이 간행되었습니다.
- 이러한 옛 <천자문>들은 한자교육의 기본 교재로서도 그 역사적 가치가 적다고
할 수 없지만, 오늘날 이들의 가치는 주로 국어의 역사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천자문>은 우리나라 한자어의 새김을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합니다.
[ 천자문 처음 40자 ]
天(하늘 천) |
地(땅 지) |
玄(검을 현) |
黃(누를 황) |
하늘은 위에 있어 그 빛이 검고 땅은 아래 있어서 그 빛이 누르다. | |||
宇(집 우) |
宙(집 주) |
洪(넓을 홍) |
荒(거칠 황) |
하늘과 땅 사이는 넓고 커서 끝이 없다. 즉 세상의 넓음을 말한다. | |||
日(날 일) |
月(달 월) |
盈(찰 영) |
|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점차 이지러진다. 즉 우주의 진리를 말한다. | |||
辰(별 진) |
宿(잘 숙) |
列(벌일 열) |
張(베풀 장) |
성좌가 해 달과 같이 하늘에 넓게 벌려져 있음을 말한다. | |||
寒(찰 한) |
來(올 래) |
暑(더울 서) |
往(갈 왕) |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더운 것이 오면 찬 것이 간다. 즉 사철의 바뀜을 말한다. |
秋(가을 추) |
收(거둘 수) |
冬(겨울 동) |
藏(감출 장) |
가을에 곡식을 거두고 겨울이 오면 그것을 감춰 들인다. | |||
閏(윤달 윤) |
餘(남을 여) |
成(이룰 성) |
歲(해 세) |
일년 이십사절기 나머지 시각을 모아 윤달로 하여 해를 이루었다. | |||
律(가락 률) |
呂(음률 려) |
調(고를 조) |
陽(볕 양) |
천지간의 양기를 고르게 하니 즉 율은 양이요 여는 음이다. | |||
雲(구름 운) |
騰(오를 등) |
致(이를 치) |
雨(비 우) |
수증기가 올라가서 구름이 되고 냉기를 만나 비가 된다. 즉 자연의 기상을 말한다. | |||
露(이슬 로) |
結(맺을 결) |
爲(할 위) |
霜(서리 상) |
이슬이 맺어 서리가 되니 밤기운이 풀잎에 물방울처럼 이슬을 이룬다 |
[ 천자문 마지막 20자 ]
徘(배회 배) |
徊(배회 회) |
瞻(쳐다볼 첨) |
眺(바라볼 조) |
같은 장소를 배회하며 선후를 보는 모양이다. | |||
孤(외로울 고) |
陋(더러울 루) |
寡(적을 과) |
聞(들을 문) |
하등의 식견도 재능도 없다.(천자문의 저자가 자기 자신을 겸손해서 말한 것이다.) | |||
愚(어리석을 우) |
蒙(어릴 몽) |
等(등급 등) |
誚(꾸짖을 초) |
적고 어리석어 몽매함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 |||
謂(이를 위) |
語(말씀 어) |
助(도울 조) |
者(놈 자) |
어조라 함은 한문의 조사, 즉 다음 글자이다. | |||
焉(어찌 언) |
哉(어조사 재) |
乎(어조사 호) |
也(어조사 야) |
'언재호야' 이 네 글자는 어조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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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천자문(魔法千字文) ]
- <마법천자문(魔法千字文)>은 “아울북(owlbook : ow = 올빼미책방”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학습만화입니다.
- 내용은 중국의 서유기(西遊記)를 모티브로 선과 악의 대결이 주 내용인데,
줄임말 “마천”으로 불리며 “마천열풍”을 일으키기도 한 만화책으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보통 한 권에 신규 한자 20자 정도가 배치되어 있는데, 한자의 음(音)과 훈(訓)을
통해 마법을 부리는 한자 마법이라는 방식을 통해 적과 대결을 합니다.
- 독자들은 만화를 재미있게 보면서 자연히 한자를 습득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를 "이미지 한자 학습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 책에 나온 한자 20자는 또한 한자 카드로 부록 제공되고 있는데,
공중파 TV로도 방영되었고 또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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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자문(千字文) 공부
- “유가(儒家)의 성전(聖典)” 또는 “우주제일의 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공자(孔子)의 <논어(論語)>는 총 20편(篇)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의 맨 앞은 “학이편(學而篇)”이고 여기에서 또 가장 앞에 나오는 말이
유명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입니다.
* <논어(論語)>는 영어로 <the Analects of Confucius>라고 하는데,
여기서 "Confucius"는 “공자”를, “Analects"는 ”어록(語錄)“을 뜻합니다.
- 이는 "배우고 늘 익히면 기쁘지 않은가?“라고 해석하는데,
이를 또 옛 훌륭하신 분이 설명한 것이 한번 읽어볼 만해서 올립니다. 즉,
* "學의 의미는 “본받는다(效-효)”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모두 선하지만 깨달음에 선배 후배가 있으니,
나중에 깨닫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깨달은 사람의 행위를 본받아야만,
선을 깨우쳐, (완전하게 타고난) 본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
“습(習)”은 “새 새끼가 날개 짓을 반복하는 것”이니, 본받기를(學) 그치지 않는
것이 마치 새 새끼가 날개 짓을 반복하는 것처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배운 다음 늘 익히면 배운 것이 익숙해져 내면에 희열이 생기면,
학문이 진보하여 자연히 중단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다.
- 이 구절의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모두 아시는 것이지만 다음과 같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 배우고(學) 늘 익히면(習)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즐겁지 않은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子曰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 어쭙잖게 공자님 말씀을 올렸습니다만,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배우면서 한 평생을 살아갑니다.
무엇을 배웠는지 또 얼마나 많이 배웠는가에 따라서 자신의 삶의 질이 달라지니
배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그러나 많이 배웠다고 하여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요즘의 어린이들은 많이 가르치려는 부모님들의 극성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오기만 하면, 곧바로 각종 학원으로 다니며 공부를 하는데,
이는 옛날에도 비슷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옛날 양반가에서의 남자아이는 아버지가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들으면 세살이든 네 살이든 바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공부는 물론 <천자문>인데, 보통 빠르면 다섯 살이나 여섯 살에
시작했고 늦어도 일곱, 여덟 살에는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열 살에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떼었다는 천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양반이나 평민이나 동네 서당(書堂)에서 선생님인
훈장(訓長)에게 배웠는데, 모시려는 훈장(訓長)의 실력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우스개 같은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 즉, “해(醢)”와 “혜(醯)”를 구분하고 쓸 수 있는지를 보고서
훈장님의 실력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 “해(醢)” = “젓갈 해“ : 반찬이나 술안주로 먹음
- 고기나 생선으로 만든 젓갈을 말하는데, 흔히 “식해(食醢)”를 가리킵니다.
이는 생선을 토막 내어 소금, 밥(쌀밥, 찰밥, 메조밥, 차조밥 등),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버무려 삭힌 음식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동해안지방에서 담가먹습니다.
- 여기에 쓰이는 생선은 가자미, 명태, 고등어, 도루묵, 오징어, 멸치, 청어,
전갱이 등등 다양한데, 바닷가에서는 싱싱한 생선을 쓰지만,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마른 생선을 쓰기도 합니다.
* “혜(醯)” = “식초 혜” : 음료로 마심
- 이 글자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식혜(食醯)”인데, 이는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린 다음 시루에 찐 밥에 엿기름을 우려낸 물을 부어 삭힌 음료로서
흔히 “단술”, “감주(甘酒)”라고도 부릅니다.
- “식혜”는 음식을 배불리 먹은 뒤에 마시면 소화가 잘되어 명절이나 생일,
잔칫날, 다과상 등에 잘 어울리는 음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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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千字文) 이야기>가 또 길어집니다.
다음에는 이어서 <천자문>을 배우고 난 후에 공부하는 것들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늘은 천자문 얘기네요. 사실 우리가 한자를 정식으로 공부한 마지막 세대라고 하니 어쩐지 씁슬하네요. 우리나라에서 한자 입문으로 천자문 부터 시작하는데 실상은 천자문에 있는 1,000개의 한자 중 사용 빈도가 1,000위 안에 있는 것은 600 자 정도라네요. "하늘 천, 따 지" 하면서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외우는데, 나중에 중용 등을 읽을 때는 몸을 좌우로 흔들며 외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글을 읽는 모습만 봐도 한자 학습 수준을 안다고 합니다.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몸을 앞뒤 또는 좌우로 흔들며 외는 습관은 참으로 멋있는 표현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즘에도 현대 시나 옛 시조를 읊을 때 몸을 앞뒤 또는 좌우로 흔들며 외는 분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외국에서 시를 읊는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인지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흔드는 버릇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유한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며칠 전 제 손자의 돌잔치를 했는데 그저 느끼는 것을 시랍시고 써서 읽어 주고는 변변치 못한 것을 코팅까지 해서 주었습니다. 제 아들 때도 그랬지만 제 손자에게도 태어났을 때, 백일 때, 돌 때 그리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글을 써 주곤 하는데 나중에 읽어보면 많이 부끄럽습니다.
한자의 원리와 그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說文解字라는 책을 연구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후한 중기 허신이란 학자가 당시 전해 내려오던 약 9,300개의 한자를 540부, 6서로 정리하여 설명한 것이라 합니다. 중국에서는 이 책 연구가 대단히 성황을 이루고 있고 일본에도 역본이 있는데, 한국에는 없어 안타깝습니다.
책을 읽거나 아인학당에 글을 올리거나 또는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으면 한자 자전을 찾고는 합니다만, 비록 간단하나마 그 글자의 당초 어원을 보면서 놀란 적이 많습니다. <설문해자>가 어찌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지 안타깝지만 여기에서는 우리나라 말이나 소리의 근원도 찾아 볼 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밎습니다.한자는 은대의 甲骨文에 기원하는데 이 갑골문은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거북의 등이나 소의 뼈에 글을 새긴 후 불에 넣을 때 생기는 균열로 길흉을 점쳤다고 합니다.은 나라 사람이 동이족이라는 설이 유력하며 그 문화적 원류는 홍산문화권이라 합니다. 집 家 자의 경우 갓머리 변(집 면)에 돼지 시의 합자인데 집 아래 돼지를 키우는 습관은 아직도 우리나라 제주도에 남아 있으며 중국에는 없다 합니다.당시는 인가 근처에 뱀이 많아 돼지(돼지는 뱀에 물려도 비계가 두터위 괜찮았다 함)를 집 아래에 두어 길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합니다.
그렇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돼지를 뒷간에서 키웠는데 "돗통시"라고도 부릅니다. 요즘 여행이나 체험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데 주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의 섬나라들에서 특히 돼지를 중요하게 여기고 기르거나 사냥을 합니다. 돼지는 풀, 열매, 뿌리 등의 식물부터 벌레나 나아가서는고기도 먹이로 하기 때문에 소나 양, 염소와 같이 오로지 풀만 먹는 동물들은 키우기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특히 인간이 먹는 것들은 모두 먹을 수 있고 또 인간의 배설물까지 먹으니 정말로 기르기가 좋았던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살도 많고 맛도 있고 게다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동물이니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