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군산월명경기장에서 열린 금석배 축구대회 중학교 저학년부 경기에서 김제 동대부속 금산중(오른쪽)과 경기 은혜중 선수가 공을 다투고 있다.
18일 10시 30분, 군산월명경기장.
2014 금석배 중학교 저학년부에 대회에 출전한 동대부속 금산중(김제)과 경기 은혜중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23개 참가팀 중 1차 풀리그를 통과해 12강에 오른 팀들 사이의 첫 경기다.
그러나 경기는 너무나 싱겁게 초반부터 기울어지고 있었다. 금산중은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 진영을 유린하며 전반에만 4-0으로 앞섰다. 후반 들어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양 팀 간의 수준차가 분명히 드러났다. 금산중은 한 점씩 한 점씩 점수를 더하더니 결국 8-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창단 2년째를 맞는 금산중이 금석배 축구대회에서 파죽지세를 보이며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첫 경기 8-0, 두 번째 경기 기권승, 세 번째 경기 8-0.
초등학교 졸업반(3월에 1학년)과 1학년생들만 참가하는 저학년부 대회라는 점에서 ‘중학부’와는 다르지만, 분명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금산중의 작년 주말리그 성적은 2무 13패였다.
금산중 안재석 감독은 (큰 점수차로 이긴데 대해) “상대팀들이 약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1학년 때부터 3학년 학생들과 자주 맞붙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된 듯하다. 올해는 리그전에서 3위안에 들어 왕중왕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금산중은 전북현대와 MOU를 맺고 전북현대의 지원으로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규격을 갖춘 운동장도 있고 숙소도 갖추었다. 부모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일반 학교에 비해 선수 스카우트에서도 월등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학교측에서도 축구부 활동에 관심이 많다. 이날에서 전북현대 이철근 단장과 함께 금산중·고 조영석 교장이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금산중이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반드시 이 때문만은 아니다. 축구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관점이 있기 때문이다. 금산중과 전북현대는 당장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성인이 됐을 때 경쟁력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실점위기에서도 길게 걷어내는 축구보다는 숏패스 위주의 패턴으로 경기를 한다. 우선 당장은 길게 걷어내고 싶지만, 이러한 경기방식은 실력보다 ‘운’에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칙은 공부와 인성교육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과목의 공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정규 수업은 똑같이 하되 그 외 시간에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과목을 공부시키는 것이다. 구단의 지원으로 주2회씩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국어, 한문, 사회, 도덕 등도 별도로 가르칠 계획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예측력을 가진 선수, 외국에 나가서도 영어로 인터뷰할 수 있는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운동만 잘하면 다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고 성인이 돼서는 베풀수 있는 인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월 한 차례씩 완주 소양에 있는 정신장애시설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성교육을 실시합니다.” 안재석 감독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