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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키는 매력적인 곳이다. 쉽게 만년설산에 다가설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히말라야 설산의 경우 적어도 사나흘은 걸어야 다가설 수 있는 만년빙하를 빠르면 반나절, 길더라도 한나절이면 발로 밟아볼 수 있는 곳이 캐나다로키다.
선진국인 캐나다가 관리하고 있어 접근로 또한 좋은 편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오타와로 이어지는 동서횡단고속도로가 산을 관통하는가 하면 핵심 도시인 레이크루이스빌리지에서 재스퍼로 이어지는 아이스필드파크웨이도 잘 닦여 있다. 여기에 레이크루이스를 기점으로 필드·골든·쿠트니·라듐 핫 스프링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재스퍼에서 캐나다로키 최고봉인 롭슨주립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로 등, 산 곳곳으로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적설기가 아니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 숙소와 캠프장뿐만 아니라 식당과 편의점 등이 곳곳에 들어서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 롭슨 트레킹 기점인 벨마운트의 베스트 웨스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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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에서 트레킹 기점 도시인 캘거리까지 가는 데 드는 항공료와 현지 숙박료 등 모든 비용이 네팔 히말라야와 같은 곳에 비해 매우 비싸다는 게 큰 걸림돌이다. 여기에 트레킹 시즌이 두어 달밖에 되지 않고, 그 기간에 많은 트레커와 관광객이 몰려 여러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숙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불편하다.
⊙접근… 캘거리까지는 항공
캐나다로키는 캘거리가 기점이다. 7월 중순부터 8월 말 여행 성수기에는 인천과 캘거리를 연결하는 직항이 대한항공에서 운행한다. 캐나다항공의 경우 밴쿠버까지 국제선을 운행한다. 따라서 캐나다항공을 이용할 경우 밴쿠버에서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도록 한다. 항공권은 6개월 전 예약하는 게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항공관련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밴쿠버에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캐나다로키로 갈 수도 있지만 약 850km 거리의 산악지역을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줄곧 달린다 해도 10시간 가까이 걸려 트레킹에 나서기도 전에 지칠 수 있으므로 캘거리에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 국내선 요금이 때에 따라 크게 차이 나므로 국내선 요금을 확인한 후 국내선과 렌터카 중 유리한 쪽을 택하도록 한다.
렌터카는 승용차나 미니밴은 국제선이나 국내선 공항에서 곧바로 빌릴 수 있으나, 캠퍼밴의 경우 공항을 벗어난 전문업체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렌터카는 국세에 주세가 더해지는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 비해 국세만 세금으로 걷는 앨버타주가 싼 편이다. 렌터카 회사는 여럿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허츠(Herz·www.hertz.com)나 아비스(Avis·www.avis.co.kr)가 인지도도 높고 자동차 고장이나 사고시 신속히 대처해 준다. 특히 주행 중 자동차가 고장날 경우 두 회사의 경우 대리점이 많아 빠른 시간 안에 다른 차로 바꿔 탈 수 있다.
자동차를 빌릴 때에는 반드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본인 과실로 사고가 났을 경우 엄청난 수리비가 청구된다. 약간의 찌그러짐에도 수천 달러의 수리비가 청구되고, 인명사고 시에는 몇 백만 달러가 청구될 수 있다. 가격표에 나온 보험상품 중 가장 비싼 것으로 드는 게 좋다는 게 경험자들의 말이다. 보험료는 대략 1일 25달러 정도 한다.
- ▲ 롭슨 패스 야영장. 성수기에는 산중에서 막영할 때도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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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한국과 운전 문화가 다르다. 운전 시 사람이 도로에 보이면 무조건 정차해서 사람이 지나간 다음에 출발해야 한다. 경찰관들은 절대적인 위치와 공권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잘못이 없더라도 한국처럼 항의한다든가 하는 일은 절대 허용되지 않으므로 차에서 내리지 말고 경찰관이 지시하는 대로 면허증을 제시하고 기다리면 된다. 국제면허증 소지자들은 방문자이기에 웬만하면 그냥 보내준다.
⊙비용… 캠프장 이용으로 비용 절감
트레킹을 준비할 때 가장 큰 부담이 항공료다. 캘거리까지 항공료는 비수기에 150만원 정도 하고, 최고성수기에는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비수기인 6월 중 평일에 출발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 국립공원 내 숙소는 저렴한 호텔급은 2인실 120캐나다달러(조식 포함), 끼니당 20캐나다달러 정도 한다. 따라서 최소 1주일 일정일 경우 현지 비용만 1,000캐나다달러에 이르고, 여기에 차량 렌탈 비용(7인승 밴 1주일 기준 300~600달러)과 유류비까지 합치면 최소 1,500달러 이상의 경비가 든다. 결국 1주일간의 단독 여행의 경우 항공료와 현지비용이 최소 350만원이 드는 셈이다. 야영장을 이용하고 음식을 직접 해먹는다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지만 준비가 만만치 않아 경험이 없는 사람은 쉽지 않다.
여행경비는 미국달러, 캐나다달러, 여행자수표, 신용카드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여행자수표는 지불할 때마다 수표 뒷면에 직접 사인하고 여권을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미국달러도 통용되지만 환율 상 국내에서 캐나다달러로 환전해 가서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미국달러를 가져가 다시 캐나다달러로 환전하면 이중으로 환차손을 입게 된다. 신용카드는 외국사용 한도를 미리 확인해 둬야 한다.
⊙트레킹 시즌… 6월 중순~9월 말이 적기
캐나다로키 트레킹 적기는 통상 6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지만 그 해의 기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해의 경우 평년보다 보름 정도 늦게 날이 풀려 여느 해에 비해 잔설이 많았다는 게 현지 가이드의 말이다. 결국 6월이나 9월은 눈이 많거나 쌀쌀해 트레킹에 불리할 수 있으니 7~8월이 최적이라 볼 수 있다.
8월 중순이 지나면 산 속에는 야생화가 거의 없으며 9월에는 간간이 눈이 내린다고 한다. 6월은 잔설이 많고 얼어 있는 데가 많아 캐나다에서 산악사고가 가장 잦은 시기다. 단순히 산밑이 따뜻하다 해서 산 위도 그럴 것이라 여기면 안 된다. 밴프나 루이스호수 빌리지와 같은 지역에서는 안내센터에서 코스의 상태와 입산 가능 여부를 그날그날 확인해야 한다.
- ▲ 밴프의 3성급 호텔인 인스 오브 밴프(Inss of Banff). 밴프는 단체 숙박 시 특혜를 주지 않을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 한여름이라고 우리나라의 여름과 똑같이 여겨선 곤란하다. 아침저녁은 약간 쌀쌀한 편이다. 고산의 경우 잔설이 남아 있어 눈사태가 잦은 편이다. 능선의 눈 쌓인 낭떠러지 처마 위로 지나가다 눈사태로 캐나다 트레커가 사망한 사고가 지난해에도 있었다. 한여름에도 해발 2,000m가 넘는 산지에는 눈이 내리기도 하므로 방풍재킷과 보온의류를 준비해야 한다. 6~9월 밴프 일평균최고 기온은 22℃이지만 한여름에는 30℃까지 오르는 날이 많다. 참고로 밴프의 연평균기온은 2.1℃로 낮은 편이다.
⊙복장… 한낮은 여름, 밤에는 늦가을 날씨
캐나다로키 트레킹 시즌은 여름이다. 따라서 한낮에는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여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른 아침이나 저녁 이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따뜻한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가벼운 파일재킷이나 얇은 우모복 정도면 된다.
트레킹 중에는 가볍게 입어도 되지만 해발 2,000m대 수목한계선을 넘어서면 바람도 많이 불고 구름이 조금만 덮여도 기온차가 크다. 따라서 배낭 속에 방풍·보온의류를 꼭 지참하도록 한다. 또한 캐나다로키는 건조하지만 비가 잦은 지역이다. 따라서 방수용의류나 판초 혹은 우산을 준비해 다니도록 한다.
⊙시차… 캘거리 일원은 -15시간, BC주는 -16시간 차이
캐나다로키를 여행하는 이들이 겪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시차다. 캐나다는 3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서머타임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캐나다로키 트레킹 시즌에는 캘거리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15시간이다. 캘거리는 이 ‘마운틴 타임(Mountain Time)’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불과 몇십 km 서쪽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16시간 차이 나는 ‘퍼시픽 타임(Pacific Time)’을 사용한다. 앨버타와도 한 시간 차이가 난다. 즉 재스퍼가 오전 11시일 때 벨마운트는 오전 10시다. 거리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은 지역이지만 엄연히 시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캘거리와 같은 ‘마운틴 타임’이 적용되는 곳은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 재스퍼 등 앨버타 전 지역이다. 또한 BC주에 위치한 골든(Golden), 라듐 핫 스프링스(Radium Hot Springs) 등의 도시와 요호국립공원, 쿠트니국립공원 등지도 ‘마운틴 타임’이 적용된다. 하지만 레벨스톡과 글레이셔국립공원, 롭슨주립공원, 벨마운트 등은 ‘퍼시픽 타임’을 사용한다.
시각을 잘못 알고 있다가 식당 영업시간보다 늦게 목적지에 도착한 경우 그 날 저녁밥을 굶을 수밖에 없다. 캐나다 장비점이나 대형마트는 문을 닫는 시간이 밤 9~10시쯤이다. 시차를 잘못 계산하면 쇼핑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밴프나 재스퍼 등 한 지역에 계속 머무는 일정이라면 시차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주 경계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사람들은 시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헬기를 타거나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정확한 시간을 알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주 경계에 인접한 지역의 경우 시각을 표시할 때는 산 입구의 버스정류장에 적혀 있는 시간표 바로 옆에 ‘Pacific Time’ 또는 ‘Mountain Time’이라고 기준이 되는 시각을 표기하기도 한다.
- ▲ (왼쪽부터)야영장 이용료를 지불하면 캠프사이트를 배정해 준다. / 롭슨패스 야영장 안내판. 캠프사이트 위치가 지정되어 있다.
- ⊙야영장… 경비 절감 가능
야영장은 시설 내용에 따라 이용료가 다르다. 밴프 인근의 터널마운틴 야영장의 경우 텐트 1동당 32.5달러나 한다. 텐트 사이트 외에 주차공간과 피크닉테이블, 장작이 준비된 바비큐장이 갖춰 있고,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과 화장실이 가까이 있다. 인기 있는 야영장은 성수기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텐트 사이트, 주차공간, 화장실만 있는 야영장의 경우 22달러 정도 한다. 땔나무는 대개 한 묶음에 5~6달러가량 한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도로변이나 개울가 곳곳에 피크닉 장소가 있지만 잠은 못 자게 돼 있다. 캠핑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캠프장은 거의 선착순으로 배정한다.
산 입구의 캠프장은 이용시 당연히 인적사항을 명시해야 하지만 산중은 체크하는 곳이 거의 없다. 1박 2일 이상의 코스를 트레킹하다가 야영할 경우 사고시에 대비해 산에 들어서기에 앞서 해당 국립공원 안내소에 신고해야 한다. 비용은 없다. 산중 야영장은 대개 피크닉 테이블 한두 개와 간이화장실이나 혹은 변기통 정도만 마련돼 있다.
야영을 할 경우 음식물은 꼭 나무나 지정 장소에 매달아 두도록 한다. 특히 곰의 경우 냄새를 맡고 다가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캐나다로키 지도에 ‘티하우스’(Tea House)라 표기돼 있는 곳은 차와 가벼운 식사가 가능하지만 ‘헛’(hut)은 대개 무인산장이다. 따라서 산장을 이용하고자 할 때는 침낭과 매트리스와 같은 취침용구와 취사구를 지참하고 찾도록 한다.
⊙쇼핑… 공원 외곽 도시의 대형마트가 저렴
국립공원 구역 내의 개발을 제한하는 것은 캐나다나 우리나라나 다르지 않다. 공원 내에 위치한 도시의 건물 신축과 증축은 물론 주거 인원 수까지 통제한다. 그러다 보니 도시의 규모가 작고 단출한 것은 물론 음식점이나 마트의 수도 적다. 그나마 도시 기반시설과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은 밴프나 재스퍼 정도다.
캠핑이나 캐러밴 여행을 하는 이들은 중간중간 식음료를 보충하기 위해 이들 도시를 이용한다. 트레킹 팀도 물이나 술을 구입하기 위해 이들 도시의 마트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들 주요 거점 도시 외에는 이런 물품들을 구할 곳은 전무하다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국립공원 외곽 지역은 상황이 좀 다르다. 개발이 자유롭고 주거하는 인구도 많아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밴프 인근의 캔모어(Canmore)와 골든(Golden)이다. 식품이나 음료를 구입하려면 이들 지역의 대형마트 소베이(Sobeys)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공원 구역 내의 작은 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물품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 주류는 리쿼스토어(Liquor Store)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공원 인근 도시 마트 주변에 리쿼스토어가 있기 때문에, 주류가 필요한 경우 식음료와 함께 구입해 두는 것이 좋다. 스토브용 소형 가스와 베어스프레이, 등산장비는 아웃도어장비점에서 판매한다. 아웃도어의 천국인 캐나다로키답게 재스퍼와 밴프, 레이크 루이스, 레벨스톡 등에서 쉽게 장비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캠핑용 프로판가스는 등산용 부탄가스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 캠핑을 하는 팀들은 국내에서 부탄가스용 스토브에 맞는 어댑터를 준비하면 상당히 경제적이다. 캠핑스토브용 휘발유도 주유소에서 구할 수 있다.
대형마트인 소베이의 경우 대부분 영업시간이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리쿼스토어는 밤 9시에 문을 닫는다. 해가 길다고 늦게까지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쇼핑할 때는 영업시간을 잘 파악하도록 한다.
캐나다로키에서는 야생동물로 인한 인명사고가 빈번하다. 가령 어느 트레킹 코스에서 곰이 출현했을 경우 해당 코스를 통제하기도 하므로 미리 밴프의 안내센터에 들러 트레킹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곰 대처법… 트레킹 중 최대의 적 곰
- ▲ 도로에서 만난 그리즐리베어. 봄에는 도로 주변까지 내려와 꽃을 먹지만 7~8월에는 고산에서 열매를 주로 먹는다.
- 곰은 검은 곰(Black Bear)과 회색곰(Grizzly Bear)이 있다. 검은 곰은 1.5m 정도 크기에 사람의 인기척을 들으면 미리 피하기 때문에 검은 곰이 사람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회색곰은 2.5m로 더 크고 훨씬 공격적이라 위험하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새끼가 있을 경우 더 위험하다. 캐나다에서는 곰의 공격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간간이 일어난다.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첫째 새끼에게 접근할 때, 둘째 곰의 먹이(주로 열매)에 접근할 때, 셋째 갑자기 마주쳤을 때, 넷째 먹을 것이 부족해 배가 고파 먹이를 뺏기 위해 공격한다. 곰과 마주칠 경우 등을 보이지 말고 마주본 상태에서 서서히 뒷걸음으로 곰과 멀어져야 한다.
등을 돌리고 빠르게 도망가면 곰도 놀라서 덤빌 수 있다. 곰은 둔한 것 같아도 시속 60km까지 달린다. 아무리 발 빠른 사람도 잡힌다는 얘기다. 회색곰을 만나면 나무 위로 도망가도 된다. 그러나 검은 곰은 나무를 잘 타므로 소용없다. 최악의 경우 쓰러져 죽은 척한다. 그러나 그리즐리는 코로 냄새를 맡아보고 그냥 지나가지만 검은 곰은 오히려 먹이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조용히 물러나야 한다. 검은 곰은 죽은 것도 먹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곰과 마주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각 트레일 입구에는 안내판이 있고 ‘곰 주의’를 알리는 경고문이 항상 붙어 있다. 내용을 보면 트레일에 따라 4인 이상 산행이 의무(mandatory)인 곳이 있고 권장사항(recommended)인 곳이 있다. 의무 지역은 그만큼 곰 출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행 중에는 큰 소리로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일부러 소리를 내라고 권장한다. 심지어는 베어벨(Bear Bell)을 끊임없이 울려 곰이 사람의 기척을 알아채고 스스로 피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정면으로 곰과 마주친 상황에서는 오히려 시끄럽게 하거나 물건을 던지면 곰의 공격을 부추길 수 있다.
적극적인 대처 기구로 베어벨과 베어건(Bear Gun), 베어스프레이(Bear Spray)가 있다. 가급적 지참하고 다니는 게 좋다. 베어건은 엄청난 소리를 내서 곰이 놀라 도망가게 하는 장치이고, 베어스프레이는 곰에게 뿌리는 최루가스이다. 베어스프레이를 뿌릴 때는 5~6m 거리에서 뿌려야 하며 바람 방향에 주의해야 한다. 맞바람이 불면 뿌리는 사람이 스프레이를 맞는다. 맞바람이라도 급하면 호흡을 멈추고 쏴야 한다.
- ▲ 베어스프레이. 베어벨은 곰의 접근을 막는 예방책이므로 최루가스인 스프레이를 준비하는 게 좋다. 종류에 따라 분사거리가 다르다.
- 캐나다에서는 곰이 마을에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져 먹이를 찾다가 인명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곰이 한 번 마을에 내려오면 마취총을 쏴서 수십km 떨어진 산에 헬기로 내려준다. 두 번째로 내려오면 표식을 달아 다시 보내고, 세 번째로 내려오면 사살한다. 엘크 등 다른 동물도 같은 식으로 처리한다.
한국사람들은 곰을 잡지 않고 왜 이리 불편하고 위험하게 사느냐고 하겠지만 캐나다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캐나다 사람들은 캐나다로키를 곰의 나라, 야생동물이 주인인 땅이라 생각한다. 한 번은 곰이 가정집 안마당에 들어왔다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아줌마와 마주쳐 다리를 물고 달아났다. 병원에 실려간 아줌마에게 기자들이 몰려와 인터뷰를 하자 “사람이 곰의 땅에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라고 하여 다음날 ‘디스 이즈 캐나다인( This is Canadian)’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났다고 한다. 캐나다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곰 말고도 덩치 큰 포유류가 많다. 퓨마, 늑대, 엘크(큰 뿔을 가진 사슴), 캐나다 스라소니 등은 특히 발정기에 사람을 공격할 수 있으니 대형 포유류는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 모든 야생동물에게는 먹이를 주거나 만지거나 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야생곰과는 100m 이상, 다른 동물은 30~50m 이내로 접근하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불법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다 동물과 마주치면 속도를 줄여 구경하기도 한다. 도로 주행 중 차들이 길게 늘어서 천천히 가고 있다면 야생동물을 구경하고 있는 중이다. 늘어선 차량의 길이에 따라 동물의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다.
⊙기타
트레킹에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관광안내소는 밴프나 재스퍼 레이크루이스 빌리지와 같은 관광지에 있다. 트레킹 코스 정보 외에도 숙소와 식당에 관한 정보와 관광안내도도 얻을 수 있으며 빈 호텔방도 알려준다. 공중전화를 이용할 때는 신용카드로도 걸 수 있으나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전화카드는 10달러와 20달러짜리를 가게에서 많이 판다.
약품은 진통제, 지사제, 변비약, 소화제, 아스피린 등을 식품점에서 살 수 있으나 이외의 약은 의사처방이 필요하다. 술은 주류 판매가 허가된 상점(Liquor Store)에서만 살수 있다. 산행 기점의 매점에서도 맥주조차 팔지 않는다. 공원이나 캠프장, 공공장소 등에서의 음주는 금지되어 있다. 단 캠프장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음주를 허용한다. 술을 마시며 소란스럽게 하거나 다른 팀에 피해를 입히면 바로 공공장소 음주로 경찰에 신고되어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1인당 1,800캐나다달러).
캐나다는 담배 가격이 한국에 비해 비싸다. 소매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며 한 갑에 14달러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캐나다 입국 시 한 보루(10갑)까지 허용되며, 그 이상은 입국장 통과 시 압수당한다.
캐나다로키 트레킹 문의 및 참고 웹사이드 혜초여행사(www.trekking.kr), 김종선의 캐나다로키(www.canadatour.com.ne.kr), 밴프 원주민의 로키투어(www.rocky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