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재료로 말아낸 고급 김밥 - 가볍게 때우는 데서 제대로 된 한끼로 - 삼삼한 간·야채 샐러드 갖춰 - 건강하고 깨끗한 김밥 이미지 어필
김밥은 만만한 한 끼 메뉴다. 식성이 좋은 사람이라면 한 줄 먹기는 조금 적은 듯 하고 두 줄을 먹기는 좀 부담된다. 하지만 요즘 김밥은 한 줄만으로도 한 끼 식사로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푸짐한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몸에 더 좋은 재료로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더해지면서 이른바 프리미엄 김밥까지 나왔다.
'킹콩마더스 김밥'은 국내산 유기농 쌀, 무염색 단무지, 지리산 뽕소금 등을 사용하고 육수는 가게에서 직접 끓인다.
가게 들어서자 재미있는 문구가 눈에 띈다. '퍼주면 흥한다'. 맨 처음엔 사훈이 '아끼면 망한다'였다가 이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이를 보면서 음식점 관련 농담 하나가 생각났다. 어떤 아르바이트 학생이 가게 주인이 너무 미워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마구 퍼주었단다. 빨리 망하라고. 하지만 그 가게는 오히려 밀려드는 손님으로 눈코 뜰새 없는 유명한 곳이 됐다. 음식 장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을 꼬집어 주는 얘기다.
왜 이름이 킹콩마더스냐고 물으니 "킹콩이 동물 중 모성애가 아주 강하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모성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자식에 대한 애착이 깊다는 뜻이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먹이는 음식처럼 깨끗하고 건강한 재료를 골라 만들게 된다는 거다. 조금 억지스럽지 않나 싶었지만 그만큼 식재료와 위생에 신경을 쏟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가게의 오리지널 김밥에 대한 첫 인상은 간이 세지 않고 삼삼하다는 것이다. 구운 김을 써서 김 비린내가 나지 않고 살짝 바른 참기름의 양도 적당하다. 속에는 살짝 볶은 당근, 단무지, 오이, 우엉, 달걀지단이 들었다. 그야말로 보통 김밥맛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맛이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밥이다. 좋은 쌀을 써서 그런지 밥이 참 좋았다. 보통 김밥 속 밥은 질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다른 재료와 섞이기에 좋지 않고 식감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밥이 질면 그 밥을 감싼 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포슬포슬하게 지어진 밥과 재료, 구운 김이 입 속에서 어우러져야 신선하고 감칠맛 나는 김밥맛이 완성된다.
상추고기쌈김밥은 상추쌈을 한 입에 넣은 기분이다. 상추에 싼 볶은 쇠고기와 당근, 단무지가 잘 어우러져 김 맛이 강하지 않다. 상추의 아삭거림도 살아있다. 김 맛이 강하게 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마더스계란 김밥'은 도시락 같은 맛이다. 한 입에 달걀지단, 볶은 쇠고기, 김치의 맛이 느껴지니 그렇다. 김밥 위의 달걀지단은 김밥을 다 감싸고 있지는 않지만 맛이 느껴질 정도의 두께다.
김밥 속에 치즈를 넣은 치즈김밥은 흔한 편이다. 그런데 이 가게에서는 치즈를 김밥 위에 토핑으로 올렸다. 이름도 마르게리타 김밥. 오리지널 김밥위에 달걀지단과 모짜렐라 치즈를 올리고 토치로 살짝 열을 가해 달걀에 치즈가 잘 달라붙게 한다. 그 위에 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고소함을 더했다. 마지막 토치의 불질이 치즈의 느끼함을 날리고 불향까지 느낄 수 있게 해 독특하다. 그 위에 발사믹 소스를 끼얹어 다시 한 번 맛의 중심을 잡았다.
'마더스 계란 김밥'과 마르게리타 김밥에는 양상추와 새싹채소 등을 곁들여 샐러드까지 먹을 수 있게 했다. 영양학적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한 끼다. 김밥뿐 아니라 생면으로 만든 해물라면 등도 맛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떡볶이, 해물 생라면 등 다양한 분식메뉴를 갖추고 있다. 도시철도 연산역 인근. (051)863-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