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 출신이세요?>
- 지방대를 둘러싼 거대한 불공정
(제정임 곽영신 엮음, 오월의봄)
실력주의에 기반한 불평등 무제를 교육자의 시각에서 풀어낸
<실력의 배신>(2018)의 저자인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학교를 보고 채용하는 것은 편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채용 방식은) 공정성이나 사회정의 차원에서 타당하지 않습니다.
마치 핸드폰을 살 때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상품명을 보고 고르듯,
대학 이름이 일종의 상품명 노릇을 하는 셈이죠.
(지금까지) 학벌을 보고 채용을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는 경험
또는 채용의 편의성이 작용해왔던 것이죠.
그러나 사람은 대량생산된 전자제품이 아닙니다.
대학생들 간에도 차이가 있어요.
채용을 할 때도 개인의 특성을 볼 수 있도록 기업이 노력해야죠." 6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은종 선임연구원은
"우리 사회가 학벌 프레임의 환상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대학의 서열화는 대학 내 경쟁력이나 학과 특성화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입시 성적에서 나왔어요. 그 사람이 대학에 들어가서 어떤 준비를 하고 직무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아요. 또 학력이 곧 능력이라는 강력한 프레임이 깨져야 해요.
지금의 학벌은 부모의 경제적 배경까지 포함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으로 보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요." 66
자본주의 사회에서 출신 학교에 따른 취업 및 임금 격차는 능력과 노력에 따른 차이이므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노동시장 신호와 선별에 기반한 입시체제의 분석과 평가>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김영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한쪽만 바라보는 단순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김영철 교수는 "학벌과 노동시장 성과에 대한 여러 연구를 보면
실력이 같아도 대학서열이 낮으면 입사.연봉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출신 학교에 따른 '통계적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격차를 단순히 실력 차이로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가 실력에 따른 차이이고 차별에 따른 차이인지
더 치밀하게 분석해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4
박남기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절대적인 믿음으로 퍼져 있는 '실력주의' 신화를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력주의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성취라는 이유로 승자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보상과
패자에게 주어지는 극심한 차별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실력주의가 가져온 불공정과 불평등을 직시하고 그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75
실력은 순전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갖춰지는 게 아니라 타고난 능력과 집념과 같은 '천부적인 운',
부모의 경제사회적 지위와 같은 '사회적 운', 그 밖에 뜻밖의 행운과 같은 여러가지 비실력적 요소가 뒤섞여 있는 것입니다. 76
한국의 교육 경쟁과 시험제를 말하니까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교육은 배우고 성장하는 건데, 왜 꼭 경쟁을 해야 해?'라고 묻더군요.
그 말에 머리가 '띵'했어요. 우리는 교육을 스포츠처럼 여겨요.
순위를 매기고 줄을 세우고... 그 과정에서 상위권만 안고가죠. 나머지 다수를 버리고요.
이것은 교육의 공적 책임을 방기하는 겁니다. 다수가 민주시민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교육의 근본적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해요. 113
한국 학교에서 시험은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학생을 변별하고 서열을 매기는 데 지나치게 쏠려 있다.
이런 평가제도는 학생들을 일찍이 '승자'와 '패자'로 나누면서
극소수 상위권을 제외한 대다수 학생들의 학업 성취와 자존감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사회에서 지방대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과도하게 나타나고
지방대생 스스로도 열패감을 갖는 것은 이렇게 승자와 패자,
계급을 나누는 시험제도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122
(경쟁하는 시험 제도는)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경쟁심, 이기심 등이 심화하고
학교폭력, 왕따, 게임 중독, 상실감, 무기력증 등이 주된 시험의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5
황갑진 경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사회 불평등과 교육>(2018)에서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권력, 돈, 명예와 같은 사회 희소가치를 얻을 기회가 주어지는
명문 학교 입학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학교가 학부모나 학생들의 성공 욕구에 편승하여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190
첫댓글 아동 청소년 시절에 간접적으로, 청년 시절에 직접적으로 (학력에 따른) 차별을 경험한 이들이
건강한 어른이 되어 사회 구성원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사회적자본, 신뢰가 부족하니 경쟁으로 자본을 만들어야만 하는 사회 구조 문제도
지방대 차별의 원인 중 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GbP8rr0dsXI
“지역 대학생들은 서울에서 경쟁력이 없다는말 예전부터 들어왔어요”
다큐프라임 20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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