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시음의 기술
요즘 SNS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전통주 시음평을 작성한다. 이러한 글들이 전통주를 몰랐던 소비자에게 우리술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전통주소믈리에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시음평이다. 특히, 처음 시음할때에는 2가지 술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시여기는 것은 같은 회사, 같은 제조법에 원료가 다르거나 살균 여부가 다르거나, 증류방식이 다르거나 한 것을 가지고 한다. 회사가 다르면 제조법이 다르고 그 맛을 비교 평가할 수 없다. 순위를 매기는 것은 더욱 더 무의미하다.
청하 VS 쿠보다 만쥬의 가격차는 30배(국내 100배)가 넘는다. 그리고 이 둘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면 70% 이상이 청하가 더 맛있다고 한다. 청하가 더 맛있는게 무슨 문제가 있나?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입맛은 주관적이라 더 맛있는 술을 마시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두 술의차이를 알려주고 시음을 하게되면 쿠보다 만쥬가 훨씬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르고 마시면 청하, 알고 마시면 쿠보다 만쥬? 이런게 아니라 술의 '가치'에서 사람들이 더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가치가 있는 술을 마시는 것이다. 술의 가치는 대부분 라벨을 보면 알지만 대부분은 그 속의 내용물만 보기때문에 술의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럼 술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서 가격차가 나는 것일까? 나는 이 비용을 더 지불하면서 이 술을 마시는 이유가 뭘까? 이런 것을 생각하며 시음하는 것이 더 즐거운 시음 방법이라는 것을 전통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술이 맛있고 맛없고가 아니라 이 술의 가치와 특징이 무엇인지 찾는 즐거움을 누리시길...
류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