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로봇 마이스터고, '서울로봇고등학교'의 미래를 만나다
해외에서 찾아오는 로봇 마이스터고
실무 맞춤형 교육에 취업률까지 ‘쑥쑥’
로봇 교육을 배우러 해외에서 더 많이 찾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미국·러시아·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예멘·아프가니스탄 등 올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 10여 개 나라에서 방문했을 정도. 미래 로봇 산업을 이끌어갈 꿈나무들이 있는 국내 유일의 로봇 마이스터고, 서울로봇고등학교(교장 노태석)가 바로 그곳이다.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일까지 APEC 국제교육협력원 주최 ‘국제로봇워크숍’이 서울로봇고에서 열렸다. 로봇고 학생들은 러시아와 미국에서 온 참가자들에게 직접 연수를 진행했고, 로봇전문가 특강과 러시아 전통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이어졌다.
국제 협력을 담당하는 임현빈 부장 교사는 “해외 탐방단이 올 때마다 학생들이 모바일로봇과 항공로봇의 설계와 작동법을 가르쳐주고, 후에 그 나라를 방문해 영어와 문화를 배운다”며 “이런 경험은 미래의 로봇 명장들에게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연수를 진행할 만큼의 실력과 내공은 실무에 맞춰진 커리큘럼에서 나온다. 일반계 고교의 국어·영어·수학·사회는 물론 로봇요소·로봇설계·모션제어 등 실무와 관련된 과목을 여럿 배운다.
방과 후 수업 역시 실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있다. 주로 로봇 기술에 필요한 정보처리기능사·전자계산기능사 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수업이다.
매주 금요일에 있는 동아리 수업은 서울로봇고만의 자랑이다. KT·씨엔로봇·이지테크 등 한국을 대표할만한 로봇 기업체의 실무진이 직접 방문해 가르친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기업의 최신 로봇 기술과 현장 이슈를 배울 수 있는 셈이다.
방학도 그냥 보내진 않는다. 방학 기간에는 천안에 한국기술교육대학과 인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에서 전문 기술을 익힌다. 이곳에서는 돈을 주고도 배우기 힘든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강의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알찬 커리큘럼 덕분에 학생들 전망은 밝다. 올해 2학년이 된 마이스터고 첫 입학생 중 22명은 이미 삼성전자에 장학생으로 취업했다. 전체 인원의 15% 정도다. 선발된 학생들은 5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으며 방학마다 인턴십 과정을 수료한 뒤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삼성전자 입사 후에는 전문대학 졸업자 수준으로 승급 우대를 받고, 사내대학(성균관대·SSIT)에 입학할 기회도 생긴다.
이런 결과는 교사들의 열정이 뒷받침됐다. 로봇교육이라는 전무했던 분야를 개척하느라 교사들은 방학도 반납했다.
KT 부사장 출신의 로봇전문가인 노태석 교장은 “학생들은 수학여행 대신 지난 2월 중국·일본의 유명 로봇회사를 탐방할 정도로 의욕과 만족도가 넘친다”며 “아직 미개척 분야 중 하나인 로봇 산업에서, 학생들이 최고의 로봇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김나래 기자 / 한국교직원신문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