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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이야기 스크랩 `60여년의 역사` 부산의 명물,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김용옥 추천 0 조회 2 13.12.04 08:2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한국전쟁 이후부터 자연스레 형성된"

'60여년의 역사' 부산의 명물,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왁짜지껄이 끊이지않는 부산. 우리나라 제 2의 수도답게 연중 각종 축제와 볼거리가 함께한다. 늘 최고 인파가 끊이질 않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볼 거리 가득한 남포동 그리고 세계인이 주목하는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작은 식당만가도 유난히 시끌벅적한 이곳에서 묵언은 사치일 뿐이었다.

 

과연 조용한 곳이 있을까 싶던 온화한 부산의 효능은 밑바닥 칠 것 같던 내 머릿 속 두통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었고 짜디짠 해운대 바다내음에 한껏 취한 나는 진통제같은 부산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는 목적지를 향해 여정을 이어갔다.
 

 


| '부산의 명소'라는 안내판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던 부산의 하늘은 어느 덧 흐린 기운만 남기며 부산을 뒤덮던 빗방울은 사라져만 갔다. 하늘을 가득 메운 흐린 빛은 부산땅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어느 새 부산의 명소, 보수동 책방골목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이곳은 그야말로 '빈티지' 그 자체였다.

 

시간은 얼마나 흘렀는지 색이 바랜 건물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빼곡히 들어차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부산 시민인지 타지에서 온 관광객인지 알 수 없던 그들이 바삐 왕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흥분을 감추지 못한 나는 그 좁은 빈티지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좁은 골목 사이로 마주한 책더미들

 

헌책방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이 좁은 골목은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가득한 현대에 이런 헌책방들이 필요할까 싶지만 헌 책을 비롯해 새 책이 유통되는 이곳이야 말로 지역민들에게 특별한 인기가 높다.

 

참고서 및 교과서, 소설책, 고서적, 외국도서, 실용도서 등 모든 종류의 책을 취급함과 동시에 헌책은 50%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새 책 또한 10~20%가량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60~70년대 당시 성황을 이루던 이곳은 최근 다시 재조명받아 부산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코스가 되어가고 있다.
 

 

 


| 지식이 녹아들었다.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많이 살았던 부산 중구 일대는 역사가 깃든 장소들이 자연스레 형성되어 있는 특징을 보인다. 보수동 책방골목도 마찬가지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마음의 양식이나마 배불리 얻어갈 수 있게 만든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초가 된 손정린씨 부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낙동강까지 밀고 들어왔을 무렵, 이북에서 부산까지 피난 오며 미군부대에서 흘러들어온 헌 잡지와 만화, 고물상으로부터 각종 헌책 등을 수집해 현재 보수동 책방골목안 목조건물 처마 아래서 노점을 최초로 시작했다.

 

이 후 어려운 삶을 이어가던 많은 피난민들이 살길을 찾아 중구 일대에서 장사를 시작했고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등이 부산의 명물이 된 것처럼 보수동 책방골목 또한 그렇게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 어느 헌책방에 들렀다. 단순한 책방을 너머 문화 관광지로 정착한 모습이 돋보인다.

 

수 십년이 흐른 만큼 풍요로움이 가득하여 쇠퇴할 수 있었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피난민들과 부산시민이 변화시켜온 책방골목은 이제 수 십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책방골목을 걸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포근한 느낌과 편안함이었다. 아마 모든 방문객이 부담없이 헌 책방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그리고 어느 헌 책방에 들렀을 때 '뽐뿌' 가득한 욕구로 희귀본 같은 보물을 구할 수 있길 바란다. 손 때 묻은 헌 책들이 오밀조밀하게 쌓여있고 책은 헌책방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책이 풍기는 정감어린 특유의 냄새는 코 끝에 맴돈다.
 



| 책은 곧 문화가 되어 관광객들을 반긴다.

 

역사를 간직하여 수십년이 흘렀고 책은 곧 문화가 되어 변화했다. 그리고 작은 노점들은 하나둘 책방골목의 변영을 위해 힘썼다. 매년 9월에 보수동책방골목축제를 개최하는데 이어 단순한 책방을 탈피 책을 테마로 하는 카페 등 복합적인 상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 세련되지 못한 카페에서 책 한권을 뽑아들고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진과 맞지 않게 화창했더라면 더 좋았으련만.
 

 

 


| 보수동 책방골목 뒷편에 자리한 '이야기가 있는 벽화'

 

보수동 책방골목 뒷편에 자리한 언덕을 따라 오르는 코스는 빼놓을 수 없다. 달동네로 향하는 듯한 이 길은 깊은 언덕을 지나야 할 것 같지만, 먼 거리가 아니기에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맞춘 이야기가 있는 벽화를 따라 오르면 온갖 동물들이 나타나 꽤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카멜레온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에는 가까이에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훈훈한 교훈을 남겨주고 끝을 맺는다.
 

 


| 내이름은 카멜레온 


 


| 보수동 책방골목 바닥에 그려진 훈민정음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독특한 풍경을 만나기 위해 여행객들이 즐겨찾기도 하고 책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발길 또한 끊이질 않는다. 누구에게는 여행지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양식을 위한 식당이 되며 또 누구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옛말에 책을 하루도 안 읽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보수동에 가면 입안에 가시돋힐 일은 없겠네.
 

(취재 : 청춘예찬 주형빈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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