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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2009년 07월 13일 (월) | 조은미 (자유 기고가) |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사진)를 보며 깨달았다. 양심 지키면 세금 낸다. 또 깨달았다. 투기와 특혜에 이골 난 자에게 복이 있나니, 부귀영화가 저들 것이요. 땅을 사랑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부동산 천국이 저들의 것이다.
국세청장 후보자가 ‘탈세’용 액션을 ‘관행’이라고 우기는 덴 한마디로, 졌다. 2억6000만원짜리 땅을 사놓고 고작 10%인 2500만원에 샀다고 신고하셨는데, 그런 ‘다운 계약서’를 관행이라고 우기시다니? 한나라당 의원 한 분께서는 아예 “나도 했다”라며 괜찮다시는데, 얼른 이분이 했다는 ‘다운 계약서’를 조사해 세금을 왕창 물게 해달라고 국세청에 말하면 바보 되겠지? 이러니 한 누리꾼 말처럼 “예외와 관행은 부자들 차지, 법은 서민에게만 적용된다.”
7월8일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는 예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만들며 ‘쌀집 아저씨’로 불렸던 김영희 PD가 나와 재미난 일화를 들려줬다. 그가 1996년 이경규와 함께 촬영했던 ‘양심 냉장고’ 편 이야기다. 한밤중에 정지선을 지키는 아주 드문 운전자를 찾아 양심 냉장고를 선물한 일화였다.
한밤중 인적도 드문 거리에서 신호등 정지선 신호를 지키며 차를 멈추는 양심 운전자를 찾는 미션이었는데, 역시나! 당최 나타나질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밤을 꼴딱 새웠다. 제작진이 모두 포기할 무렵이었다. 새벽 4시가 넘어서였다. 작은 자동차 한 대가 정지했다.
기쁨에 겨운 제작진이 얼른 다가갔다. 순간 김영희 PD는 아차 싶었다. 운전자의 일그러진 얼굴 때문이었다. 혹시 음주 운전자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장애인이었다. 일그러진 얼굴은 알코올이 아니라 장애 때문이었다. 이경규가 그에게 물었다. “신호는 왜 지킨 겁니까?” 교통신호를 지킨 운전자더러 신호를 왜 지키냐니? 그러자 그 운전자가 답했다. “저는 늘 지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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