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학기 PET
참사랑평화학교는 2023년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PET(Peace Education Travel)를 진행하였다. 주요일정은 천정궁 순례, 임진각DMZ방문, 롯데월드, 발왕산 성지순례로 구성되었다. 매일 출발 전 말씀카드를 받아 자신에게 주어진 말씀에 대해 고민해보고 실천해볼 것을 하루 목표로 삼았다.
첫째 날 본격적으로 천정궁을 순례하기 전, 오랜만에 친척 할아버지 집에 가는 듯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본향원에 들렀다. 참배를 드리니 아버님께서도 우리들의 방문을 기뻐하시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듯했다. 조금 더 머물고 싶었으나, 다음 일정이 있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천정궁에 도착하니 휘호와 함께 수호영빈상이 우리들을 맞이해주었다. 천(天)은 사람 인(人)과 두 이(二), 정(正)은 한 일(一)과 머물 지(止)가 합쳐진 것이다. 두 사람이 하나님과 하나되어 머무는 궁이라는 의미로, 몸과 마음, 주체와 대상이 수수작용하여 완성된 삶을 살라는 참부모님의 뜻이 담겨있다고 했다. 천정궁 박물관 입구에는 일송정이 있었다. 웅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감싸주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참아버님께서 다시 공사를 하더라도 나무는 자리를 지키도록 지시하셨다고 한다. 일송정은 특별하게도 솔방울이 달리지 않는데, 소나무는 본래 힘들거나 죽어갈 때 솔방울을 만든다고 했다. 아마도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번개를 맞은 나무가 보였고, 그 안에는 아버님께서 원리원본을 쓰실 때 썼던 책상과 유등이 함께 있었다. 초창기 통일교회의 정신을 잊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아버님의 모든 것들을 간직하고자 하는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자리를 옮겨, 참부모님 동상으로 가는 계단 벽면에서 지상천국과 천상천국을 그린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지상에서 가족, 주변 사람들과 언제나 참사랑을 주고 받으며 아름다운 삶을 살게 된다면 천상천국으로 갈 것이라는 의미에서 대칭으로 걸려있다고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에서도 그림처럼 지상천국이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천정궁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둘째 날은 아침 일찍부터 차를 타고 파주에 있는 임진각으로 바쁘게 이동했다. 임진각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지하벙커 전시관과 독개다리였다. 지하벙커는 한국전쟁 당시 사용했던 벙커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 때의 처절한 상황을 반증하듯 대전차지뢰와 수많은 소총 탄피, 군용물품들을 볼 수 있었다. 독개다리를 보러 가는 길에는 녹슨 증기기관차가 있었는데, 한국전쟁 중 장단역에서 총탄을 맞아 파괴된 것을 복원하여 독개다리 입구에 전시해놓았다고 했다. 기관차 옆에는 그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주듯이 총탄이 박힌 자국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독개다리도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된 교각을 활용하여 전쟁 전 형태로 복원하였다. 특히 바닥에는 개성과 평양, 신의주 등 북한 주요 지역과의 거리가 적혀있었는데, 하루 빨리 통일을 이루어 경의선을 타고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길 간절히 염원했다.
점심식사 이후 버스를 타고 통일대교를 건넜다. 다리에서 국군 병사들이 인원과 신분을 체크하였다. 이제부터 진짜 DMZ 안으로 들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제3땅굴에 도착했는데, 지상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총 길이 1.6킬로미터에 달하는 제3땅굴은 현재 발견된 땅굴 중 서울과 가장 근접한 4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시간당 3만명의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제3땅굴이 일찍 발견되어 북한이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했고, 앞으로 더 발견될 것으로 생각되는 제5, 제6 땅굴도 하루 빨리 발견되어 걱정없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다음으로 도라전망대에 갔다. 전망대 1층에서 교육을 듣고 3층 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볼 수 있었다. 남한의 대성동 마을과 북한의 기정동 마을, 그리고 개성공단을 볼 수 있었는데, 날씨가 흐려 더 깨끗하게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눈에 보일 만큼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건너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하루빨리 통일하여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셋째 날에는 롯데월드에 갔다. 되도록 함께 움직이며, 평소에 같이 다니지 않았던 친구와 다닐 것을 미션으로 했다. 오픈 3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이 대기하고 있어 제대로 즐기지 못할까 걱정이 됐지만, 학생들끼리 의견을 모아 어떤 놀이기구를 탈 것인지 빠르게 결정하고 움직였다. 각자 타고 싶은 놀이기구들이 있었겠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의견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또한 놀이기구 타는 것을 어려워하는 한 학생은 다른 친구로부터 용기를 얻어 즐겁게 놀이기구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위하는 마음이 모여 더욱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준 것 같다.
롯데월드 일정을 마치고 용평리조트에 도착하여, 짐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밤 산책을 나갔다.
전기 일루미네이션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성을 배경으로, 학생들이 학교 동아리활동으로 연습한 ‘통일그날위한노래’ 춤 공연을 했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열심히 준비하려는 노력과 통일에 대한 기원을 담은 게 느껴져서 더 예뻐 보였다. 밤이 깊어져 감에 따라 숙소로 돌아와서 셋째 날의 일정에 대한 소감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PET의 마지막 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짐을 모두 정리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발왕산을 갈 준비를 마쳤다. 빠르게 준비를 끝낸 덕분에 가장 먼저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아름다운 뷰와 함께, 블루투스 기능을 갖추고 있는 케이블카 안에서 사진을 찍고 노래를 부르는 등 20분이라는 시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후 곧바로 스카이워크로 향했다. 1458미터 산 위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하니 새파랗게 뒤덮인 맑은 하늘과 만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했다.
이어서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을 걸었다. 걷다보니 발왕산의 의미도 알게 되었는데 왕이 태어날 기운을 가졌다고 했다. 발왕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목나무는 붉은 색을 띄는데, 이는 왕의 곤룡포 색을 상징하여 왕의 나무라고 하니, 이래서 발왕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숲길에 있는 정말 많은 나무들 중 아기나무와 엄마나무가 가장 인상 깊었다. 안이 비어있는 엄마나무 안에 아기나무가 자라 서로 품어주고 지지해주는 모습 속에서, 위하여 살아가는 부모와 자녀의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번 PET는 날씨가 잘 따라주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첫째 날은 흐린 날씨였고 둘째 날은 비도 내렸다. 하지만 마지막 날 맑은 공기와 따뜻한 햇살, 푸른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하늘부모님께서 PET기간을 잘 보냈다고 주신 선물인 것 같다. 이러한 선물과 함께 이 기간을 안전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늘부모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