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은 카페 근무를 하는 날입니다.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이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종료된 후
중소기업 등 지원사업으로 이주민 여성 2분이 인건비 약간을 군위군으로부터
지원받으며 근무를 하고 있는 데,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 제가 근무를 하는 것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카페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오후 2시가 지나면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시작하는 데,
오늘은 군위교육청에서 빙수 10개 배달 주문까지 있어서 그야말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군위읍내에서 커피전문점이 가능할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커피에 대한 인식이 낮고, 퇴근 후에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이곳을 빠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소년과 젊은이, 그리고 부녀자들이 갈 수 있는 마땅한 곳이 읍내에 없고,
대도시 카페 못지 않는 질높은 서비스와 좋은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카페 이용율은 서서이 높아져 왔습니다. 이런 추세로 고객이 늘어나면 조만간
군위군의 지원없이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지난 달 북카페에서 가졌던 인문학 강좌도 소리없이 소문을 타고 있나 봅니다.
7월 19일 교육을 주제로 한 두번째 강좌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정년 퇴임하신
김민남 교수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하실 텐데, 벌써 부터 많은 분들이 높은 기대가 하고 있습니다.
그날은 주민들이 카페를 꽉채워 지역사회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해체된 농촌 사회에서 주민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 살아가기가 싶지 않겠지만
누가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아니고, 대신 삶을 살아주는 것도 아닐진대,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에서 행복해 지는 방법이 무엇일까 찾는 것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인문학 학습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도시에 비해 모든 것이 열악하기 때문에 생각은 있으되, 시도하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다행이 여러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귀찮다 생각않고 흔쾌이 수락을 해 주셔서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벌써 군위에 자리잡은 지 만 3년이 되었습니다. 화살처럼 지나간 시간이었습니다.
뒤돌아보면 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해하고, 함께 하려는 주민들이 생기고,
센터 이사를 비롯한 멤버들의 결속력이 그만큼 높아졌으니 영, 헛발길질만 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은 성숙한 지역운동을 해야겠습니다.
센터 유지에 필요한 큰 재정 문제는 이사회에서 대부분 해결하여,
이젠 집행부에 필요한 일상적인 재정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넉넉할 필요는 없겠지만, 재정으로 인하여 집행부가 시험받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