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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샘 스크랩 [펌] 거울신경세포
곽내혁흐름 추천 0 조회 307 12.03.19 13:5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공감의 심리학

요아힘 바우어 지음 /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 2006 1 / 215 / 10,000

 

 

저자   요아힘 바우어(Joachim Bauer)

프라이부르크 대학병원의 인턴을 거쳐 정신과의사로 일했고, 1992년부터 정신신경면역학과 교수로 있다. 1996년 오르가논 제약회사에서 의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다. 주요 논문으로 <신체의 기억 : 우리의 유전자는 인간관계와 삶의 양식을 어떻게 조정하는가(Das Ged chtnis des Koerpers : Wie Beziehungen und Lebensstile unsere Gene steuern)>가 있다.

 

역자   이미옥

경북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경북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바람개비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두뇌의 비밀을 찾아서, 완벽한 것보다 좋은 것이 낫다, 잡노마드 사회, 전형적인 미국인,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내, 우울의 늪을 건너는 법, 시기심 등이 있다.

 

Short Summary

삶의 모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울뉴런의 발견을 소개하는 책. 저자는 다른 사람과 감정적인 공명을 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의도를 알기 위해 직감적인 지식을 동원할 수 있으며, 그들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현상을 해명하는 열쇠로 거울뉴런을 제시한다. 최초로 감성지수의 바탕이 되는 거울뉴런에 대해 보고하는 이 책은, 교육과 학습, 사랑, 일상적인 의사소통 등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면서 거울뉴런의 발견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폭력에 노출된 청소년 문제를 거듭 다루면서,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더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차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공명 현상 : 어떻게 나는 네가 무엇을 느끼는지 느낄 수 있을까

신경학적 발견 : 거울뉴런이 수행하는 능력

아이들이 세상을 비추는 방법과 자폐증의 문제

거울뉴런과 언어의 기원

내 안에 너의 그림이, 네 안에 나의 그림이 들어 있다 : 거울 반응과 정체성

열정과 거울 장치 : 연애와 사랑

개인들 사이의 의미 공간 : 사회적 공동체와 사회적 죽음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과 학교라는 기회

의학과 정신 치료에 있어서의 거울뉴런

일상에서의 인간관계와 삶의 형태 : 거울세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

유전자, 뇌와 자유의지라는 문제

진화의 중심 사상으로서 거울 현상

공감의 심리학

요아힘 바우어 지음 / 이미옥 옮김

에코리브르 / 2006 1 / 215 / 10,000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공명현상 : 어떻게 나는 네가 무엇을 느끼는지 느낄 수 있을까

 

즉각적인 반응을 연구 대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환한 웃음으로 대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생활은 곧바로 반응을 보여주는 공명 현상으로 가득하다. 왜 웃음은 전염될까? 왜 다른 사람이 하품을 하면 따라할까? 그리고 정말 특이한 일인데, 어른들이 아이에게 숟가락으로 밥을 떠 먹일 때, 자기도 입을 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와 비슷한 자세로 앉아서 얘기를 하는 것일까? 공명 현상이란 우리의 체험과 공동생활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님에도, 많은 사람들은 공명 현상을 신뢰하지 않는다. 착각이나 신비주의적인 발상이 아닐까? 혹은 학문적인 현상일까? 하지만 거울신경세포를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공명 현상을 신경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의학에서 반사(거울)와 공명은 중요한 치료 수단이며, 특히 정신과 치료에서는 중요한 기초가 된다. 거울신경세포가 없다면 직감이나 감정이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사람들끼리 즉각 이해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신뢰라고 하는 것도 있을 수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상대방이 웃음을 보내면 자연적으로 웃음으로 답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스스로 통제할 틈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표현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게다가 무엇에 대한 반응인지조차 알아차리기 전에 이미 반응해버리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것을 역하자극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지한 내용들이 의식 또는 무의식적으로 축적되고, 반응하고, 정신적·육체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행동을 준비하게끔 만드는 것은 모두 거울뉴런 때문이다.

 

기분, 감정과 자세 - 감염될 위험이 있다!

우리의 표정뿐 아니라 감정도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이되며, 감정의 전이는 당연하다고 인정될 정도이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라면 예외 없이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기분이나 처해 있는 상황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되고, 이는 다양한 형태의 제스처로 표현된다. 이때 사람들은 특정한 감정에 속하는 태도를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거나 재생산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지켜보며 자신도 고통스러운 반응을 하거나, 권투 경기의 관람객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같은 감정의 전이를 전문용어로 정서적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 하는데, 이때도 거울뉴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란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분으로, 깊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우리의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접촉하는 사람들은 서로 상당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전문 용어로 공동 주의 집중(joint attention)'이라 한다. 여기에서도 거울뉴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감과 예언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관찰한 사항들을 근거로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직감적으로 알고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직감으로 아는 것은, 특히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인상만으로도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예감할 수 있다. 상대가 말할 수 없는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냥 알 수가 있다. 공통된 의미가 존재하는 공간에 살면서 이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 행동, 의도를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의미를 공유하는 공간을 관할하는 신경 하드웨어 즉, 거울뉴런 장치의 작용이며, 이는 즉각 작동할 뿐 아니라 분석적 이성의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작동한다.

 

 

 

신경학적 발견 : 거울뉴런이 수행하는 능력

 

행동을 지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신경세포들

생명체는 자신들의 행동을 조정하는 뇌를 가지고 있고, 거울뉴런을 발견한 역사도 바로 뇌의 뉴런에서 출발했다. 거울뉴런은 뇌피질의 특수한 영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근육운동을 관장하는 신경세포와 접해 있다. 행동을 지시하는 뉴런은 전운동피질에 있는 지적인 신경세포에 해당하며 계획을 짜는 역할을 한다.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뉴런은 운동피질에 있는 신경세포들이다. 행동의 과정을 관찰한 결과, 행동뉴런은 운동뉴런이 움직이기 전에 생체전기적인 신호를 발사하는데 실제 행동까지 0.1~0.2초 정도가 걸린다.

 

거울신경세포의 발견

이탈리아 파르마(Parma)대학 소속 생리학연구소 소장인 자코모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는 생리학 분야에서 대단한 것을 발견한 학자다. 그와 그의 팀 연구원들은 오래 전부터 뇌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원숭이를 관찰한 뒤, 1996년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리촐라티는 마취 상태에서 원숭이의 수많은 행동뉴런에 아주 정교한 측정기를 연결했다. 원숭이가 마취 상태에서 깨어난 뒤, 신경세포들이 방해를 받지 않자 언제 어떻게 세포들이 신호를 내보내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각각의 행동뉴런은 특정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단연코 주목받은 것은 행동을 관할하는 아스테릭스 타입의 신경세포들로, 이 세포는 원숭이가 접시 위에 놓여 있는 땅콩을 손으로 잡으려 할 때만 신호를 보냈다. 원숭이가 행동을 시작할 때마다, 신경 세포에서 보내는 생체전기적인 부호와 함께 행동이 개시되었다.

 

연구원들은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누군가 접시 위에 있는 땅콩을 손으로 잡으려는 모습을 원숭이가 관찰했을 때에도 이 세포에서 신호가 발사되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신경생물학적 공명 현상이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는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을 관찰하는 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관찰자는 그 관찰을 통해 자신의 신경생물학적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데, 이는 관찰자가 관찰한 행동을 직접 할 때 작동하는 바로 그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의 신체에서도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을 관찰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함께 체험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를 거울뉴런이라 한다.

 

거울신경세포 :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가상으로 실험하는 장치

다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을 관찰하는 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생물학적 공명 현상의 발견은 놀랄 만한 것이었다. 관찰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신경생물학적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데, 이는 관찰자가 본 행동을 직접 할 때 작동하는 바로 그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의 신체에서도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을 관찰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함께 체험할 때 활성화되는 이 신경세포를 거울뉴런이라 부른다.

 

거울뉴런은 관찰뿐 아니라 특정한 행동을 할 때 발생하는 소리 등에서도 공명을 불러일으키며 어떤 행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얘기만 들어도 거울뉴런에서 공명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특정 행동을 상상하기만 해도 이 세포들이 활성화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할 때는, 관찰한 행동을 흉내 낼 때였다. 한마디로 거울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가상으로 실험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관찰자가 어떤 행동을 인지하면 뇌에는 그 행동을 복사한 부분이 저장되는데, 그것은 마치 관찰자가 그 행동을 직접 행하는 것과 같으며 관찰자의 의지나 사고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아이들이 세상을 비추는 방법과 자폐증의 문제

 

용불용설 : 유아의 거울뉴런은 사용해야만 한다

신체 행동이나 느낌을 감독하고, 동일한 과정이 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것을 관찰할 때 즉각 활성화되는 뇌의 신경세포를 일컫는 거울뉴런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나 접촉도 없으며, 즉흥적인 사건이나 감정적인 이해도 있을 수 없다. 유전학적으로 보면 유아도 거울뉴런을 타고나며, 태어난 며칠 뒤부터 가까운 사람과 함께 최초로 거울 행동을 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을 잃고 마는 신경세포의 성질에 따라 거울뉴런도 초기부터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모방이라는 능력을 통해 유아는 태어난 지 며칠만에 상대와 서로 교환하는 놀이를 할 수 있는데, 이는 유아가 맺는 최초의 인간관계다. 즉각적인 모방을 할 수 있는 신경생리학적 장치 덕분에 유아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시작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이처럼 놀라운 거울 놀이를 시작하기 위해 유아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에 적합한 놀이 친구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아이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놀이 친구는 사랑과 애정으로 관계를 맺는다.

 

태어날 때 이미 갖추게 되는 거울 시스템은 유아가 자신에게 적합한 관계를 맺을 경우에만 계속 발달할 수 있다. 유아가 모방 연습을 할 때, 어머니 혹은 아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직감적으로 유아를 모방하고 이로써 유아가 보냈던 신호에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그들은 유아의 한 가지 태도에 한 가지로 반응하지 않고, 폭넓은 요소가 포함된 과정으로 반응한다. 즉 유아는 상대가 자신을 인지했으면 이어서 공명 행동을 해달라는 표시를 얻는다. 그리하여 유아는 의식이라는 과정을 사용하기 전부터 하나의 표시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매우 한정된 모방만 하던 유아는 서서히 대화의 폭을 넓혀가게 된다.

 

감정적인 공명을 할 수 있는 능력

감정이입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은 공감을 가능하게 해주는 거울장치가 인간관계로부터 충분한 경험을 반영해 무리 없이 잘 작동하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다른 사람, 특히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관여한 경험이 부족한 아이는 감정적인 공명 반응을 할 능력도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두 살에서 세 살 사이에 감정이입 능력이 발달하는데, 이때에는 아이가 최초로 지적으로 인식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본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직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과 감정적으로 공명 반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동일한 수준으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다르게 발달한다. 이렇듯 발달의 정도가 다른 까닭에 개성이라는 것도 나오고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감정적 공명이 부족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이나 대화를 꺼리거나 심지어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자신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지하고 이를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전문가들은 감정을 인지할 수 없는 상태(Alexithymie)'라고 한다. 그리고 감정의 공명 반응의 장애가 심각해서 병적일 경우 이를 자폐증이라고 한다. 자폐증 환자는 인간관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 대화나 언어를 구사할 때 특별히 눈에 띄고, 흔히 행동도 다양하지 않으며 몇몇 행동만을 반복한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거울 능력에서 뚜렷한 결함을 보인다. 한 실험에서 자폐증이 있는 두 살 아이의 경우, 즉석에서 표정을 지어 보이거나 몸짓을 흉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아이는 가까운 사람이 쳐다보는 방향으로 즉각 쳐다보는 능력(공동 주의 집중)도 매우 뒤떨어졌다. 자폐아는 다른 사람의 처지나 상태가 되어 그들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인지하고 고려하는 능력에 심한 손상을 입어 감정상 중요한 연대감을 직감적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자폐아가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태어난 뒤 사람들과 대화를 교환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거울뉴런 장치들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을 얻고 있다. 즉 생물학적으로 거울뉴런에 부족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부모나 가까운 사람들은 그 아이와 거울 반응을 하기가 어렵고, 반대로 정상적인 거울 장치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어릴 때부터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떨어진 결과로 자폐가 된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아이가 갖고 태어난 조건들은 변화시킬 수 없으므로, 그들이 거울 반응을 하고 풍부한 이해심으로 세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거울뉴런과 언어의 기원

 

행동에 대한 상상을 전달해주는 언어

사람들이 말을 하면서 손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 시각장애인도, 또한 시각장애인과 대화하는 상대방 역시 손을 사용하는데, 이에 대해 신경세포들을 발견하고 나서 얻은 답 중 하나는 사람들의 행동과 언어 사이에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언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망은 거울뉴런이 행동을 통제하는 뇌의 부위와 동일한 곳에 위치하므로 이 둘은 동일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동성 언어 영역은 뇌에서 행동에 관한 프로그램을 저장해두는 영역에 위치하는데 이와 같은 행동신경세포들은 바로 거울뉴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직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은 거울 효과 덕분인데, 언어도 이와 같은 공명 장치의 한 부분으로, 이 장치를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로써 스스로 행동의 시나리오를 접하게 된다. 따라서 언어의 현상학적 능력은 바로 거울뉴런 효과를 바탕으로 생겨난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표현하는 언어를 듣고 우리가 상상하는 그림을 떠올리며 이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언어가 뛰어난 직감적, 암시적 잠재력을 활용한다는 뜻이다.

 

언어 영역은 전운동피질에 있으므로, 원래 언어란 행동 또는 일련의 행동에 관한 사고를 서술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거울 효과를 통해 말하는 사람으로부터 듣는 사람에게 즉각 전달되는 행동이나 일련의 행동을 소리내어 생각하는 것이 언어인 셈이다. 언어와 행동의 관계는 언어가 행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내용은 우리를 움직이고 자극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 즉 언어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효과가 있으므로 행동과 동의어라 할 수 있다.

 

직감적인 이해는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해가 없으면 언어도 없다

거울세포 장치 덕에 언어 없이도 행동을 이해할 수 있지만, 반대로 언어는 행동에 대한 상상력이 우선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는 행위상실증(마비나 실조가 없고 감각 신경이상이나 장애도 없는데, 목적하는 운동이나 행위의 수행이 곤란한 증세)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난다. 이들은 행동의 순서를 계획하지 못하고 또 실행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언어 기관에 아무런 결함이 없음에도 실어증으로 고생한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은 언어장애 혹은 실어증이 있더라도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

 

언어에 속하는 행동과 언어의 산물이 행동과 모순되면, 사람들은 신뢰를 잃는다. 이 같은 행동과 언어의 모순에 대한 반응은 사회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적인 면이 있다. 몸짓과 언어가 일치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많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행동과 반대되는 말을 들으면 그 행동을 쉽게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커다란 글씨로 아래로라고 써 있는 종이가 있으면 피실험자들은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잘 잡지 못한다. 

 

 

내 안에 너의 그림이, 네 안에 나의 그림이 들어 있다 : 거울 반응과 정체성

 

뇌는 자신과 타자를 어떻게 구분할까

철학자 마틴 부버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두 명의 살아 있는 존재와 여섯 명의 유령이 만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 각자가 자신의 내부에 가지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전형으로 인지하는 두 명, 두 사람이 상대의 전형으로 품고 있는 두 명, 눈앞에 있는 물질로서의 두 명으로 합이 여섯인 것이다. 우리는 신경세포망을 통해 스스로를 한 사람으로 인식하지만, 동시에 거울 시스템의 성격에 따라 같은 신경세포망을 통해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거울뉴런이란 장치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상상과 다른 사람에 대해 우리가 만드는 그림은 서로 만난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인지하거나 상상하는데, 거울뉴런들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면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지 알 수 있다. 즉 한 사람을 체험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부합하는 어떤 것을 우리 안에 활성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

 

만일 우리의 자아와 다른 사람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틀이 동일하다면 뇌가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뇌가 어떻게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지에 관한 의문은 현재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장 드스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는 자신에 대한 상상과 다른 사람의 그림들을 각각 다른 대뇌반구에 넣어둔다고 한다. 만일 자아가 계획하고 행동하려는 의도가 있거나 실제로 행동을 하면, 왼쪽 대뇌반구가 지휘를 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상상은 오른쪽 대뇌반구에서 담당한다.

 

자아가 행동하는 사람이 될 경우에만 왼쪽 대뇌 반구가 활성화되는 것은 자아와 관련된 문제를 뇌가 인지하고 통지한다는 의미이다. 이와는 반대로 오른쪽 대뇌반구는 사람에 관한 일반적인 전형들을 저장하는 곳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른쪽 대뇌반구에 손상을 입은 사람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인지하는 데도 장애를 보인다. 반면 건강한 사람은 오른쪽 대뇌반구의 결정적인 부위에 전기적 자극을 주어 활성화시키면, 이 부위는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 강렬한 인상을 발산한다. 물론 이때에는 자아라는 느낌은 없고, 자신의 신체를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처럼 느낀다.

 

왜 다른 사람의 행동과 태도를 모두 모방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행동과 태도를 모방하는 것은 거울뉴런을 통해 전달되는 충동, 이른바 인간이면 누구나 지닌 기본적인 충동이다. 특히 유아와 어린이들은 이런 충동을 억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모방을 최초의 대화 수단으로 이용하고, 모방함으로써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커서도 흔히 모방하는 경향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특히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거나 그와 같은 생각을 하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사람이 취하는 행동을 따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울뉴런을 통제하는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특정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사랑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열정과 거울 장치 : 연애와 사랑

 

연애는 대체로 적절한 타이밍에 일어난다

거울뉴런이 다루기 어려운 문제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란 신경생물학적 공명과 심리적 공명에 속하기는 하지만, 매우 격렬하고 마법과 같은 형태다. 거울 효과는 이미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나타난다. 두 사람의 감정이 사랑으로 확인되면 즉각적이자 직감적으로 거울 반응이 일어나며 그밖에 다른 어떤 생각도 필요하지 않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어떤 것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특수한 형태의 공동 주의 집중이 일어나고 이때 두 사람은 상대에게서 보이는 특별한 순간을 느낀다.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상대가 방금 했던 행위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손으로 머리를 만진다거나 다리를 꼬는 등의 사소한 행동에도 반응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행위가 아니라 두 사람에게서 어떤 행동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 즉 공명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랑을 하는 데 중요한 순간들은 그러한 공명과 호감을 감지하는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랑을 할 때는 특히 신경학적 네트워크가 강렬하게 활성화되어 상대의 느낌과 상태를 거울 효과를 통해 인지한 뒤 자신도 한껏 반응하게 된다.

 

사랑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상황을 감지하는 능력과 상대에게서 받은 공명을 잘 표시해두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공명 반응에 자신이 내용을 보충하는 것인데 이는 기쁜 상태는 물론 슬픈 상태에도 해당된다. 한 실험에서 부부 사이가 좋은 여성들을 골라 그들의 손에 고통을 가하며 뇌 활동을 읽어낸 뒤, 비디오 화면으로 그녀들의 남편이 자신들이 방금 받았던 고통을 느끼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여성들의 뇌에서는 자신이 직접 고통을 당할 때와 마찬가지 반응이 나왔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신경생리학적 공명 현상에 따라 공통된 신체 반응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고통뿐 아니라 살면서 맞이하는 모든 상황에도 해당된다.

 

변하는 사랑과 깨지기 시작하는 조화

사랑할 때 나타나는 강력한 거울 효과로 인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상상, 의도, 감정 등과 일치하려고 한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한 사람은 신경생리학적으로 상당 부분 변하고 사랑이 지속되는 한 두 사람은 그와 같은 상태, 즉 사랑하는 사람에게 관여하는 상태를 행복으로 느낀다. 하지만 상대의 의도와 느낌에 가까이 다가가고 그것과 일치하려는 노력이 너무 강하면 자신의 정체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간주했던 것이 의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늘 상대에게 맞춰야 할 때 문제가 되는데,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의도와 기분 혹은 감정에 관여하면서도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고, 나만 늘 상대에게 맞춰야 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즐거울 수 없다. 특히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두 사람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한 사람만이 결정권자가 되는지가 아주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균형이 깨져 있는 경우, 이들은 결국 마음이나 신체의 병을 얻게 된다.

 

사랑이 끝나면

사랑이 식어버린 연인들을 살펴보면, 거울 반응에 따른 태도가 없어진다. 전형적인 예로 두 사람 사이에 공통된 관심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즉각적인 공동 주의 집중이 반복해서 형성되지 않으면 감정적인 접촉은 사라진다. 특히 시선을 직접 교환하는 일이 없어지는 것은 결정적인 표시다. 사랑이 식어버린 남녀는 상대의 시선을 회피하는데, 이런 행동은 즉각적이고 직감적으로 나타나며, 이것의 정도가 깊어지면 종국에 상대와 교제 및 접촉을 중단한다는 신호를 신체로 보여주게 된다.

 

 

개인들 사이의 의미 공간 : 사회적 공동체와 사회적 죽음

 

사회 공동체의 공통된 다양성

거울뉴런이란 개인을 넘어서 직감적이며 공동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신경학상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공동체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가능한 혹은 상상할 수 있는 체험과 태도라고 간주하는 모든 것과 관련된 신경학적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개인에게 모두 주어져 있는 거울뉴런 장치에는 공통된 다양성이라는 측면이 있다. 이것은 각각의 사회에서 원칙적으로 가능하며 유통되는 모든 행동과 체험에 관한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또한 거울뉴런은 공통된 사회 공명 공간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개인이 느끼고 행동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관찰하는 다른 사람들이 그것에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관찰자에 불과하지만 마치 피관찰자와 동일한 것을 느끼거나 행동하는 것과 같다. 이로부터 일종의 마음의 친화력이라는 직접적인 감정,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동일하며, 다른 사람도 근본적으로 나와 같다는 느낌이 생겨난다. 이 결과 갖게 되는 사회에 대한 귀속감과 정체성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거울신경세포가 있음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실험적 모빙

사회적 고립을 당하는 사람은 심리적인 대사고를 겪을 뿐 아니라 신체에도 영향을 받는다. 개인이 사회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으면, 몸속에서 중요한 전달 물질이 나오는데,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물질인 내인성 오피오이드(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마취제), 도파민(뇌의 신경 전달 물질), 옥시토신(통증을 줄여주고 모유의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유아는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 스트레스 유전자가 강도 높게 반응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예민해진다.

 

성인의 경우도, 갑갑작스럽게 사회에서 고립되면 심리적으로뿐 아니라 신경생리학적으로도 타격을 입는다. 나오미 아이젠버거(Naomi Eigenberger)의 실험에서, 피실험자를 핵자기공명 촬영기 속에 눕혀 놓고 조이스틱을사용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공으로 게임을 하라고 시켰다. 다른 두 명은 각각 다른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고, 세 대의 컴퓨터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데, 다른 방에 있다고 한두 명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들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피실험자를 무시한 채 두 사람만 공을 주고받았다. 그러자 피 실험자의 고통을 인지하는 뇌의 부분이 활성화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순전히 사회적 소외일지라도 생물학적 효과가 나타난다. 피실험자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와 함께 게임을 한다고 했던 두 사람은 실제로 없었다.

 

거울 반응의 부족이 초래하는 결과 : 사회적 소외로 인한 생물학적 장애

실직하거나 퇴직한 사람의 사망률은 평균 사망률보다 높다. 직장에서 사회적 공명을 체계적으로 막는 사례는 이른바 모빙(대인관계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테러)을 통해 일어나며, 이 역시 질병을 유발하는 요소이다. 거울 반응에서 소외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일찍이 체험했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체험한 사람은 박해를 받는 소수 민족이나 소수 그룹이 일상생활에서 적대적인 대우를 받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실제로 원시 민족 가운데 금기를 어긴 구성원을 추방한 결과, 절망에 빠진 당사자가 어떤 부상이나 내상이 없음에도 얼마 후 정말 죽고 마는 일이 있었다.

 

현대에도 사회적으로 끔찍한 수모와 경멸을 겪은 사람은 신체 조직에 이상이 없어도 정신 작용만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사회에서 소외당한 뒤 생물학적으로 이렇듯 엄청난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추측컨대 소외당한 사람의 신체가 극단적인 응급 반응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특히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결국 혈당, 스트레스 호르몬, 순환계가 정상적으로 조정되지 않아 죽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의 안내서로서 거울뉴런

사회 구성원이 체계적으로 어떤 개인을 소외시키면 만성적인 생물학적 스트레스가 발생하는데, 이 만성적 스트레스는 질병 프로그램이자 자신을 파괴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그와 같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형태가 바로 자살이다. 최근 발견된 사실은, 개인의 고결함과 자존심이 훼손당할 정도로 심하게 신체적이 폭력을 입은 사람은 자신을 죽여야만 한다는 충동을 직감한다고 한다. 정신적 충격도 충동적인 자살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회에서 기만, 거부, 경멸,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는 이유는 바로 개인이 당한 부정적 경험 속에서 하나의 행동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고통스러운 경험을 당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끝까지 실행시키고자 하는 프로그램, 즉 자살이라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행동의 순서는 경험을 통해 정해지고, 행동의 순서 전체를 보여주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거울 장치가 행하는 전형적인 기능인 것이다.

 

반사적인 인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고 사회 공동체에서 체계적으로 배척당하는 것은 생물학적 말살 행위이다. 거울 반응이라는 신경생리학적 면을 통해 발견한 사실은 이미 철학자들이 알고 있던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즉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우리 자신의 존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마주 대함으로써 스스로를 사람으로 인지하고 인정하며, 이로써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오로지 그렇게 해야만 사람이라고 체험하는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경험에 참여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철학적 권리일 뿐 아니라 신경생리학적 권리이기도 하다.

 

 

의학과 정신 치료에 있어서 거울뉴런

 

심리 치료 방법으로서 공명

일반적인 의사의 치료와 심리 치료의 차이점은 첫째, 정신과의사와 환자의 만남이 우선 개인적인 만남이라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 외의 다른 보조자가 없는 상태에서 규칙적으로 만나기 때문이다. 둘째, 환자와 정신과 의사 사이의 상호 거울 현상은 심리 치료의 부수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질병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과 행동이나 느낌에 관한 환자의 내적 프로그램 사이의 관계를 고려해 치료에 임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 사람의 태도나 체험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생물학적 반응 모델도 결정짓는다.

 

심리 치료에서 공명은, 즉 느끼는 능력과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느낌과 관련된 문제들은 사람들이 심리 치료를 받으려는 핵심 원인이므로 감정적인 공명의 문제는 치료해야 할 중요한 대상이 된다. 다른 한편으로 공명은 치료상의 도구 역할을 한다. 올바른 정신과 의사라면 환자가 이성적으로 말하는 내용의 인지를 넘어서 환자가 관심 있게 보내는 직감적인 신호와 보고 역시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즉석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공명으로 표현하며, 때로는 신체상으로 느낌을 표현할 수도 있다.

 

환자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보여주는 의사의 공명들은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보이자 치료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환자들은 스스로 억누르거나 자신에게서 진행되고 있는 어떤 것을 말로 표현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보통이므로 거짓말을 하거나 연결되지 않는 내용도 있기 마련이다. 이때 의사가 환자에게서 인지하는 내용은 의사에게 공명을 불러일으키고, 이 공명은 정상적인 사람을 이해할 때 기울이는 관심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리하여 공명으로 의사는 환자가 언급하지 않은 내용을 보충하여 생각하고 느끼며 전체적인 내용을 유추할 수 있게 되며, 이러한 의사의 공명은 환자에게 좀더 폭넓은 사고와 감정을 불러일으켜 마침내 환자는 거짓말이나 엉뚱한 말을 그만두게 된다.

 

정신과 치료 외에도 한 사람의 삶에서 일어난 과정이나 이야기들은, 비록 특정 부분이 언급되지 않거나 숨겨져 있더라도 함께 체험하는 사람의 거울뉴런을 통해 그 특정 부분을 보충할 수 있고 이로써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거울뉴런을 가진 덕분에 우리는 말하는 상대가 스스로 잘 알고 있으며 보고할 수 있는 기분과 생각을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가 깊은 상처 등으로 인해 느끼지 못하고, 생각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동이나 감정의 단계들을 보충하여 이해하는 것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인간관계와 삶의 형태

 

직감의 장점과 단점

거울뉴런 장치가 생산해내는 것은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사고가 필요 없는 직감적 이해다. 거울뉴런 장치의 자동적이고 함축적 작업으로 사람들은 신속하게 서로 동조하고 적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상황을 직감적으로 추측한다고 해서 이성적인 분석이 제외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는 직감과 더불어 사고를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지적인 수단으로 탐구하게 된다. 따라서 가장 정확하게 방향을 잡으려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결합해야 한다.

 

직감이 어떤 상황으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낼 때 사용하는 기준은 지금까지 얻은 실제의 경험을 기초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실제 나타난 결과와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신호와 지시 사항들을 직감적인 장치에 소개할 때 우리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즉 이런 경우에 직감이라는 장치는 많은 것을 약속해주거나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신호를 내보내지만, 이 신호들이 직감적으로 발생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는 않는 것으로 진부한 예로 중고차를 사거나 연애를 할 때 경험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 같은 경우에는 미리 이성적인 사고의 도움에 평소보다 더 너그러워져야 할 것이다.

 

사회적 공명 공간이라는 매력적인 잠재력과 개인의 정체성 보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한편으로 외부의 자극을 이해하고 동의하며,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무엇보다 사회에 특정 의견이 유행하고 있어 개인에게 동일한 의견을 강요할 경우, 개인이 사회의 의견에 어긋나는 의견을 갖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인간의 거울 장치는 사회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 직감적인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회의 추세란 거대한 원동력으로 발전하여 빠른 속도로 공동체에 속해 있는 사람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가치로 자리잡게 된다. 사회의 추세나 동향에 속하는 의도, 애호, 행동 등을 자신의 신경생물학적 프로그램으로 통합하지 않거나 사회의 추세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개인은 금세 공동체의 이해 공간에서 배제된다.

 

대중으로부터 나오는 공명 현상은 파괴적인 잠재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데, 독일 나치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여기에서는 인간과 인간성이 가지는 기본 현상 중 하나인 공명 현상이 동시에 인간성의 말살이라는 대중 현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모순된 현상이 공존해 있다. 정신의학에서는 개인적인 환경에서 인간관계와 감정적인 공명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도 군중이라는 무리 속에서는 비이성적이고 파괴적인 공명 반응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일들의 배후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 사회로부터 나오는 공명 반응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중 현상들은 윤리적인 현안, 특히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선동에 상당히 약하다. 윤리적 관점에서 중요한 점은, 공명을 하는 능력만큼 중요한 것이 공명 현상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배웠을 때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룹의 강요와 대중 현상에 맞서 저항할 수 있는 태도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하는 부분이다. 어린이는 사회적 공명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제공되는 모든 거울행동에 굳이 반응할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

 

 

진화의 중심 사상으로서 거울 현상

 

적자생존 혹은 공명의 생존

공명 현상과 거울 현상,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이해받는 현상은 수많은 고등동물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다윈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이 두 현상은 사회의 결속력을 다지고, 개인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유대관계를 만들어주고, 상호 일치되는 태도를 직감적으로 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공명은 살아남는데 필요한 원칙 그 이상일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공명을 발견하고 그 공명이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다는 점을 봐야만 생물은 살 수 있다.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적자생존의 개념은 수세기 동안 생존 전략의 중심으로 계속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살아 있는 조직은 자신의 생존을 확실하게 다지려는 노력을 하는 동시에 적응과 거울 반응을 추구한다. 여기에서 후자가 전자보다 하위에 속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의 암컷을 차지할 수 있는 강력한 알파동물도 유전자와 상관없이 태어난 후 학습과 연습을 통해 자신의 투쟁적 재능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우리 중에서 가장 강력한 수컷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거울 현상의 위상은 진화론에서 적자생존의 원칙에 버금가는 위치에 있다. 적응, 거울 반응, 공명을 하려는 노력을 거부할 수 있는 생물이란 없는 것이다. 박테리아로부터 모든 생물에 이르기까지 DNA는 쌍으로 이루어진 물질로 되어 있고, 이 물질은 거울 반응과 적응을 담당하는 물질이다. 거울 장치가 없다면 어류와 새떼도 직감적으로 무리와 동일한 태도를 취하거나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할 것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개나 원숭이와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거울 현상처럼 특정한 거울 현상은 종을 뛰어넘기도 한다. 서로 거울처럼 반사할 수 있는 종들은 친밀한 종의 가족을 형성하게 된다.

 

거울 현상 : 살아 있는 조직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중력 법칙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인지함으로써 그의 내적 상태를 무의식적으로 모의 실험할 수 있는 신경생리학적 공명 현상은 생물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동일한 종에 속하는 개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소속감을 인지하고 그들의 태도를 다양한 방식에 따라 직감적으로 일치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된다. 그밖에도 거울뉴런 장치는 이 현상을 위해 신경생리학적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으며, 지식들을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저장하며 이는 한 개인에게서 다른 개인으로,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달된다.

 

 

DNA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거울 현상을 고려해볼 때, 거울 현상과 공명을 살아 있는 조직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력의 법칙으로 부를 수 있다. 적자생존은 진화의 유일한 핵심 원리가 아니며, 생명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적응과 거울 반응, 일치라는 또 다른 핵심 원리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나 무리와 일치하려는 노력으로부터 다양하고 직감적인 의사소통을 하려는 현상은 발전한다. 적어도 인간에게는 삶의 비밀이란 인간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살아남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그리움을 나눌 수 있고 거울 반응으로 답해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발견하는 데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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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4.02 01:25

    첫댓글 스크랩해갑니다 좋은글 발견하고 읽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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