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상훈 칼럼] 태양은 무죄, 윤 정부 업적 될 수 있다
올 한 해 새로 생기는 세계 태양광발전 설비… 원전 320기 규모
국산 실리콘 태양광은 경쟁력 상실했지만
페로브스카이트 등 새 가능성 남아있다
양상훈 주필
입력 2023.08.03. 03:10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연구개발 중이다.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2008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세대 태양광 기술 원천 특허 확보를 발표했을 때 ‘한국도 태양 혁명 주도 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글을 썼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이 한 축을 이룰 것이고, 태양광 기술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한국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란 내용이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태양광은 생소할 때였다. 그런데 그 10년 후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비리까지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때 ETRI가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태양광 실리콘 패널은 대형 생산 시설이 필요하지만 어려운 기술은 아니었다. 이런 분야는 중국을 당할 수 없다. 지금 세계 실리콘 패널 시장은 중국이 거의 장악했다. 한국은 대부분 업체가 포기했고 한화솔루션이 겨우 버티고 있는 정도다. 또 하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문재인 에너지 탈레반의 등장이었다. 그가 일으킨 탈원전 평지풍파는 이미 경쟁력을 잃은 국내 태양광을 중국의 시장으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태양광 설치한다고 한국 산림을 파헤친 꼴이었다. 무리하고 비합리적인 세금 사업에는 반드시 비리가 끼어들게 돼 있다.
한국의 자연 조건은 태양광 발전에 불리하다. 그러나 세계엔 적합한 곳이 많다.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산업으로서는 큰 기회가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작년 세계에서 신규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270기가와트에 달한다. 쉽게 말해 원전 270기 이상의 발전 용량이다. 3년 만에 2배가 됐다. 올해 전망은 320기가와트다. 원전 320기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새로 생기는데 이 중 한화가 차지하는 몫은 10기가와트 정도다.
태양광 실리콘 패널 시장에서 우리가 다시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 한화도 보조금을 주는 미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184년 전 우랄산맥에서 발견된 광물에 러시아 광물학자 페로브스키 이름을 붙인 것이다. 2009년 일본 학자 미야사카가 이 물질로 태양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놀라웠지만 당시 발전 효율이 3% 정도로 낮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12년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가 효율 9.7%의 전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발표하면서다. 일각에서는 미야사카와 박 교수를 노벨화학상 후보로도 거론한다고 한다. 그 1년 전 정부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단을 설립했다. 연구 과제마다 매년 100억원 정도를 최장 9년간 지원하는 장기원천기술개발 사업이다. 그중 하나가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 연구단인데 1년 만에 박 교수의 획기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This is a modal window.The media playback was aborted due to a corruption problem or because the media used features your browser did not support.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아직 실험실 수준에 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할지, 그때도 실험실 수준의 품질이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론적으로는 실리콘 패널의 절반 값으로 생산 가능하다. 얇은 박막 형태로 만들 수 있어 산림을 파헤치지 않고 빌딩, 자동차 지붕, 무인기, 실내 조명, 웨어러블 기기 등에 설치해 발전할 수 있다. 만약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한 해 시장 규모가 최대 300조원까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태양광 실리콘 패널 시장이 128조원 정도다. 2026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82조원이다.
박남규 교수 발표 이후 세계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효율 높이기 경쟁이 벌어졌다. 2020년까지 우리 독무대였다. 세계 기록을 일곱 번 경신하면서 울산 UNIST 석상일 교수팀이 효율 25.2%까지 달성했다. 25%면 태양광 실리콘 패널과 차이가 없다. 그런데 바로 이때쯤 문 정권 태양광 비리가 벌어졌다. 사람에게 죄가 있고 ‘태양’엔 죄가 없지만 지금 업계에선 ‘태양’은 금기어가 됐다고 한다.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태양’이 들어가면 금융권에서 고개를 돌리는 지경이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페로브스카이트 효율 세계기록도 중국(26.1%)이 가져갔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럴 때가 아니라고 안타까워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 패널과 달리 후발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다. 한국은 관련 기술 특허 191건을 등록했거나 출원했다. 세계 최고다. 한국은 이 분야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상 거의 처음으로 추종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될 수도 있는 산업 분야다.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벽은 높다. 특히 안정성과 내구성 확보가 어렵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성공 가능성을 절반 정도로 예측한다. 그러나 일본, 미국, 중국, 유럽 모두 연구 중이어서 언젠가는 극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법규까지 바꾸는 나라도 있다.
윤석열 정부에 ‘태양’은 마땅치 않은 단어다. 자칫 문재인 태양광 비리에 면죄부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리는 엄단해야 하고 우리 산림을 파헤쳐 태양광 설치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 하지만 수출 산업은 다른 얘기다. 발상을 전환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윤 정부의 업적이 될 수도 있다.
양상훈 주필
양상훈 주필
양상훈 칼럼
양상훈
양상훈 주필
양상훈 주필
기사 전체보기
앱설치
많이 본 뉴스
[양상훈 칼럼] 태양은 무죄, 윤 정부 업적 될 수 있다
[양상훈 칼럼] 태양은 무죄, 윤 정부 업적 될 수 있다
2명이 가도 “주문은 3인분부터”...관광지의 ‘황당 계산법’
2명이 가도 “주문은 3인분부터”...관광지의 ‘황당 계산법’
효종의 나선정벌은 17C 북벌론과 18C 북학론 사이의 징검다리였다
효종의 나선정벌은 17C 북벌론과 18C 북학론 사이의 징검다리였다
100자평21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동방삭
2023.08.03 04:26:21
새로운 물질이용 태양광 패널에서 // 우리가 앞서있다 중국에 추격당해 // 문가놈 미울지라도 이기술은 밀어야
답글
2
121
2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the box
2023.08.03 06:58:19
너 님이 들이 태양을 망치는 구나 ~동해에다 원자력 마이 지어주세요 ~
유박사
2023.08.03 06:49:49
동감...우리가 중공은 반드시 눌러야 합니다.
밥좀도
2023.08.03 05:18:41
지난 종북 좌익 정부의 태앙광 비리는 속속들이 밝혀내서 엄벌하되 친환경 발전을 위한 연구나 기술 개발은 정책적으로 밀어줘야 한다. 인류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종말을 고할지도 모르니까.
답글
1
106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차분박ㅁ
2023.08.03 06:44:01
박막화는 중요한 물성이다, 빌딩, 가옥의 유리창이 태양광화가 가능해지는. 정치와 과학은 철저하게 분리해야, 윤통 잘 할거라 믿겠소.
바로세우자
2023.08.03 06:16:39
말만 들어도 설레는기사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업계의 분발을 기대한다!
답글작성
84
2
삼족오
2023.08.03 06:18:32
태양은 무죄가 맞다 허나 숲 파괴 내수면 파괴 농지파탄 원전해체 댐과 보해체는 유죄가 맞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어 자연도 사람도 모두 온전하게 지켜지고 보다 융성 발전을 도모하는 길을 쉼없이 모색해 나가는게 중요한 거다
답글작성
19
0
시민
2023.08.03 06:32:43
대한민국의 태양광 기반을 중국에 선물한 자가 문재인과 더불어사대당이다. 역사의 죄인 아닌가?
답글작성
17
0
east iron
2023.08.03 06:26:21
공부 많이 했구나. 실력있는 '언론'인이다. 신문 방송에 이런 저널들이 많아야 나라가 건전해진다. 마이크 들고 만날 이재명 추, 김, 조나 ?아다니는 기자들 치워버리고.
답글작성
16
0
겨울바람소리
2023.08.03 06:38:40
이런 글을 양상훈 주필 말고 누가 쓰서 국민에게 전달하며 알리겠는가? 이래서 조선일보 아니겠는가!!!
답글작성
15
0
낭그래
2023.08.03 06:31:37
기다리고 있었던 신기술이었다. 시간이 문제다. 반드시 상용화에 성공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것만 제대로 개발되면 전기자동차에너지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공주에 무한하게 떠있는 빛에너지를 집중해서 모으는 효과적인 기술이야말로 노벨평화상감이다.
답글
1
15
0
양사
2023.08.03 06:43:43
'페로프스카이트?' 무슨 말? 하는 분들이 제법 계실 듯 합니다. 우랄 산맥의 광물에서 발견된 고체 결정 구조의 하나. 평생 이 연구를 해왔는데 이제 태양광에서 뜨네요. 세계를 향한 수출은 우리 장기이니 실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답글작성
12
0
차분박ㅁ
2023.08.03 06:44:19
박막화는 중요한 물성이다, 빌딩, 가옥의 유리창이 태양광화가 가능해지는. 정치와 과학은 철저하게 분리해야, 윤통 잘 할거라 믿겠소.
답글작성
10
0
Henry
2023.08.03 07:02:32
문재인 태양광은 비리 차원을 넘어선, 한국 에너지 산업을 파멸시키고 중국과 러시아에 예속되게 만들어 재앙으로 가는 길이었다. 문재인은 반드시 합당한 처벌 받아야 한다.
답글작성
6
0
화 동
2023.08.03 06:40:41
이런 적폐 를 청산 하지 못 하는 정부를 신뢰를 할 수 있나요.
답글
1
6
1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차분박ㅁ
2023.08.03 06:47:52
적폐는 완전하게 근절되어야 한다. 특히 법꾸라지들 준동으로 그 묵표에 다다르기 까지가 매우 험준한, 시간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공소시효 감안하면서 윤통으로 안되면 똥후니라도 대를 이어 써야한다.
뻘건곰 사냥꾼
2023.08.03 06:16:26
지금 이얘기를 꺼내서 어쩌자는 것인가? 지난 문정부에서 이 얘긴 왜 안했나?
답글작성
6
1
애모별
2023.08.03 06:56:24
종북 문재인의 태양광 정책을 뭐라하나? 그걸 핑계로 잘 나가던 원자력 발전 망가뜨리고...잘 가꾸어진 숲을 망가뜨리고...값싼 저질 중국산 패널 수입하여 국산 패널업체 망가뜨리고...그 와중에 즈덜 일당들은 마구마구 뒷돈 쓸어담고...이렇게 나라 경제를 망가뜨렸으니...그 죄를 묻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사면/보석/감경 없는 무기징역이 합당하다.(어차피 사형은 없으니까)
답글작성
4
0
skylark
2023.08.03 06:27:42
LK-99의 상용화 실현이 성공하고 페로브스카이트 역시 상용화가 한국에 의해 실용화 된다면 연구 개발 학자들은 각각 노벨상을 타고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탄탄대로에 들어 설 텐 데 침착하게 기다려 보자.
답글작성
4
0
최후보루
2023.08.03 07:09:27
무분별한 임야깍기, 해산물 죽이기를 통한 것이 아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온전한 태양광이라면 계속 발전시켜야 하겠지요...제목대로 태양은 죄가 없지요...다만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정치꾼들의 죄가 크지요...멸공!
답글작성
3
0
완돌
2023.08.03 07:16:01
문재인정권이 저지른 폐악이 이런 태양광에도 영향을 미치네. 어떻게 문재인을 처벌 하나?
답글작성
2
0
김완배
2023.08.03 06:44:44
오직태양을이용한 태양광패널만이 세계를 제패할수있는것이 정경대원에길이다!!!.
답글작성
1
6
Eroica
2023.08.03 06:32:58
한국이 태양광에 부적합한 나라라구? 산지 국가 스위스도 탈원전하고 태양광발전하는데.. 한국은 오히려 국토가 좁아 원전사고 발생시 피난할곳이 없다. 부울경에 세계에서 제일 조밀하게 집중 밀집한 원전에서 대형원전사고나면 방사능에덥힌 경상도전체가 전라도로 통채로 이동해야하는 현대판 게르만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질수도 있다. 원전은 러시아 중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에 적합하다. 미국도 대도시근처에 있는 원전은 거의 폐쇄됐다 2년전 뉴욕 허드슨강 건너편 인디안 포인트 원전처럼.
답글작성
1
2
지나가던사람
2023.08.03 07:04:06
아니 납을 그렇게 많이 쓰는데 상용화 안되지
답글작성
0
0
테데스키트럭스밴드
2023.08.03 07:03:18
태양은 죄가 없다구? 하하 참 그러게 문재인 비판은 왜 그리 심하게 하셔갖고 이젠 말을 제대로 못하시네? 자기가 뱉은말로 비판받는 법입니다.
답글작성
0
2
많이 본 뉴스
1
몰카·성매매 판사, 고액연봉 받고 로펌 갔다...“이런게 사법 카르텔”
2
[양상훈 칼럼] 태양은 무죄, 윤 정부 업적 될 수 있다
3
학계 “신물질 가능성 있지만...” 상온 초전도체 논란 Q&A
4
올해만 10만명 유입...뉴욕의 거리, 이민자에 점령당하다
5
주호민 “특수교사 고소 어리석었다, 아이 비난 멈춰달라”
6
中, 한국 온 탈북자에 출생지 요구하며 비자발급 거부
7
“나 카이스트 나왔는데 당신 어디까지 배웠냐” 교사가 공개한 학부모 발언
8
2명이 가도 “주문은 3인분부터”...관광지의 ‘황당 계산법’
9
연봉 3억·임기 3년 다 챙겨놓고… 김은경 “尹 밑서 임기 마쳐 치욕”
10
野 방문사과에 김은경 불참… 노인회 “폄하 당사자 직접 오라”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문화·
라이프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