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을 많은 사람이 읽고 공감할 때가 아주 즐거운 시간이다. 글을 써서 전달하는 방법이 종이책에만 의존할 때는 늘 불편했다. 다행히 스마트폰이 생겨서 인터넷을 모르던 사람도 내가 쓴 글을 받아 읽을 수 있어 행복하다. 이제 한글만 배운 사람이라도 스마트폰 시대 동참이 쉬워졌다. 초등학교 졸업 경력으로도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우리 나이 친구는 스마트폰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내 글을 받아 읽을 사람은 적었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을 처음 활용할 때는 친구들이 모두 자식 나이의 통신하는 친구였다. 채팅창에서는 그 세대를 주로 만났으니 말이다.
한글만을 알아도 다른 사람의 글을 받아 읽을 수 있는 편리한 세월이다. 백 년 전만 해도 상상 못 했던 일이다. 종이책은 출판비가 많이 들고 우송하는 송료도 책값에 비해 만만찮다. 이런 결함을 알고도 고집하는 일은 시간이 결국 해결한다. 전 세기 일간신문이 세로쓰기 고집한 일과 비슷하다. 모 중앙지와 지방신문 두 곳에서 무슨 자랑처럼 세로쓰기 고집부리다 결국 가로쓰기로 바꾼 역사가 말한다. 세월 따라 살아가야 하고 순리대로 움직임이 당연하다. 내가 쓰는 글을 자주 친구에게 바로 보내 읽도록 하는 일이 편리해 즐겁다.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면 유리한 조건이 많다. 우선 전자책은 책의 송료와 물류 부담부터 없어지는 이득이다. 작가가 직접 전자책을 만들면 출판 비용도 모두 없어져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출판 종사자는 실직 걱정을 할 수도 있으나 기계 아닌 인력은 전자책 만드는 일에 기술 참여하게 되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책 제작하는 인쇄 기계만 사용 시간이 줄어들 뿐이다. 출판 일거리의 분산으로 기계사용이 줄어든다. 전자책 디자인으로 멀티미디어 쪽의 다양한 작업이 오히려 늘어날 일손이다.
옛날 전통 결혼식을 가정에서 치르지 않고 먼 거리 도시 예식장을 찾아 치르면 동네방네 듣기 거북한 소문이 났다. 상놈들 짓거리라고 여긴 세태의 양반 계층 우려도 있었다. 심지어 장례식장 빈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정을 벗어난다고 불효처럼 생각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전통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의 고집 때문이다. 일간신문 세로쓰기 고집처럼 인간 생활도 발전을 거듭하는 이치를 까마득히 잊었다는 것이다. 습관은 버릇이 되어 나쁜 생각도 고치기 어렵다.
세태의 변천에 따르지 못하는 생각이 문제다. 책의 인쇄비와 송료는 기록보존이나 스마트폰으로 읽기 불가능한 인구에만 적용될 뿐이다. 이를 전체 환경에 적용하려는 고집은 문화사회 가로등 없는 밤길 걷기나 마찬가지다. 작가는 자기가 출판한 책의 판매 내력을 제때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일은 종이책의 인쇄 기능을 빨리 무용지물로 앞당기는 행위가 된다. 작가와 출판사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생기는 불행의 뻔한 일이다. 결국 출판사가 손해 보게 되는 순서다.
세월은 문자보다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책의 독서보다 오감으로 느끼는 상황을 즐겨 찾는 환경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유튜브가 짧은 기간에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본다. 기존 방송도 유튜브를 추가로 활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책은 긴 글이라도 통신으로 시간 낭비 없이 전달하는 상황이다. 종이책과 서점은 설 자리를 잃고 있어 존재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시급한 처지다. 물류 보관과 전달이 불편해서 비용 유발까지 설상가상이 될 것이다.
상업광고의 활용이 인쇄물을 떠나 멀티미디어 쪽으로 이미 기울었다. 책은 자체 기능을 광고 수단에서 달리 다시 바꾸어야 한다. 많이 읽히는 효과가 광고료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작가는 원고료가 아닌 광고료로 값어치가 달라지고 있다. 작은 예로 블로그가 많은 독자를 보유하면 광고료 제시가 귀찮게 유혹하는 것을 보아도 변화의 물결이 느껴진다. 배스트셀러 기록을 보고 책을 선호하던 시절을 벗어나 직접 읽어보고 호감을 주는 독자가 돈의 효과로 바뀌는 세월이다. 정확해야 할 최고 기록이 불신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 : 박용 202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