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오거리 살인사건' 피의자 항소심도 '무기징역' 구형
윤난슬 입력 2017.11.14. 19:19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7년 전 발생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김모(37)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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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전주지방검찰청.(뉴시스DB)
14일 오후 광주고법 전주 제1형사부(황진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해 유족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겼다"면서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형을 감경할 사유는 전혀 없다"며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김씨 측 변호인은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피해자를 피고인이 혼자 제압해 흉기로 가슴을 여러차례 찔러 살해했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 혼자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 피고인의 지문이 택시에서 나오지 않았고 흉기가 숨겨진 침대 매트리스에 피해자 혈흔이 나오지 않은 점,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피고인의 범행을 증명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이 사건의 진짜 범인들을 밖에서 활보하고 다닐 것이며 이 상황을 보면서 웃고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살인범이란 누명을 쓰게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1년 가까이 교도소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지 않도록 공평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택시기사를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3)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03년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자백했지만, 진술을 번복하고 구체적인 물증이 발견되지 않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재심 재판 과정에서 김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고, 지난달 17일 광주고법에서 이 사건의 재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경기도 용인에서 김씨를 검거해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검찰에서 "나는 살인을 한 적이 없다"며 "2003년 경찰 조사 때 인정한 살인 관련 내용 진술은 평소 친구에게 과시 목적으로 꾸며낸 이야기로 부모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경찰에 허위로 자백한 것"이라며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부검 결과 및 전문가 의견, 참고인 및 목격자 진술 등에 비춰 김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구속기소했다.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12월 1일 오후 2시 이 재판부에서 열린다.
한편 지난해 11월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0년 만기 출소했다.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아 16년 만에 살인 누명을 벗었다.
yns46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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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해 사건
[사건 개요]
2000년 8월 16일 새벽 2시 8분경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택시기사 유모 씨(40세)는 불상의 범인에게 흉기로 12군데를 찔려 폐 동맥 절단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한 살인 사건이다. 사건의 관할서인 전북 익산경찰서는 용의자로 사건 현장 인근에서 범인 도주를 목격한 최모 군(15세, 다방 커피배달원)[1]을 지목했으며 최 군을 살인 혐의로 체포하여 조사하여 익산경찰서에서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으며, 검찰은 살인 혐의로 최군을 기소하였다. 1심 재판부는 최군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였으며,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깊이 반성하는 점"을 참작하여 5년을 감형한 징역 10년을 선고하였다. 최군이 최종적으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되었으며, 최군은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하다 2010년 만기 출소한후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판결을 받고 진범이 밝혀진 사건으로 2003년 사건 용의자로 김0영씨가 지목돼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자백했지만 진술을 번복하고 구체적인 물증이 발견되지 않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사건경과]
1. 사건 발생
2000년 8월 16일 새벽 2시 8분경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피살
2. 최군 체포 : 2000년 8월 16일 새벽 4시 40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최성필(당시 15세. 다방배달업)군 긴급체포
근거 : 택시기사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고 모터사이클 공구함에 있던 칼(피해자 진술조서에는 최군이 일하는 다방에서 범행도구로 사용된 부엌용칼)로 살해
3. 재판
가. 제1심(원심. 변호인 공익법무관과 국선변호인) : 징역 15년(구체적 물증없이 정황증거와 자백만으로 판결)
나. 제2심(항소심, 변호인 공익법무관과 국선변호인) : 징역 10년
다. 제3심(상고심) : 포기
라. 출소 : 범인으로 몰려 10년 징역 복역 2010년 가을 10년 만기 출소
4. 진범자수 및 체포 자백 받아냄
2003년 진범 김0영 군산경찰서 자수하여 황상만 전 군산경찰서 형사 체포
친구 임모씨 은닉 도운 진술 : “부탄가스를 흡입하고 소지한 칼로 택시강도를 하려다가 기사를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르고 온 친구를 숨겨줬다”
친구와 진범이 진술 번복하여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 법인 도피 원조 임모씨 2012년 자살
5. 재심 신청
2013년 4월 광주고등법원에 새로운 목격자의 등장, 범행 시간의 의문,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 등의 이유로 재심을 청구
법원 재심 청원 : 박준영, 신윤경 변호사, 황상만 전 형사, 박상규(전 오마이뉴스)
- 경찰이 택시 타코미터로 추정한 범행시각이 2000년 8월 16일 새벽 2시 8분께였는데 당시 최 군의 통화기록(새벽 2시 5분, 9분)을 대조한 결과 범행 1분만에 전화를 걸 수 있었냐는 의문이 제기
9.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SBS 2013년 6월 15일 898회에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해사건 방송
2015년 7월 18일 제994회 다시 방송
10. 공소시효 배제
2015년 7.31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공소시효에서 벗어남
11. 재심결정
2015년 6월 22일 광주고등법원 재심결정, 검찰 항소하여 2015년 12월 대법원 살인혐의로 복역한 최씨에 대한 재심 확정
12. 사건 당신 담당 경찰 자살
2016년 8월 28일 사건 당시 담당 형사 박모경위(44세) 재심 증인 13번 출석후 자택에서 자살
13. 최씨 무죄 선고
2016년 11월 17일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재심에서 "당시 피고인이 자백한 살해 동기와 경위가 객관적 합리성이 없고 목격자의 진술과 어긋나는 등 허위 자백일 가능성이 크다"며 무죄를 선고
14. 김0영씨 체포 구속
2016년 11월 19일 김씨 체포 구속영장 청구, 2016년 11월 21일 김씨 구속
15. 재심 1심 성고
2017년 5월 25일 제1심공판에서 김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로 징역 15년 선고
16. 김씨 항소
17. 영화 재심 개봉
사건을 다룬 2017년 2월 15일 재심(김태윤 감독,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경영 등 출연) 개봉
18. 최씨 형사보상금 결정
2017년 7월 24일 24일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무죄를 선고받은 청구인 최씨에 대해 8억 4000만원 형사보상금액 지금 결정.
2017년 8월 3일 최씨의 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 연루돼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씨가 형사보상금 8억4000여만 원을 받으면 사법 피해자 조력 단체에 5%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최씨는 나머지 5%는 해당 사건의 진범을 잡는 데 도움을 준 황상만(63)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에게 전달할 예정
19. 재심 2심 무기징역 구형
2017년 11월 14일 광주고법 전주1형사부 황진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제2심(항소심)에서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고 유족에겐 고통과 슬픔을 안겼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
20. 재심 선고
2017년 12월 1일 제2심(항소심) 선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