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북한인 선교사를 파송케하신 하나님 (2024. 4)
북한에서 당 간부로 일하다가 탈북해서 한국에 온 S 선교사는 지난날 자신이 그러했듯 노동당에 충성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김영호(가명)도 그 대상 중 한 명이다. S 선교사는 김영호와 한 달 가까이 교제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사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이미 간부 강습회 등으로 눈인사를 한 적이 있고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같은 조직에서 근무한 적도 있어서, 속 깊은 대화를 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탈북하면서 더욱 확고히 노동당 정치에서 하나님 정치로 완전히 돌아섰네.”
중국 모처에서 김영호를 만난 S 선교사는 가족이나 자녀 문제, 먹고 사는 이야기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경계심을 푼 다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자넨 어떻게 그때 탈북할 생각을 했나? 조선이 이렇게 될 걸 예상한 건가?
심각한 표정으로 김영호가 말문을 열었다.
“나한테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이 있을 리가 있겠나. 그러나 나는 이 성경 때문에 하나님의 세계를 보았네.”
S 선교사가 가리킨 성경책에 김영호의 눈길이 쏠렸다.
당 일꾼에서
하나님께 충성하는 북한 선교사로
S 선교사는 창세기 1장을 펴 놓고 복음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 창조를 기점으로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구속 계획, 예수님의 보혈로 말미암는 죄사함까지 성경의 전체 개요를 훑으며, 늦은 시간까지 성경 공부를 계속했다.
“이봐! 우리 주체사상이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 하나님의 말씀에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창조하시고, 미리 창조하신 세계 만물을 다 인간에게 주셨다고 되어 있네. 이때부터 인간이 주인이 된 거지. 물론 하나님이 원래 주인이지만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주인을 대신해서 다스리는 거야. 그래서 ‘불어나고 늘어나 땅을 가득 채우고 땅을 지배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서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을 하신 거지. 이렇게 하나님께서 인간의 지위와 역할을 규정해 주셨는데 주체사상이 뭐라고 사람이 주인이라는 말을 또 하겠나. 이건 김일성이나 김정은이가 이러쿵저러쿵 할 게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이라네.”
3주간에 걸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창조와 타락, 구속, 새 창조의 말씀을 공부하는 동안 김영호는 복음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믿었다. S 선교사는 초신자인 김영호에게 꼭 일러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이제 자네가 조선에 가면 복음을 전해야 해. 자네가 지도자 노릇을 잘해야지 지하교회답게 움직일 수 있어.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하나님을 외칠 수는 없겠지. 그건 내가 말 안 해도 네가 더 잘 알 테고. 자네 아랫사람, 동기가 많으니까 우선적으로 그들을 공략해 봐. 한 사람씩 규합해 가지고 하나님을 전할 뿐 아니라 기도를 하게 만들어. 특별히 혼자 있을 때 기도하는 운동을 벌이게.”
S 선교사의 말을 다 들은 김영호의 얼굴에 비장한 빛이 감돌았다. 중국과 비교할 수 없게 억압적인 분위기인 북한에서 복음을 전하고 기도를 한다는 건, 고난일 것임이 분명했다. 비록 많은 걸림돌이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언제나 함께하시기에 그 어떤 어려움도 넉넉히 이겨 승리하리라고 그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누구보다 북한의 간부이며 엘리트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사상과 이념을 장악한 것이 주체사상임을 잘 알고 있는 S 선교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찔러 쪼갤 때 주께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김영호는 2년 과정의 성경공부를 마치고 북한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다. 북한에 돌아간 그는 다수의 간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중국으로 내보내 말씀 훈련을 받게 했다. 사상이 투철한 간부들이기에 성경을 가르칠 때 위험 부담이 크고, 성경을 받아들일 때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사상에 충성한 만큼 진리에도 충성함을 확인하고 있다. 주체사상의 진이 견고한 북한의 간부층에까지 말씀이 전파되게 하시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충만케 하심으로 11명의 북한인 선교사를 파송케 하신 놀라우신 하나님의 역사를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