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2024년 7월 2일 183호
2024 제106차 멜버른 세계대회
청정 호주 대륙에서 3번째로 개최된 제106차 멜버른 세계대회가 막을 내렸다. 개최지 멜버른은 시드니보다 더 남쪽에 위치하여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계절이고 경제 선진국이자 문화와 교육 중심 도시이기도 하여 내심 잔뜩 기대하고 취재에 임했으나 실망스러운 대회는 물론 우리 라이온스의 미래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에 서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먼저 코로나 이전의 세계대회와 비교하면 참가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 몬트리올 대회와 보스턴 대회에 이어 그나마 기대했던 이번 멜버른 대회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대회 역시 국제협회가 적자를 걱정할 만큼 등록자 수가 1만1천여 명에 불과해 라이온스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회원 분포 또한 미국과 유럽 그리고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선진국들은 쇠퇴하여 회원 수는 물론 세계대회 참가에도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들이 점차 득세하고 있음이 감지되면서 왠지 무거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제106차 멜버른 세계대회는 헌신적인 국제협회 직원들의 노력과는 달리 개최국인 호주 라이온스와 멜버른시 당국에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바로 1년 전인 2023년 로타리 세계대회가 이곳 멜버른에서 개최된 것과 비교하면 라이온스에 대한 홀대가 이만저만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개·폐회식 장소는 넓었지만, 평면구조로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라이온스 세계대회의 꽃인 퍼레이드 장소 또한 많은 시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 도심 번화가가 아닌 한적한 공원 산책길을 유치 또는 허가했다는 데 있다. 공원 산책길엔 다수의 시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깅하는 몇몇 사람들 뿐이기에 그야말로 우리 라이온들만의 퍼레이드였다. 마치 관객 하나 없는 극장에서 출연자들만 연기한 꼴이니 그야말로 웃픈 퍼레이드였다.
참고로 로타리는 작년 1만4천 명이 참가했는데 돔 체육관인 로드레버 아레나에서 개·폐회식을 가질 수 있었고 소아마비 퇴치 퍼레이드는 비록 소수였지만 도심 번화가인 페데레이션 스퀘어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전통적으로 환영사는 국가수반이나 총리 또는 주지사급의 중량 있는 인사가 해왔음에도 멜버른 시장도 아닌 부시장의 환영사가 고작인 것에 섭섭함이 더했다.
또 한 가지 지적할 것은 매년 되풀이되는 상황이지만 한국라이온들의 열정은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으나, 세미나 참석만은 예전부터 전무하다시피 해왔기에 대회 준비위에서도 아예 한국어 통역 서비스는 마련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중요하다고 생각된 미션 1.5와 라이온포털 세미나에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그럼에도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볼 수 있음은 지난 회기 미션 1.5를 출범시켜 전 세계 순증가 1만여 명으로 135만 회원을 확보하였고, LCIF 기금도 역대 최고 기록인 7천5백만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부디 내년 멕시코 세계대회에서는 참가 회원들이 희망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협회는 더욱 분발해줄 것을 당부하며, 한국라이온들도 세계대회 참가 일정에 단 한 세션이라도 세미나 일정을 넣었으면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많은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봉사 사업가
‘봉사 사업가’라는 키워드는 파브리시오 올리베이라 신임 국제회장이 취임사에서 말한 귀가 번쩍 띈 워딩 중의 하나다.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다.
올리베이라 회장의 표제는 ‘새로운 발자취를 만듭니다.’ 이지만 오히려 ‘봉사 사업가‘라는 단어가 더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사업가로 성공한 인물이다. 브라질 주앙페소아 출신으로 일찍이 부친의 대를 이어 직물회사와 가전 유통업 등으로 사업에 크게 성공했고 상인회 회장과 파라 이바주 산업통상부 장관까지 역임한 리더십도 갖춘 분이다.
’봉사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봉사를 실천하더라도 사업가 정신으로 하자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들 “봉사하는데 뭘 그리 따지냐”는 말들을 곧잘 하곤 한다. 그러나 국제회장은 봉사도 사업가 정신으로 따져보고 하자는 얘기이다.
봉사도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창조와 혁신 그리고 창업가 정신으로 성과에 집중하자는 뜻이다. 철저한 사업가 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의례적이고 막연하며 답습의 봉사는 탈피하자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사업가는 이익을 창조하고 성과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즉, 투자 대비 이익에 목메는 사람들은 사업가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펼치는 봉사도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민 좀 하고 봉사하자는 뜻이다.
금회기 사업가로 성공한 인물인 파브리시오 올리베이라 국제회장의 행보가 크게 기대된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사업가 정신으로의 국제회장에 임해준다면 라이온스 인터내셔널이 크게 발전할 것이 틀림없다.
밥값 아까운 한국연합회 결산 이사회 및 총회
지난 6월 13일 서울롯데호텔에서 한국연합회 결산 이사회 및 총회가 개최됐다.
한국연합회가 금회기 두 번째 갖는 총회다. 역대 한 번도 거른 적 없었던 2차 총회 없이 치러진 이번 회의에 총원 61명 중 22명만 참석하고 25명이 위임으로 의결 정족수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의 진행을 비롯한 회의자료 모두 지적받은 하나 마나 한 회의가 되고 말았다. 먼저 회의자료는 사전에 송부 했어야 함에도 현장에서 배포됐고, 이사회인지 총회인지 구분 없이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감사의 사인도 없는 부실 감사보고서는 물론 감사 3인 모두 궐석한 것은 가결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회의 내내 여러 지적이 계속됐다.
회의자료 역시 오자는 물론 덕지덕지 덧붙인 누더기 서류로 도저히 한국라이온스 헤드퀘터가 준비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한국연합회의 부실한 행정력의 민낯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행정책임자는 반성하는 기색 하나 없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연합회 운영비는 국제이사 기여금으로 대부분 충당하고 있지만 일단 출연금은 공금이기에 명확히 집행되어야 하고 한국연합회 정관에 따라 감사를 받아야 함이 마땅한 것이다. 내가 낸 돈 내가 쓰는데 뭘 따지냐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역대 볼 수 없던 밥값도 아까운 연합회 결산총회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야 한다. 한국연합회가 회원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원들이 한국연합회를 걱정 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