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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
스토리텔링 기법, 설명하기와 설득하기 |
-왜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가? -스토리텔링으로 공감하기 -스토리텔링기법 활용하여 설명하기와 설득하기 |
1.왜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가?
1)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의미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이야기하기’의 뜻으로, 작가의 이야기 전개를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화자가 청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말하나, 최근에는 쓰임에 따라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를 갖기도 한다. 또는 이야기와 담화 및 이야기가 담화로 변하는 과정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사건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담화 양식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줄거리 전개에 쓰인다. 각각의 장르는 사용되는 매체가 갖는 특성으로 인해 형식상의 차이를 띤다. 소설을 영화로 각색할 때에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스토리 또는 내러티브는 모든 문화권에서 교육·문화 보존·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써, 또 도덕적 가치를 가르치는 방법으로써 공유되어 왔다. 스토리텔링에는 줄거리(plot), 캐릭터, 그리고 시점이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동일한 과학적 정보, 역사적 지식 등을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지식, 정보의 형태일 때에는 오직 그 사건이나 정보의 내용만을 전달하는 반면에, 이야기의 형태일 때에는 등장인물이 출연하여 그 정보에 대한 본인의 깨달음이나 체험을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지식․정보 |
단편적 |
무시간적 |
사실 전달적 |
논리 |
이야기 |
연속적 |
시간적 |
경험 전달적 |
흥미 |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특징은 관점에 따라 장점이자 단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정보는 순수한 사실만을 전달하므로 한 줄로 요약될 수 있는데 반해 스토리텔링은 그 정보에 이야기를 만들에 덮어씌우기 때문에 간단한 정보조차도 더 긴 분량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스토리텔링은 순수한 정보만을 전달하는 서술방식에 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또 전달된 내용이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게 보이기도 한다.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요소]
1. 메시지(Message): 사용할 스토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결정하라. 하나의 메시지,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해야 한다. 2. 갈등(Conflict) :갈등이 없으면 스토리도 존재할 수 없다. 즉, 갈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극복해야만 하는 장벽이자,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인 셈이다. 갈등 해결 방법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표현할 수 있다. 3. 흐름(Flow): 어떻게 갈등을 풀 것인가? 모든 스토리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과 결말인 것이다. 스토리가 약한 경우는 대립 세력이 약한 것이 그 원인이다. 대립과 갈등이란 부정적인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 4. 캐릭터(Characters): 스토리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갈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등장인물이 필요하다. 캐릭터의 개성은 온갖 정보의 홍수와 조작 속에서도 특정 기업을 분별해낼 수 있게 해준다. 5. 감정(Emotions): 사실과 허구와 차트로 스토리를 장식하지 마라. 그들은 분명히 이유와 논리(Logic)를 말하지만, 강력한 스토리는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 6. 구체화(Details): 가능한 한 구체화하라. 그리고 약간의 비주얼과 환경을 세팅하고 캐릭터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하는지에 대한 환경을 만들어라. 스토리의 세계를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라. 7. 헤드카피(Headline): 메시지 작성 기사에서 맨 처음 시작되는 전문(Lead)을 잘 지켜라. 헤드카피의 일차적인 기능은 무엇보다 소비자의 주목을 끄는 것이고, 두 번째 중요한 기능은 보디 카피를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8. 이야기(Fairy Tale): 실제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라. 스토리를 주입하거나 다른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스토리의 몰입은 곧 감정이입의 성공을 뜻한다. 스토리를 맹신할 가능성이 높은 강력한 감성 자극 장치를 만들면 좋다. 9. 개방형 결말(Open Endings): 개방형 결말은 파워풀하다. 청중의 의견을 스토리에 반영해도 좋다. 10. 교훈(Lesson): 부정적인 이야기나 결말은 사용자에게 역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성공 경험을 만끽하라 <소화기를 팔고 싶으면(고객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 데이비드 오길비>에서 인용 |
2.스토리텔링으로 공감하기(일상 대화의 모델 - 설득 화법을 중심으로)
효과적이고 올바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화 목적이 무엇인지, 대상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알맞은 방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달과 공주
옛날 어느 나라에 어린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는 왕과 왕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아름답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는 하늘 높이 금빛을 내며 떠 있는 달을 보고 불현듯 그 달을 가지고 싶었다. 공주는 부모님께 달을 따다 달라고 보채기 시작했다. 왕과 왕비는 공주에게 달을 따올 수 없는 것이라고 열심히 설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공주는 들은 체 만 체 여전히 달을 따다 달라고 졸랐다. 공주가 쉽게 물러서지 않자 왕은 유명하다는 학자들을 불러들이고, 의원들을 불러들여 공주를 달랬다. “공주님, 달을 너무 멀리 있어서 가까이 다가 갈 수도 없습니다. 달을 따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공주님, 달을 너무 커서 들고 올 수도 없습니다.” “공주님, 달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셔서 병이 든 것 같습니다. 제발 더 이상 달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공주는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달을 따다 달라는 요구를 들어 주지 않자 드디어 공주는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왕과 왕비는 설득과 협박을 반복했지만, 속수무책이 되고 공주는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이 때 공주와 친하게 지내던 광대가 나타났다.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던 광대는 공주를 만나자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광대 : 공주님, 달을 어떻게 생겼나요? 공주 : 달은 둥그렇게 생겼지 뭐. 광대 : 그러면 달은 얼마나 큰가요? 공주 : 바보, 그것도 몰라? 달은 내 손톱 만하지. 손톱으로 가려지잖아. 광대 : 그럼 달은 어떤 색인가요? 공주 : 달이야 황금빛이 나지. 광대 : 알겠어요, 공주님. 제가 가서 달을 따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공주의 방을 나온 광대는 왕에게 그 내용을 아뢰고 손톱 크기만한 동그란 황금 구슬을 만들어 공주에게 가져다 주었다. 공주는 뛸 듯이 기뻐하였다.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그렇게 원하던 ‘달’을 드디어 손에 넣은 것이다. 기뻐하는 공주를 바라보자 광대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달을 따왔는데 마침 보름달인 오늘밤 달이 또 뜨면 공주가 뭐라고 할까? 염려가 된 광대가 공주에게 말을 건넸다. 광대 : 공주님, 달을 따왔는데 오늘밤 또 달이 뜨면 어떻게 하지요? 공주 : 이런 바보. 그것을 왜 걱정해. 이를 빼면 새 이가 또 나오지. 그것과 같은 거야. 달은 하나를 빼오면 또 나오게 되어 있어. 그리고 달이 어디 하나만 있니? 달을 호수에도 떠 있지. 물컵에도 떠 있지 세상 천지에 가득 차 있어. 하나쯤 따온다고 문제될 게 없지. |
‘달과 공주’ 이야기를 리어든(Reardon, 1981)의 ACE모델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① 적절성(Appropriateness) : 인간이 행동을 선택할 때 가해지는 다른 사람들의 영향에 관한 것. 같은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은 많은 적절성의 규칙을 공유한다.
- 왕과 왕비, 학자와 의원 모두는 ‘달을 따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공유된 적절성의 규칙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달을 가지고 싶어 하는 공주는 그러한 규칙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② 일관성(Consistency) : 문제의 행동이 자신의 가치 체계와 자기 이미지에 들어맞을까 하는 것. 적절성이 ‘사회 중심적’이라면, 일관성은 ‘개인 중심적’이다.
- 공주는 자기 존재를 독립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 즉 자기 이미지와 자기 가치 체계에 일치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자 하며, 그러한 행동에 의해 동기화된 것이다. 왕과 왕비, 학자와 의원들의 논리나 충고는 공주의 선택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제약하려는 위협으로 다가선다.
③ 효율성(Effectiveness) : 해당 행동이 원하는 결과 혹은 소득을 얼마나 산출할 수 있을까에 관한 것. 설득자는 피설득자가 효율성에 대해 갖는 중요성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피설득자가 선호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민감해야 한다.
- 논리나 충고를 한 사람들은 적절성을 일관성보다 우위에 두어 설득하다가 효율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광대는 일관성을 적절성보다 우위에 둠으로써 효율성을 얻게 되었다.
3.스토리텔링기법 활용하여 설명하기와 설득하기
1)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하기
한국의 디지털스토리텔링 학회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사건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담화 양식으로 사건 진술의 내용을 스토리라 하고 사건 진술의 형식을 담화라 할 때 스토리텔링은 스토리, 담화, 이야기가 담화로 변하는 과정의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은 특히 영화,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 과정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이인화는 스토리가 표현되는 매체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면 모두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고 보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이 사용되는 영화, 애니메이션도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하나로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경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설명하면 된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뛰어난 이야기꾼(스토리텔러)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분위기를 만들어라 -몸으로 이야기하라 -타이밍을 잡아라 -진실에 감정을 실어라 -상대의 힘을 내 힘으로 만들어라 -인간적 다양함을 인정하라 -반대를 인정하고, 반대에서 출발하라 -거짓을 이야기 속 진실로 살려내라 -이성과 논리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모든 사람을 내 이야기의 협력자로 만들어라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라 -판도라 상자의 비밀을 지켜라(이야기 상자가 가진 어두운 면을 조심하라) -끊임없는 이야기 연습과 훈련을 하라 |
설명하기란 어떤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나 과정과 결과 등을 청중에게 명확하게 밝혀서 알려주거나, 기초적인 개념이나 술어가 지니고 있는 의미 등을 청중에게 명확하게 밝혀서 알려주는 말하기의 방법이다.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의를 내리고 비교 ․ 대조를 통해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상대편이 잘 알고 있는 실례나 사실을 들어가며 정보를 전달한 후 남의 말이나 글을 이용하여 인용하거나, 이밖에도 통계를 제시하거나, 반복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시청각 자료를 이용하여 청자에게 호소하기도 한다.
사실만을 말하는 경우에는 에피소드 스토리텔링, 박물관 스토리텔링, 경험담 스토리텔링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에피소드 스토리텔링은 CEO, 기업, 제품 탄생의 뒷이야기나 브랜드 네임의 의미를 이야기 소재로 활용하는데 이때 최대한 리얼리티를 반영해야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애플의 CEO(스티브 잡스)의 히스토리 이야기를 부각하여 독특하고 창조적인 브랜드가치와 이미지가 확립되었음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박물관 스토리텔링은 박물관의 특성을 활용한(회사역사 등) 마케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박물관에서 한국화장품의 역사와 함께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할 수 있다. 경험담 스토리텔링은 소비자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다시 소비자에게 전달하여 제품과의 유대감 및 브랜드 경험 강화를 목적으로 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아파트 브랜드인 삼성래미안은 광고에 출연하는 연예인(20대 트렌드아이콘인 신민아)이 직접 경험하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여 광고에 활용하였다.
2) 스토리텔링으로 설득하기
설득하기는 말하는 이가 말을 사용하여 듣는 이의 반응을 유발하는 의도적인 말하기이다. 여기서 ‘말(說)’이란 논증법이나 이성에 감성을 결부시키는 방법 등을 사용하여 메시지를 작성하고, 이를 음성이나 문자 등의 매체를 통하여 듣는 이에게 전달하는 것이며, 듣는 이의 반응이란 듣는 이의 신념, 태도,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설득당하는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일련의 연속적 단계를 그려보면 우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면 다른 사람은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 설득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강조된 요점에 대해 양해하거나 동의해야 하며 만일 가장 즉각적인 영향만이 관심사가 아니라면 그는 이 새로운 입장에 따라 행동할 기회가 나타날 때까지 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의사소통에서 상대를 설득하고자 할 때,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설득하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여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 할 수도 있다. 설득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뭔가를 ‘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전개 방식에 따라서 강한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발적으로 의욕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라도 가급적 상대방의 이익을 지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만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정주영 회장이 조선소를 짓기 위해 외국 선주들을 찾아가서 설득한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1970년대 초에 ‘5만분의 1 지도, 조선소를 지을 백사장 사진, 그걸 들고 가서 당신들 배 만들어주겠다’고 하면서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외국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여 선박을 수주했다. 이렇게 맨손으로 일궈낸 현대중공업은 지금은 세계 1위 조선업체가 됐다. 그가 선주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감동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설득력을 높여주는 태도]
-친근감 있는 태도를 지녀라 -부드러운 표정으로 다가가라 -마음을 활짝 열고 상대방에게 접근하라 -밝은 미소는 몇 마디 말보다 호소력이 있다 -열심히 듣는 태도로 임하고 겸손한 마음을 보여라 -능동적인 태도로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상대방을 감동시켜라 -협력 또는 도와주기를 바라는 기분을 온몸으로 나타낼 수 있는 행동을 보이라 |
3)스토리텔링으로 책 읽고 이야기하기
인지 심리학의 영향을 받아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읽기관에 따르면, 읽기는 독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개념을 조작하여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정신 작용으로 본다. 이것은 글 자체가 독자적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글에 접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는, 독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해 중심의 읽기관이라 할 수 있다. 읽기는 문자로 기록된 기호를 해독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이해를 위한 의사소통 과정(意思疏通過程)이라는 것이다. 결국 읽기는 글과 독자가 만나는 과정에서 독자가 자신의 배경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로서, 사고적인 면, 사회적인 면, 언어적인 면 등이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도의 역동적인 인지적 행위로 볼 수 있다.
읽기는 또한 언어 습득, 의사소통, 정보나 생각의 공유를 위한 수단이다.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사람은 인쇄된 문자열을 언어의 소리로 번역하는 기술을 사용하며, 형태소, 의미론, 통사론, 실마리를 사용하여 알지 못하는 낱말의 뜻을 파악한다. 현재는 서적, 잡지, 신문, 공책과 같이 잉크나 토너로 글자를 인쇄한 방식, 아니면 컴퓨터 디스플레이, 텔레비전, 휴대전화, 전자책 리더 따위의 전자식 디스플레이로 읽는 것이 읽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스토리텔링으로 책 읽고 이야기하기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단순히 책 읽고 내용만 요약하기보다 책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개발 될 수 있다고 본다.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수도 있고, 책속의 공간이나 시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책속 인물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읽었던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보자. 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년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속에서 조약돌 하나를 집어 “이 바보!” 하며 소년에게 돌팔매질을 한 후, 가을 햇빛 아래 갈밭 속으로 사라진다. 다음날 개울가로 나와 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날부터 소년은 소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에 사로잡힌다. 어느 토요일, 소년과 소녀가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소녀가 비단 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면서 말을 건넨다. 그들은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판을 달려 산밑에까지 갔다. 가을꽃을 꺾으며 송아지를 타고 놀다가 소나기를 만난다. 둘은 수숫단 속에 들어가 비를 피한다. 비가 그친 후 돌아오는 길에 물이 불은 도랑을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넌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를 다시 만났을 때, 소녀가 그날 소나기를 맞아 많이 앓았다는 사실과 아직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때 소녀는 소년에게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보이며 무슨 물이 묻었다고 말한다. 소나기를 만나 소년이 소녀를 업고 개울물을 건널 때 묻은 풀물 자국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아침에 땄다는 대추를 한 줌 주면서 곧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소년은 덕쇠 할아버지의 호두밭에서 호두를 몰래 따 소녀에게 주리라 마음 먹는다.
소녀네가 이사 가기로 한 전날 저녁, 소년은 자리에 누워 소녀에게 전해 주지 못한 호두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마을에 갔다 돌아온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소녀가 죽은 사실을 전하는 말을 듣게 된다. 소녀가 죽을 때 “자기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 소설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면 성장소설로서의 의미를 중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이 소설을 ‘물’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보면 이야기는 더 새로워질 것이다. 맑고 깨끗한 물의 이미지에서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만남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소녀의 눈에 어린 빗물에서 슬퍼보인다는 소년의 생각은 슬픈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년의 옷에 묻어있는 얼룩물은 소녀가 남기고 간 순수한 사랑의 흔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1938~)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 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한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 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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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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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조그만 사랑 노래(황동규)
아직 멎지 않은
몇 편의 바람
저녁 한끼에 내리는 젖은 눈,
혹은 채 내리지 않고 공중에서 녹아
한없이 달려오는 물방울,
그대 문득 손을 펼칠 때
한 바람에서 다른 바람으로 끌려가며 그대를 스치는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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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조그만 사랑 노래
연못 한 모퉁이
나무에서 막 벗어난 꽃잎 하나
얼마나 빨리 달려가는지
달려가다 달려가다 금시 떨어지는지
꽃잎을 물위에 놓아주는
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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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심(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아플 때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 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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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만남(이해인)
내가 몸이 아플 때 흘린 눈물과 맘이 아플 때 흘린 눈물이 어느새 사이 좋은 친구가 되었네
몸의 아픔은 나를 겸손으로 초대하고 맘의 아픔은 나를 고독으로 초대하였지
아픔과 슬픔을 내치지 않고 정겹게 길들일수록 나의 행복도 조금씩 웃음소리를 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