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보님글 퍼옴
트랜스태백 둘째날 2007.10.19(금) 임계면 도전1리 하트펜션에서부터...
전날의 누적된 피로도 있을 법 한데 공기가 맑아서 그런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새벽 5시 조금지나 눈이 떠져
세면하고 짐꾸리고....
어제부터 금일의 날씨는 전국적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조심하며 뉴스에 귀를 기울인다.
역시 비가 온다고 하고 심지어는 산간지방엔 우박에 첫눈까지 온다는 뉴스에......
가슴이 조마조마 이 날씨에 비가 오면 어찌하라고.....
그러지 않아도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아 1차 트랜스태백때에도 비가 계속 왔다던데...
아침을 먹으러 가는 동안 하늘을 본다. 군데군데 구름이 모이고 스산한 바람이 분다.
예사롭지 않은 풍경 이러면 안되는데.....
일년에 한달만 보일러를 안튼다는 특별한 환경,
그래서 모기도 없는 청정지역이라고 일러주신 것이 자꾸 생각 났다.... 여기에 비가 오면...???
그러나 저러나 아침식사는 즐거운 거여
역시 거나한 찬에 맛있는 밥에 오늘의 일정에 대비 영양을 비축하고
일어서려는데 두끼 밥값 3만원이 많다고 굳이 만원을 되주시며 가는 길에 따뜻한거 먹으라 주신다.
시골인심에 풋풋한 정마져 느껴진다.
추어탕을 맛있게 끓이신다고 전화하고 오면
꼭 잘 해주시겠다는 주인장의 인사와 함께 사진 한장 찰칵
펜션을 떠나며 주인장과 한컷
정확하게 7시에 출발해서 어찌 어찌 가다보니 GPS트랙을 벗어나
된장마을(메주와 첼리스트)쪽으로 잘못가고 있었음
다시 되돌아오는데 펜션에 귀중한 물통을 놓고 온 것을 강한다리님이 지적
되돌아오는 길 펜션 뒤편에 약초마을 답게 당귀밭이 쭈욱 펼쳐져 있었다
물통은 그대로 거기 있었는데 싱크대에서 물까지 받아서 나왔다.
쾌병산쪽으로 35번 도로를 타고가다 새목재로 임도를 타고
일부 단풍이 와버린 배경으로...
멀리 밝게 들어난 풍광과 함께
어제 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산길이 이 정도면 비단길이라고 한컷씩 기념 촬영
구비 구비 보이는 임도 앞으로 지나가야 할 길
두타산, 청옥산이 있는 갈전리임도를 신나게 타고 있는데 하늘이 울그락 푸르락
드됴 하장으로 다운하는 길 빗방울이 긋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비가 온 것이 너무 기억에 남았음인가?
임도에서의 기억은 어제와 비슷해서 그런가 특별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겨우 휴게소에 들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자니 두꺼운 유리문이 열렸다 닫혔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비도 많이 와서 길이 다 젖어있었다.
된장찌게에 밥은 맛있게 먹었지만 갈길이 멀어서 심심하게 기다리기 뭐해서
강한다리님이 맛동산과 웨하스를 먹다보니 배도 부르고 노곤하고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모두 깜빡 잠이 들고
2시간을 지체하자 빗방울이 조금 잦아들어 죽더라도 다음 일정을 위해 사북으로 가자고 했고
가지고 온 모든 옷을 있는대로 다 입고 난 우비까지 입은채
하늘이 다보이며 구멍이 뚫린 피암터널을 지나 몰운대로 가는 길
황토님이 물이 튄다며 비닐봉투하나 얻으려 갔다가 오래도록 안나오신다
나중에 듣게된 사유 : 휴게소 식탁에 배낭올려 놓았다고 훈계를 듣느라 늦었다는 .... 어이쿠
그렇게 잘 해주시던 아저씨가 벼르고 있다가 비닐하나 얻으러가신 혼자 오신 황토님께 모두 쏟아놓았던 것
화암팔경의 표시판이 나오고 거북바위가 어쩌고 화암동굴이 가까운 것 같은데
바람은 불고 콧물은 흐르고 추워서 옷은 껴입어 거북한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는지라 무조건 달리는데만 열심
421번 도로와 7번도로를 타고 사북으로 사북으로....
애경레지콘이나 말고개재에 아로마 찜질방을 보니 사북이 가까와짐을 직감
역시 다운은 즐거워.... 주공 아파트가 보이고
새로 생긴 고가도로를 보며 사북에 진입 일단 하룻밤 묵을 곳을 찾는데...
건물들로 으리으리 하고 도로엔 모범택시들이 주루룩 대기하고 있고..
탄광도시라곤 믿어지지 않는 풍경
저렴한 여관을 찾다가 일단 모텔이라고 생긴 곳은 얼마인가 알아보니
숙박은 4만원, 금요일은 주말이라 1만원 추가, 2인 기준이니 1명 추가에 1만원
결론은 6만원이라는데.. 허걱
날은 추워지고 벌써 어둑어둑해지는데
다리 건너 중국집에 민박집 간판을 보고 찾아간 곳
연탄보일러가 입구에 즐비하고 싱크대가 있는 부엌을 개조한 방 한칸
아직도 깔려있는 이부자리, 뭔가 쾨쾨한 냄새...
하지만 그것도 방하나 밖에 없다는 현실
몇푼 아끼려다 연탄가스중독으로....멀리 갈수도 있는 상황
주인 아주머니 왈 아직 한번도 가스 중독은 없었다고
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자기로 결정
수요공급에 법칙에 의거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이 모자란다는 거...이런데 적용이 되는 말
조금 여건이 나은 나머지 방은 "달방"이란 말, 한달 동안 빌리는 방이란 말인데....
카지노에 매일 출근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서 저렴하게 사는 방이란 걸 알게 되었다.
심지어 집에 매달 생활비를 보낼 정도로 돈을 번다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렸지만
모두 1,2억은 미리 교습비를 지급했다고.....
인생의 종착역에 와 있는 듯한 인간 군상이 모여사는 곳이 사북이 되어버렸다는 씁씁함은
사우나를 다녀와서 또 느꼈다.
방도 없어서 8천원을 내고 사우나에서 지내는 그 힘없는 모습들
영화에서 보던 라스베거스의 즐거운 표정과는 영 다른 환경이 사북을
생판다른 도시로 변모시킨 것이 안타까왔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고 나니
추위에 오그라 들었던 관절들이 제대로 펼쳐져 날아갈 듯 홀가분 해졌다.
닭갈비집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낼의 일정을 위해 꿈나라로.....
[둘째날 후기 끝~~~~]
첫댓글 이제는 추억속으로 묻혀져 버릴 황토님의 나이키신발(무좀균도 얼어죽는 일명 망사팬티신발)...실리콘 특수보강된 강한다리님 시디신발(실리콘 보강된 다리라??..어감이 거시기 함다 ㅋㅋ)...애마들 만큼이나 고생많으 셨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