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새를 찾아서(35)...큰부리밀화부리(2)
전장 약 23cm. 부리는 밝은 황색으로 강하고 크다. 머리도 크고 전체적으로 굵은 느낌. 자웅동색(雌雄同色). 머리부(눈선과 눈 윗부분)은 금속 광택을 띤 검은색이고 그 이하의 몸체는 거의 회색. 옆구리는 약간 갈색을 띤다. 깃의 대부분은 흑색이고 첫째날개깃에 흰얼룩이 있다.(from 일본조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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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부리밀화부리관찰기
큰부리밀화부리를 남한산성에서 한번 더 촬영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지난 주부터였다. 지난 일요일 아침 9시경에 가니 이 녀석들이 아침 6시40분에 와서 한번 다녀갔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관찰 결과로 보건데 이 녀석들은 하루에 한두번밖에 오지 않는다. 또 오는 시간은 오전 12시 이전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러나... 지난 주 일요일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아침에 밀화부리가 다녀갔으므로 올 가능성은 별로 없겠다싶어 바로 산성각에서 퇴근을 했다. 사람을 만나고 집에 빨리 들어와서 야구를 보고 나서 다미양에게 확인을 해본다. 내심으로 안왔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가시고 난 뒤에 큰부리밀화부리가 바로 왔어요. 큰부리밀화부리 찍고 들꿩도 찍었어요.’
이럴 수가 있는가. 남들은 남한산성으로 몇 번이나 다리품을 팔아 겨우 찍은 들꿩인데 단번에 찍다니. 그기다가 큰부리밀화부리가 박병우가 퇴청하고 나니 바로 왔다니. 역시 세상은 불공평하구나. 슬슬 속이 터지면서 오기가 오르기 시작한다.
그 다음날은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어제 아침 일찍 왔다던 이 녀석들이 오늘 아침에는 보이지 않았다. 산성각에서 해장국을 먹고 철수했다.
그러나 아~ 이를 어쩌랴. 그날 박병우가 가고 난 뒤에 바로 이 녀석들이 왔다고 한다. 그 날 밤 잠자리에 드니 큰부리밀화부리가 또 천장에 유유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것도 암수 쌍쌍이 두 마리가. 이건 도저히 못참는다. 다시 가서 도전한다!
그 다음날은 오전 12시 가까이 도착했다.도착해보니 화창한 봄날이었고 샐리님이 오셨는데 또 속 터지는 전갈을 전해주신다.
‘방금 10분 전에 이 녀석들이 왔다가 갔어요.’
옆에서 새아빠님이 거든다.
‘왜 10분 전이야? 5분 전이잖아!’
결국 이 날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또 지구는 돌고 그 다음 날이 밝았다. 즉 오늘이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선다. 6시 30분에 산성각에 도착하여 밀화부리가 날아간 위치에 있는 도로 거물 산기슭에 가서 샅샅이 훑었다. 그러나 그 넓은 바닥에 이 녀석들이 보일 리가 있겠는가.
오늘이 마지막이다. 안오면 나하고 인연이 없는 것이니 웃으면서 포기하자. 우리 집에 입이 큰 사람도 없지 않는가. 밀화부리나 콩새를 빨리 만나는 사람들은 입이 큰게 틀림없을거야.
오전 11시 12분. 차안에서 잠깐 졸았는데 새아빠님이 다급하게 깨운다. 눈을 비비며 산성각 입구로 가니 아~이게 웬일인가요. 큰부리밀화부리 두 마리가 사이좋게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옆에 승용차가 지나감에도 아랑곳않고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정신이 없이 셔트를 눌렀다. 이 녀석들의 오늘 활동 위치는 산성각 입구 문쪽 방향이었다. 오늘 마지막 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이 녀석들은 꾸준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또 날도 적당한 구름이 있었고 밝았다. 무려 20분간 먹이활동을 하던 이들은 나중에 남한산성 쪽으로 사라졌다. 평소 때의3~4배 긴 시간을 머물렀다.
‘고맙다. 큰부리밀화부리야~ 올 봄에는 꼭 남한산성에서 둥지를 트려무나.’
*.이제까지 촬영에 협조해주신 산성각 임백호사장님, 박선생님, 샐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퀴즈
큰부리밀화부리의 암수를 구별하는 방법 중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1)입 작은 녀석이 암컷이다.
(2)입에 구두약이 칠해져 있는 것이 암컷이다.
(3)먹이대를 설치하여 막걸리를 한 컵을 두면, 마시고 큰 大자로 뻗어버리는 것이 수컷이다.
(4)날아가는 큰부리밀화부리를 향하여 ‘보인다! 보인다!’라고 소리를 치면 날개로 중요한 부분을 가리다가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은 암컷이다.
(5)알품기를 할 때 포란반(抱卵斑)이 있는 것이 암컷이다. 그 외의 방법으로 외관 색상만으로 암수 구별은 거의 불가능하다(자웅동색(雌雄同色)).
힌트
(1)큰부리밀화부리는 입 작은 녀석들이 없다. 이미자가 본다면 ‘아이고~ 오래 살다보니 동생들 마이 보네~~’할 것이다.
(2)부리가 거무틱틱한 것은 유조의 경우이다.
(3)큰부리밀화부리 수컷이 막걸리를 마시고 취한다는 관찰기는 없다. 단 어항에 소주를 한 병 섞어버리면 금붕어들이 술이 취해 비틀비틀 헤엄치는 것은 보았다. 이 사실은 박병우가 하숙집의 어항에서 직접 실험해본 결과이다.
(4)이런 것을 ‘창작’ 또는 ‘소설’이라 한다.
(5)큰부리밀화부리는 자웅동색(雌雄同色)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자웅동색임에도 ‘암컷은~’ 운운하는 것은 저자의 고유한 창작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자웅동색이란 구분이 내려지면 뒷 말이 필요없다. 외관 색상 차이점은 개체차이일뿐이고 암수 식별점은 아니라고 봐야한다. 자웅동색일 경우 암수컷 식별점은 크기 차이나 생태적 행동차이 등이라 생각한다.
첫댓글 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짝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사진 아주 좋습니다 ^^
관찰기 도 재미있고 사진도 좋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관찰기 잘 보고 있습니다 남한산성가서 하루종일 진치고 있으면 클부리밀화부리 볼수 있을까요
안전하게 보려면 9시 반까지 오셔서 산성각에서 아침먹으면서 식당안에서 찬찬히 창밖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략 10시 반이나 11시쯤 특유의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로 내려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땅바닥에 내려 앉을때 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다가가서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아이고~~~~~~~~~~~이제 고만들 오세요 큰부리밀화부리가 사진을 하도 많이 찍어서 혼이 나갔데요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