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고분양가…입주자들 ‘투자 망설여진다’
지난 12일 군산의 중심지인 수송택지 일대.
2004년 초 만해도 황무지와 다름없던 이곳은 수송택지개발과 함께 대단위 아파트단지 및 대형마트, 상가 건물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군산의 최고 도심지로 급부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구변화가 가장 컸을 뿐 아니라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현재는 인구 4만2412명(5월말 기준)으로 지역별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은 물론 병‧의원들과 옷 매장, 음식점 등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앞 다퉈 입점을 서둘렀고, 건설시장에서도 최고 상품지역으로 각광을 받아온 상황.
특히 외지 투자자들도 상가건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입점상권 조사에 열을 올리는 등 투자가치 1순위로 떠오르며 군산의 신 성장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 이곳에 들어선 상가 및 건물만도 500여개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몇 년 간 (분양시장이)가장 활발했던 이곳에 최근 상가 분양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둘러본 건물마다 임대문의 및 입주자 모집을 안내하는 광고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과거처럼 상가 업체들은 '대박 한방'을 기대하고 있지만 결과는 딴판인 셈.
수송택지 가장 중심지에 자리한 A건물의 경우 최근 신축을 마쳤지만 대부분의 사무실과 점포가 텅 비어 심각한 상태를 보여줬다. 인근 B상가 역시 분양률이 낮아 애를 태우고 있다.
A건물 분양 관계자는 “야심차게 투자를 한 상태지만 입주 문의가 거의 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분양률이 이렇게 저조할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상가의 최대 강점인 수요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예전만큼 인기를 누리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계속된 경기 불황에도 여전히 높은 고분양가 탓에 입주자들이 선뜻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이곳 수송택지는 상업용지(남북로 일대)와 준주거용지 및 상업시설용지(수송제일아파트 앞), 근린생활용지(수송동사무실 일대), 단독주택용지(한라비발디 앞 일대)로 나눠지며 임대분양가도 용지별로 천차만별이다.
상업용지에 들어선 건물 임대료의 경우 3.3㎡당 1000~14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층 이상은 그 절반 가격에 임대되고 있다. 이는 지난 2~3년에 비해 200~300만원이 껑충 뛴 것이다.
대부분의 분양은 임대료에서에서 20~30%는 보증금으로 빼고 나머지는 월세로 돌리다보니 입주민들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 이런 탓에 건물들은 꾸준히 들어서고 있지만 입주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곳 일대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입주민은 “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분양가가 비싸다보니 투자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찌 보면 이곳 상가 분양률이 저조한 것은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례로 한 건물의 경우,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수의 평균 3.3㎡당 임대료는 350만원으로 타 건물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힘겨운 모양세다.
지인 공인중개사 진형순 대표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분양시장 분위기까지 나빠 과거에 비해 입주및 분양율이 저조한 편”이라며 “그럼에도 수송지구에 인구가 몰려있고 상품 가치가 여전히 높은 만큼 결국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