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선발.'
밥 브렌리 감독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뱅크원 볼파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 시범경기에서 김병현을 선발로 몇차례 등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현은 이로써 2000년 9월27일 원정 콜로라도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온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메이저리그 공식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김병현의 전격적인 선발등판은 제대로 테스트를 해보겠다는 브렌리 감독의 의지 때문이다. 이미 선발 능력을 시험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중간계투로 나와 많은 이닝수를 던지는 방식보다는 실전과 똑같이 1회부터 투입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김병현이 선발로 예고될 경우 비록 시범경기라 하더라도 상대팀은 평소보다 많은 왼손타자를 내보낼 것이 틀림없어 좌타라인에 대한 적응력을 시험해볼 수도 있다.
김병현이 몇 차례나 등판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범경기 직전 김병현의 몸상태를 봐가며 구체적인 일정이 짜여질 전망. 가능한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구단 방침이고 보면 적어도 3∼4차례는 선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렌리 감독은 이날 올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언급하며 "제4·5선발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과 엘머 디센스 등 제1∼3선발은 확정됐지만 나머지 두 자리의 임자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 제4·5선발로는 존 패터슨과 미구엘 바티스타가 유력한 가운데 김병현 및 마이너리거인 아만도 레이노소와 마이크 고슬링, 스티븐 랜돌프, 브랜든 웹 등이 그 자리를 뺏기 위해 도전하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김병현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비밀스레 출국했다. 연봉협상을 매듭짓고 선발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선발은 최소 5이닝은 책임져야 하는 만큼 김병현은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