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등 대형마트 셀프계산대, 소비자 노동력 줄이는 꼼수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결제 대기시간을 줄여준다는 명목하에 수년간 유인 계산대 대신 셀프계산대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노동을 전가하면서도 정작 소비자 혜택은 전무하다는 비판이 강하다. 특히 어르신이나 어린아이들, 몸이 불편한 분들은 여전히 셀프 계산대 이용에 어렵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형마트가 유인 계산대를 더욱 확대하거나, 셀프계산대 이용 시 마일리지 추가 적립(0.2~0.3%)을 확대하는 등 소비자 이용에 불편을 최소화하고, 혜택은 최대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는 소비자의 편익증대와 소비자의 사용 경험 확대라는 명목으로 셀프계산대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면서 셀프계산대를 이용해도 제품 가격과 혜택은 감소하고, 대형마트는 유인 계산대 축소로 인건비 등 막대한 이익(비용 절감)만 챙기고 있다. 이는 일자리를 없애고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22년 7월 22일 '유통구조 변화와 부산지역 마트 노동자 토론회'에서 김영(부산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6년간 대형마트 상위 3사의 직접 고용노동자는 전국적으로 1만 2801명이 줄었다. 이마트가 5,487명으로 가장 많았고, 홈플러스 5,290명, 롯데마트 2,025명 순이다. 대형마트 3사 중 매출이 가장 좋은 이마트의 경우 '셀프계산대'와 '전자가격표' 등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인력을 5천여 명이나 줄였다. 마트 산업노조는 2018년부터 이마트에 셀프 계산대가 도입되면서 4년 만에 계산원 1,100여 명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줄어든 인력만큼 남겨진 마트 계산원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셀프계산대 도입 이후 소비자의 편의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결제 시 현금이나 상품권 사용 시에는 유인 계산대를 이용해야 하는 점은 그대로다. 또 고령층 소비자(60대 이상)의 경우는 셀프계산대 사용이 익숙지 않아 유인 계산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셀프계산대 이용 시 주류 등 미성년자 구매가 안 되는 상품은 직원이 직접 확인을 해야 하고, 도난방지 태그 붙어 있는 상품은 계산 끝나면 제거도 해야 하는 등 불편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한, 셀프 계산대가 확대되면서 매장에 있어야 할 인력이 셀프 계산대 진로 통제나 안내 서비스로 위주로 배치하면서 정작 판매 매대에 직원에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물건을 찾거나 궁금한 게 생겨 매대 위치나 정보를 직원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직원이 없어 소비자가 직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비효율적 상황마저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무인 셀프 계산시스템은 대형마트를 넘어 일반 생활용품 판매점(다이소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무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당연히 누려야 할 계산 서비스를 소비자의 노동력으로 사용하는 만큼, 대형마트는 발생하는 이익을 소비자와 나눠야 한다. 셀프계산대 이용 시 마일리지 적립을 확대(0.2~0.3% 추가 적립)하고, 현금이나 상품권 사용 시에도 셀프계산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고령층,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도 유인 계산대도 확대해야 한다. 이익을 소비자와 나누는 것이 상생이며 소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강경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