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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미디어 작품이란 차원에서 이 드라마 첫회를 봤을 때 드는 느낌.
오올ㅋ / 글쎄...
월화 수목 드라마를 00년대 후반부터 거진 다 봐왔던 입장에서 추적자 이 드라마는 정말 유니크한 면이 있었죠.
청춘스타가 아닌 아저씨들이 간판 주연으로 나왔다는 점.
우리나라 드라마 유형이란 글에서 나오듯이 메디컬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법정 드라마는 법정에서 연애하는 드라마 뭐 이런 식의 뒷골목에 깡패가 꼭 있어야 하는 것처럼 드라마에 연애가 꼭 있어왔지만, 이 드라마는 연애가 없다는 점.
이런 드라마가 하나 있었긴 한데, 그건 일본 원작 드라마의 각색 버전이라 패스하도록 하죠. 물론 저도 하얀 거탑을 꽤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지진희/손예진 주연의 스포트라이트도 또한 이런 도전을 했다고 보긴 해요.
케이비에스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공유가 나오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민정과 수지가 나오는 빅을 하고 있고, 엠비씨는 70 년대 향수를 가진 어른들을 잡아 당기는 빛과 그림자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승부를 낼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같이 3사 드라마 모두 다운 받아 보는 사람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_- 만약 집에 티비밖에 없다면 추적자를 택해서 봤을 겁니다.
연애 안하면 이 세상엔 아무것도 없어라는 생각을 주입하는 대표적 매체인 드라마가 로맨스 없이 스토리 하나로 두달 분량 16 부작을 채우는 것은 그랬으면 좋겠지만, 엄청 힘들거야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4부작 단편 시리즈라면 모를까, 16 부작을 스토리 하나로 끌고 나가긴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 말이죠.
4 회에 백홍석이 자기 가정의 비극을 절정으로 치닫게 만든 것이 강동윤임을 알게 되는 것을 봤을 때는 '와 나머지 분량 어떻게 끌고 나가지'하는 생각이 더 더욱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려와는 달리 그 뒤에 스토리를 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정말 멋졌습니다.
본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엠비씨에서 했던 '지고는 못살아'라는 드라마는 한 부부의 이혼 소송이야기로 시리즈 전체가 흘러갑니다. 이 드라마 저 처음부터 끝까지 보긴 봤는데, 확실히 두 사람의 이야기로 모두를 채우려고 하니 보기 지치는 감이 많긴 하더군요.
그런데 추적자는 백홍석 강동윤의 원온원 매치만이 아닌, 서회장 일가의 이야기와 백홍석 동료들의 이야기가 아주 잘 혼합되고, 인물들의 비중이 백홍석이 주동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꽉 찬 비중으로 나오면서 보는 입장에서 지치지 않게 한 듯 합니다.
그리고 대사들도 연기자 분들의 내공이 있어서이긴 한데, 시대물 만화 식으로 서사시 수준의 많은 대사를 쳐도 긴장감 있게 만들 수 있구나란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의 주제 의식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많은 분들이 많은 말씀을 하셔서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기술 면만을 놓고 봐도 최고의 수작이 아닌가 합니다.
작가 / 연출자 / 연기자분들의 내공이 모두 연결된 덕이겠죠.
월화 수목 드라마에 이런 류의 드라마가 이후에 성공할 수 있는 토대가 됐으면 합니다.
내용 면에서 보자면,
백홍석의 탈주, 강동윤 앞에서의 총기대치, 대통령 선거 투표율 91.4 퍼센트 등 이런 저런 장면에서 너무 작위적이다란 말이 많이 나오긴 했습니다.
마치 플레이오프에서 드와잇 하워드가 두 번 연속 3점슛을 넣어서 다 진 경기를 역전승 혹은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그런 확률의 상황이 연출된 것인데요.
이런 미라클이 일어나야 그나마 이런 일이 세상밖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라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 가장 통쾌한 장면이 4 회던가 백홍석이 법원에서 탈주를 위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PK준 팬들에게 손가락으로 총질하며 빵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치 브레인에서 신하균이 '닥쳐, 서준석' 대사를 칠 때 느낌인데...
제가 이상한가 봅니다. -_-;
/별도의 말
정말 쓰잘데기 없는 내용이긴 한데, OCN에서 '신의 퀴즈' 시리즈 보던 중에 제 이름이랑 성까지 똑같은 인물이 범죄 피해자로 나와 드라마 시간 내내 '살해당한 ㅇㅇㅇ씨', '사망한 ㅇㅇㅇ씨'라고 대사가 나오는데...
매우 뜨끔뜨끔 하더군요. -_-;
많은 사람들이 자기 주변에 수정이란 이름의 여성이 하나 정돈 있을 정도로 흔한 이름인데,
전국에 있는 백수정 씨들에게 위로의 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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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 어른들의 외모였어요. 백홍석, 아내, 딸. 그리고 조형사, 반장님, 조형사, 최검사, 용식이. 그래서 더 편하게 봤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무소불위 권력층의 추악한 부분을 서민들의 삶을 통해 재조명한 명작이네요
제 인생 최고의 드라마가 되었네요...
정말 다른거 없고 미드 같았습니다.
투표율 91.4%... 거꾸로 하면 4.19
정말 재밌게 봤네요~ 용식이 완전 매력있어요 ㅎㅎ 글고 가만보면 용식이 없었음 안됐을 일이 꽤 많았던것 같구요